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20
22. 왕도 진출 (2)
“이번에는 어선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화물선은 충분히 연구되었기에 언제라도 건조할 수 있지만, 어선은 자체가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생선은 제대로 유통망만 형성하면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호른은 배만이 아니라 바다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많았고 화물선 이후에 어선을 연구할 계획이었지만 다들 관심이 없었다. 해양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는 대형 화물선 외에 일반 어선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벡스터 후작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옆에 앉은 손자 로델 남작을 보다가 짜증이 났다. 전에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하는 것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딴생각하기 그래서 두 사람을 보았다. 둘 다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을 잘하지 못하면 남의 발목이라도 잘 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부군단장께서는 종전이 되면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로만 플로인 백작에게 물었다. 지방 3군단의 부군단장과 총참모장은 동급이지만 서열상으로는 부군단장이 위였다. 그렇기에 총참모장을 맡은 스타치온 엔리케 백작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영지로 돌아가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이 있겠습니까?”
“중앙군으로 출사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지만 잘할지 모르겠습니다. 지방의 남작으로 있다가 마스터가 된 덕에 그나마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칼을 쓰는 것은 몰라도 군대를 지휘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부군단장의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좌군 대장으로 지휘도 못 하고 전투대장의 업무도 미숙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타치온은 영지 행정과 검술 수련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실제 몬스터 토벌까지 진두지휘했지만 그는 영지 행정은 행정관이나 형제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기사들과 같이 검술 수련에 매진하여 마스터가 된 인물이었다. 그러니 행정 능력은 거의 없었다.
또한 대규모 군사를 지휘한 경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 단 한 번의 철수작전에 참여하여 전공을 세우지도 못했다. 스타치온이 지휘한 우군에 비해 좌군의 희생이 배나 많았고 그가 직접 지휘한 좌군 1 전투대의 피해도 상당히 컸다. 그나마 그가 분전한 덕분에 다른 전투대와 차이가 없지만, 군을 운용하는 능력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누구나 처음에는 서툴기 마련입니다. 처음부터 전투에 투입되었으니 적응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벡스터 후작은 그렇게 위로를 하면서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간 스타치온과 대립하도록 부추겼지만, 눈치가 없는 것인지 매번 소극적으로 임해 기대를 저버렸다.
“파라곤 남작님은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이번에 전공을 세워 작위를 받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군 4 전투대 대장을 맡은 스키너 파라곤 전 남작을 보면서 이후의 진로에 대해 물었다. 작위와 영주는 아들에게 물려주고 장남인 제논 파라곤을 데리고 참전한 상황이었다.
“제 전공이 그리 큰 것도 아닙니다.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것도 아니고 휘하의 희생도 많은 편인데 그런 행운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번에 좌군보다 우군의 전공이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독전관으로 나온 군무경 휘하 감찰관들의 전공보고서를 보면 엔리케 백작이 가장 좋은 평가이고 나머지 네 명의 전투대장들은 비슷합니다. 중앙군 출신의 두 전투대장은 그대로 전투대장이 되어 복귀할 것이고 두 명의 전투대장은 작위를 받을 것이라 봅니다.”
벡스터 후작은 파라곤 남작만 작위를 받도록 하고 싶지만, 노아 전투대장의 전공도 만만치 않기에, 사실은 더 좋은 편이지만, 엔리케 영지의 힘을 줄이기 위해 작위를 주도록 제대로 추천할 계획이었다.
“두 분은 이번에 공을 세운 것이기에 중앙군의 요직으로 추천이 될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거절하지 마시고 출사를 했으면 합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닙니다.”
벡스터 후작은 그렇게 말하고 두 사람을 보았다. 사실 스타치온이나 노아에 비해 둘이 처지지만 어쨌든 둘의 전공을 최대한 좋게 보고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하여 스타치온의 승작을 막을 계획이기도 했다.
“그럴 기회가 오면 좋겠지만 능력이 없기에 기대하지 않습니다. 영지에 돌아가서 더욱 검술에 정진할까 합니다. 검술 실력을 높이는 것이 왕국에 기여하는 것이라 봅니다.”
