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61
31. 유민 이주 (1)
스타치온은 이반의 정체가 알려진 이후에 변한 환경 때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부대에 출근했다가 때가 되면 집으로 바로 퇴청하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스 공작 일파들이 접근하지 않습니까?”
이반은 조만간 배를 띄운다고 알리기 위해 스타치온을 방문하여 그동안의 동향에 관해 물었다.
“얼마 전까지 귀찮게 하더니 지금은 아예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며칠 전에 영지 출신의 기사들이 모인다고 해서 갔더니 다들 마찬가지라고 하더구나. 노아 단장도 접근하는 자가 없다더라.”
중앙군의 군단장이 되면서 스타치온은 헬싱키 공작의 재상파나 유리스 공작의 군부로부터 지속해서 영입을 제안받고 있었는데 그런 제안이 뚝 끊기고 말았다. 영지 출신의 기사들은 스타치온이 거취를 정하지 않았기에 역시 선택을 보류한 상황인데 이제는 그런 제안이 사라졌다.
“다행이군요. 혹시 줄을 서기 위해 접근하는 자는 없습니까?”
영입하려는 자가 사라진 것은 좋지만 반대로 줄을 서는 자가 생길 수 있었다. 그것도 귀찮은 일이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 일은 없었지만 앞으로 생길 수도 있겠구나. 굳이 세력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 그냥 멀리할까 한다.”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다가오는 자들을 무조건 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니 적당히 교분을 나눌 필요도 있습니다. 정치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검술의 교류로 방향을 잡으면 어떨까 합니다. 아울러 전에 제가 말한 마나 운용술과 검술을 본격적으로 익히면서요. 좀 더 수련하면 상급으로 올라설 것입니다.”
“일종의 검술 제자를 받으라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군부에 투신한 기사 중에 검술에 문제가 있어 정체된 자들이 있는데 그런 자를 돕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저도 돕겠습니다.”
이반은 스타치온의 명예욕을 충족할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방법을 권했다. 엑스퍼트 중급과 상급을 가르쳐서 최상급이나 마스터로 만드는 것도 좋았다. 물론 그렇게 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좋을 것 같았다.
“알았다. 먼저 군단의 괜찮은 검사들을 손봐주면서 그렇게 하도록 하마. 정치적인 입장을 배제하면 되는 것이니.”
그 배후에 이반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지만 그것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마스터 상급이 되면 후작이 될 수도 있고 제자들이 등급이 상승하면 그것도 큰 힘이 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마력 포션은 당분간 봉인했으면 합니다. 영지의 기사야 충분히 파악한 상황이지만 다른 자들은 인성이 어떤지 알지 못합니다. 제대로 파악한 후에 사용했으면 합니다.”
단약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최소 6개월 정도 인성을 검증한 이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물론 이반도 그들의 주변을 살펴 평가할 계획이었다.
“알았다. 그렇게 하려면 외성 밖에 연무장을 마련해야 하는데 군단과 가까운 곳에 준비하는 것이 좋겠구나.”
“그건 제가 준비를 하겠습니다. 애들 몇을 보낼까 했는데 마땅한 명분이 없어 여기 저택으로 보내야 하나 고민했는데 잘 되었군요. 내성 안에서 검술을 전개하는 것도 제약이 있으니.”
지원팀의 인원이 머물 곳으로 연무장이 적당할 것 같았다. 굳이 저택이 클 필요는 없고 터만 적당히 넓으면 되니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연무장을 만들면 담장을 높여야 하니 보안을 유지하기도 용이했다.
“아, 몬스터 사냥을 하던 애들 말이구나. 걔네는 어떻게 되고 있나? 수준은 어떻고?”
그들에 대하여는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잘 모르고 있었다.
“20명 수준으로 사냥팀을 구성했고 절반가량은 엑스퍼트가 되었습니다. 나머지도 조만간 엑스퍼트가 될 것 같습니다. 사냥팀에 들지 않은 애들은 지원팀으로 두고 각 거점을 관리하는 임무를 주었습니다. 여기에 오는 자들은 지원팀 애들입니다.”
“그러면 전에 왔던 애들은 어떻게 할 거냐?”
엑시온이나 베일리, 헤른에 관해 물었다. 지금도 종종 만나 영지로 소식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외부의 시선을 속이는 조치이기도 했다.
