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42
26. 드디어 찾았다. (1)
초야를 치른 이반은 다음 날 엔리케 영지로 이동을 해야 했다. 보통 2~3일가량을 머물러야 했지만 마탑에서 이동식 워프 게이트를 철수해야 하기에 더 묵을 수는 없었다. 더구나 영지를 비워놓은 상황이니 가봐야 했다.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크로나 남작가도 당사자이기에 의견의 조율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이반은 출발하기 전에 스타치온에게 물었다. 초야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그런 논의에 참여할 수는 없어 스타치온과 로엔 자작만 참석한 상황이었다.
“마탑에 일단 처분을 맡기기로 했다. 마탑에서 나서서 일을 처리한 것이니 그쪽에서 협상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우리가 별도로 나서다가 척질 필요는 없죠.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까?”
“애쉬턴 백작가도 마탑에 처분을 맡기기로 했다. 배상을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일단 저들이 내민 조건을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세스포 레온 백작의 전언에 의하면 블랙 새도우에서 책임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반은 무엇을 취할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막상 취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도 적당한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마탑에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았다.
‘개인이라면 빚을 지워두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럴 수도 없는 일이고. 시간이 지나면 없던 일이 되고 만다.’
이반은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좋은 것이 없는지 고민했다.
‘에스테반에 전용 부두를 확보하고 유카리스에도 전용 부두를 확보하자. 그런 다음에 유칼라드 강의 수운의 일부를 넘겨받는 것으로 하자. 그건 왕실과 가까운 재상파에서 권리 대부분을 갖고 있다. 왕실이나 왕국은 세금만 받으면 되니 문제가 아니다.’
이반은 전용 부두를 확보하기로 했다. 전용 부두를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부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부두에 딸린 선창을 확보하는 것이고 그런 시설을 관리하고 경비하는 인원까지 상주하는 것을 의미했다.
‘유민을 데려오는 데 걸림돌은 탑승을 시키는 것이다. 전용 부두를 확보한다면 그런 문제가 해결된다. 아닌 말로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숙소를 확장하여 유민이 머무는 시설로 만들고 배로 실어 나르면 된다.’
환마가 살던 중원에서도 흉년이 들면 하오문에서 구휼미를 풀었다. 순수하게 굶어 죽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문도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유리걸식하는 유민을 구휼하는 시설에 수용하여 먹을 것을 제공하고 일을 시켰다.
그곳에 들어가면 좋게 말하면 문도가 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하오문의 노예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평생 도망도 못 가고 하오문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만 했다. 물론 굶어 죽을 사람을 구해주고 먹고살 정도로 만들어 주었으니 큰 문제는 없지만, 그들은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하여 목숨을 걸고 하오문을 지켰다.
‘중원에서와 같지는 않겠지만 얼추 비슷한 방식으로 그들을 데려와야 한다. 관청에서 구휼소를 운영하도록 허가받는 것처럼 그런 시설을 만드는 것도 좋겠지.’
이반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런 의견을 제시했다. 기항을 하는 것을 허가받았지만 전용 부두를 배정받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스타치온도 막상 뭘 요구해야 할지 난감하던 참이라 그것이 괜찮을 것 같았다.
“그것도 괜찮을 것 같구나. 크로나 영지와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마. 이것도 유민의 문제와 연관이 되는 것이겠지?”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당연하죠. 영역 안으로 들어온 유민은 적당히 구슬려서 영지로 데려올 것입니다.”
협상이 시작되면 타결이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협상이 시작될 때 안건으로 올려두어야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 않고 나중에 안건으로 내세우면 관철하기가 쉽지 않았다. 세스포 레온은 세빌론의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이반 일행을 만났다. 총 4차에 달하는 워프를 끝으로 크로나 영지에 있는 이동식 워프 게이트가 철수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1차로 당도한 이반 일행은 한동안 대기할 예정이었다.
“이거 영주관 옆에도 워프 게이트를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번 이곳으로 오려면 번거로울 것 같은데 말이요.”
세스포 레온은 마탑 별원의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번거로울 것 같아 새롭게 워프 게이트를 하나 더 만들라는 이야기를 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영주관 옆에 있으면 편리하겠지만 사용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상인들 대부분은 펠리시안으로 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실정입니다. 이렇게 중간에 있는 것이 더 편리할 것입니다.”
이반은 영주관 옆에 왕립 마법원의 마법사들을 두고 싶지 않기에 거절했다. 그들이 있으면 영지의 모든 기밀이 왕실에 다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영주 일가의 사생활마저 전부 다 노출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세스포 레온의 안내를 받아서 스타치온과 엘리자벳을 데리고 탑 주의 연구실로 이동했다. 혼자 가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 수가 있기에 둘을 대동했고 엘리자벳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일부 드러낼 필요도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신색이 좋은 것 같습니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이반을 보면서 농을 건넸다. 그 말에 뒤에 있는 엘리자벳이 더 부끄러운 기색을 보였다.
“결혼식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불상사를 막아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뭘, 그런 것을 가지고 그럽니까?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우리가 처리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대로 불상사가 발생했다면 왕국의 혼란이 커져 좋은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앉도록 권했다. 이반과 탑 주가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에 엘리자벳이 다소 의아한 표정이지만 바로 내색하지 않았다.
“저들을 너무 궁지에 몰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세스포 레온이 그렇게 운을 뗐다. 그런 말에 이반 일행은 말이 없었다. 그 이유를 알기 때문이었다.
