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21
22. 왕도 진출 (3)
두 조직은 서로 협조하기도 하고 경쟁을 하기도 하면서 공존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같은 조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조직이었다. 서로 공존하는 것을 한 조직으로 오인했다. 엄밀히 말하면 두 조직이 암흑가를 양분하고 있었다.
두 어세신 조직을 뒷배로 두고 있지만, 완전히 예속된 것도 아니었다. 아울러 7대 상단과도 연관이 깊었다.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였다. 상인과 흑도 인물은 서로 대립하는 때도 많지만 적당히 타협했다. 끝까지 대립하면 관부의 개입을 불러와서 공멸하는 상황이 벌어지기에 타협이 필요했다.
‘이러면 잡아먹기가 곤란한데. 수뇌를 장악해도 결국은 저들의 속박을 벗어나기 어려우니. 물론 은밀하게 첩자 질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지만 수족을 만들 수는 없지. 차라리 수뇌부를 몰래 제거하고 다른 조직을 통합하는 것이 나을 것도 같은데.’
무림 문파나 세가의 조직은 장악이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공존을 하거나 아예 제거했다. 제거하면 후유증이 크기에 적당히 견제하면서 대응조직을 키우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반은 두 조직에서 엔리케 영지를 조사한 내용을 살피고 있었다. 두 조직에서 파악한 것은 대동소이했다. 그 내용 중에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 있는지 살폈다. 혹시라도 치명적인 내용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마력 포션에 대해서 언급하고 그 제조를 어떻게 하는지 조사 중이군. 다행히 마법 통신에 대한 것이나 마법을 익힌 것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군. 대신 룬어를 해독할 수 있는 점이 알려져 있군. 마탑과 유착이 심해 중립으로 파악하고 있군.’
두 세력 모두 자신들의 정적에 대해 감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필요할 때 암살 했다. 그에 대해서는 흔적은 보이지만 뚜렷한 물증이 없었다. 암살 명령을 내린 증거를 찾았지만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 물증은 문제가 되기에 철저하게 인멸하는 것 같았다.
이반은 호른 마법사를 만나고 온 재무관 테이튼으로부터 면담 결과를 보고받았다. 현재 처한 조선 산업의 상황을 듣기도 했다. 초기에는 사업에 부정적이었지만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그런 다음에 요렌스 영지에 있는 스타치온을 방문하여 조선소를 정상화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했다. 조선소를 정상화하려면 꽤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일이라 스타치온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해상 운송을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종종 크라켄이 나타나서 배가 침몰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강화마법을 전개하여 강도를 높인다고 해도 측면에서 배를 끌어당기면 좌초하고 만다.”
크라켄은 빨판이 달린 다리로 한쪽 측면을 끌어당기고 그렇게 하면 배는 전복되어 침몰하는 경우가 많았다. 워낙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라 상대가 쉽지 않았다.
“물론 그런 위험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지금은 전격 마법을 사용하여 크라켄이 접근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에는 전격 마법을 사용해도 물속이라 효과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마법을 개선하여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배의 선령이 길어지면서 조선 산업이 침체기에 들어간 사실도 언급했다. 육상의 운송이 증가하면서 해상 운송은 점점 위축되기도 했다.
“어업을 육성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마탑 별원이 있기에 생선을 유통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영지에는 용병들이 있기에 소비할 사람도 많고요.”
일반 평민보다 용병들은 씀씀이가 헤픈 면이 있었다. 벌이가 그만큼 많은 편이라 좋은 옷이나 비싼 음식도 잘 팔렸다.
“조선소만 제대로 갖추려고 해도 3만 골드 정도는 필요할 것이고 쓸 만한 화물선 한 척만 구입해도 수천 골드가 들 것이니 10만 골드는 있어야 할 것인데 그 정도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구나.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영지가 파산하는 때도 있는데 의욕적으로 투자하다가 망하면 그런 사태가 벌어졌다. 스타치온은 이반이 너무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크로나 영지의 듀안 공자도 투자는 못 해도 같이 참여할 생각이 있어 보입니다. 크로나 영지 해안가의 발렌시아에 부두를 만들어서 화물선이 기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듀안이 영지에 방문하여 곡물 문제에 대하여 협의한 사실을 언급했다. 크로나 영지에서 투자할 정도는 아니지만, 곡물의 운송을 맡길 것임을 언급했다.
