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5
3. 엔리케 영지에서 (5)
“일이 많아 마법을 익힐 시간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런 일도 이제 익숙해서 한 시간이면 다 처리가 가능합니다. 긴급한 통신이 있지만, 그것도 가끔이고요. 공문서라는 것이 내용만 조금 다르지, 형식이 정해져 있으니 말입니다.”
“출장소에 나가 있는 마법사들의 수준은 어떻습니까?”
“처음 들어오면 2서클 정도이고 시간이 흐르면 다들 3서클이 됩니다. 그러다가 연차가 쌓이면 이곳으로 옮겨올 것입니다. 저도 여기서는 이제 3년 차에 불과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네 곳에서 근무하다가 전임자가 퇴직하면 로컨으로 옮겨 온다고 설명했다. 아니면 스스로 한적한 출장소에 내려가기를 원해 교체하는 때도 있었다.
“마법에 관해 공부해야 할 것 같은데 참고할 서적은 없는지요. 수학은 그룬힐트 영지에 있을 때 배웠습니다.”
“기사들도 마법에 대해 알아두면 좋지요. 사실 항마력이 있기에 하급 마법을 그리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법에 대해 알면 좋죠. 그리스(grease)나 딕(dig) 마법 같은 경우에 항마력이 있어도 대처하기 힘든데 사실 오러를 발현하여 바닥을 한 번 그어주면 마법이 해제됩니다.”
마법이 전투에 사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난 다음에 역시 마법 서를 내밀었다. 마법사마다 마법서가 달랐다. 물론 시중에 유통되는 마법사는 몇 가지 없기에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대략 무슨 마법이 있는지, 어떤 마법인지 아실 것입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면 물어보시고요.”
그런 마법서는 구하려고 하면 정본은 2골드 이내에서, 필사본은 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4서클 마법까지는 널리 퍼져 있어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단지 마법을 배우려면 마법사에게 교습을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하급 마법사는 그냥 마법을 전개할 능력이 없기에 마법 진과 그것을 그리는 시약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렇기에 마법을 배우려면 돈이 많이 들어 항상 자금 부족에 허덕였다.
이반은 마나소드에 이른 검사가 마법을 익히는 것이 왜 어려운지 연구 중이었다. 그러다가 마법사의 마나 코어인 서클이 심장에 있는 것에 주목했다. 보통 심장에 있다고 하지만 심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단전에 있었다. 그저 심장과 중단전의 위치가 앞뒤로 위치하기에 마나 코어가 심장의 위에 자리한 것으로 보였다.
마법사인 요한과 페렉을 살피고 기사들을 살핀 결과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마나소드에 도달한 검사는 마나가 체내에 다량으로 머무는데 그것은 마나가 중단전에 유입하는 것을 방해했다. 일종의 항마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서클을 만들지 못했다. 또한 서클을 형성하면 체내에 마나가 들어오면 바로 서클의 통제에 들어가기에 서클 이외의 부위에 마나가 머물지를 못했다. 그러니 서클을 만들면 아무리 단련해도 마나가 서클로 가고 말았다.
마나가 마나 코어인 서클로 가기에 신체에 마나 결핍이 발생하여 마법을 사용하여 강제로 마나를 보내야 체력이 유지가 되었다. 그렇게 마나를 사용하면 신체의 과부하로 인해 마나 반동이라 칭하는 후유증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무공을 익혀 단전을 형성하면 마검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서클을 형성하면 가능할지 불분명했다.
‘내가 마법을 익히는 방법은 현천신공으로 중단전을 개방하는 것인데. 가능할지 모르겠군. 아니면 단전을 코어로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무공을 익힌 사람일지라도 중단전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보통 무공을 익히는 것은 하단전을 중심으로 하여 경혈에 내기를 순환시키는 것인데 당장은 중단전에 기운을 보낼 방도가 없었다.