“조용히 타협하여 처리하려고 합니다. 키우면 마탑의 위치나 역량으로 크게 득이 없고 제삼자만 득을 보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거리가 있는 마탑은 크게 득을 볼 수가 없고 헬싱키 공작의 반대에 서 있는 유리스 후작만 이득을 봤다. 그런 짓을 할 필요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소소하게 우리는 해상운송사업과 유탈라드 강의 수운을 이용하는 데 편의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스테반, 마데우스, 유카리스에 전용 부두와 부대시설을 운영했으면 합니다. 그 정도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전용 부두와 부대시설은 몇몇 해상운송업체나 상단이 소유한 것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왕당파라고 할 수 있는 재상파의 귀족들이 소유라고 할 수 있었다. 왕실의 도움이 없어도 헬싱키 공작과 고위 귀족이 동의하면 처리가 가능한 일이었다.
“전용 부두와 부대시설은 도움이 되겠군요. 엔리케 영지와 크로나 영지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스포 레온 백작도 뭘 원하는 것인지 바로 감지하고 그런 말을 했다. 전용 부두와 부대시설을 전부 운영하면 화물이나 사람이 통과하는 과정을 단 한 번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시간이나 절차가 훨씬 간편했다. 또한 필요할 경우 사람이나 화물을 외부의 시선을 피해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인수하는 데 비용이 든다면 그 비용은 적절하게 부담할 것입니다. 그저 권리를 양도받도록 협조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공짜로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니 왕국이나 왕실의 수익은 변화가 없었다. 그저 운영 주체만 변동이 되고 운영권 대가마저 적절하게 보상한다는 의미였다. 쿠베르 백작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일신상의 사유를 이유로 에스테반 백작령의 영주 대리의 직을 사임하자 이후에 곧바로 새로운 영주대리가 임명이 되었다.
마탑의 호른 마법사가 왕도에 당도하여 유카리스 행정청장인 테인즈 백작을 찾아갔다. 그는 엔리케 해상운송사업소의 책임자로 부두와 부대시설 운영권을 획득하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 각 지역을 방문하고 있었다. 협상을 통해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지만, 겉으로는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런 것이 없이 진행되면 당장 제삼자들로부터 특혜나 비리로 공격을 받을 수가 있었다.
“유카리스는 총 3개의 선착장이 있고 가장 선호하는 곳은 1 선착장인 에리우스입니다. 하지만 그곳은 왕실과 군에서 직접 관할을 하기에 운영권을 넘겨줄 수가 없습니다. 2 선착장인 크롬과 3 선착장인 레우스가 있는데 3 선착장에 제4 부두를 새롭게 만들려고 합니다. 거기를 불하하려고 합니다.”
유탈라드 강의 중류에 있는 상황이라 배가 다닐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기에 일종의 운하를 파서 강 밖으로 배가 빠져나와서 정박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심이 얕아 뱃길을 막을 수가 있었다.
“현재 레우스 호수의 이 부분에 부두를 만들려고 합니다.”
운하라고 하지만 배가 들어오고 나가고 하려면 폭이 넓어야 하기에 사실상 넓은 저수지였다. 매년 준설을 해야 수심이 유지가 되어 배가 다닐 수 있었다. 원래는 레우스 강이라고 하는 유칼라드 강 지류 하천의 합류 지점에 호수를 만들고 레우스 강을 막아서 저수지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레우스는 크게 두 개의 호수로 나뉘어 있었다.
“다른 곳을 내주려고 하면 절차가 복잡합니다. 그냥 그쪽에서 직접 공사를 하여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부지는 행정청에서 확보해두었기에 그냥 인수하면 됩니다.”
호른 마법사가 대표자이기에 직접 다니면서 각종 관련 서류를 작성하였다. 부지도 꽤 넓어 각종 창고를 만들고 인부들이나 선원이 머물 숙소도 만들 수 있어 보였다.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용지도 매입할 수도 있었다.
“전용 부두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예인선을 확보해야 합니다. 1부두의 경우에는 단순 기항이기에 부두를 운영하는 곳에서 예인해주지만, 부두를 운영하니 직접 확보해야 합니다.”
전용 부두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조성해야 하기에 새롭게 준비해야 했다. 직접 필요한 설비를 만들 수 있기에 이득이라고 할 수가 있었고 권리를 양도받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없기에 양해를 했다.대신 부두와 부대시설을 준비하는 동안 다른 부두를 이용하기로 했고 그와 관련하여 협조를 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글로셜로 인해 바다가 얼은 상황이라 그리 급한 것은 아니었다.
“호른 마법사님은 에스테반의 선박 연구소에서 물러났는데 마법 연구 대신 다시 이런 일을 하시는지 의아합니다.”
테인즈 백작의 질문에 호른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이가 없어 말을 못 하는 표정이라 테인즈 백작도 멍한 기색이 되었다. 그 이유를 모르니 그러했다.
“제가 물의 마법을 주로 익혔습니다. 아울러 배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인챈트 마법도 능숙한 편이고요. 결국 배를 만들고 그 배를 운용하면서 살피는 것이 연구입니다. 마탑 본원에 있으면 그런 것을 하지 못할 것이고요.”
테인즈 백작은 굳이 마탑에서 이런 일에 개입할 필요가 있는지 물은 것이고 호른은 자신에게 이런 일이 연구를 하기 위한 준비라고 서로 다른 질문과 대답을 했다. 테인즈 백작은 대답을 듣고 난 후에 자신이 멍청한 질문을 던진 것을 깨달았다. 호른 마법사가 쿠베르 백작 때문에 선박 연구소를 떠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무신경하게 그런 사실을 상기시킨 면이 있었다.
“이미 조선 분야는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인데 더 발전할 부분이 있습니까?”
“많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자들이, 알면서도 일부는 그런 말로 호도하여 지금 형성된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과감하게 바꿀 것이 많습니다.”
호른은 이반이 작성한 설계도를 봤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는 혁신적인 내용이 많았고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들었을 때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체된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 실마리를 잡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