“추가로 헤세라 영지나 두리원 영지에서도 크로나 강을 이용하여 운송을 추진할 것입니다. 크로나 강도 충분히 배가 다닐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야 하지만 굳이 해상으로 운송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구나. 그 지역도 곡창지대라 곡물이 모자라지 않는데.”
“전에는 그렇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농경지로 개발할 땅이 많았지만, 지금은 경작할 땅이 없어 소작도 못 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경작할 땅이 없는 자들이 빈민이 되어 왕도 유카리스 외곽에 빈민촌을 형성하여 왕도 인구에 육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영지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인구를 분산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면서 그곳에 배를 보내면 좋은 점에 대하여 언급했다. 그 지역에 넘쳐나는 사람을 이주시킬 수도 있음을 말했다. 갈 때는 곡물을 실어 오고 올 때는 이주민을 실어 오면 되었다.
“아직 30만 골드 정도가 있습니다. 그 자금을 이용하면 그리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각종 인허가는 마탑에서 힘을 써 주고 할아버지가 중앙에서 군단장을 맡으면 큰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고요.”
이런 일은 뒷배가 없으면 승인을 받는 것부터 어려웠지만 마탑의 협조를 받을 수가 있고 스타치온이 마스터가 되었기에 가능했다.
“알았다. 네 돈이 아니라 빌려다 하는 것이라면 위험하다고 반대할 것이지만 없어진다고 해서 당장 망하는 것은 아니니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하지만 항상 조심하도록 하라.”
스타치온은 그리 내키지 않아 보였지만 승인을 했다.
“영지를 개발하여 곡물을 생산해도 판로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이반은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종전 협상에 관하여 이야기를 했다.
“이견이 그리 많지 않아 9월 이전에 협상이 타결될 것 같다. 배상금과 포로교환 정도만 타결이 되면 되는 일이니. 영토 문제는 기존처럼 그대로 두기로 했으니 논란이 없고.”
종전 협상은 전쟁을 치른 당사자들과도 밀접한 일이라 군부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 덕분에 스타치온도 대략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최종 승인은 고위급 귀족들과 국왕이 논의하여서 하지만 그 전에 논의가 진행되었다.
“조만간 철군이 되겠군요. 다행이군요.”
“하지만 논공행상은 해를 넘길지도 모르겠다. 중앙군단의 정비도 필요하고.”
중앙군단도 이번 전쟁에서 상당한 피해를 본 상황이었다. 정예인 중앙군단이 엘리야 왕국에서 징집한 병사들과 싸워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본 사실로 인해 유칼라드 왕국 군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실정이었다.
“훈련을 제대로 못 한 것입니까? 아니면 작전에 실패한 것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피해가 너무 커서 의아하게 생각하던 참입니다. 다들 말이 많은 것 같은데.”
“둘 다라고 하겠지. 노쇠화가 진행되는데 훈련을 시키지도 않고 교체도 하지 않아 전투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이고 무작정 대회전을 고집하다가 적의 계략에 휘말려 희생을 키운 것도 있다.”
군의 치부이기에 외부에는 알리지 않았지만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자 소문이 나고 말았다. 기사들이야 마나를 보유하고 있기에 나이를 먹어도 문제가 없지만 병사는 마나를 익히지 않으면 스물 후반만 되어도 기력이 달렸다.
“알려진 내용을 취합해보면 병사들 나이가 서른 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 정도라면 노병인데 물러나지 않은 것이지. 그만큼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여 물러나지 않은 것이다.”
유칼라드 왕국은 모병제로 병사를 모집했고 병사가 되면 보통 5년을 근무했다. 전에는 1차 근무연한이 끝나면 전역을 했다. 물론 검술이나 행정에 능한 자들은 복무 연장을 했지만 보통 전역을 했는데 최근에는 2차 복무, 3차 복무까지 하려고 했다.
