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59
30. 새로운 하오문 (2)
“초인이 이반 엔리케라고 하는데 고르도바의 생각은 어떤가?”
“사실일 것입니다. 마탑을 필두로 모든 곳이 엔리케 영지에게 저자세를 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소요사태의 기미가 보이니 영지경비대가 나서 때려잡지 않습니까?”
새로 전용부두와 부대시설을 엔리케 영지에서 차지하자 기존에 일하던 자들이 텃세를 부리려고 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영지경비대가 개입하여 소요사태를 일으킨 자들을 진압했다. 그 사태의 이면에 갈매기파의 행동대장인 니젤이 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최대한 편의를 봐주어라. 왕실에서 운영하는 전용부두만큼 신경을 쓰도록.”
캘로스의 말에 고르도바는 바로 복명을 했지만 니젤은 불만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그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는 무조건 힘으로, 숫자로 우위를 차지하고 그 이후에 협상을 통해 상대의 승복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강자라고 할지라도 알아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굴종이라는 입장이었다. 부하들의 희생이 있더라도 조직의 무서움을 보인 이후에 타협하는 것이 좋다는 태도였다.
“괜히 수작을 부리다가 땅속에서 영원히 쉬거나 바닷물 속에서 고기밥이 될 수가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조심해. 내가 다른 조직들의 수장들과 교류를 하는데 다들 조심하기로 했다. 괜히 심기를 거슬려 떼로 몰살을 당하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
캘로스는 자신이 속한 조직, 집행위원회를 언급할 수 없기에 수장들의 교류라고 둘러대면서 집행위원회에서 내려온 지침을 하달했다. 그도 집행위원회가 엔리케 영지에서 시행하는 해상운송사업을 지원하기로 한 내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글로셜이 심화하면 유민이 많이 발생할 것인데 전처럼 불법적인 노예매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고르도바가 에스테반 영지의 영지 경비대장을 만나 치안유지에 협조하는 방안에 대하여 의논하도록 해라. 빈민구호부터 유민의 수용이나 이주에 관해 이야기하고 수용이 가능한 영지가 있다면 보내도록 해.”
직접 어느 영지라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고르도바는 눈치가 빨랐다. 그렇기에 달리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배를 이용하여 이주하는 것입니까?”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그렇다고 에스테반에서 공짜로 먹을 것을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거지들이 들끓으면 난장판이 되고 만다.”
평소 빈민에 대해서는 동정적인 입장인 캘로스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주를 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하라는 의미임을 모를 수가 없었다. 엘리자벳은 로위나와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이고 있었다. 둘은 체구도 비슷한 편이고 외모마저 비슷해 마치 자매처럼 보이고 있었다. 둘이 사용하는 검술도 상당히 유사했다.
“그만. 둘 다 수고했어. 조금만 더 하면 되겠다.”
일단 둘의 목표는 엑스퍼트가 되는 것이고 둘 다 마나소드 최상급에 이르러 있었다. 한 발만 더 내디디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다.
“둘 다 마무리 훈련을 한 다음 씻고 실내 연무장으로 가서 기다려. 나는 헨리를 살펴본 다음에 조금 있다가 갈 것이니.”
이반은 두 여자의 대련이 끝나자 한쪽에서 훈련을 하는 헨리에게 다가가서 대련을 시작했다. 헨리는 체격이 좋은 편이라 패검에 기반을 둔 쾌검을 익히고 있었다.
“너는 우선 힘을 기반으로 한 검의 운용을 익히도록 할 거야. 그런 다음에 그것이 익숙해지면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수련을 할 거야. 중요한 것은 힘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항상 힘의 여유를 두는 것이야. 힘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 파괴력을 높인다고 하여 전력으로 내지르다 검에 끌려다니는 우를 범하지.”
이반은 말을 마친 후에 극단적으로 내지르다가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용병 중에는 몬스터를 상대하다가 이런 식으로 검술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아. 파괴력은 높아지지만, 난전이 벌어지면 그냥 당하고 말지. 항상 힘의 여유를 두고 검을 거두어들일 여지를 두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허점이 생겨 위태로울 수가 있어.”
이반은 다시 한번 검법을 전개했다. 이번에는 절도가 있었다. 막판에 항상 힘의 여유를 두어 수발이 자유로웠다.
