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50
27. 사교계 진출 (4)
“그럴 정도로 무모한 자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알아서 잘 협조하고 있습니다. 하젠의 조직이 알아서 사람을 보냅니다.”
“혹시라도 일하는 자들이 패거리를 지어 위력을 행사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에스테반에서 그런 문제가 생겼다면서요?”
“잘 처리가 되었습니다. 근본도 없는 자가 설친 것이라 쉽게 제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배후가 없는지 조사 중입니다. 만일에 배후가 밝혀진다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
호른 마법사는 마법사이지만 억센 뱃사람들을 상대한 경험이 있기에 암흑가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다. 뱃사람의 절반 정도는 암흑가의 인물이나 다를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오전에 레우스 호수에 가서 공사하는 것을 살펴본 이후에 저택으로 돌아온 이반은 엘리자벳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낮에 스타치온은 군영으로 출근을 했고 여자들은 집안의 세간을 정리하고 있었다. 스타치온이 거주하고 있지만 세심하게 정돈을 한 것은 아니었기에 여기저기 손을 봤다고 했다.
“손님이 왔습니다.”
헤롯 총관이 와서 이반에게 손님의 내방을 알렸다. 헤롯 총관의 일가도 이번에 유카리스에 머물기로 했다. 영주관에서는 헤롯 총관을 대신하여 부총관이 총관을 맡고 이반의 수행원이던 그로센이 부총관을 맡을 예정이었다.
“누구라고 합니까? 할아버지 손님입니까?”
“8 왕자인 그로운 왕자님입니다. 백작님이 아닌 소 영주님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8 왕자란 말에 이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1 왕자부터 3 왕자까지 모두 다 왕후의 소생이고 4 왕자부터 9 왕자까지는 왕비들의 소생이었다. 왕은 1후3 비를 두고 있는데 그들의 소생만 왕자로 인정을 하고 나머지 후궁의 자식은 서 왕자로 정식 왕자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서 왕자들은 나중에 자작이나 남작이 되었다. 그래도 왕족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8 왕자인 그로운은 위니아 왕비의 소생으로 외가가 그렘 자작가로 알려져 있었다. 왕실은 대 제후인 백작 이상의 고위 귀족 가문과 혼례를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외척이 발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그런 규정을 적용했다.
“찾아온 손님을 박대할 수는 없는 일이니 일단 응접실로 모시도록 하십시오.”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응접실로 나갔다. 자신을 왜 찾아왔는지 궁금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귀찮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전부였다.
“어서 오십시오. 이반 엔리케입니다.”
왕실의 예법은 복잡하지만, 왕궁이 아니니 상급 귀족을 맞는 예법이면 족했다. 설사 왕궁이라 할지라도 국왕이 아닌 왕족은 왕족에 대한 예의만 갖추면 되었다.
“불쑥 찾아와서 송구합니다. 사적으로 부탁을 드릴 일이 있어 이렇게 찾아온 것입니다.”
이반은 일단 응접실로 안내하여 상석을 권했고 그로운은 상석이 아닌 자리에 자리를 잡았고 이반도 같이 마주 보는 자리에 있었다.
“사적으로 부탁을 하는 것이니 들어주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왕족은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특히 왕자의 경우에는 그런 제약이 훨씬 심합니다. 영주 대리로 나가지도 못하고 외가의 인물들과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왕실 예규에 그런 규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규정 속에서 그나마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 그 하나가 왕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별장을 마련하여 이주하는 것입니다. 물론 왕위계승을 포기해야 하고 다른 왕족의 왕위계승을 도울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왕도에 오는 것도 칙령을 받아야 가능합니다. 이런 제약은 차기 국왕이 정해진 이후에야 해제가 됩니다.”
그런 행위는 자신을 유폐하는 행위이고 왕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행위였다. 하지만 굳이 왕위계승에 뜻이 없는데 왕자라는 이유로 골육상쟁을 벌이는 행위를 방지하는 효과가 컸다.
“하지만 우리 영지는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영주이신 할아버지가 중앙군 4군단 군단장입니다. 그것이 결격사유임을 아실 것입니다.”
