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31
24. 결혼식과 냉해 (1)
스타치온은 논공행상이 끝날 무렵 결국 중앙군 4군단장으로 임명이 되었다. 이후 부군단장, 총참모장을 선임해야 했다. 물론 군무부에서 대상을 인선하고 협의를 거쳐 임명되었다. 이후 5천 명을 지휘하는 전투대장, 1천 명을 지휘하는 군장을 선임해야 했다.
전투대장까지는 군무부에서 임명하지만, 군장부터 그 이하의 인사는 왕국 군 총사령부에 보고하여 명령을 받으면 되었다. 인수인계를 받는 것, 인사를 챙기는 것, 거기에 전쟁에서 상실한 부대원을 충원하는 것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축하를 한다면서 찾아오는 귀족들도 많아 정신이 없었다.
“같은 영지 출신의 장교는 일정 수 이상으로 선임할 수가 없고 전투대장 1명, 군장 2명이 최대라는 말씀입니까?”
군단의 총참모장 휘하에 있는 인사참모가 군장 인사를 하는데 원칙을 언급했다. 엔리케 영지 출신을 휘하에 두는 것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들을 많이 임명하려고 하는데 제동을 걸었다. 친위 대장이 군장 급이나 실제로 영입할 수 있는 군장은 한 명에 불과했다.
“기사 안드리아를 친위 대장으로 둔다면 기사 출신 하나만 군장으로 발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부 참모의 경우에는 친위 대장을 제외하고 같은 영지나 가문의 출신은 임명할 수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지방 3군단의 경우에는 그런 제약이 없던데 복잡하군요.”
“전선에 나갈 때에는 문제가 아니지만, 중앙군의 경우에는 통제가 훨씬 심합니다. 그 이유는 잘 아실 것입니다.”
직급은 군장 급이지만 권한은 전투대장을 능가하는 군단 참모는 군무부에서 임명했다. 특히 인사참모는 군무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라서 매번 규정을 거론하며 인사에 제동을 걸고 있었다. 원칙이 있지만 보통 현장의 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적용을 하지만 매번 규정을 내세워서 귀찮게 했다. 물론 규정대로 하면 좋지만 그런 조건에 맞는 재목이 드물었다.
“알겠소이다. 친위대는 내가 직접 병사 하나까지 임명이 가능한 것이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집할 수 있는 친위대는 500명이고 나머지 500명은 일반 병사에서 선발해야 합니다. 또한 군단장이 물러나면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전역하거나 전역을 하지 않으면 일반 병사로 전환이 됩니다.”
권한을 주면서도 상당히 여러 가지 제한 조건을 두어 지휘관이 함부로 병사를 동원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반역을 저지를 수가 있기에 그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친위병 중에 엑스퍼트도 제한이 됩니다. 기사를 친위병으로 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0명 이하여야 합니다. 본인이 밝히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지만 초과하는 상황이 되면 일반 백인대장으로 전출을 보내야 합니다.”
휘하에 두는 기사의 수까지 제약을 두고 있었다. 그런 것 모두 반란을 일으킬 수 있기에 만들어진 규정이었다. 군무공이 된 유리스 후작은 직접 중앙군 소속의 군단을 방문하러 나섰다. 명목상 군부의 정점인 군무부의 수장이지만 대부분의 실무는 군무령이 관장하기에 명목상의 수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군부의 원로이자 마스터 상급이기에 그 자체로 군부의 실권자로 자리매김할 수가 있었다. 군무령마저 자신의 최측근을 임명한 상황이고 그동안 헬싱키 공작을 추종하는 군단장들을 축출한 상황이니 기세가 등등했다. 스타치온이 군단장으로 있는 중앙 4군단도 순서에 따라 방문을 했다. 사실 몇 번 인사하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마탑의 탑 주께서 엔리케 영지에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이번 군단장의 임명에 자신의 사람으로 다 임명하고 싶지만 그럴 정도로 군부에 사람이 없었다. 특히 중앙 1군단장이던 누아스 후작이 헬싱키 공작 진영으로 전향하면서 그의 세력이 줄어들어 인물이 부족했다. 스타치온은 헬싱키 공작도, 자신의 진영도 아닌 중립적인 인사로 마탑의 후원을 받는 인사로 분류가 되고 있었다. 그러니 그 부분을 먼저 거론했다.