“그들은 그들대로 그대로 두려고 합니다. 외부의 시선을 잡아둘 자들도 필요하고요. 때가 되면 철수를 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전에는 일단 연회를 보류했지만 이제 인사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상황도 바뀌었고요.”
백작의 작위를 받은 지 1년이 훨씬 지났지만, 영지에서 연회를 하고 왕도에서는 연회를 열지 않았다. 꼭 법도는 아니지만, 왕도의 왕족과 고위 귀족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도 필요했다.
“알았다. 캐서린과 의논하여 준비하마. 하지만 글로셜이 온 상황이니 조촐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차라리 잘 된 면이 있습니다. 체면 때문에 성대하게 열어야 하는데 핑계가 있으니 말입니다. 기본만 준비하면 되니까요.”
캐서린이 연회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다. 한 번 연회를 하는데 수천 골드, 심하면 1만 골드 이상의 비용이 깨졌다. 스타치온이 백작이 되고 이반이 성인식을 하면서 사용한 비용을 알고 기겁했던 캐서린이었다. 그렇기에 연회 이야기가 나오자 결사적으로 반대를 했다.
“첫 항해를 할 때 그란델 상단과 같이 움직일 것입니다. 그때 연회를 하도록 하죠.”
“알았다. 그러면 일정이 나오면 준비를 하도록 하마.”
이반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로 작정했고 이후의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마침내 볼리비오에서 첫 출항이 이루어졌다. 배에 철강을 비롯하여 몬스터 부속물, 곡물까지 가득 싣고 떠나갔다. 마찬가지로 크로나 영지의 발렌시아에서도 한 척의 배에 화물을 가득 싣고 출항하여 선단에 합류했다. 선단은 중형 선박, 네 척으로 이루어졌다. 세 척에는 화물을 실었고 나머지 한 척에는 선단을 호위하는 엔리케 영지 군과 용병, 마탑에서 파견한 마법사가 탑승해 있었다.
“직접 선단에 참여할 줄은 몰랐습니다.”
옆에서 호른 마법사가 이반이 직접 참여한 것이 이상한지 물었다. 영지를 비우는 일이고 시간이 꽤 걸리는 여행이기에 이반의 참여는 생각지 않았다.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각자의 위치로 갔고 대부분 여전히 날이 추운 관계로 선실에 틀어박혔다.
“항상 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지와 선단을 왔다 갔다 할 것입니다. 내가 배에 없으면 통신을 보내면 됩니다. 그러면 바로 달려올 것입니다. 나에 대해 알려진 상황이니 굳이 감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것을 말단 선원까지 알릴 필요는 없겠지만요.”
“움직이는 선박으로 공간이동을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대단하십니다. 좌표가 변하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배로 직접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 텔레포트를 하고 거기서 멀티 블링크를 전개하는 것이니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게 알면 됩니다.”
호른 마법사는 이반의 설명에 대략 이해했다.
“문제는 배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인데 이 배에 몇 가지 각인 마법을 새겨 멀리 떨어져서도 감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니 주변으로 텔레포트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배로 직접 할 수 있다고 해도 위험할 수가 있고요.”
텔레포트를 하는 순간 무방비 상태가 되는데 그때 공격을 해오면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외부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안전한 곳으로 텔레포트를 하는 것이 좋았다.
“텔레포트에 멀티 블링크라니 그건 탑 주님이나 가능한 것인데 너무 쉽게 말씀을 하시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에 말씀하신 철선을 만들면 지금의 대형선보다 다섯 배는 더 큰 배를 만들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대형몬스터의 난동을 버티려면 배가 크고 단단해야 합니다. 아무리 강화마법으로 강화를 한다고 해도 나무의 한계는 어쩔 수가 없고 크기를 키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의 대형선박도 풍랑이 거세면 전복이 됩니다. 큰 배가 필요합니다.”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철선의 제작에 대하여 논의를 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그런 것을 논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각종 마법이나 마나 운용술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
“바다에 나오는 것도 오래간만입니다. 물의 마법사는 바다에 자주 나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자주 나오면 되지 않습니까? 배를 만드는 것이야 가끔 살피면 되는 일이고요.”