그가 영지에 별장을 짓고 스스로 유배 생활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런 문제가 있었다. 스타치온이 그의 후견인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 위험이 있기에 그 자체로 문제였다.
“그럴 위험이 존재하지만 그건 마탑 별원이 있기에 문제는 아닙니다. 왕도를 떠난 자들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것은 마탑에서 관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왕실의 근위기사단은 쟁탈전에서 중립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탑 별원이 있기에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마탑 별원 주변에 별장을 만든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사전에 마탑 별원으로 사람을 보내 그 지역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겨울이 추운 것이 다소 문제이지만 경관이 수려하고 한적하여 최적의 장소인 것 같습니다.”
이반은 이미 결정을 하고 통보를 하는 것 같아 꺼림칙했지만, 그가 와 있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였다. 물론 자신이 운신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 문제는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궁내부에서 엔리케 백작님에게 정식으로 요청을 할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영지를 관리하는 이반 소 영주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려는 것입니다. 거부하면 없던 일이 되고 새로운 곳을 물색해야 하니까요.”
이반이 반대하면 스타치온도 반대할 것이니 각개격파로 나서서 설득하려는 것 같았다. 아마도 궁내부가 나선다고 하지만 왕비의 대리인이 나서는 것 같았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니 아예 몸을 피하려는 것인가? 4 왕자 이하의 모든 왕자가 다 왕도를 떠나는 것인가?’
“알겠습니다. 마탑에서 관장하는 일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요.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이반은 반대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동의했다. 나중에 유칼라드 공국의 영주 대리가 되었을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물론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 하는 것으로 더 확고하게 중립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반은 스타치온에게 8 왕자가 망명을 신청하려는 것에 대하여 언급했다. 스타치온도 그런 내용을 전달받았는지 고심을 하고 있었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마탑에서는 뭐라고 하더냐?”
“할아버지와 논의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아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마탑에서도 통보를 받았겠지만요.”
“솔직히 말해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하지만 거절하는 것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른 목적을 가진 행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의심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 것까지 따질 수밖에 없었다.
“영지 개발계획과 연결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왕자들이 영지에 오면서 호위 목적으로 군사를 데리고 올 것이고 혹시라도 그들이 이상한 짓을 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왕자에게 불상사가 생기면 영지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고요.”
“그렇다. 둘 다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냥 거부하는 것이 깨끗할 수가 있다. 받아들이는 것은 이득은 별로 없고 실만 있을 수 있다.”
“그건 그렇지만 거부를 하면 왕족들과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왕권경쟁을 포기한 왕족을 외면하는 것은 모양새가 나쁩니다. 왕족들 대부분은 그런 왕자들 후예들인데.”
“그러니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일단 네가 마탑과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런데 궁내부에서 누가 나왔습니까?”
“왕비 궁의 시종장이 왕비님의 친서를 들고 왔더구나. 일단 나도 결정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마탑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영지에 득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아무리 왕권경쟁을 포기했어도 왕자는 왕자였다. 그러니 경제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이후에 중앙의 귀족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연줄이 될 수도 있었다.
“차라리 우리 영지가 아닌 크로나 영지는 어떨까요?”
“우리 영지가 물망에 올랐는데 크로나 영지에 떠넘기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 네 처가이지만 엄연히 다른 영지이고.”
“그렇기는 하지만 처남의 말을 들어보면 중앙과 연줄을 만들었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그들에게 기회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일단 우리 영지로 오는 것이 어려워질 때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하자. 내가 마스터이고 군단장이니 그나마 안전을 보장할 것으로 생각하여 오려는 것 같은데 유리스 공작 쪽에서 반대할 수도 있다. 상황을 지켜보자.”
“알겠습니다. 그런데 내일과 모레, 연회에 참석하라고 초청장이 당도했는데 어떻게 합니까?”
