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43
26. 드디어 찾았다. (2)
하지만 그런 것을 대놓고 언급할 수는 없었고 그저 막연하게 할 것이 많다고 언급하는 것으로 가름했다. 테인즈 백작은 이 사업의 주도자가 엔리케 영지이고 마탑은 방패막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마탑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되자 난감했다. 그렇기에 사업의 주체가 어디이고 누가 주도하는 사업인지 판단이 모호했다.
결혼식을 하기 전에는 바빴지만 엘리자벳과 영지로 복귀한 이후에는 딱 하루 기사와 행정관들을 영주 관으로 초대하여 연회를 베푼 것 외에 특별히 바쁜 일은 없었다. 연회를 마치자마자 스타치온은 다시 왕도로 복귀했고 캐서린은 한 달 후에 왕도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반과 엔젤라만 두고 가는 것이 불안하여 남아 있었지만 엘리자벳이 왔으니 홀가분하게 떠나기로 했다.
“저기에 신발장은 왜 있어요?”
이반의 집무실에는 신발장이 따로 있었다. 그것이 궁금한지 물었다. 그 안에는 30여 켤레의 신발이 들어 있었다. 그것은 이반이 외출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비치해둔 것이기도 했다. 복면을 했다고 해도 복색이나 신발은 다양한 정보를 드러낼 수가 있기에 다양한 의복과 신발을 외부에서 구입하여 사용했다. 지역이나 특색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
의복은 아공간에 보관을 했지만 지저분한 신발은 아공간에 보관하는 것이 꺼림칙했다. 여러 지역에 갈 때 필요한 신발을 아공간에 넣지만 그럴 경우는 잘 손질이 된 경우였다. 물론 필요하다면 신발장을 그대로 아공간에 넣을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적은 없었다.
어느 지역에 처음 갈 때 그 지역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구하는 데 노력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의심을 받지 않는 방법일 수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가려고 하는 지역에 걸맞은 신발을 비치해두어야 했다. 마침 엘리자벳에게 자신의 비밀을 어느 정도 알려줄 생각이던 이반이기에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소파에 마주 앉았다.
“몇 가지 알려줄 것이 있어. 아직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이야. 할머니나 어머니도 모르는 것이고 아는 사람은 할아버지와 마탑의 탑 주님 정도야.”
그렇게 먼저 말을 했다. 그런 비밀을 말한다고 하니 궁금한 표정이면서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그런 비밀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믿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혹시 초인이라는 말 들어 봤어? 이번 전쟁을 할 때 등장한 이야기 말이야? 귀족들 사이에 소문이 돌고 있던데.”
귀족들 사이에 초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아 이제는 지방의 귀족들까지 쉬쉬하면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결혼식에 하객으로 온 자들도 암중에서 진위를 논하고 있었다.
“들어는 봤어요? 다들 진짜인지 의문을 표명하고 있지만요. 그런데 그 초인은 왜요?”
“내가 그 초인이라면 믿지 못하겠지?”
이반은 자신의 비밀 대부분을 말하기로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했는데 환생한 사실이나 어느 정도 수준인지 단언하지 않는 정도에서 다 말하기로 했다. 그래야 자신이 활동하는데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진짜로요? 그러면 설마 수련한다고 했던 것이 외부에 나가 있었던 것이에요? 샌디아 주의 전쟁터에 가 있었던 거죠?”
엘리자벳도 눈치가 빠른 편인지 바로 그런 사실을 알아챘다.
“맞아. 또한 마법도 마탑의 탑 주님 이상으로 익히고 있지. 그래서 종종 외출을 많이 하는 편이야. 그럴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고자 공간이동 마법, 텔레포트를 사용해. 저기에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어.”
그러면서 집무실 한쪽에 비어있는 공간을 가리켰다. 겉으로 보면 다른 곳과 차이가 없지만, 그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 물론 특정 좌표는 없어 가고자 하는 좌표를 입력해야 했다.
“외부에 다녀올 때는 복장도 바꾸고 신발도 바꿔 신어야 하는데 신발에 각종 오물이 묻어 문제가 많아. 그래서 아예 갈아 신을 수 있도록 신발장을 두고 있고 저렇게 청소할 수 있도록 도구도 비치해놓은 거야.”