“그럴 수는 없지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바닷가에 있어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5서클이 된 지 20년이 되어 가고 언제 마나 붕괴가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안타깝기도 합니다. 조만간 현직을 떠나야 할 것도 같으니.”
“이거 하나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효과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마력 포션에 대하여 들었을 것입니다.”
이반은 브로넬 섬에서 채취한 약초를 가지고 새롭게 단약을 만들었는데 바닷가에서 채취한 약재라서 그런지 음기가 강했다. 일반적인 기사들이 복용해서는 오히려 몸 안의 기운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 같아 사용을 못 하던 것이었다.
함부로 남이 건네는 약은 먹어서 안 되지만 이반이 주는 것이라 그냥 복용했다. 이반이 해치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가능했고 굳이 해칠 이유도 없기에 믿고 바로 복용을 했다. 그 단약을 주는 의미가 일종의 실험 의미도 있는 것을 알기에 보는 앞에서 복용하고 마나를 운용했다. 마법사가 마나를 운용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붕괴와 서클 업의 갈림길에 있었는데 단약을 복용하니 경계를 넘는 것 같군. 서클이 늘어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군.’
이반은 단약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직접 보자 이해가 되었다. 기사가 벽을 넘는 것과 마법사가 벽을 넘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6서클이 되는 건가?’
이반은 주변의 마나 유동을 차단하면서 지속해서 살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마나 유동이 멈추었다. 마침내 6서클의 비기너가 되었다.
“마법사는 서클 업을 이루려면 두 번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각 서클의 마스터에 도달하는 것이 한 번이고 다시 서클을 만드는 것이 한 번입니다. 마스터의 벽에 도달은 했지만 10년 동안 두 번째 벽은 넘지 못했는데 마침내 오늘 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그동안 중간에 그만두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제 20년 동안은 끄떡없이 일을 할 수 있겠군요.”
“하하, 저를 더 오랫동안 부려 먹으려고 포션을 준 것이군요.”
“그게 다 장기적인 포석을 노리고 행한 것입니다.”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피해주었다. 호른 마법사는 한동안 이번의 성과를 수습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에스테반에 기항하여 화물을 하역한 후에 상인들이 매입한 각종 상품을 선적한 후에 선원과 조선소 근무자들의 가족을 싣고 영지로 복귀를 했다. 에스테반에 하역한 화물은 일부는 인근 지역으로 판매가 되고 절반가량은 유칼라드 강을 운행하는 배에 환적이 되어 유카리스로 가져갔다.
호른 마법사와 이반은 영지로 돌아가지 않고 화물과 같이 유카리스로 갔다. 유칼라드 강에서는 배가 침몰하여 화물을 잃는 때 외에는 사고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걱정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 화물이 이동하는지 살펴보고자 따라갔다.
“영지에서 유카리스까지 오는데 무려 12일이나 걸리는군요.”
“그렇지만 육로로 오면 50일은 족히 걸립니다. 더구나 이 정도 물량이라면 운송비 자체가 엄청나 채산성 자체가 없을 것입니다. 기존 대비 50% 이상 비용을 아끼게 되었습니다.”
내내 동행하고 있던 그란델 상단의 관타모 상단 주가 옆에서 부연 설명을 했다. 이번 상행의 화물 50%는 그란델 상단의 물량이었다. 다른 상단은 대규모로 운송을 하지 않고 일부만 시험적으로 운송을 의뢰했다.
“더구나 이번에 마탑에 직접 납품을 할 수가 있게 되어 이익이 훨씬 커졌습니다.”
그란델 상단은 엔리케 영지의 어용 상단에 불과했기에 마탑에 거래하는 상단이 될 수 없지만 별원에 납품을 하고 이번에 유카리스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마침내 마탑의 거래 상단이 될 수가 있었다. 이번에 몬스터 부속물을 마탑에 납품할 예정이었다.
“다행이군요. 군납도 이루어지는 것이죠?”
“물론입니다. 두 군데를 뚫었으니 이제 왕실과 재무부만 뚫으면 전국적인 상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습니다.”
중앙의 7대 상단이 유명한 것은 규모도 문제지만 중요한 4대 납품처에 모두 직접 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곳과 직접 거래를 하지 못하면 물량을 확보해도 판매를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