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3
3. 엔리케 영지에서 (3)
“앞으로 우리와 보낼 시간은 많을 것이니 뒤로 미룬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보면 머리도 좋은 것 같아요. 저 나이 때라면 동생을 챙기기보다 관심이 가는 데로 행동할 것인데 말이에요. 특히 로위나를 보면 이반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걱정이 되네요.”
아이들의 사이가 좋은 것도 그런 면에서 문제였다. 더구나 남매들의 경우에 상당히 문제가 컸다. 그런 것은 웨델의 경우에도 발생했다. 세레나가 일곱 살 어린 남동생을 잘 챙겼는데 결혼을 하여 멀리 그룬힐트 영지로 가자 한동안 힘들어했다. 혹시라도 세레나에도 문제가 생길지 몰라 도미니크가 손을 쓰기 어려운 곳으로 혼처를 정한 면도 있었다. 그 덕분에 도니미크의 마수가 뻗치지를 않아 애를 넷이나 온전히 둘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세레나의 아이들마저 변을 당했을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애는 착한 것 같으니 걱정이 없다. 네가 애랑 잘 지냈으면 한다.”
“그럴 생각이에요. 단지 너무 어른스러워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까 걱정이에요. 알아서 잘하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가까워지기도 힘들잖아요.”
“처음이야 그렇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당장은 애들 생각이 나서 너도 힘들 것 아니냐? 애는 가슴에 묻는다는데 항상 생각이 날 것이다.”
캐서린도 그런 아픔을 겪었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캐서린도 아들인 웨델을 잃었고 훨씬 오래전에 아이 둘을 잃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죠. 3년 전에 데려와야 했지만 제가 힘들 것 같아 시간을 둔 것도 있잖아요. 물론 애를 데려올 준비도 필요했지만요.”
이반을 양자로 들이기 전에 내부 정비를 했지만, 여전히 첩자가 남아 있었다. 돈으로 회유를 하고 그렇게 해도 안 되면 납치를 하여 인질로 협박을 했다. 실로 위험한 상황이 몇 번이나 있었다. 항상 전투를 앞둔 군사처럼 긴장한 채로 살아야 했다.
“이제 정리가 되었으니 한고비 넘겼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혹시라도 불측한 시도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
“그렇게 할게요. 도망을 쳤지만, 기존의 끄나풀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니 말이에요. 아이나 그이에게 일어났던 불행한 일은 다시는 없어야죠.”
엔리케 남작도 암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캐서린이나 엔젤라도 항상 긴장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도 검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이반은 로위나나 헨리와 같이 이틀을 보내었다. 헤어지고 나면 어쩌다 한 번 만날 것이니 그동안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했다. 엔리케 영지가 어떤 곳인지 궁금했지만, 그것은 가족들이 떠나고 알아봐도 될 일이었다. 다들 그것을 아는지 이반이 애들과 같이 종일 놀고 있어도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잘 지내야 한다.”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애들끼리 노는 것을 지켜보던 세레나는 떠나는 날 이반의 옷을 입혀 주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다짐을 하듯이 그렇게 말을 했다. 막상 이반을 두고 떠나려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잘 지낼 것이니. 로위나나 다독여 줘요.”
환마의 기억에 아주 어릴 때 부모를 잃었기에 그때의 먹먹한 감정이 약간 떠오르기는 했지만 빛바랜 기억이라 그리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는 것이라 그런지 다소 울컥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더구나 세레나의 모습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기분을 드러내지 않고 참아냈다. 만일에 자신마저 감정을 드러내면 더 분위기가 울적해질 것 같았다. 울고 떼를 쓰는 로위나를 달래서 떠나보낸 이반은 마차가 보이지 않게 되자 돌아섰다. 지친을 떠나보내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추스르고 표정마저 다시 바로잡았다.
“들어가자.”
그들은 영주관의 응접실로 들어갔다. 네 사람이 앉게 되었다.
