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47
27. 사교계 진출 (1)
스타치온은 왕도로 복귀한 이후에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물론 이반의 결혼식을 할 때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번거로운 일도 있었지만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에 본가의 기사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5군단장인 에쉬턴 백작이 부대로 방문하여 자신의 기사로 있던 자가 어세신인 것에 대하여 사죄를 했다. 어세신이 잠입한 것이지만 가문의 기사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어세신이 오래전에 잠입한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런 사정을 아는데 굳이 탓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스타치온은 에쉬턴 백작과 척질 필요는 없기에 달리 문제로 삼지 않았다.
“그들의 수장인 그렉 남작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윗선도 색출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현재 그렉 남작은 블랙 새도우를 결성하여 귀족을 암살하려고 한 혐의로 수감이 되어 있었다. 그의 죄를 조사하는 중이지만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상당히 컸다. 물론 타협하여 감형하더라도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배후를 색출한다고 해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 끝입니다. 쿠베르 백작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에스테반의 영주 대리에서 물러난 상황입니다. 그 이상 책임을 물으려고 하다가는 역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스타치온도 이반을 해치려고 한 행위는 용납이 되지 않지만, 그 정도에서 그치기로 했다. 더 하려고 하면 미움만 받으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만 득을 보는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쿠베르는 왕족이기에 그에게 죄를 물으려고 하다가 왕실과 척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유리스 공작님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서 그간 그들이 저지른 일까지 단죄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에쉬턴 백작이 방문한 것은 단순히 사죄만 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의 일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사자인 엔리케 가문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그들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청하면서 재상파가 차지한 권리를 빼앗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의 처리에 관해서는 마탑에 일임한 상황이고 마탑에서 나선 덕분에 큰 피해를 보지 않고 종결이 된 상황이라 지금의 처분에 달리 이의를 제기할 입장은 아닙니다.”
스타치온이나 이반, 크로나 가문은 암살대상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처벌에 이의를 제기할 정도로 피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마탑에 처분을 위임하고 뒤로 빠져도 귀족의 체면이 깎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바라는 대로 앞장을 서서 날뛸 이유는 없었다.
“제 생각에는 마탑과 별개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마스터라면 군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마탑보다 군부의 감찰단에서 처리하는 것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 봅니다. 죄인들이 저항하면 군이 토벌할 수도 있고요.”
에쉬턴 백작은 스타치온이 나설 생각이 없다고 하자 사건의 처리를 군 감찰단에서 맡도록 하자는 의견을 냈다. 아마도 유리스 공작의 애초에 원하는 것이 그 사건의 관할권 같았다. 그래서 애쉬턴 백작을 보낸 것이기도 했다.
“이미 사건의 진상도 밝혀졌고 관련자들마저 색출을 한 마당에 굳이 군 감찰단이 나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달리 조사할 것이 있다면 별도의 조사를 진행하면 될 것이라 봅니다.”
스타치온은 굳이 그들에게 동조할 필요가 없기에 거절했다. 그것은 마탑이나 엔리케 영지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었다. 달리 더 바랄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엘리자벳은 엔리케 영지에 당도하여 검술을 새로 배우고 있었다. 크로나 영지에서 익힌 검술은 중급검법이고 엔리케 영지의 검술은 상급검법이니 바꾸는 것이 당연하지만 익혀야 하는 검법은 엔리케 검법이 아닌 새로운 검법이었다.
“엔리케 검법은 두 가지 문제가 있어. 하나는 검법이 남자와 상성이 잘 맞아. 다른 한 가지는 엔리케 일족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어. 이 두 가지 이유로 엔리케 검법을 익히는 것은 부적절해. 그러니 엔리케 검법을 변경한 엔리케 레이디 검법을 익혀야 해. 다른 가문에서 온 여자들이 익혀도 문제가 없을 거야.”
“알았어요. 크로나 검법하고 차이가 있어요?”
“크로나 검법이나 엔리케 검법이나 유사한 면이 있어. 다 같은 북방의 검법이고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적당한 검법이지. 힘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하지만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라. 엔리케 검법은 마지막에 힘을 거두어들이면서 검을 멈추는데 크로나 검법은 오히려 발산하지.”
이반은 두 번 정도 칼질을 했다. 그런 움직임을 보던 엘리자벳은 그 차이를 바로 알아차렸다.
