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44
26. 드디어 찾았다. (3)
레오닐 클로란 남작은 개입하고 싶지만, 꾹 참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 뭔가 비밀이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것을 알려고 하다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것 같아 직접 움직이지 않았다.
“각 조직을 책임진 집행위원들의 보고를 보면 심상치가 않은데 마탑의 탑 주가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 의문이군.”
그간 세간의 평가를 보면 마탑의 탑 주는 쉽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더구나 왕실의 서왕자이자 공작이니 국왕에 버금갈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자가 마스터일지라도 일개 남작 후손의 결혼식에 가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파사칸 왕국과 전쟁을 할 때 등장한 초인과 연관이 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그 초인의 정체를 탑 주가 알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요크 단장은 집행위원들에게 올라온 보고서를 살핀 상황이었다. 그들도 이번에 발생한 변화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었다. 정보 길드나 도둑 길드가 바짝 엎드려서 몸을 사리고 있었고 유카리스의 그라나다나 에스테반의 갈매기파도 단속의 주체인 영주 대리가 쿠베르 백작에서 다른 인물로 변경되면서 혹시라도 표적이 되지 않을까 조심하고 있었다.
“페론은 정보 길드를 성장시켜 블랙 새도우를 대신하는 조직으로 만들었으면 하던데 기회라고 하지 않던가?”
“그럴 욕심은 있지만, 아직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블랙 새도우와 같은 무리로 취급되어 소탕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도둑 길드의 크로니클이 확장하려는 것 같습니다. 외성을 관장하는 치안청을 유리스 후작 라인에서 관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치안청의 비호를 받을 수 있다면 수월하게 확장을 할 수가 있었다. 더구나 치안청을 맡은 자가 도둑 길드와 가까운 상황이라면 적대 조직을 상대할 때 그들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핵심 조직은 드러내지 말라고 해. 초인이 우리를 색출하려고 나설 수가 있으니 추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그렇게 말하고 난 레오닐 클로란은 생각에 잠겼다.
‘혼수모어, 타초경사의 작전인가? 자칫 잘못하면 꼬리를 잡힐 수가 있다. 지금이 세력을 키울 좋은 기회이지만 실체가 드러날 위험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하들에게 자중하라고 하기는 쉽지 않다. 암흑가의 인물은 인내심이 강하지 않아 욕심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레오닐 클로란은 확장할 기회로 보이는 지금이 더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막상 그들의 욕심을 제어할 방도가 없어 고민이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들을 만나 단속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다가 흔적이 남는 수가 있었다. 환마의 환생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의 추적 능력이라면 조금만 흔적을 남겨도 영지까지 찾아올 수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의 정체를 들킨다고 봐야 했다.
‘들키는 순간 책임을 져야 한다. 전생의 일이니,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도 기억이 이렇게 선명한데 잊지 않았을 것이다. 배신했다 생각하여 응징할 것이다.’
잠깐 딴생각하다가 요크 단장을 보았다.
“이대로 숨을 죽이라고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집행위원들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시키죠.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을 포기하신다고 했으니 말입니다.”
그대로 움직이다가 환마의 환생자의 주의를 끌 것이지만 보안만 철저히 지키면 직접 추격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여 원하는 대로 하게끔 놔두자는 의견이었다.
“아쉽군. 집행위원을 지금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산하 조직을 만드느라 들인 공이 엄청난데 무위로 돌아갈 판국이니. 일이 틀어지지 않을지 걱정이군.”
“긴 시간 공을 들였지만, 그동안 들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회수하지 않았습니까? 영지의 사정도 그만큼 나아졌고 최소 50만 골드의 자금도 마련했습니다.”
“그 정도는 그냥 괜찮은 상단 주의 저택만 털어도 만들 수 있는 재산이야. 그런 것을 바라고 한 것이 아니잖아.”