“이제 이반은 검술을 배우고 영지의 행정에 대해 배우도록 하자. 예절이나 다른 것들은 충분히 교육을 받았다고 들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반은 아이들과 같이 어울려서 놀던 모습을 버리고 진지한 자세로 앉아있었다. 그렇기에 스타치온이나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보내다가 승인이 나면 가신들을 만나고 영지를 순례하도록 하자. 그 전에 엔젤라가 이반이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챙겨주고. 너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엔젤라에게 말하면 되고.”
이반이 동생들에게는 친근하게 대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리를 두는 것을 알기에 엔젤라에게 먼저 다가가라는 말을 했다. 그냥 두면 내내 형식적인 관계에 그칠 것 같았다. 사실 영지에서 같이 이동했던 기사나 병사들을 통해 이반이 어떤 사람인지 소문이 나고 있었다. 좋은 내용도 있지만 그리 좋지 않은 소문도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애답지 않게 무섭다는 평이었다. 그것은 어린아이인데도 습격한 자들을 죽이는데 서슴지 않았기에 나온 말이었다.
실력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적에게 화살을 날렸다. 그런 행위가 그 자리에 있던 기사나 병사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잔혹무비한 아이로 알려지게 되었다. 스타치온이 보기에도 이반이 다른 아이와 달라 보였다. 그 나이 또래보다 판단력이 좋았고 눈치도 빨랐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에레나를 시켜서 시종을 들게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시동으로 헤롯 총관의 막내아들인 그로센을 붙이려고 합니다.”
헤롯 총관이란 나이 40대 후반의 인물로 영주관의 살림을 책임지는 인물이었다. 현재 영주관의 운영은 캐서린이 아닌 엔젤라가 맡아서 하고 있었다. 그것은 엔젤라에게 어떻게든 역할을 주려는 남작 부부의 배려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될 것 같고 검술 수업은 내가 직접 할까 하는데 괜찮지? 기사단장인 노아 경이나 부단장인 일리안 경은 성에 차지 않을 것 같고.”
엑스퍼트 상급인 기사단장이나 중급인 일리안은 이반에게 성이 차지 않았다. 같이 대련하면 잘해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야 좋죠. 지금까지 그룬힐트 가전 검법을 익혔지만 새롭게 가문의 검법을 익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할 예정이다. 중부의 그룬힐트 검술도 뒤처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엔리케 검술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
말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표정은 더 뛰어난 검술이라는 빛이 역력했다. 기사들이 사용하는 검술과 같지 않겠지만 얼핏 본 것을 바탕으로 평가한다면 더 뛰어났다. 그룬힐트 가전 검술은 중급 수준이고 엔리케 가전 검술은 상급은 되는 수준이었다. 그룬힐트 가전 검술은 어설픈 구석이 많지만, 엔리케 가문의 검술은 마나 운용술과 검술이 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더구나 파괴력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이반은 로엔과 다른 가족이 떠난 후에 일상으로 돌아왔다. 엔리케 영지에 대해 배우면서 아침저녁으로 다른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면서 거리감을 좁혀갔다.
“이반 공자님, 소인은 그로센이라 합니다. 총관인 헤롯 헤스모니아의 막내아들입니다.”
이반에게 배정된 시종은 총관의 막내아들로 나이는 세 살이 많은 열여섯 살이었다. 엔리케 영지의 사람들, 특히 영주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검술을 익히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 마나소드 상급에 도달해 있었다. 엑스퍼트가 되기에는 모자라지만 기사의 시종들에 비해 그리 처지지 않은 실력이었다.
“소녀는 에레나라고 합니다.”
시녀도 나이가 이반보다 서너 살은 더 많아 보였다. 아마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시녀를 붙여 실수하지 않도록 한 것 같았다. 이반과 비슷한 나이라면 시녀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웠다.
“잘 지내보자. 뭐 자신이 할 일만 다들 잘하면 좋을 것이니 맡은 일을 잘하도록 하게. 그리고 그로센은 평소에는 여기에 책상을 하나 놓고 대기하도록 해. 저기 구석이 한적할 것 같군. 책상 옆에 필요한 서류나 물건을 둘 사물함도 한두 개 두도록 해. 대기하면서 필요한 잡무도 처리하고.”