“텔레포트가 가능하다고요? 6서클 마법사도 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는데? 그게 가능해요?”
“그래. 내가 종종 외부에 나가는 경우가 있어. 시종인 그로센의 경우에는 내가 은밀하게 외부에 나가는 것을 알지만 굳이 세세하게 말을 하지 않은 상황이야. 하지만 엘리는 알아야 할 것 같아 말을 해주는 거야. 내가 나가면 적당히 감춰줘야 하니.”
그러자 엘리자벳이 뭔가 불안한 표정이 되었다. 그런 표정을 보다가 빙긋 웃고 말았다. 이반의 예상과 달리 외부에 여자를 만나러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 주로 마탑의 탑 주를 만나거나 할아버지를 만나러 다녀오거나 궁금한 것을 조사하러 가는 것이니. 여자를 만나서 허튼짓을 하는 것은 아니야.”
이반이 마지막에 한 마디를 덧붙이자 엘리자벳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제일 먼저 그런 생각부터 한 것을 들킨 상황이니 당황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면 전에 탑 주님이 룬어나 엘프의 마법을 논한다는 말씀이 사실이에요? 텔레포트로 탑 주님의 거처에 바로 가는 거죠?”
“그래 거기에도 내가 사용하는 마법진이 있지. 다른 사람까지 만나야 할 일이 있는 경우에는 절차를 밟아 방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로 연구실로 가는 편이야. 외부에 보여서 좋은 것도 없는 일이니 그냥 조용히 다녀오는 편이야.”
이반은 그렇게 말을 마치고 엘리자벳을 보았다. 그러자 엘리자벳이 뭔가 서운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 나를 만나러 올 수도 있었잖아요? 눈 깜빡할 사이에 이동이 된다던데. 그런데 한 번도 오지 않는다니.”
“물론 몇 번 가서 살펴보기도 했지. 단지 만나지 않은 것이고 저번에 어디에 있냐고 하니 방안에서 그냥 있다고 했는데 사실은 듀안 형님이랑 나에 대해 욕하고 있었잖아요.”
이반의 말에 엘리자벳은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물론 심각한 내용이 아니라 다소 서운한 점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었다. 수다를 떨고 싶은데 그냥 안부만 간단히 묻고 통신을 종료하니 불만스럽게 생각했다. 이반은 일기장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 영주관 안으로 들어왔다는 말이에요?”
“당연하지. 텔레포트를 할 줄 알면 블링크는 당연히 가능해. 물론 일반적으로 마법을 전개하면 마나 유동이 발생하여 들키기 마련이지만 나의 경우에는 마나 유동을 없앨 수도 있고. 아무리 엘리자벳일지라도 그런 사실을 알릴 수는 없는 일이고. 이제 결혼한 상황이기에 알리는 것이고.”
“그거야 그렇죠. 그러면 마탑에서 어세신을 처리한 것도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였군요.”
“마탑에서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 나선 것이지. 그들이 일을 벌이고 내가 정리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수습하기가 쉽지 않고 다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니 사전에 정리한 면도 있어. 내가 부각되면 마탑이나 왕국도 좋지 않으니. 그리고 앞으로 귀중품은 나에게 다시 맡겨.”
그러면서 이반은 아공간에서 보석함 하나를 꺼내었다. 그러자 엘리자벳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무슨 일인지 이해를 했는지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자 이반은 반지에 전개한 일루전 마법을 해제했다. 그러자 아공간 반지가 드러났다.
“아공간 반지야. 지금은 만들지 못하는 엘프의 유물이야. 엄청난 크기이고 안에 보관하면 누구도 훔쳐 갈 수는 없지.”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할머니나 어머님 것도 안에 있는 것 같군요?”
“그래. 몇 가지 빼고는 내가 보관하고 있어. 도둑들이 극성을 부리는 상황이니 그냥 내가 보관하는 거야.”
그렇게 말을 하고 이반은 다시 아공간에 꺼낸 물건을 수납했다. 이반은 두 가지 비밀을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더 세분하면 훨씬 많지만 뭉뚱그리면 그렇게 구분이 되었다.
“그리고 이거 느껴지지?”
