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39
25. 블랙 새도우 (2)
한쪽에서 대부분 귀족이 마탑의 탑 주와 행정청장에게 인사를 하는 상황이라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자들은 없었다.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자들이 나타나서 플로라 남작의 옆에 있던 자들을 데려갔다. 어세신이지만 특급이기에 어떤 상황인지 알기에 반항을 하지 않았다. 죽어야 할 상황이지만 그렇게 할 상황이 아님을 알기에 순순히 투항했다.
“다른 기사는 어떻게 되었나?”
플로라의 말에 퍼스트 나이트가 손을 들었고 그러자 어세신을 데려가던 자들이 멈췄다. 플로라 남작과 퍼스트 나이트의 시선이 그들에게 향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이미 제거가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로젠, 네놈이 배신자였다니.”
일루전 마법이 해제되자 본 모습이 드러났고 그중에 한 사람만 가문의 기사였다. 그 자리에 없는 둘은 바꿔치기를 당했다고 봐야 했다. 대답을 못 하는 것을 보니 죽었다고 봐야 했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했기에 여기서 교체가 되었을 것이요. 일루전 마법을 사용했다면 워프를 못 할 것이니.”
“설마? 아까 식사할 때 자리를 비운 것이?”
같이 움직였고 잠시 떨어져 있던 것은 식사할 때뿐이었다. 그때 바꿔치기를 했다고 봐야 했다. 물론 로젠이라는 자는 오래전부터 어세신으로 활약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거나 잠적할 때라 생각하여 결행했다고 봐야 했다.
“당장 보복하고 싶겠지만 일단 우리에게 맡겨주었으면 합니다. 그에 대한 대가는 치르도록 할 것이니 말입니다.”
플로라가 살인자를 처리해야 한다고 나서면 번거로울 수가 있기에 양보를 요청했다. 물론 반대를 한다면 그도 용의자로 몰아 같이 억류할 수도 있지만, 귀족이기에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하십시오. 이번 일은 본가의 의지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정확한 사건의 내역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스터의 가문이지만 마탑의 일을 방해할 수는 없기에 뒤로 물러났다. 가문의 기사 둘이 희생되었지만 하나는 어세신이니 불필요한 저항은 오히려 손해였다. 그 정도 개념은 있었다. 마탑의 탑 주가 등장하면서 장내가 어수선해졌지만, 곧 정리가 되었다.
호위 기사가 등장하면서 불순한 무리가 일소되었다. 다들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을 알았지만 마탑과 매직 나이트의 행사에 저항하거나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뭔가 석연치 않은 사건이 벌어졌고 그것이 매직 나이트에 발각이 되어 조치를 취했다는 것만 짐작했다. 그들이 순순히 붙잡혀서 끌려간 덕분에 큰 소동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어디건 결혼식은 마찬가지이다. 서로 마주 서서 미래를 같이하기로 약속하는 것은 어디나 똑같다. 중원의 환마일 때는 제대로 결혼식도 못 하고 작수성례를 한 것이 고작이었지.’
이반은 전생의 환마일 때 기억을 하다가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아내와 아들이 적과의 분쟁 중에 희생이 된 이후에 마음 한구석에 묻어두고 살았었는데 새로운 생에서 결혼한다고 하니 새록새록 떠올랐다.
‘엘리자벳은 그런 불행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지. 그들이 어딘가에서 환생을 했다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누구인지 모를 미지의 존재가 행복하기를 빌어주었다. 전생의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니 울적한 기분이 들었지만 떨쳐냈다. 그러면서 식장으로 들어서는 엘리자벳을 보았다. 가족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식장으로 들어왔다. 화려한 드레스를 걸치고 각종 보석으로 치장을 하고 거기에 마법으로 길러낸 각종 꽃으로 만든 부케를 들고 있었다.
먼저 와 있던 이반의 맞은편에 섰다. 둘 사이에 탁자나 상 같은 것이 아무것도 없어 다소 이상했지만 서로 가볍게 예를 차리고 다가가서 손을 맞잡았고 가볍게 볼에 입맞춤한 다음에 돌아서서 장내에 있는 하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간단히 식순을 안내해 주는 인물이 있었는데 영주관의 총관이 그런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바로 혼인 서약을 하라고 했다.