보편적인 방법은 하단전을 충분히 채워 초절정에 이른 상태에서 깨달음을 얻어 중단전을 개방하는 것이니 흔히 말하는 조화 지경, 화경에 이르는 것이 방법이었다. 그러면 중단전을 개방할 수가 있고 그로 인해 이형 환위나 어검술, 심검 같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특이한 방법이 한 가지 더 있으니 선천 지기를 이용하는 기공을 익히는 것이었다. 바로 현천신공이 그런 무공 중의 하나였다. 물론 선천 지기도 하단전을 중심으로 한 곳에 충분한 기운이 쌓여야 하지만 선천 지기는 세 단전을 통하는 경혈을 이용하여 자연적으로 순환하고 있기에 개방이 훨씬 용이했다.
설사 개방하지 않아도 선천 지기를 이용하여 중단전의 기운을 움직일 수 있었다. 이것은 편법이지만 이미 화경에 도달하여 중단전을 개방했던 경험이 있는 환마이기에 사용이 가능했다. 전생의 환마라면 사실 불가능했지만, 이반은 가능했다.
하지만 그것도 사실 반쪽짜리 해결책에 불과했다. 마나 코어인 서클은 형성할 수 있지만, 그 기운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중단전에 서클을 형성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쩌면 하단전의 기운마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현천신공은 일반적인 내가 진기와 선천 지기를 동시에 운용하지만 사실상 두 가지 기운을 분리하여 운용했다. 두 기운이 흐르는 경혈이 사실 달랐고 단전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공존했다. 일반 내가 기공이 주라면 선천 지기를 일종의 덤이었다.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선천 지기를 더 사용할 수 있기에 유리한 점도 있지만 불리한 면도 있었다. 바로 기운을 정순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기운의 성장을 방해했다. 몸에 좋지 않은 기운을 쫓아낸다고 할 정도로 사기와 공존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에 비해 공력을 쌓는 속도가 다소 느렸다. 이런 단점이 있지만, 장점도 있었다. 바로 정순한 내공을 가지게 만들고 중단전을 개발하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 선천 지기는 미세한 틈을 따라 중단전을 거쳐 상단전까지 순환하기에 상승 지경으로 오르는데 용이했다.
‘더구나 중단전에 서클이 존재하면 향후 선전지기의 순환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선천 지기로 서클을 만들면 일반 진기와 다르게 외부와 교통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가능할지 모르겠군.’
당장 급한 것은 아니기에 실제 마법을 익히는 것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엔리케 남작과 이반은 론도에 있는 도미니크의 장원에 갔다. 물론 그 행렬에는 영지의 세무관으로 근무하다가 은퇴했던 후안이라는 인물도 동행하고 있었다. 영지의 세무관으로 있다가 은퇴를 했지만 청렴한 성품 때문에 그리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반은 여러 사람이 추천되었지만 가장 적합한 것 같아 그를 선택했다.
한편으로 음모를 획책하는 도미니크 때문에 영지의 모든 인사에 대한 감시가 이루어지기에 비리를 저지르기 쉽지 않았다. 더구나 세 아들을 두고 있는데 그들의 능력이 그리 뛰어난 것은 아니어서 막내아들만 겨우 영지의 서기로 근무했고 두 아들은 집에서 농사를 짓는 실정이었다.
나이는 이제 50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정한 편이라서 그에게 장원의 관리를 맡기기로 했다. 물론 영지 서기인 막내아들을 제외하고 두 아들네 식솔들도 동행하고 있었다. 두 아들도 성품은 깨끗한 편이라 아버지가 세무관이지만 그것을 이용하여 이득을 바라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런 자들이라 힘들게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 장원에서 보물찾기한다니. 여기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이냐? 설마 도미니크가 숨겨놓고 갔다는 말이냐?”
이반이 장원에 당도하여 꺼낸 말에 스타치온은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장원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저번에는 언급할 상황이 아니기에 일단 뒤로 미루었지만, 장원 곳곳에 비밀공간이 있습니다. 심지어 정원에도 그런 공간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장원 곳곳에 다니면서 숨겨진 공간을 찾아냈다. 그럴 때마다 값나가는 물건들이 나타났다. 아주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평민이라면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을 것들이었다. 무기도 있었고 각종 생활용품이나 심지어 값비싼 곡물도 있었다.
“책도 꽤 있네요. 서재에 책장만 있어 다 가지고 갔나 했는데 여기에 다락방이 있습니다.”