이반은 살롱이라고 할 수 있는 응접실을 그로센의 집무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굳이 자신의 집무실로 사용하는 공간에 같이 있을 필요는 없었다.
“식사는 되도록 안채에서 할 생각이야. 외할머니나 어머니와 같이 식사할 생각이니 그렇게 알고 있도록 하고. 침실은 내가 없을 때 청소하고 밤에는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군. 아침에도 굳이 깨울 필요는 없어. 내가 알아서 일어나도록 하지. 대신 내가 가져온 옷이 있는데 그와 같은 훈련복을 만들어 놓아. 매일 훈련하려면 최소 5개 정도는 있으면 될 거야. 아직 내 몸이 성장하는 상황이니 굳이 비싼 옷감으로 만들 필요는 없어.”
이반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하여 세세하게 지시했다. 전생의 환마 시절 아랫사람을 부린 경험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들에 대하여 지시했다. 자작가에서도 시종이나 하인을 부린 경험이 있으니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그로센도 내가 훈련할 때는 같이 훈련해. 아마 수행원으로 다니다 보면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경우가 많을 거야. 그럴 때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최소 엑스퍼트 수준은 되어야 할 거야.”
이반은 자신의 사람인 그로센이 다치는 것은 원하지 않기에 강해지라고 했다. 나이는 세 살 정도 많지만 너무나 약한 것 같았다. 몬스터 토벌을 나간다면 근처에도 있지 못할 수준이었다.
“그리고 론도에 있는 도미니크의 장원을 내가 갖게 된 것은 들었을 것이야. 그것을 관리해야 하기에 조만간 방문할 것이니 그에 대하여 알아두도록 해.”
그로센에게 지시를 했지만, 헤롯 총관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지시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일은 어린 그로센이 처리할 수준의 일이 아니었다. 만일에 말하지 않고 혼자 처리하려고 하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했다.
“그리고 영지의 상단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해. 어떤 상단이 어떤 품목을 주로 거래하는지 보고하도록.”
현재 이반은 영주관의 사람들만 겨우 안면이 있지, 영지의 주요 인사들과 인사를 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공식적으로 영지의 일에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그로센에게 시켜야 했다.
이반은 간단히 말을 하고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에르나도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청소도구를 챙겨 들고 떠났고 그로센만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공자님의 시종으로 가라고 했는데 여기는 무슨 일이냐?”
결국 방도가 생각나지 않아 아버지인 헤롯을 찾아갔다. 영주관의 총관이라고 하지만 시종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저 영주관을 관리하는 자들의 우두머리에 불과했다.
“이반 공자님이 시킨 게 있어서요.”
그러면서 이반이 지시한 것을 말했다. 당장 자신이 머무는 장소부터 시작하여 수련 문제, 론도 장원 문제, 영지의 상단 문제까지 간단한 것이 없었다. 일을 한꺼번에 여러 가지 주면서 수련까지 하라니 잠도 자지 말고 일하라는 말 같았다.
“수련 문제야 평상시 하는 일이니 그대로 하면 되는 일이니 그대로 하면 될 것이다. 일단 책상과 서류함은 공방의 에르난데스에게 적당한 것으로 가져다 달라고 하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론도 장원 문제는 기사단의 일리안 부단장이 관할하는 일이니, 그에게 가서 물어보아라. 자리에 없으면 다른 기사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고. 상단의 문제는 행정 쪽으로 가서 상무관을 맡은 페셀로님에게 말하면 될 것이다.”
자신이 직접 하려고 하면 어렵지만,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반을 핑계를 대면 되는 일이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어려울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일하는 요령이었다.
“물론 그분들에게 도움을 받지만, 최종적으로 네가 책임져야 하니 그 내용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그러니 받아서 덥석 건네지 말고 제대로 살피고 궁금한 것이 더 없는지 살펴야 한다. 시종은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지만, 일반적인 것은 주인보다 더 잘 알아야 한다. 항상 노력해야 한다.”
헤롯은 막내아들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 것을 알았다. 그러면서 이반이 알면서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 아무런 생각 없이 그런 지시를 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