“검술을 익히는 것도 인내심이 필요해. 넌 성격이 조금 급해. 겉으로 보면 느긋한 것 같은데 마음은 여유가 없어.”
“알고 있어. 서두는 것을 느끼니까. 그러면 힘이 들어가고.”
“그건 그렇고 일단 자리에 앉아서 내가 가르쳐 준 호흡을 하면서 마나를 느껴봐.”
날이 춥지만, 한쪽에 있는 좌대에 앉아서 호흡하기 시작했다. 이반은 헨리가 운기조식을 제대로 하는지 기감으로 살폈다.
“이제까지 여섯 개의 마나 로드를 알려주었어. 오늘은 다시 두 개의 마나 로드를 알려줄 것이야. 총 8개의 마나 로드를 익히면 기본적인 방법은 다 익힌 것이라고 보면 될 거야.”
이반은 헨리에게 팽가의 심법인 뇌정벽력심공을 전수하고 있었다. 물론 완전한 내가 기공을 전수하기는 쉽지 않기에 변형하여 외공을 가미했다.
“기본검법을 전개하면 8개의 마나 로드에서 마나가 순환을 할 거야. 그것을 앉아서 다시 명확하게 순환을 시키는 것이야. 내가 마나를 이끌어 이미 알고 있는 마나 로드를 명확히 하는 거야.”
미세하게 기운이 흐르는 경혈을 자극하여 기운의 흐름이 강해지도록 했다. 이미 타통을 한 여섯 개의 경락은 제법 강하게 기운이 흘러가지만 두 개의 경락은 희미했다.
“이제 여덟 개를 전부 신경 쓰면서 호흡을 해. 마나 코어에 몸 안에 있는 마나를 전부 집결시켜. 몸 안에 마나를 하나도 없이 말이야.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마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아무리 끌어모아도 남아있을 수밖에 없으니.”
그러자 시키는 대로 단전에 기운을 갈무리했다.
“이제 일주천을 한 거야. 다시 마나 코어에 있는 마나를 마나 로드에 내보내. 총 4개의 마나 로드를 사용하면 될 거야. 그런 다음 나머지 4개의 마나 로드로 마나를 회수해.”
헨리에게 세 번 주천을 시킨 후에 멈추도록 했고 다시 검술을 전개하도록 했다.
‘조만간 일류 검사의 경지에 들어갈 것 같군. 마나소드 최상급이 되는 것이니 상당히 빠른 것인가?’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고 적당히 마무리 훈련을 하고 마치도록 했고 마침 두 여자가 실내 연무장에서 기다리는 것을 알기에 이동했다.
“나도 정령을 계약할 수가 있다는 말이지?”
로위나는 엘리자벳이 정령과 계약한 사실을 알게 되자 무척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정령 친화력이 없는지 살펴달라고 했다. 물론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을 할 정도가 아니어서 그동안 친화력을 높이는 훈련을 해왔다.
정령 친화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소의 속성을 키워야 했고 로위나는 바람의 속성이 가장 강한 편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유운심법을 익히도록 했고 제대로 운기를 하게 되자 계약할 수준의 정령 친화력이 형성되었다. 유운심법은 물이나 바람의 흐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바람과 물의 속성을 높일 수가 있었다.
“그래. 일단 정령을 불러봐. 간절한 마음이 통하면 정령이 나타날 거야. 내가 정령 소환 진을 그릴 것이니.”
이반은 바닥에 간단한 정령 소환 진을 그렸다. 일종의 집중을 위한 표식에 불과하지만 바람의 속성을 가미했기에 로위나라면 충분히 소환할 수 있었고 기대대로 어렵지 않게 바람의 정령인 실프가 나타났다.
‘어린 나이라면 대부분 정령 친화력이 있고 자신의 속성에 맞는 내공심법을 익히면 정령과 계약을 할 수 있다. 엘프들은 보통 한두 개의 정령을 소환하여 계약했다.’