자신의 무능함을 깨달은 로만 플로린 백작은 벡스터 후작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거절을 했다. 그도 지휘나 행정에 다소 약점을 보였지만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벡스터 후작은 이번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급을 실패한 것으로 인해 물의를 야기한 상황이라 평판마저 좋지 못했다. 그런 자와 같이 동조하다가 자신마저 그런 사람으로 취급을 당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웠다.
“군을 지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더 유능한 사람이 많기에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지금의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파라곤 남작도 벡스터 후작으로 인해 실책을 저지른 상황이었다. 다른 전투대장은 사전에 곡물을 예비해놓았는데 그는 설마 그런 일을 벌어질까 하는 생각에 대비하지 않아 낭패를 당했다. 스타치온과 관련된 자들에게만 보급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모든 부대가 다 피해를 보았다.
벡스터 후작은 처벌이야 받지 않더라도 그로 인해 군부 내에서 평판이 좋지 못했는데 그를 가까이해서는 될 일도 안 될 수가 있었다. 벡스터 후작은 둘 다 능력을 핑계로 고사하니 심기가 불편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둘의 기색을 살폈다. 그들이 스타치온을 깎아내리기를 바랐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으니 내내 맘이 불편했다.
이반은 왕도 유카리스에 왔다. 샌디아 주로 가는 경로에서 텔레포트 마법진을 하나만 더 만들면 왕도 주변에 갈 수가 있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왕도 인근이라 해도 산은 있었고 산속에 은밀하게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드는 것은 가능했다.
“하여간 너희들도 겁이 없군. 누구 생각인가?”
마법 통신으로 그동안의 상황을 보고하던 그들은 왕도 유카리스에 거점을 만들었다. 거점도 제법 커서 중복투자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드러나게 만들 바에는 그란델 상단의 지점을 이용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었다.
“정보 길드의 인물들과 동행하여 왕도로 이동했고 머물 곳이 필요해서 거처를 구하다가 이 집을 아예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와 같이 합작했던 정보 길드의 록산느가 이곳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들이 머무는 곳은 왕도 유카리스의 외곽에 있는 캔달 이라는 지역이었다. 왕도 외곽에 왕도에서 거주할 자격이 없는 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 몇 군데 있는데 그런 곳 중의 하나였다. 빈민들이 사는 지역은 아니지만, 자격이 없는 부유한 자들, 주로 상인이나 용병들이 사는 곳으로 살기 괜찮은 동네였다.
“빈민들의 집단 거주지인 하젠 지역은 사람이 살기 힘든 곳이지만 여기는 안전한 편입니다. 그렇기에 집 하나를 구하는데 1천 골드 정도가 들지만요.”
건물만 두 채이고 마당도 꽤 넓었으며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정원도 조성이 되어 있었다.
“근처에 정보 길드의 근거지도 하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보 길드의 거점이 어디인지 설명을 했다. 정보 길드의 협조를 받아 그 자리를 구입한 것이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저들에게 모든 것이 노출될 위험이 있지만, 그것은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어디를 구하건 저들의 감시를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헤론이 이반의 지적이 있기도 전에 문제점을 먼저 말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을 가진 것 같았다.
“추가로 한 지역을 봐두었습니다. 거기에 진짜 근거지를 두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정보 길드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활동을 하고 다른 정보원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보 길드에 대해 보고할 것이 있다던데 그것이 무엇이지? 뭔가 심각한 것 같던데.”
그러자 헤론이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말문을 열었다.
“정보 길드와 도둑 길드가 사실상 하나의 조직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두 조직의 상부에 또 다른 조직이 하나 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조직의 정체는 파악을 못 했지만 몇 가지 정보를 본다면 블랙 새도우나 다크 스나이더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 몇 군데 의심이 가는 지점을 가리켰다. 그에 대하여는 엑시온이나 베일리가 설명했다. 실제로 움직이는 자는 그들이기에 더 잘 알고 있었다. 환마의 기억을 본다면 암흑가나 흑도 들이 도사리고 있는 지점이자 하오문의 방식들이었다. 하오문은 하나의 거점을 만들고 최상위 몇 명만 실제 소속이 어딘지 알 수 있도록 했다.
