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63
31. 유민 이주 (3)
담장을 쳤는데 산이 중턱이 보인다는 것은 산에서도 그 안이 보인다는 의미였다. 거리가 있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세상에는 마법이 있었다. 그러니 그곳까지 확보하여 출입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했다.
“여기 부지는 개인이 소유한 땅이라 돈만 충분히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지만, 야산은 유카리스 행정청에서 관리하는 땅이라 구입이 쉽지 않습니다. 보다시피 산이 가파른 악산이라 별 효용이 없어 가격은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매입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고 가격을 산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나오고 그 가격에 매입할 의향이 있다면 가계약을 체결한 후에 내부 절차에 따라 승인을 받는다고 합니다.”
“가계약을 맺었는데 승인을 받지 못하면 가계약은 무효가 되는 것이겠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승인이 나더라도 한정승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처음에 제시된 가격보다 5~20% 정도 높은 가격으로 본 계약을 맺으라고 단서를 달 것입니다.”
“관리들이 손을 벌리지 않습니까?”
“최근에 그런 적은 없지만, 적당히 눈치껏 인사를 하려고 합니다. 저들도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그렇게 하십시오. 그쪽은 그쪽의 법이 있으니 말입니다. 적당히 기름칠하면 됩니다. 그런데 개인 연무실도 5개나 만드는군요. 관리실도 별도로 만들고요. 부지 구입비에다 건축비까지 비용이 꽤 들겠군요.”
“다행히 이번 전쟁에서 번 돈이 있고 이번 상행에서 번 돈도 제법 되기에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소 영주님이 맡긴 돈도 있지 않습니까?”
이반이 전쟁하기 전에 군수물자를 준비하라고 사재를 출연한 상황이었고 그것을 회수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할아버지의 개인 수련장으로 사용할 것이니 그렇게 알기를 바랍니다. 산의 매입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니 문제가 되면 그냥 포기해도 됩니다.”
이반은 권세를 이용하여 축재했다는 오명을 얻지 않도록 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검사들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질 수가 있었다.
“그리고 연회에 관해 들었죠?”
“들었습니다. 연회에 사용할 물품과 악단의 수배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한데 그날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물품은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것이 없습니다.”
보통 연회에 참여할 때 연회의 타이틀에 걸맞은 선물을 가져왔고 돌아갈 때 그에 상응하는 답례품을 제공했다. 가격은 차이가 나지만 격에 맞는 선물을 제공했다.
“그건 마탑과 같이 별도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니 따로 준비할 것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입니다.”
이반이 준비한 것은 바로 마력 포션으로 알려진 단약이었다. 은단 등급의 단약 200여 개를 답례품으로 준비한 상황이었다. 물론 그날 손님이 많으면 100여 개를 더 내놓을 수도 있었다.
이반은 마탑을 통해서 은단을 판매할 생각이었다. 은단 등급의 단약은 엑스퍼트 하급을 중급으로 만드는 정도에 불과했기에 아무리 숫자가 증가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마탑과 같이 준비한 것이라면 마법 물품인 것 같습니다. 그런 물품을 준비하는 때도 있으니 문제는 없겠군요.”
이반은 관타모 상단 주가 그렇게 생각하자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사전에 그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전날 내성의 저택에 들러 캐서린에게 연회 준비에 대하여 들었다. 변방에서 힘들게 영지를 꾸려왔던 캐서린이기에 호화로운 연회를 하면서 엄청난 비용을 들이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지 연회 준비 과정에서도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있었다.
“할머니, 쓸 때는 써야 해요. 악단도 캐즈니아 악단보다 이즈원 악단을 불러요. 캐즈니아는 숫자도 스무 명 정도이고 외성 연회에나 주로 가는 악단입니다. 내성에서는 이즈원을 주로 부릅니다. 조금 아끼려고 하다가 욕먹을 이유는 없어요.”
“요리사도 제크리 팀을 부른 것은 좋은데 메뉴는 상등급으로 해요. 중등급은 격에 맞지 않아요. 조금 아끼려다 욕먹어요. 더구나 먹는 것 가지고 아끼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원과 연회장도 제대로 치장해야죠. 이렇게 하다가는 거지 굴이라 욕먹어요. 다 쓸데없는 허례허식이지만 그래도 갖출 것은 갖춰야죠.”
