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27
23. 새로운 환생자 (1)
종전되자 스타치온은 고위 기사들과 같이 왕도로 이동했다. 나머지 기사와 병사들은 영지로 귀환하도록 했다. 물론 절반 정도는 중앙군에 출사하기로 했지만, 그것은 스타치온이 중앙군의 군단장으로 임명된 이후에 친위대로 발탁할 예정이었다.
스타치온은 왕도에 온 이후 내성에 있는 저택에 머물고 있었고 이반은 은밀하게 그곳을 방문했다. 내성의 보안이 철저하지만, 이반이 들락거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심지어 왕궁을 살피기도 어려움이 없었다.연초에 왔을 때는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리 어려운 것이 없었다. 왕실과 각종 행정관청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피기도 했다.
“벡스터 후작은 출사하지 않나요? 중앙귀족으로 변신을 한 후에 왕도에서 뭔가 역할을 하려는 것 같던데요.”
“이번에 보급으로 인해 문제가 생긴 탓에 쉽지 않을 것이다. 부하가 잘못한 것이라고 판정이 났지만 그런 빌미를 제공한 것이니 책임이 없다고 할 수도 없고. 더구나 10년 전에 군단장에서 물러난 상황인데 다시 맡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일이지. 그 위에는 총사령이나 다른 자리를 맡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
“하긴 군무령이나 군무공을 맡아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겠군요. 유리스 후작이 군무공을 맡게 되나요?”
“그럴 것이라 본다. 군무령도 유리스 후작의 측근 중에서 발탁이 될 것이고. 현재로는 카스피온 백작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나보다 한 5년 전에 마스터가 되었고 중앙군단 군단장을 하다가 물러난 이후에 이번에 다시 지방 4군단 군단장으로 종군을 하기도 했으니.”
“그러면 작위도 올라가겠군요.”
“그럴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헬싱키 공작과 연관이 있는 고위 귀족은 다 군무에서 물러나는 것 같다. 전쟁을 유발한 책임이 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분위기다.”
이반은 스타치온에게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행한 일을 설명해 주었다. 물론 철군할 때 마법사들이 출동한 일과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에 대하여도 언급했고 헬싱키 공작의 전횡에 대해 국왕에게 경고한 내용을 말했다.
“탑 주님의 중재로 헬싱키 공작이 군무에서 손을 떼고 일반 행정 분야만 관장하게 되었다는 말이구나. 그보다 해상운송 문제로 말이 많던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냥 마탑과 같이 추진하는 일이고 영지에 득이 될 것이라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하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이고요.”
“가부간에 결론을 내야 할 것이고 그 전에 나를 만나려고 할 것인데 그렇게 말하마. 저들의 심기가 불편할 것 같구나. 뭔가 대가를 지불하라고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 그렇지 않아도 왕도의 행정청장인 테인즈 백작이 만나자고 하더구나.”
“무슨 대가요? 다들 그런 정도 혜택은 받는 것인데. 더구나 마탑과 연관이 된 일인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왕국의 균형 있는 발전, 지방, 특히 동북 지역의 발전에 대하여 언급하면 됩니다. 필요하다면 우리 영지에 화물선의 기항은 언제라도 허용할 수 있다고 하면 됩니다.”
“하긴 영지를 내달라고 하기에는 뻔뻔스러운 제안이겠지. 혹시라도 마탑 별원처럼 영지에 조선소를 건립하겠다고 부지를 요구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
“마탑 별원과 조선소는 다릅니다. 그렇기에 영지에 정식으로 사업을 신청하면 상단의 일에 따르는 절차에 따라 승인을 하면 됩니다. 아울러 광산의 개발도 마찬가지로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영지에서 막을 수는 없는 일이죠.”
“그렇기야 하지만 지금까지 유칼라드 강이나 파라운 공국과의 항로를 운항하는 자들이 건네는 자금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 우리만 거기서 제외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이권이고 그것 때문에 오고 가는 돈이 많은데 엔리케 영지는 무임으로 승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말이 많았다.
“마탑이 하는 일인데 그런 것이 가능합니까? 왕립 마법원이야 그럴 수도 있지만 마탑은 아니죠. 이번 사업에는 매직 나이트의 인원도 투입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마탑과 왕실은 거의 대등한 관계라는 설명을 했다. 국왕은 다소 예외지만 상당히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은 독보적인 무력이 있고 서 왕자의 신분이니 왕실의 일에 개입할 명분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더욱 골치가 아픈 것이기도 하지만요.”