엘프보다 정령 친화력은 훨씬 낮지만, 인위적으로 친화력을 향상하는 것은 가능한 것 같았다. 물론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당한 내공심법을 익혀야 했다. 헬싱키 공작은 테인즈 백작이 올린 서류를 살폈다. 엄밀히 말해 테인즈 백작은 유칼라드 왕국의 고위 관리가 아니라 유칼라드 공국의 한 지역인 유카리스의 영주 대리의 임무를 수행하는 유카리스 행정청장이었다. 그렇기에 왕국의 재상인 헬싱키 공작에게 보고하는 자체가 문제지만 그것이 관례처럼 이루어지고 있었다.
“유카리스의 곡물 가격이 가을보다 3배 이상 올랐다니? 밀 한 포대 가격이 10 실버였는데 이제는 30 실버라니 이렇게 올랐다면 빈민들은 잡곡도 못 먹는 것 아닌가? 행정청이 주도하여 상인들을 단속할 필요가 있지 않나?”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거래 자체가 실종된 것입니다. 글로셜이 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인이나 각 영지에서 곡물을 창고에 쌓아놓고 출하를 하지 않습니다.”
글로셜이 오면 매점매석을 단속하는 법이 있기에 상인들은 함부로 곡물을 사재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전에 가지고 있는 곡물을 출하하지 않을 수는 있었다. 법은 말 그대로 사재기를 단속하는 것이지 가진 곡물을 강제로 내놓게 할 수는 없었다. 각 영지나 장원, 귀족 집안에서 비축한 곡물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자칫 가지고 있는 곡물을 넘기는 것도 매점매석 행위로 단속의 대상이 되기에 거래가 소규모로 이루어졌다. 더구나 지방에서 올라오는 곡물의 양이 줄어드니 악순환이 이루어졌다. 대량으로 사재기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지만 정작 곡물이 남는 지역에서 상인이 대량으로 매입하여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것마저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하는 면도 있었다.
“빈민이나 유민 문제가 또다시 대두될 것인데 뭔가 방도가 있나? 지방 영지로 강제 이주라도 시켜야 하나?”
짜증이 잔뜩 난 얼굴로 신경질적으로 대책을 물었다.
“외성의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 정도가 대책입니다. 빈민 구역에 유민의 유입을 차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먹을 것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겠군. 레우스 호수라도 하나 더 파야 하는가?”
글로셜이 오면 유카리스로 유민이 모여들고 그들에게 일자리와 먹을 것을 주기 위해 취로사업을 하는데 최근에 한 가장 큰 사업 중의 하나가 레우스 호수 정비사업이었다. 왕도 주변의 각종 토목사업이 많은 것도 유민들과 글로셜 때문이기도 했다.
“문제는 공국의 대부분의 영지에서 유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작할 땅이 없는 상황이라 큰 도시 주변으로 모여들지만 농사짓는 것 외에 일자리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종 생필품을 만드는 공방에서 사람을 고용하지만, 유민들을 다 받아들일 정도로 늘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맘 같아서는 유민들과 빈민들을 강제로 지방의 영지로 이주시키고 싶지만, 그것은 시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미 각 영지도 개간이 쉬운 곳은 개간한 상황이고 설사 인구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였다.
“영지 개발계획을 강행해야 했는데 영주들의 반발이 무서워서 물러난 것이 잘못이야. 그렇다고 글로셜이 온 상황에서 그렇게 하다가 영지들이 반발하면 폭동이 날 수도 있으니.”
헬싱키 공작은 애꿎은 영지 개발계획만 언급하면 화를 냈다. 글로셜이 오면 발생하는 기근은 잘못 대처하면 폭동으로 진화했다. 먹을 것이 없는 빈민은 무리를 지어 약탈하기도 했다. 그들을 단속하러 병사들이 출동하면 충돌이 벌어져 사상자가 발생했고 그러다가 통제 불능의 사태가 벌어지는 경우도 발생했고 종종 흥분한 빈민의 대규모 약탈로 이어져 폭동이 되었다.
“임시방편으로 이주계획을 진행하면 어떨까 합니다. 한 영지에 최대 3천 명까지 할당해주고요. 대략 100개 영지만 해도 30만은 수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 정도 숫자만 줄어들어도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허, 그렇게 해서 이주를 한다고 해도 문제이지 않아? 결국 지방 영지는 더욱 비대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그동안 몇 번 그렇게 해서 남작령이 백작령의 수준으로 커지고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