테인즈 백작가의 연회에 참석한 것이 알려져서 그런지 임박한 상황임에도 연회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이 왔다. 둘 다 연회에서 인사를 나눈 청년 귀족들이 여는 연회였다. 이반이 받은 초청장을 제시했다. 초청장에 가문의 문장이 박혀있는 것을 보면 청년 귀족이 주최하지만, 가문에서 여는 연회나 마찬가지였다.
“하나는 내일 여는 연회는 우든 백작가, 모레는 스코필드 후작가인데 이들 가문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
“우든 백작은 마탑의 장로인 것으로 압니다. 아들이 셋 있는데 둘은 마법사이고 하나는 국무부의 행정관으로 일하는 것으로 압니다. 연회를 주최하는 레스턴은 5서클 마법사 에드나의 장남으로 4서클 마법사입니다. 이번에 왕립 마법원의 정식 마법사로 임용이 된 것 같습니다.”
“애들을 시켜서 조사한 것이냐?”
스타치온도 베일리나 헤른이 왕도에 와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란델 상단과 연락을 하니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런 것도 있고 연회에서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일단 내일 여는 연회는 참가할까 하는데 문제는 스코필드 후작가의 초청입니다. 약간 미묘한 문제가 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느냐? 스코필드 가문은 왕족 출신이지만 벌써 200년이 지난 일인데. 후작이 된 것도 행정관으로 지내다가 퇴임하면서 얻은 작위인데.”
“헬싱키 공작이 승승장구한 것이 왕실과 왕국의 재정을 확충하여 왕권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그 일을 주도한 것은 스코필드 후작과 그를 따르는 왕국 재정부 관료들입니다. 그렇기에 헬싱키 공작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해상운송사업을 시작하면서 그들의 이권을 침범한 격이니 껄끄러운 관계입니다. 가도 문제이고 가지 않아도 문제입니다. 초청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아닌데 귀찮게 됐습니다.”
“가고 싶지 않은 것이냐? 가기 싫다면 영지에 급한 일이 있다고 내려가면 그만이다.”
“그럴까 했는데 그냥 가려고 합니다. 가서 부딪쳐보죠. 그 자리에 오는 사람을 알아둬서 나쁜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이반은 굳이 피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아 그렇게 말을 했다. 어떻게 보면 기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중하게 처신해라. 귀족 중에 망종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자들이 해코지하려고 나선다고 해서 기분 내키는 대로 하다가 문제를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뭐, 같잖은 작자들이 설치는 것이 거슬릴 수도 있지만.”
“알았습니다. 일을 복잡하게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이반의 말에 스타치온은 걱정스러운 기색이 되었다. 이반이 아무리 주의를 해도 누군가 해코지를 하려고 작정하고 나서면 피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반은 마운기의 환생자를 발견한 이후에 한동안 고심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 배신인지 단순한 실수인지 판단이 쉽지 않았다.
마지막 기억을 본다면 단순한 실수인 것 같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었다. 거기다 나이도 일종의 문제였다. 전생에서는 스승과 제자로 나이 차이가 30살가량 났는데 지금은 거꾸로 마운기의 환생자가 20살 이상 나이가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전생의 스승이라고 나타나는 것도 이상할 수가 있었다. 전생은 전생이고 현재는 현재라고 불복을 하면 상황은 우습게 변할 수가 있었다. 무력으로 진압하면 되지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지 최선은 아니었다.
왕도에 온 다음에 시간을 내서 찾아가서 다시 한번 살핀 결과 집행위원회라고 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암흑가의 인물을 지원하고 있었다. 스스로 집행위원장이라 칭하고 심복인 기사단장을 부위원장으로 만들어서 모든 것을 총괄하게 만들어 두고 있었다.
더구나 모든 조직을 점조직 형태로 만들어서 각 조직의 수장이나 핵심 인물을 집행위원으로 두고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려 추적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보고도 중간에 몇 단계를 거치도록 만들어서 역으로 추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추적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문서를 중간에 필사하도록 했다. 그러니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하오문의 은신술과 위장술을 익히고 복면을 하여 정체를 파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플로리안 상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제법 영지의 재정도 풍부하다. 거기다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글로셜을 대비하여 곡물도 상당량 비축해놓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