이반은 엘리자벳에게서 느껴지는 정령 친화력을 확인하고자 운다인을 소환했다. 다른 정령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았기에 물의 정령만 소환했다.
“뭐죠? 뭔가 마나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상당히 친숙한 느낌이에요. 느낌이 좋아요.”
“물의 정령이야. 중급 정령 운다인이지. 엘리에게 물의 정령에 대한 친화력이 있어. 운디네를 소환할 수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할 거야? 정령술을 배워보고 싶지 않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소환은 불가능했다. 물론 거부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모르기에 의사를 물었다.
“정말요? 제가 정령 친화력이 있다고요?”
“물론. 원래는 약간 미흡한 수준이었는데 결혼하고 조금 나아진 면도 있어. 이제는 소환하여 계약이 가능한 수준이야.”
“정령을 부를 수 있다면 바로 계약하고 싶어요. 그런데 정령도 계약한 상태에요? 물의 정령 외에 다른 정령도 있어요?”
엘리자벳은 이반이 정령을 계약한 사실에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반문을 했다. 이반이 얼마나 더 많은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4대 원소 정령이 뭔지 알지?”
“그럼요. 물, 불, 바람, 땅이잖아요? 혹시 전부 다 계약한 거예요? 운다인이면 중급 정령인데.”
“맞아. 4대 정령을 전부 다 계약했고 중급이야. 정령이 보여?”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흐릿하게 약간 보여요. 투명한 드레스를 입은 여자 형상이네요.”
“맞아. 운디네와 계약을 하면 선명하게 보일 거야. 하지만 다른 정령은 감지는 되지만 보이지 않을 거야. 일단 운디네를 불러보자. 내가 소환하는 것보다 엘 리가 소환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러니 운디네를 불러 봐.”
이반은 엘리자벳의 손을 잡고 정령을 소환하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정령 소환진을 그려야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소환할 수 있었다. 바로 정령 친화력을 증폭시키면 되었다.
“운디네에게 나타나라고 해봐. 네가 마음속으로 간절히 부르면 나타날 거야.”
이반의 말에 엘리자벳은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의지력을 발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았다. 한동안 찡그리면서 몸부림을 쳤고 마침내 주변의 기류가 바뀌었다. 그러자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투명한 것이 샘솟았다.
“운디네? 나랑 계약해 주겠니?”
이름을 불러주자 여자의 형상을 갖추었고 계약을 원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엘리자벳은 좋아하면서 이반이 잡은 왼손 대신에 오른손을 내밀었고 그러자 운디네가 엘리자벳의 손위로 올라왔다.
“선명하게 나타났어요. 그리고 운다인도 아주 선명하게 보이네요. 그런데 마나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럴 거야. 마나소드 최상급이면 대략 15분 정도 소환이 가능할 거야. 그 이상이 되면 마나 고갈이 일어나니 그 전에 소환을 해제하는 것이 좋아. 정령 친화력이 높아지면 시간은 점점 늘어나는데 자주 소환하면 빠르게 증가할 거야. 나는 혼자 있을 때 자주 소환하는 편이야.”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엘리자벳의 손을 놓아 주었다. 그러자 운디네가 다소 흐릿해졌다. 이반이 억지로 올린 정령 친화력이 사라지니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령은 사라지지 않고 엘리자벳의 주변을 맴돌았고 그런 정령의 모습에 좋아서 죽는 표정이 되었다. 그런 엘리자벳을 두고 이반은 자신의 자리로 이동하여 밀린 영지의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소환을 해제했어?”
“네, 마나가 고갈되려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해제했어요. 마나를 채우려면 명상을 해야 빨리 충전이 되겠죠?”
“그렇지. 자리에 앉아서 채워. 그동안 나는 일 좀 할 것이니.”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서류로 시선을 돌렸고 엘리자벳은 소파에 그대로 앉아서 한동안 마나를 채웠다.
‘단약을 먹여도 아직은 효과가 없을 것이니 좀 더 기다리자.’
이반은 엘리자벳을 힐끗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블랙 새도우 관련 건은 아는 사람만 아는 큰일이라 조용히 정리되었다. 매직 나이트는 붙잡은 특급 어세신을 석방했다. 하지만 블랙 새도우는 더는 감춰진 조직이 아니고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에 결국 잠적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