“엔리케 검법은 항상 힘의 여유를 두고 있지. 그렇기에 방향의 전환이 빠르고 전개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덜 가는 편이야. 하지만 북방검법 특유의 힘에 기반한 것은 마찬가지라 여자에게는 다소 무리한 검법이지.”
그러면서 엘리자벳이 익혀야 할 검법의 초식을 전개하면서 마나의 운용에 대하여 설명을 해나갔다. 엘리자벳은 기존에 이룩한 마나 코어를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어머니가 한 번 제대로 보여줘 봐요.”
이반은 한쪽에서 검을 수련하고 있는 엔젤라에게 시범을 보이라고 했다. 물론 마나를 운용하여 오러까지 사용하도록 했다.
“엔리케 검술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훨씬 날렵한 것 같아요. 힘을 줄이는 대신에 속도와 변화를 더 중시한 것 같아요.”
“맞아. 하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힘도 중시해야 해. 새로운 검술을 다 익힐 때까지 마나의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아. 마나소드 상급 정도에서 시작이 될 거야.”
마나소드 최상급이지만 검술을 바꾸면 마나의 손실이 불가피했다. 물론 처음 수련하는 것보다 빠르게 복구가 되었다. 기존의 마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체내에 잔류했다가 새로운 마나 로드에 흡수가 되었다.
“대략 두 달 정도 지나면 예전의 마나를 복구할 수가 있을 거야. 그러니 너무 아까워하지 않아도 될 거야.”
경험자인 엔젤라가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어머니랑 같이 수련을 해. 내가 매일 봐줄 수 없으니 하다가 막히면 어머니나 할머니에게 물어봐.”
엘리자벳은 엔젤라와 캐서린이 검술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 다소 생소했다. 친정어머니나 할머니는 검술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 엘리자벳이 검술을 익히는 것도 잘 이해를 못 했다. 하지만 둘 다 엑스퍼트 검사이고 자신과 달리 훨씬 강력한 것을 보자 놀라고 있었다.
“나는 정령 친화력이 없는 거니?”
엔젤라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었다. 엘리자벳이 정령을 계약하고 그 사실을 말해도 되는지 물어 알려도 된다고 했다.
“보통 정령 친화력은 스무 살 안팎에서 사라지고 말아요. 나이가 스물셋 정도 되면 대부분 사라지고 말아요. 그 전에 검사를 하고 계약을 해야죠. 나나 엘리자벳의 나이 정도가 가장 정령 친화력이 왕성할 때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정령 친화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엘리자벳이 특별한 것이죠.”
이반은 그 정도만 언급했다. 엘리자벳이 계약한 정령은 하급 정령인 운디네이기에 당장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그저 속성을 다루고 물과 연관이 된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부러운 것이기도 했다.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엑스퍼트이기에 정령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엘리자벳에게 그 형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들은 상황이었다.
테인즈 백작은 50회 생일을 맞이하여 연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굳이 생일을 맞아 거창한 연회를 개최할 필요는 없지만 요사이 위축된 재상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성대하게 치르기로 했다. 물론 이런 결정에는 재상파 고위 귀족의 의견도 반영이 된 면도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등용된 군의 고위 간부들도 초대합시다. 전투대장들까지 초청했으면 합니다. 절반가량은 유리스 공작의 사람이지만 절반 정도는 아직 거취를 정하지 않은 자들도 많으니 전부 초청했으면 합니다. 그 자리에 태자 전하를 모시고 나도 참석할 것이니 말입니다.”
헬싱키 공작은 태자인 이그니마를 지지하는 상황이고 유리스 공작은 파츨리아 왕자를 지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원래는 둘 다 태자인 이그니마를 지지했지만, 헬싱키 공작이 독주하면서 유리스 공작이 중립으로 돌아섰고 최근에는 유리스 공작이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암묵적으로 파츨리아 왕자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왕도에 있는 중립파나 마탑과 가까운 귀족들을 많이 초대했으면 합니다. 그들을 소홀히 하다가 우리를 외면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헬싱키 공작의 요청에 테인즈 백작은 애초의 계획보다 배는 규모를 키워서 손님을 초청했다. 초대한 사람 중에 절반 가까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 참여한다는 답신을 보내왔고 성대하게 준비했다.