서재에는 다락방으로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었다. 책장으로 통로를 교묘하게 감추었고 책장을 치워도 쉽게 알기 어려웠다. 그곳에 도달하니 거의 500권에 달하는 책이 있었다. 보지 못했던 책도 절반은 되는 것 같았다.
“이건 영주관으로 가져가서 읽어봐야겠군요. 물론 제가 봤던 책은 제외하고요.”
그렇게 말하고 직접 시간을 내서 분류하기도 했다. 그 장원 곳곳에는 숨겨진 공간이 많았고 그런 곳마다 뭔가 쓸 만한 것이 숨겨져 있었다. 심지어 여자들의 속옷부터 각종 장신구까지 숨겨져 있기도 했다.
“여기가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정원 한쪽에 있는 조경석을 하나 움직였다. 그러자 장원이 무너지는 것 같은 진동이 발생하면서 땅이 갈라졌고 계단이 하나 나타났다. 실제로 땅이 진동한 것이 아니라 마법 진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에 불과했다.
“정원 전체에 일루전 마법 진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누구도 여기에 이런 설비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더구나 족히 5서클 마법 진은 되기에 저서클의 마법사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반이 앞장서서 계단을 내려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상자들이 꽤 가득 쌓여 있었다. 아마도 도미니크 일가가 모은 재산인 것 같았다.
“가져가지 않고 여기에 둔 것은 흑마법사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겠군. 가져갔더라도 이것들을 뺏기고 말았을 것이니.”
“악당들은 서로 믿지를 못해 상잔하는 습성이 있으니 그럴 것입니다. 궁지에 몰리면 자신만 살겠다고 도망갈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동업자를 배신하고 재산만 챙기죠.”
그런 상황은 하오문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같이 도둑질을 하고서 포청에 신고하는 것이 다반사였고 사기꾼이 공범에게 사기를 치고 혼자 재산을 가지고 튀었다. 후안과 아들들은 병사와 일꾼을 지휘하여 재물을 정리하면서 장부에 기록하고 있었다. 덩그마니 장원만 있어 당장 운영할 자금이 없었는데 이런 자금이 생기자 반색했다.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드리원 영지의 서쪽으로 도주했다고 한다. 서쪽 끝에 있는 케록이라는 곳에서 한 달 전에 500여 명의 인원이 빠져나갔다고 하더구나. 물론 무리를 짓는 것이 아니라 30~50여 명씩 상단으로 위장을 해서 말이다. 세파렌 자작령에서는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어 그냥 철수하라고 지시를 했다.”
“위장이 아닐까요? 이 시점에 그런 사실이 드러난 것이 수상합니다. 그 정도로 허술하게 도주했다면 한 달 전에 밝혀져야 했죠. 흑마법사라면 마법을 이용하여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드러난 것 자체가 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파렌 자작령은 엔리케 영지와는 별로 교류가 없는 영지라서 협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기사나 병사들이 수색하기 어려웠다.
“이스턴 주의 행정청에 추살령을 접수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달리 어떤 조치가 없습니까? 더구나 흑마법사들까지 연관이 된 중요한 사건인데요.”
“크루밀의 견본품 까지 있는 상황이라 이미 추살령이 왕국 전체에 발령이 되었고 흑마법사들이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공문까지 발송이 되었다. 하지만 드루원 영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혹시 결계를 치고 어딘가에 은신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흔적을 찾지 못할 이유가 없죠. 아니라면 사전에 어딘가에 은신처를 마련해 놓았을 수도 있고요.”
영지와 영지 사이에 공식적인 통로가 있지만, 한편으로 알려지지 않은 통로도 많았다. 그런 곳으로 이동을 했다면 찾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 정도 금괴와 은괴, 마정석이라면 우리 영지에서 1년 동안 걷는 세금에 필적하는 것 같다. 100년간 모은 재산이니 그 정도인 것은 당연하지만. 하지만 이 정도 많은 금괴와 은괴라니 몰래 광산을 개발한 것인지 모르겠다.”
엔리케 남작이 은괴와 금괴의 출처에 대하여 그런 식으로 추정을 했다. 보통 왕국에서 유통되는 은화나 금화로 보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