한 번쯤 천하 제일인으로 우뚝 서보고 싶기도 했다. 착실하게 준비하여 왕이나 왕족, 고위 귀족들마저 눈치를 보는 권력자가 되어 천하를 오시하고 싶었는데 한순간에 이상한 자들이 나타나서 물거품을 만들고 말았다.
‘세력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강해지고 싶지만 그럴 자신이 없어 수족을 만들었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다. 하오문의 당주도 초절정은 되었는데 이제 갓 절정의 완숙 지경이니.’
집행위원들은 기재라고 할 자들을 골라서 수련을 시켰지만, 고작 엑스퍼트 상급에 불과했다. 그나마 기사단장인 요크만이 절정의 끝자락인 엑스퍼트 최상급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일단 왕도에 사람을 보내어서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정도는 대부분의 영지에서 하는 일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해도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 그리고 정보 길드와 도둑 길드에 엔리케 영지와 마탑에 관련된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해. 초인의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니.”
“알겠습니다.”
‘그 늙은이는 자신의 뒤를 맡길 제자를 만들었을 수도 있어. 그 대상이 엔리케 영지의 소 영주일 수도 있어. 나와 달리 온갖 재주가 있기에 강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어. 단약을 만들었다면, 그러고 보니 마력포션이라는 것을 만들었다고 했지. 분명 단약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나소드 최상급이라는 것은 위장일 것이다.’
그도 환생한 이후에 열일곱 살에 절정의 경지에 들었다. 무재가 없는 그가 그런 경지에 올랐다면 충분히 그런 경지에 올랐다고 봐야 했다. 환마의 제자라면 절정의 완숙 지경, 엑스퍼트 상급은 되었을 것이고 내공을 갈무리하여 경지를 속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제자라면 이해가 되지. 마탑의 탑 주 정도면 수족으로 만들어서 부리기 딱 좋을 것이니 그렇게 했을 수 있어. 총관과 소문 주라면 이해가 되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조사를 시키고 싶었지만, 주변에 가는 순간 들킬 것이니 걱정이었다. 그들이 맘먹고 조사를 하면 자신이 구축한 세력이 드러날 위험이 컸다.
‘이미 드러난 상황일 수도 있지. 차라리 찾아가서 배회하는 것이 나을까? 배신한 것이 아니라 제갈수문의 계략에 당했다고 이실직고를 하고 용서를 받는 것이 낫지 않을까?’
사부인 환마는 살생을 주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충분히 살핀 연후에 손을 썼다. 분명 환마라면 자신을 제압하여 충분히 심문한 연후에 처리할 것 같았다.
‘나 죽었다고 납작 엎드리면서 용서를 빈다면 용서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이곳에 하오문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불안한 레오닐 클로란은 그런 생각마저 했다.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면 다른 자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에 신중할 필요도 있었다. 이반은 매일 비슷한 일정을 보내었다. 단지 야간에 헤매고 다니는 것은 상당히 줄였다. 신혼에 신부를 독수공방하도록 하는 것은 좋지 못하기에 가급적 자제했다.
하지만 이틀에 한 번 정도는 밖으로 나갔다. 음양환락공을 알고 있는 이반이었다. 원래는 사도의 방중술이었지만 각종 무공에 조예가 깊은 환마는 그것을 몸에 좋은 양생술로 바꾸었다. 그렇기에 음양교합을 할 때 엘리자벳을 압도했다.
‘굳이 색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 음욕이 지나치면 자신의 몸을 해치고 상대마저 해롭게 한다. 적절한 것이 최선이다.’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을 자는 엘리자벳을 덮어주고 밖으로 나갔다. 혹시라도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없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당부를 한 상황이었다. 밤에 나가서 필요한 것을 살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반은 모처럼 파타칸 왕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당도하자 아직 파타칸 왕국은 초저녁이었다. 해가 서쪽으로 지는데 그곳은 서너 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해가 짧은 겨울이 아니라면 아직도 밝을 시간이었다. 이반은 천천히 레젠만을 비롯한 우내사존의 환생자들을 살폈다. 그들은 자신의 휘하를 조련하는 데 공을 들이면서 무공수련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었다.