“몇 사람에게 다시 한번 초청했으면 한다. 여기 체크한 사람은 답신을 보내지 않은 사람 중에 꼭 참석했으면 하는 사람인데 네가 직접 방문하여 확답을 받았으면 한다.”
테인즈 백작은 중립파로 분류가 된 몇 사람이 답신을 보내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장남인 케로스에게 직접 방문하여 초대하라고 지시했다.
“굳이 4군단장인 스타치온 엔리케 백작을 초대해야 합니까? 적당히 타협했지만 이번에 벌어진 일로 인해 앙금이 가시지 않았을 것인데 말입니다. 애쉬턴 백작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더구나 유리스 공작과 가깝게 지내는 상황인데요.”
“정파를 따져서 초대한 것이 아니다. 나는 유카리스 행정청장으로 초대를 하는 것이니 일단 가서 초대하고 최소한 직계 혈족이라도 참석하도록 만들어라.”
테인즈 백작의 장남인 케로스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대답을 보내지 않은 자들을 방문하여 재차 연회에 초대했다. 정치적인 자리가 부담스러운 군단장들은 케로스의 면전에서 거절하지 못하고 참석을 약속하거나 직계 혈족을 대신 보낸다고 했다.
가장 중점을 둔 엔리케 백작 스타치온과 애쉬턴 백작은 둘 다 직접 참여하지 않고 혈족을 보내기로 했다. 마침 연회가 열리는 시점에 이반이 왕도에 당도하는 시점이었다. 이반을 비롯한 엔리케 일가는 캐서린을 따라서 왕도 유카리스에 왔다. 내성에 있는 저택으로 갔다. 저택의 한쪽에 있는 이반의 전용공간으로 엘리자벳과 갔다.
“이 저택은 마스터가 되면서 배정받은 것으로 나중에 다시 왕실에 반납해야 해.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받은 것은 이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어.”
마스터가 되면 엄청난 재물을 받는다는 소문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받는 것은 많지 않았다. 나머지는 명예나 부가적으로 획득하는 권력을 통해서 얻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각종 인허가를 받는 것이 용이한 것도 마스터의 특권이었다.
“할머니는 언제까지 여기에 계시는 거예요?”
“할아버지가 군단장을 그만두고 돌아오실 때까지 계실 것인데 굳이 오랫동안 군에 있을 필요는 없으니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기간이 끝나면 물러나시겠지.”
의무복무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바로 물러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유리스 공작과 가까운 것은 아니니 굳이 껄끄러운 스타치온을 잡을지는 의문이었다.
“귀족일지라도 내성 안에 저택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죠?”
“어려운 것도 있지만 유지비용이 영지의 한 해 수입의 절반 정도가 되는데 굳이 갖고 있을 필요도 없지. 실제로 진짜 부자는 외성 밖에 저택을 두고 있어. 외성이건 내성이건 출입하려면 귀찮은 면도 있으니. 영지 귀족도 고위 귀족이 아니면 왕도에 있을 이유도 없고. 사실 중앙군 대부분은 외성 밖에 있잖아.”
외성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려면 절차가 까다로운 면도 있고 출입 기록이 남아 있기에 그리 좋은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외성이건 내성이건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상주할 수 있는 기사나 병사의 숫자도 제한이 있었고 상주하는 자가 문제를 일으키면 강한 처벌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면도 있겠군요. 여기서는 외부로 나가는 것이 어렵죠?”
“나야 그리 문제 될 것은 없지. 어려운 것은 없어.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능한 면도 있고. 뭐가 궁금해?”
“혼자만 가능해요? 다른 사람은 같이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죠? 나는 같이 못 가죠?”
“가능해. 3~4명 정도는 같이 움직일 수가 있어. 몬스터로 실험을 해보니 오크 기준으로 셋까지 함께 텔레포트가 가능해. 물론 동행하는 인원이 있으면 이동 거리가 상당히 줄어들지만.”
“그러면 할머니와 어머니, 저까지 데리고 이동할 수 있군요.”
“오크는 마법 저항력이 높아 사람보다 어려워. 사람은 더 많이 가능할 거야. 할아버지까지 동행해도 이동이 가능할 거야. 더구나 실험할 때보다 수준이 더 높아졌으니 충분해. 필요하다면 가족들 정도는 다 데리고 도피할 수 있어.”
“왕궁이나 내성은 마나 왜곡이 펼쳐져 있어 마법의 사용이 쉽지 않다던데요. 그래도 가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