이반은 캐서린이 준비했던 것들을 다시 고쳤다. 타박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궁상맞을 정도로 초라하게 준비했다.
“이게 다 영지민이 낸 세금이야. 더구나 글로셜이 와서 앞으로 힘들어질 것인데 아껴야지.”
이반이 잔소리가 이어지자 마침내 캐서린이 항변을 했다.
“비용은 제가 보태면 되는 일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돈 잘 벌어요. 영지민이 내는 세금이 아니라 제가 개인적으로 몬스터 사냥해서 벌고 마법 물품을 만들어서 마탑에 팔아서 번 돈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며칠 전에도 마탑에 마력 포션을 넘겨서 십만 골드 이상 벌었어요.”
이반은 캐서린의 걱정을 일축하면서 자신이 능력 있음을 과시했다. 옆에 있던 스타치온은 캐서린이 아무런 말을 못 하고 하자는 대로 하니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짓다가 눈총을 받고 찔끔한 표정을 지었다. 스타치온도 듣는 귀와 보는 눈이 있기에 캐서린이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아 의견을 냈지만 ‘피 같은 세금’이라는 말에 더는 말도 못 하고 물러난 상황이었다.
“그리고 답례품은 제가 따로 마탑과 협의하여 준비할 것이니 따로 준비할 필요 없어요. 아마 그 답례품을 보면 다들 오지 않은 것이 억울해 할 것입니다.”
“뭘 주려고 그러는 것이냐?”
“이거요.”
그러면서 아공간에서 보석함처럼 생긴 것을 하나 꺼내었다. 그것을 열자 단환이 두 개 있었다. 스타치온도 바로 알아차렸다.
“마력 포션인가? 냄새를 보니 등급이 은단 같구나.”
“맞아요. 하나는 남자용, 하나는 여자용입니다. 그냥 주면 의구심을 가질 것이기에 마탑에서 케이스를 하나 받았어요. 마탑에서도 이렇게 포장을 해서 판매할 것입니다. 그동안 약초꾼들이 모은 약재가 많아 그것을 단약으로 제조했더니 은단만 500개 이상이 나왔습니다. 초청장을 가지고 와서 선물을 접수한 사람들에게 접수대에서 하나씩 배부할 것입니다.”
이반은 마탑에 넘기면 20만 골드는 족히 받을 수 있는 단약이지만 크게 인심을 쓰기로 했다. 물론 그로 인해 번거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그 정도는 감당할 자신이 있었다.
“뭔가 노리는 것이 있냐?”
“그렇습니다. 그 사실이 알려지면 왕국 전체가 들썩거릴 것입니다. 제가 초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야기로 생각하는 상황인데 마력 포션으로 경지를 올릴 수 있다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알겠구나. 한데 그러면 다른 영지도 전력이 강해질 것인데 걱정이구나. 문제가 없을까?”
“고가의 마력 포션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귀족의 직계나 재산이 많은 자의 직계 정도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할아버지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할아버지가 재능과 인성을 검증하여 경지를 올릴 수 있다면 말입니다.”
“진짜 실력 있는 자들과 가깝게 지낼 수가 있겠구나.”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법 도움이 되겠죠. 제가 아무리 강해도 명분이 없다면 엔리케 영지의 소 영주고 할아버지도 그저 마스터인 백작일 것입니다. 하지만 마스터 상급이 되고 많은 검사가 지지한다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반의 전망에 스타치온이나 캐서린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이 가진 소박한 희망 사항을 현실로 만들면서 더 큰 것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었다. 귀족이 가진 높은 작위에 대한 갈망을 이해해 주면서 실질적인 영향력, 권력까지 확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제가 초인이고 영지의 힘이 강해도 왕국이나 마탑과 대적할 수는 없어요. 타협이 필요합니다. 이번 연회에서 그럴 의향이 있음을 모두에게 보이면서 한편으로 힘도 과시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력을 과시할 수는 없으니 마력 포션을 선보이는 것입니다.”