“나, 이반 엔리케는 엘리자벳 크로나를 배우자로 맞이하여 평생 같이할 것을 맹세합니다.”
“나, 엘리자벳 크로나는 이반 엔리케를 배우자로 맞이하여 평생 같이할 것을 맹세합니다.”
둘은 서로 마주 서서 손을 잡고 맹약을 했다. 사실 그것으로 결혼식은 끝이었다. 이후에 몇몇 사람이 증인으로 나서서 두 사람이 결혼한 사실을 공증하였다.
“나, 엔리케 백작 스타치온은 이반 엔리케와 엘리자벳 크로나가 혼인한 것을 목도함을 공증하노라.”
“나, 크로나 남작 헨슨은 이반 엔리케와 엘리자벳 크로나가 혼인한 것을 목도함을 공증하노라.”
양가의 가족 중에 중요한 인물이 나서서 공증하고 난 다음에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나서서 결혼한 사실을 공증하였고 이어서 세스포 레온 백작이 공증했다. 작위를 가진 자들이 나서서 하나씩 공증을 했다. 같은 작위라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먼저 했다.
공증은 많은 사람이 할 필요는 없고 10여 명만 나서서 진행했다. 그 이상은 굳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결혼식은 공증을 누가 했는가에 따라 격이 정해지는 면도 있었다. 마탑의 두 사람이 아니라면 벨라 백작이 최고의 하객이었지만 마탑의 탑 주인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참여함으로써 그 격이 훨씬 높아지게 되었다.
일종의 혼인서약서에 서명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서약서는 무려 다섯 부나 작성했다. 당사자와 양가, 거기에 귀족원에 송부할 것을 작성해야 했다. 이반의 경우에 혼인 사실을 귀족원에 등록해야 하는 신분이기에 필요했다.
이런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자 크로나 남작이 초청한 예인들이 나서서 곡을 연주하고 춤을 추면서 연회의 분위기를 돋우었다. 첫 공연이 끝나자 이반과 엘리자벳이 가볍게 나서서 춤을 추었는데 가볍게 몇 번의 스텝만 밟는 정도였다. 춤을 마친 다음 이반과 엘리자벳은 별도의 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연회를 즐겼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자리를 옮겨 다니면서 하객들에게 참석해 준 것에 대한 답례 인사를 했다.
“이거 이반 공자의 짝으로 누가 될까 궁금했는데 정말 어울리는 영애가 신부가 되었구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 바로 떠나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리를 지켜주었다.
“영애께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반 공자와 이 늙은이는 같이 룬어와 엘프의 마법을 같이 논하는 벗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나중에 별원에 있는 거처에서 봅시다.”
이반의 처지에서 보면 그 누구도 그리 대단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지 탑 주인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을 마치 신처럼 생각했다. 그런 것은 엘리자벳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다들 그 말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이반은 결혼식을 치르고 난 다음에 세스포 레온 백작과 잠깐 시간을 내서 자리를 같이했다. 그들이 등장하여 모든 것을 정리한 덕분에 무사하게 결혼식을 치를 수가 있었다.
“나서주신 덕분에 일을 잘 치른 것 같습니다.”
“공연히 번거롭게 되었습니다. 저런 작자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려고 했는데. 마탑에서 이동식 워프 게이트를 지원하는 것을 보면 뭔가 눈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도 이런 일을 도모한 것은 마탑을 만만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 생각하니 화가 납니다.”
“이후에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이반이 세스포 레온 백작을 만나려고 한 것은 그들을 처리하는 것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의중이 반영되기를 바랐기에 바쁜 상황이지만 시간을 냈다.
“저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어세신을 보낸 의미를 본다면 그에 맞는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왕국 법에서는 살인 교사는 살인의 성공 여부를 따지지 않고 그냥 살인 교사죄로 처벌을 합니다. 달리 관용을 베풀 이유가 없습니다.”