이반의 설명에 스타치온도 안심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반은 왕도 유칼리스를 돌아본 이후에 에스테반으로 이동하려고 하다가 500㎞를 달려가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 일단 영지로 돌아왔다.
‘바닷가로 가면 2,000㎞ 정도면 되는 거리인데 왕도로 돌면 무려 거의 5,000㎞를 이동해야 한다.’
그룬힐트 영지보다 조금 더 먼 거리인데 빙빙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그냥 돌아왔다.
‘차라리 해안가 쪽으로 거점을 몇 개 만들자, 다섯 개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배가 다니면 사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간에 있는 브로넬 군도의 해적은 한 번 정도 정리가 필요하다.’
브로넬 군도는 크로나 영지 남쪽에 있는 베핀 영지의 바닷가에서 대략 1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군도로 일개 영지에 필적할 면적의 브로넬 섬과 40여 개의 작은 섬이 모여 있었다. 도망자들이 모여 살고 있고 해적들이 창궐하는 상황이라 유칼라드 왕국의 영토이지만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였다. 만일에 해상운송을 한다면 제일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토벌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해적들이 나타나 원래의 상태가 되고 만다. 한때 유칼라드 해군에서 기지를 만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전멸을 당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래전에 전선 20여 척과 1만의 군사를 동원하여 브로넬 섬을 점령했지만 모든 섬을 다 토벌하지 못해 도피한 해적이 반격하니 절반의 병력이 철군한 이후에 당하고 말았다. 그 이후 제대로 토벌하지 못해 해적이 창궐하고 있었다.
‘어쨌든 거기를 장악해야 한다. 대략 인구 3만 명 정도이니 해적은 3천 정도가 최대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다가 그들과 에스테반을 장악하고 있는 갈매기파가 연결이 되어 있다는 소문이 떠올랐다. 직접적으로 연락은 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서로 인정을 하는 관계일 수도 있었다. 환마의 기억에서도 장강의 수채와 흑도는 서로 인정을 하여 충돌하지 않았다. 유유상종이라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갈매기파라? 원만하게 일을 추진하려면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가장 편한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흑도에 한 번 양보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끌려다니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반은 그들에 대해 살펴보고 처분을 결정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피바람을 일으킬 생각도 있었다. 흑도 인간들의 특성이 한 번 약점을 잡으면 골수까지 빨아들이는 것이기도 했다.
‘마운기 녀석도 흑도의 무리였는데 무공에 대한 재질도 괜찮고 모략에 능해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강호에서 잘 대응하리라 생각하여 후계자로 발탁했는데. 결국은 배신을 했다.’
갑자기 환마의 기억이 떠올랐다. 갈매기파에 대한 생각을 하니 하오문이 생각난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결국 배신자 마운기에 대한 기억난 것이기도 했다.
‘일단 조사를 해봐야지. 가서 살피고 그런 다음에 정하자.’
이반은 며칠 동안 텔레포트 마법진을 구축했다. 해안가의 라인을 이용하면 훨씬 빨리 왕도에 당도할 수가 있었다. 해안가 라인을 이용하면 3,000㎞ 정도로 거리가 줄었다.
‘이렇게 하니 프레드릭 백작령도 한 번에 올 수가 있군. 그들의 동태도 살필 필요가 있었는데 겸사겸사 잘 되었군. 에스테반은 항주나 소주, 또는 하간부(천진) 정도로 번창한 것 같군. 장강의 금릉이나 무창과도 버금갈 정도이군.’
엔리케 영지의 인구보다도 일개 항구도시의 인구가 더 많아 보였다. 주변마저 평야 지대라 인구가 상당히 많았다. 백작령이니 당연한지도 몰랐다.
‘하지만 포구 특유의 지저분한 냄새는 어쩔 수가 없군. 사람들도 정돈이 되어 있지 않아. 양아치들처럼 거칠고. 부두에는 수백 척의 배가 정박하고 있고. 어선들도 많은 것 같군.’
큰 배는 20여 척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어선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일부는 유칼라드 강을 오가는 화물선인지 형상이 다소 다르기도 했다. 에스테반 항구도 두 군데로 나뉘어 있었다. 강과 바다 두 군데로 갈라져 있었다. 물론 강과 바다를 동시에 다니는 배도 있었다. 가까운 거리지만 두 부두를 오가는 배도 있었다.
‘갈매기파의 수뇌부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서 에스테반의 전경을 살피면서 기감을 운용했다. 강한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살폈다. 군선이 모여 있는 포구가 따로 하나 보였다. 아마도 유칼라드 해군기지인 것 같았다. 거기에 엑스퍼트들이 무려 100여 명이나 모여 있었다. 물론 병사로 보이는 자들도 천 명이 넘었다.