이반의 설명에 스타치온과 캐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 할머니의 수준이 엑스퍼트 상급을 도전할 정도가 되었지만, 연회가 끝난 후에 하려고 합니다. 만일 연회 전에 상급이 된다면 파장이 클 수도 있고요.”
이반은 스타치온과 캐서린에게 다시 한번 연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빨리 열어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 설명했다. 레오닐 클로란은 이반에 관한 소식을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들을 수가 있었다. 독자적으로 구축한 정보라인을 통해서 그가 유카리스에 왔고 스타치온이 연회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른 하나는 바로 제로라는 암호명을 가진 그라나다의 수장 사토루가 올린 보고였다. 그에게 초인이 협조를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는데 비선 연락망으로 호출을 받아서 만나고 왔다는 내용이었다.
“유민을 데려가겠다면서 10만 골드를 건넸다고 합니다.”
“외성 밖에 거주하기 위해 내는 등록비와 이주 허가 비용이 1인당 10골드 정도이지. 여자나 애들은 그 절반이고?”
“최소 1만 명 이상을 이주시키라는 의미입니다. 비용을 댄다면 못 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조직적으로 하는 일이고 암흑가에서 방해한다면 시작도 하기 어렵지. 원하는 대로 해주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다시 한번 회신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게 하고 파사칸 왕국에 보낸 애들은 어떻게 되었나? 연락이 온 것은 없나?”
레오닐 클로란은 그라나다와 정보 길드, 도둑 길드에 파사칸 왕국의 네 사람에 대한 동정을 파악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혹시라도 걸릴 위험이 있기에 상인으로 위장하도록 했고 배후 자체를 알지 못하도록 했다. 그저 감시대상과 파악할 내용만 알게 했다.
“유로파한에 당도하여 활동을 시작했다는 내용만 있지,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없습니다. 말이 달라 아직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현지에 적응해야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 봅니다.”
“그렇다면 좀 더 기다리도록 하지. 그들이 왕국으로 들어오는 순간 암흑가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어쩌면 가장 먼저 손해를 입을 수 있어.”
암흑가라고 칭하는 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 거리라는 의미이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음험한 일이고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격을 당하면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공격을 받으면 바로 알 수 있도록 방도를 강구해 보겠습니다.”
“이미 그렇게 해놓은 상황이잖아. 초인에게 공격을 받아 몰살을 당할 때를 대비하여 조치를 취했으니 그것만 유지하면 되는 거지 더 할 것도 없어.”
위에서 말하면 무조건 뭔가 더 하려고 하는 요크 단장이었다. 기존의 것을 활용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초인의 정체가 알려진다면 저들이 준동하거나 보복을 하지 않을까요?”
“여기 보라고. 여긴 많아야 10여 명이야. 한데 여기는 부인과 애들만 해도 한 사람당 20여 명이 넘어가. 거기에 측근들까지 하면 수백 명이야. 그런 방식이 되면 누가 불리할 것 같아? 거기다 파사칸 왕국 쪽은 도망을 갈 수도 없는 한 나라의 국왕이야?”
레오닐 클로란의 질문에 요크 단장을 대답을 못 했다. 그렇게 하다가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우내사존의 환생자였다.
“그렇군요. 그런 방식으로 보복을 한다면 엄청난 손해를 입겠군요. 국왕이라면 도망도 가지 못할 것이고요.”
“내가 말을 했을 것이야. 권력자들이나 강자들이 움직이는 데는 물증이 아니라 심증이라고. 심증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물증을 남기지 않고 보복을 하면 그만이야.”
레오닐 클로란은 상황이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고 생각했다. 전생의 환마와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환경도 다르고 이반의 신분도 다르지만 도달하려고 하는 목표도 달라진 것 같았다.
초인의 정체가 이반 엔리케라는 사실이 공개되자 그런 사실은 파사칸 왕국에도 알려졌다. 그리고 곳곳에서 대책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단편적인 정보만 있기에 좀 더 정보를 모은 다음에 결론을 내자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의 정체가 알려진 이후에 그와 만난 적이 있나?”
로젠만이 머무는 궁전의 밀실에서 네 사람이 따로 만났다. 다른 사람이 있다면 격식을 차려야 했고 내밀한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중요한 것을 논의할 때는 밀실에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