“어세신을 보낸 자체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씀이군요.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성공하고 도주할 자신이 있었기에 일을 감행한 것이라 봅니다. 물론 결과는 불가능했을 것이지만 그것은 고려할 것이 아니고요. 몇 가지 확인한 결과 쿠베르 백작이 일의 주동자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그들 내부의 사정도 있고요.”
그 사이에 조치를 취하고 사건의 진상마저 어느 정도 파악을 한 것 같았다. 그 정도는 그리 어려운 것도 없었다.
“거기까지 정리를 할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일단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고 그 후에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합니다.”
마탑일지라도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기에 확답을 주지는 않았다. 타협을 하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다 얻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일단 엔리케 백작과 논의를 하여 정리를 할 것입니다. 에쉬턴 백작마저 관여가 되었으니 그쪽과도 연계하여 최상의 방안으로 처리하겠습니다.”
“부탁을 드립니다. 불상사가 벌어졌다면 일이 더 커졌을 것인데 조기에 수습해서 다행입니다.”
어세신이 날뛰는 상황이라면 그들을 막기 위해 실력을 내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법이건 무빙소드이건 전개하여 처리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주목을 받지 않은 것이니 다행이었다. 이반은 결혼식을 마친 직후이기에 그 정도로 짧게 상황을 정리하고 이후의 일정을 수행하러 이동했다.
결혼식을 했지만 몇 가지 부수적인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 세스포 레온 백작은 이반이 떠난 후에 이동하여 스타치온을 만나러 갔다. 결혼식을 하는 상황이라 어세신을 붙잡아두고 이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블랙 새도우라면 재상파와 가까운 조직이 아닙니까?”
헬싱키 공작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기에 스타치온은 그들을 통칭하는 재상파로 지칭했다.
“에스테반의 쿠베르 백작이 이번 일을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그가 관장하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재상파는 헬싱키 공작이 정점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그가 다 관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중요 인물들이 영역을 나눠서 관장하고 있고 쿠베르 백작이 구린 일은 주로 담당하는 상황이었다.
“5군단장 에쉬턴 백작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설마 그들도 연관이 있습니까?”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에 개입된 것이니 처리에 관여하도록 해야겠지요. 그쪽은 자신들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니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도 중앙군에 상황을 통보하여 그들을 통해 압박하도록 하지요.”
스타치온도 자신이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사용하기로 했다. 중앙군 군단장인 그와 가족을 상대로 일을 꾸민 것은 군이 개입할 명분으로 충분했다.
“어쨌든 탑 주님과 행정청장님을 모신 상황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송구합니다.”
스타치온은 과정이나 결과가 어쨌건 번거롭게 된 것은 사실이기에 미안한 표정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물론 이런 일은 손해가 아니라 득인 일이지만 표정을 관리해야 했다.
“호사다마라고 하더니 좋은 일인데 해코지를 하려고 하니. 어쨌든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전에 이반 소 영주와 이야기를 했는데 이런 방향으로 처리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세스포 레온이 어떻게 정리할지 대략 언급했다. 어세신을 처벌해야 하지만 적절한 시점이 되면 돌려보내기로 했다. 그 이유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했다.
“에스테반의 대리 영주인 쿠베르를 물러나게 만든다는 말입니까? 과연 저들이 그렇게 할까요?”
“블랙 새도우를 유지하는 자금의 출처가 바로 에스테반의 대리 영주인 쿠베르 백작입니다. 그러니 쿠베르 백작이 물러나야 합니다. 형식상 마탑의 탑 주님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한 것이기도 하니 그곳은 마탑에서 관장을 할까 합니다.”
세스포 레온은 왕족인 쿠베르 백작을 직접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기에 해임을 시키고 아예 마탑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금줄을 끊어 블랙 새도우를 떼어내려는 의중을 내보였다.
“아울러 외성을 관장하는 왕도의 치안 청은 유리스 후작의 진영의 인물로 임명하여 불측한 무리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치안 청은 외성과 외성 밖의 구역을 관장했다. 왕도 유카리스는 외성 밖 20여 km까지 관할하고 있었다. 이번 일도 왕도의 치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불측한 무리를 방치한 것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니 그 권한을 박탈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