“먹고 살길이 없으니 다들 군에 남으려고 하니 그런 것이다. 전투 경험도 없이 그냥 나이만 먹은 자들이라 전투가 벌어지니 제대로 싸우지를 못한 것이지. 그래서 이번에 싹 다 물갈이를 하라는 말도 있다.”
나이 든 병사 문제는 그만큼 중앙군이 노쇠화되었다는 증거였다. 그로 인해 물갈이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절반가량이 전사하거나 다쳐 결원이 발생한 상황이니 충원까지 필요한 상황이었다.
“차라리 잘 되었군요. 그러면 아예 편제도 다시 해야 할 것 같군요. 기사들은 어떤가요? 문제가 없습니까?”
“기사로 서임은 되지만 백인대장들이지. 백인대장으로 엑스퍼트 하급을 등용했는데 그들도 20년 이상 버티고 있으니 물갈이가 되지 않아 밑에 있는 병사를 사병으로 부리는 실정이다. 그 때문에 계급정년을 도입한다는 말도 있다.”
중앙군에서 장교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백인대장이었고 그들이 승진하여 부군장과 군장이 되었다. 군장이 되려면 엑스퍼트 상급 정도가 되어야 했고 전투대장이 되려면 엑스퍼트 최상급이 되어야 가능했다.
“백인대장은 12년, 부군장 6년, 군장 8년으로 정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사단도 엑스퍼트 하급으로 10년 이상 지나면 눈치가 보이는데 어쩔 수 없지.”
결국은 물갈이를 통해서 정예화를 기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동안 너무 관료화가 된 군을 개혁하겠다는 의미로 보이지만 기존의 기득권자를 축출하겠다는 의미였다.
“부패한 자들은 수련하지 않았을 것이니 아예 내치겠다는 말이군요. 수련을 열심히 하는 자는 권력욕은 강하지만 부패는 하지 않을 것이니 문제는 아닐 것이고.”
“이런저런 목적이 다양하다고 할 수 있겠지. 이런 상황에서 군단장과 전투대장을 교체해도 밑에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이번에 전부를 바꾸겠다는 의미이지.”
“그러면 설마? 지방군에서 충원한다는 말입니까?”
“이번에 전쟁에서 공을 세운 기사들과 병사들까지 중앙군으로 편제하겠다고 하는구나. 물론 자원하는 자들에 한하지만.”
이반은 대대적인 군의 물갈이가 가져올 결과가 궁금해졌다. 이런 조치를 제대로 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반은 세스포 레온 백작을 만나서 호른 마법사와의 동업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그가 자리에 없어 대신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을 만났다.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추진하려는 일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마탑의 지원이 없이는 조선소도 해운도 모두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세스포 레온 백작에게는 직접 부탁을 해야 하지만 크리에포 공작에게는 말만 하면 되는 일이라 오히려 편했다.
“항로를 여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이득이 되겠지만 당장은 큰 수익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유칼라드 강 수운이나 파라운 공국으로의 항로만이 겨우 수익이 나는 실정입니다.”
해양 몬스터를 퇴치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물론 고위 마법사가 탑승하여 배를 지킨다면 문제가 없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배에 적용하는 마법도 상당히 수준이 높아졌다 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몬스터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도 줄어들었고요. 아울러 풍년이 든 다음에는 흉년이 들 가능성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압니다.”
이반의 말에 그도 무슨 말인지 이해한 것 같았다.
“자금만 충분히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상단과 연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과 분쟁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여기저기 귀찮게 하는 자들도 많을 것이고. 에스테반 백작령의 영주 대리인 쿠베린 백작과도 이야기가 해야 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마탑도 돕도록 하지요.”
마탑도 상단과 상당히 연관이 깊었다. 그런 이권 다툼에 개입하기 싫어 사실상 은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왕도의 권력다툼도 싫은 것이 더 크지만 다 연결이 되는 문제였다. 이반도 마탑의 협조를 바라고 먼저 이야기를 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협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마탑 분원에 바다를 연구하는 파트, 수속성의 마법사를 좀 더 데려온다고 이야기했다.
“흉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마탑에서도 몇몇 마법사들이 올겨울부터 이상기온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을 하기도 합니다. 글로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