“별원을 세우고 연구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손자가 룬어에 능통한 면이 있어 고대 서적을 같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반에 관한 내용도 어느 정도 보고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하여 먼저 그 사실을 언급했다. 한편으로 자신이 아닌 이반이 마탑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점을 알리려고 했다.
“탑 주님이나 행정청장이 그곳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사정이 있군요. 또한 이번에 경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축하를 드립니다.”
고위 귀족의 경조사는 언제라도 관심사이기에 이반의 결혼식이 화제가 되고 있었다. 더구나 마탑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엔리케 백작의 집안일이기에 더욱 관심을 보였다. 더구나 마탑에서 이동식 워프 게이트까지 운영하기로 하여 그런 소문을 뒷받침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스타치온은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반의 혼사를 알렸지만, 중앙귀족 절반도 초청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군부에서는 군단장들만 연락한 상황이었다.
“우연히 들었는데 영지에서 왕도로 오는 해상운송이 가능해졌다면서요? 바닷길을 여는 것은 좋은데 해군에서도 종종 몬스터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됩니다.”
해군을 관장하는 사령관도 이번에 교체가 되면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바다에 새로운 존재가 등장한 것은 혼란을 부르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었다. 그것이 득일지 실일지 판단이 되지 않아 그 의도를 탐색하려는 것 같았다.
“영지의 기사들도 동원하고 용병도 고용하여 배의 안전을 강구할 것입니다. 여기에 마탑에서도 협조를 하기로 한 상황이니 어느 정도 대비는 되었는가 봅니다.”
스타치온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반응을 보였다. 유리스 후작을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뭔가 계속 탐색하는 것을 보니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아마도 적이 되거나 헬싱키 공작 진영으로 전향할 조짐은 없는지 살피는 것 같았다.
“최근에 몬스터의 접근을 방지하는 마법진이 적용되어 전보다 훨씬 안전해졌다 들었는데 다행입니다. 모쪼록 잘 되어 군단의 일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종종 영지의 일과 왕국의 일을 겸임하는 경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유리스 후작의 말에 스타치온은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권력을 이용하여 벌써 이권에 개입하려고 한다는 식의 언급이기 때문이었다. 뭔가 헬싱키 공작과 타협을 하여 인허가와 맞바꾼 것이 아닌지 의심을 하는 것 같았다.
“군단장의 일을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요. 다행이라면 후임자인 손자가 영지의 일을 잘 처리하는 편이라 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일도 사실은 소 영주가 된 그 녀석의 작품입니다.”
스타치온은 그런 비난을 그냥 넘기지 않고 이반이 똑똑하여 추진했다는 말로 맞받아쳤다. 지금 진행하는 일은 스타치온과 무관하게 이반이 진행하는 일이고 그의 능력이라는 언급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유리스 후작은 작위 수여식을 앞두고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일선 부대를 방문하고 있는데 스타치온이 굽실거리지 않고 뻣뻣하게 나오자 맘에 들지 않은 기색이었다. 그렇다고 스타치온도 유리스 후작에게 달라붙을 수는 없었다. 헬싱키 공작이건 유리스 후작이건 중앙귀족들이었고 엔리케 영지의 처지에서 보면 공격자였기 때문이었다. 괜히 어느 한쪽 세력에 들었다가 평판만 나빠질 수 있으니 조심스러웠다.
이반은 영지를 방문한 스티븐 크로나를 영주관의 주 접견실에서 마주했다. 영주인 스타치온이 사용하는 집무실에 있는 주 접견실은 영주가 영지의 주요 인사나 이웃 영지의 귀족들을 접견하는 장소였다.