‘저기는 아니고 저기인가?’
포구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창고와 저택이 모여 있는 곳에서 10여 명의 엑스퍼트들이 모여 있었다. 두세 명은 하급이 아닌 중급 수준으로 보였다.
‘갈매기파 본부인가? 아니면 현장의 지휘소인가?’
이반은 너무나 쉽게 종적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은밀하게 창고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다가 한적한 곳에 숨어서 주변의 기척을 탐색했다. 얼마나 있는지, 숨어 있는 자들은 없는지, 혹시라도 함정은 없는지 재차 살폈다.
“떠나는 놈들을 그냥 두라는 말이야?”
“그러면 어떻게 하자고? 매직 나이트가 하는 일을 방해하라는 말인가? 그러다가 골로 가려고?”
이반은 창고 사이에 은신하고 사람이 모여 있는 건물을 살폈다. 갈매기파와 연관이 있는지 웃통을 벗고 문신을 한 자들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안에서 엑스퍼트 중급 검사로 보이는 자 둘이 큰 소리로 언쟁을 벌이고 있기에 그 내용을 들었다.
“시팔, 매번 그냥 두라고 하는데. 애들 보기 쪽팔려서. 마법사들 정도야 그냥 칼 들고 작업하는 그만인데. 그런 자식들이 뭐가 무섭다고 몸을 사리는지.”
“꼴 보기 싫은 놈들이 알아서 떠나는데 뭐가 불만인데. 괜히 헛짓거리하다가 기사단이라도 오면 큰일이지. 영지나 군과 싸울 것이 아니라면 참아.”
“엔리케 영지에서 배가 들어오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서요? 애들 빼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던데.”
항구에 입항한 배에서 짐을 하역하는 작업은 부두 노동자들이 전담했다. 그들이 작업을 거부하면 배가 기항해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에 선사들도 적당히 그들과 타협을 했다.
“상대는 마탑이야. 거기 건들면 우리 조직도 끝이야. 잘못하면 매직 나이트의 표적이 되어. 걔네가 숫자는 적어도 우리가 감당할 수 없어. 중앙군까지 몰려올 거야. 그러니 성질부리지 마.”
“하여간 안 되는 게 뭐가 그리 많아? 이러다가 다른 놈들까지 우리 무시하는 것 아니야? 저건 뭐냐고 하면서?”
“그런 문제가 있어서 당장은 관리사무소에서 승인을 보류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잖아. 그러니 조용히 있어.”
성질을 부리는 자가 하급자로 보였다. 하지만 서열 차이가 크게 없는지 달래고 있었다. 둘 다 비슷한 직급인데 선후배 관계 정도로 보였다.
“100명도 넘게 기술자들이 빠져나갔다면서요. 뱃놈도 그만큼 빠지고요? 거기다 캐로스가 중고 선박도 가져가고요. 그놈도 그대로 둡니까? 장사도 건들지 못 하게 하던데.”
“뒷배가 좋아. 그래도 남작인 귀족이야. 귀족들이 아무리 서로 죽일 것처럼 싸우지만 평민이 달려들면 가만히 두지 않아.”
“이거 나도 돈이라도 주고 작위를 사든가 해야지. 이번 기회에 전쟁터에 갔어야 했는데.”
“너는 가지도 못해. 문신 있는 놈은 받아들이지도 않아. 그렇게 말려도 꼭 해서 제 손으로 낙인을 찍어. 용병도 못 하잖아.”
“보기만 좋은데 귀찮게 하기는. 나도 말이 그렇지 갈 생각도 없어. 아예 이참에 브로넬로 갈까?”
“쉿, 그건 언급도 하지 마. 새어나가면 끝장이야.”
그렇게 큰 소리가 아닌데도 말을 막으면서 주의를 주었다. 이반은 짐작했던 것이 사실임을 확인하자 손을 쓰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냥 두면 귀찮아질 존재들이었다. 더구나 해적들과 확실히 연계된 자들이었다.
‘여긴 현장, 일종의 전위에 해당하는 곳 같은데. 진짜 근거지는 어디고 두목이 있는 곳은 어딘지 궁금하군.’
그러면서 주변을 탐색했다. 이곳 말고도 다른 곳에 분명 근거지가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드러난 곳이라면 외부에서 습격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그럴 때를 대비하여 예비 부대를 배치했다. 흑도 무리가 멍청한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치밀하기도 했다. 이반은 점차 주변에 대한 탐색의 강도를 높였다. 역시 있었다. 일반적인 장소가 아니라 바로 지하였다. 창고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주점이 그런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