“매화칠절검과 태극혜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어떨까 하네. 전생의 경지를 넘어 벽을 하나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 넷이 덤벼야 겨우 양패구상, 동귀어진할 것이라 보네. 다시 벽을 하나 더 넘어야 갈 것 같은데 어떤가?”
무사카의 말에 알레시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성질이 다른 두 검술을 하나로 통합하기는 쉽지 않았다. 심법과 검술에 담긴 오의가 완전히 다른 두 무공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대종사라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내가 알기에 화산만 해도 매화 일맥, 태을 일맥, 소요 일맥으로 세 개의 무맥이 공존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것은 각 무맥마다 독특한 오의가 있기에 통합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5백 년간 불가능한 일인데 과연 화산과 무당의 무공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 차라리 자신이 아는 무공을 보다 완벽히 터득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알레시안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초식을 하나 변형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달랐다.
“나는 차라리 태극권에서 시작하여 면장과 십단금으로 이어지는 무당의 무공을 다시 한번 살피려고 하네. 검으로 극의에 이르렀지만, 무당의 또 다른 무공인 권법은 도외시한 면도 있으니.”
“그러면 나는 육합권과 육합검으로부터 시작하여 매화의 무공을 살펴야겠군. 거기에 소요 일맥이나 태을 일맥의 무공도 다시 한번 살피고?”
“나는 무당의 무공에서 이제는 익힐 것이 없을 때, 자네는 화산의 무공에서 이제는 익힐 것이 없을 때 서로의 무공을 살피도록 하세.”
알레시안의 말에 무사카도 동의를 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알레시안은 눈빛으로 뭐가 불만인지 물었다.
“그렇다면 환마는 어떤 것인가? 우리와 근본이 다른가? 그자는 각파의 각종 무공을 능수능란하게 사용을 하는데 자질부터 다른 것인가? 우리와 격이 다른 것인가?”
그들이 벽을 넘으려고 이렇게 고생하면서 궁리하는 것은 환마를 뛰어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환마는 각 문파의 무공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그자는 예외로 쳐야 하겠지만 한편으로 그자가 터득한 것은 각 무공의 진정한 오의는 아니지. 내가 보기에 그자는 자신의 진정한 오의를 감추고 겉으로 각 무공의 오의를 변환하여 표출한다고 보네. 그자의 별호가 환마일세. 환幻, 그건 화산도 추구하는 것이지 않은가? 변화일세. 그자는 각 문파의 오의마저 변환하여 전개할 수 있는 환幻의 극의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 싶네.”
“그렇다면 결국 그의 환이라는 오의가 나나 자네의 깨달음보다 더 높다는 말인가?”
“그러하네. 그자는 무공을 익힐 때부터 남의 무공을 모방했고 그들이 다른 문파에서 훔쳐 온 비급으로 무공을 터득했네. 거기다 실력이 오르자 다른 문파에 침투하여 비급을 훔쳐서 무턱대고 익혔지. 그자는 체계를 세우고 무공을 익힌 것이 아니라 무작정 익히고 본 것일세. 그러다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절정이 되고 초절정이 되고 화경에 이르는 것일세. 우리와는 수련 방식이 달라. 그런데 우리가 지금 그자의 방식으로 익히는 것은 의미가 없네. 길이 다른 것이야.”
“요사이 진전이 없으니 급했나 보네.”
“심마에 들지 않도록 주의하게. 그보다 뭔가 기류가 달라진 것 같군. 설마?”
그러면서 알레시안이 주변을 둘러보면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한 곳을 살폈다 웅장한 무사카의 중앙 대전의 천장 한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역시 무공은 무당의 청학이라더니 가장 낫군.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설명하는 통에 깜짝 놀라 평정심이 흔들렸는데 그 미묘한 차이를 간파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