“혼인을 앞둔 상황이니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크로나 영지의 대표단을 이끌고 온 스티븐은 찾아온 용건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소 영주인 이반의 장인이 될 캐빈 크로나의 동생이자 크로나 영지의 행정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
“결혼은 결혼이고 영지의 일은 영지의 일인데 소홀히 할 수는 없지요. 적당히 넘어가다가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고요.”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일단 4년이 지나 5년 차로 접어든 영지 간 상호 협력을 위한 지원협약을 처리해야 했다. 지원협약이지만 곡물의 거래를 할 때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곡물 지원협약이었다.
전에는 엔리케 영지에 유리한 면이 있는 협약이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크로나 영지에서 협약의 준수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엔리케 영지의 곡물 사정이 나아지고 크로나 영지의 곡물 생산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역전된 면이 있었다.
“일단 당면한 어업협약부터 논의하죠. 전에 효력이 다한 협약이 있는데 그 내용에 따라 처리하면 될 것이라 합니다. 대신 내용이 다소 미흡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을 보완했으면 합니다. 마법이 발달하면서 배나 어구의 성능도 향상이 되었는데 그런 것은 반영이 되지 않은 면도 있으니까요.”
이반은 논란이 되는 현안 중에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건부터 처리해나갔다. 이 협약은 상호주의이기에 일단 어부가 많은 쪽이 유리한 면이 있었다. 한쪽은 10명이고 다른 한쪽은 20명이라면 같은 조건이라면 20명 쪽이 더 이득을 봤다.
“우리 영지에서 배를 만들기 어려운데 엔리케 영지의 조선소에 주문하면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협약을 맺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엔리케 영지만 득이니.”
스티븐은 납기와 단가에 대해서 동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실질적으로 그런 보장이 없으면 의미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반도 그런 요구를 받아들였다. 어업 관련 협약을 논의한 이후에 기항이나 육상운송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고 크로나강 수운에 관련된 내용도 논의를 했다. 지금까지는 크로나 강의 수운이라고 해야 나룻배가 운영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해상운송 분야에 대해 투자를 원하신다는 말씀입니까?”
전에 듀안과 논의할 때와 다른 요구를 했다. 인·허가를 내기 전에는 영지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난색을 표하더니 사업이 진행되어 시작하려고 하니 참여하려고 나섰다.
“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참여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말입니다. 크로나 영지를 허용하면 헤세라 영지나 다른 영지, 몇몇 상단까지 허용해야 합니다. 대신에 다른 구상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참여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초기에 투자하라고 할 때는 난색을 표하던 자들, 참여하지 않았던 중앙의 상단과 인접한 영지에서 인·허가가 완료되어 시작을 하려고 하니 이제는 추가로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었다.
“중앙의 두 상단, 크로나 영지, 헤세라 영지, 두리원 영지, 파라곤 영지, 심지어 크로나 강 상류에 있는 로코스 백작령까지 투자를 하겠다고 합니다. 크로나 영지의 투자를 받는다면 다른 곳도 참여를 시켜야 하는데 그건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크로나 강의 수운을 담당할 크로나 운송을 추가로 만들고 투자를 받을까 합니다. 대신 크로나 영지에서 이 사업을 주관했으면 합니다.”
이반은 해상운송 대신에 크로나 강의 수운을 전담할 수운을 언급했다. 내륙 수운은 수심의 한계가 있기에 바다와 배가 달랐다. 크로나 만 주변에 환적 할 항구를 만들어야 했다.
“발렌시아보다는 볼리비오가 나을 것입니다. 그 문제는 실험을 통해서 연구를 해보죠. 아니면 크로나 만의 양쪽에 만드는 것도 방법이고요.”
크로나 강의 수운의 종착지를 어디에 두는 문제로 한동안 논쟁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나중에 선장들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안전이나 경제성이 좋은 곳으로 선택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곡물 문제가 남았군요.”
곡물이 부족한 것은 가격으로 해결이 되지만 곡물이 남는 상황이 벌어지면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에스테반이나 왕도로 해상운송을 하려는 것이기도 했다.
“문제는 내년에 글로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마탑의 전망도 그렇고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고 있습니다.”
순간 스티븐의 동공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글로셜은 자주 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