하오문은 필요로 도둑들의 문파인 공공문이니 무영문이니 하는 문파를 내걸기도 했다. 살수들의 경우에는 2~3년 간격으로 이름을 바꾸고 거점과 조직도 바꾸었다. 마찬가지로 사기를 치는 자들은 위장한 상단을 만들어서 작업을 했다. 하오문은 어디에나 있지만, 항상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었다. 정체가 드러나면 잠적했다. 물론 흑도 인물 중에 상당수는 하오문을 알았지만,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단 의심이 가는 다섯 군데는 내가 조사를 할 것이니 너희는 손을 떼고 새로운 거점을 만드는 데 주력해. 아울러 내가 연락을 해놓을 것이니 그란델 상단에서 마련한 거점에 연락하여 협조체계를 마련하도록. 그 정도는 드러나도 문제는 아니니.”
그란델 상단이 엔리케 영지의 어용 상단이라는 것은 외부에 드러난 사실이고 영지의 인물인 그들이 출입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외성의 출입도 훨씬 자유로울 것 같습니다.”
“내가 여기 왔던 사실은 절대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해.”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움직였다. 영지에 들어와 있는 정보 길드와 도둑 길드가 어세신 조직의 하부조직이라면 뭔가 조치가 필요했다. 그 전에 먼저 그들의 진정한 정체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 이후에 결정할 문제였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조직 자체를 장악하여 자신의 수족으로 부리는 것이었다.
‘환마도 하오문을 이어받은 이후에 거대한 흑도 조직을 20여 개 이상 흡수를 하여 전 중원에 걸친 조직으로 만들었다. 아예 이번 기회에 유칼라드 왕국의 암흑가를 일통하는 것도 좋다.’
이반은 지역마다 암흑조직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생적인 조직도 있고 일정 지역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아 활동하는 조직도 있었다. 그중에 가장 상위에 용병조직과 어세신 조직이 자리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중원에도 낭인과 흑도는 서로 공생을 했지. 낭인이 강하다고 해도 그들은 혼자이기에 흑도 조직에 부림을 당했다. 용병들이 강하지만 결국은 암흑가 인물들의 의뢰를 받아 움직인다. 심지어 어용 산적단이나 마적단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강한 자는 오히려 조직마저 지배할 때도 있다.’
이 세계도 중원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암흑가는 중원의 권문세가나 관부에 해당하는 귀족이나 영지와 연결이 되어 묵인을 받거나 노골적인 비호를 받기도 했다.
‘그런 조직일수록 상명하복이 철저하고 위에 뭐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윗대가리를 장악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러면 그들의 비밀을 파헤쳐 보도록 하자.’
이반은 환마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수상한 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피는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특히 마법이나 정령술까지 사용할 수가 있기에 환마도 사용하지 않은 방법으로 조사할 수 있었다.
‘도미니크를 추적하던 것이 생각나는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추적을 하기 시작했다. 필요할 때는 직접 침투하여 서류를 뒤지기도 하면서 윗선을 밝혀갔다. 마법과 정령을 이용하여 추적하니 꼬리가 쉽게 잡혔다. 더구나 고위급은 오히려 보안이 엉망이었다. 외부에서 침투하기는 어렵지만, 내부에서는 비밀이 없었다. 특정 공간에서는 온갖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었다. 수뇌부와 중간 간부 사이만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있지, 내부에서는 그런 구분이 없었다. 그 벽을 뛰어넘는 것이 문제지만 이반에게는 어렵지 않았다.
‘블랙 새도우가 헬싱키 공작의 수족이었다니? 그러면 다크 스나이더는 유리스 후작의 것인가?’
역시 그 예상이 맞았다. 두 조직의 전위조직이 바로 정보 길드와 도둑 길드였다. 정보길 드는 블랙 새도우의 하부조직이고 도둑 길드는 다크 스나이더의 하부조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