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73
33. 왕권 교체 (2)
이반은 그란델 상단의 상단 주인 관타모의 보고를 받고 분기탱천할 수밖에 없었다. 왕도의 귀족 몇이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무시했는데 대놓고 도발을 했다.
“외성만 관할하는 치안청 동부분소에서 부두에 들어와서 승선을 대기 중인 자들을 모조리 잡아갔다는 말인가요? 무슨 혐의로 무슨 권한으로요?”
왕국에도 법이 있고 상당히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종종 무단으로 법을 집행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러면 권력자가 개입되어 있는데 더 큰 권력이 나서지 않으면 단죄할 수 없었다. 외성 밖은 외성 밖의 분소에서 담당했다.
“무작정 범죄의 혐의가 있다는 사실만 말하고 잡아갔습니다. 관할 치안청 분소와 행정청에 신고했지만 확인하고 있다는 말만 하면서 회신이 없습니다.”
이반은 방해가 있지만 큰 문제가 없이 진행되기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유카리스로 갔고 그라나다의 사토루를 호출하여 상황을 들었다. 그란델 상단보다 훨씬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사건의 배후에 어떤 자들이 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잘 파악했다.
“어떻게 유민을 모집하는 것이지?”
혹시라도 자신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수가 있기에 먼저 궁금한 내용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수장인 사토루까지 잡혀간 것은 아니기에 밝혀진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총 10여 개의 사채업자를 통해 이주에 적당한 유민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연체된 자들에게 빌려준 돈의 상환을 유예시켜 주면서 이주와 관련된 자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왕도에 있다가는 절대로 돈을 갚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번 기회에 재산을 모을 수 있는 곳으로 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 나서지 않고 사채업자들과 계약을 통해서 일을 추진하는 것이니 그라나다의 개입도 쉽게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니 이반이 드러날 염려는 거의 없었다.
“비용을 공짜로 지원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대여로 처리하고 나중에 영지에 도착한 후에 정리할 예정입니다. 그렇기에 왕국에서 조사한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오늘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부두에서 승선할 자들을 무단으로 잡아갔다는데 어떻게 된 거야? 파악한 것이 없어?”
“외성 치안청 동부 분소장인 클리안 남작이 나선 것인데 왕궁 근위기사단 뎀포트 자작의 지시를 받아 움직인 것으로 압니다. 둘 다 태자 전하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이 닿는 자들과 연락을 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건방진 놈들이군. 그들은 어디에 있나?”
“현재 외성 클리안 남작 저택에서 여자를 불러서 파티하고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 관리하는 애들까지 불려가서 골치가 아픕니다. 걔네들은 사람을 폐인으로 만드는 미러클 메디신까지 사용하기에 한 번 갔다 오면 근 한 달간 치료를 해야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두고 일을 시킬 수도 없고요.”
왕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마약까지 사용하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을 단속할 자들이 그런 짓을 하니 어떻게 하기도 애매했다. 그래도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잡혀간 자들은 어디에 있나?”
“치안청 동부분소 유치장에 모두 가둬두었다고 합니다. 분소의 유치장은 감방이 4개에 불과하여 많이 수용해야 50명 정도인데 전부를 거기에 다 쑤셔 박았으니 이 날씨에 얼마나 힘들지 걱정입니다.”
이반은 그들이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아 일단 이성을 찾으려고 했고 이번 일을 저지른 자들을 조사하도록 했다. 사토루도 그들에게 시달림을 받고 있다면서 이미 조사해 놓은 정보를 전달했다.
“태자의 주변에 이런 녀석이 있다는 말이군. 어이가 없군. 이런 범죄자가 멀쩡히 활보하고 있다니.”
전에 사토루가 근위기사단에서 했던 뇌물수수는 애들 장난으로 보일 정도로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근위기사단과 각 부서의 요직에 있기에 단죄를 못 하고 있었다.
“유리스 공작의 측근이 외성 치안청의 수장이 되었지만 아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토루도 정치권의 동향까지 파악하고 있기에 현 상황이 정상이 아님을 언급했다. 치안청의 수장이 바뀌면 고위직도 교체되는 것이 보통인데 아직은 분소장이 그대로 있었다.
“조만간 손을 쓰겠지만 뭔가 사건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일이 터져야 분소장들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뎀스터 자작이란 자가 저들의 중심이라고?”
“그렇습니다. 저보다 한 5년 정도 후배인데 태자 전하의 호위를 책임지는 제3 기사 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1, 제2기사 대장은 국왕 폐하와 왕후 폐하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그런 자가 외부에 나와 그런 파티를 한다고? 그것도 금지된 약물을 사용하면서? 그 정도로 기강이 엉망인가?”
“그건 아닙니다. 그자가 특이합니다. 아마도 다른 이유를 대고 외부에 나왔을 것입니다. 특수한 임무를 수행한다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페롤린 용병단을 사병으로 부리고 있습니다.”
“페롤린 용병단이라? 그라나다 휘하인가?”
“우리와는 무관한 조직입니다. 블랙 새도우처럼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자들입니다. 한때 왕도에서 어세신 조직으로 활동하던 자들인데 최근에 뎀스터 자작에게 접근하여 용병단으로 등록을 했습니다. 귀족과 연관된 조직은 우리가 손대기 껄끄러워 그냥 둘 수밖에 없습니다.”
정보 길드나 도둑 길드, 블랙 새도우나 다크 스나이더와 비슷한 성격의 조직은 그라나다가 손을 쓰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반은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렇다고 암흑가의 그라나다에게 전면에 나서서 해결하라고 할 수는 없어 일단 자리를 파하였다. 외성에 있는 클리안 남작의 저택에서는 몇 사람이 모여서 연회를 하고 있었다. 넓은 연회장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남자는 10여 명에 시중을 드는 여자가 20여 명 정도 있었다.
“이번에 배를 타려는 자들을 다 잡아 왔다고?”
“당연합니다. 치안 청장이 뭐라 하겠지만 그거야 상급 기관인 근위기사단에서 지휘한 일이라 하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클리안 자작은 근위기사단의 지휘를 받아서 행한 일이라고 핑계를 댈 수가 있기에 일단 붙잡아온 것이기도 했다. 뎀스터 자작이 필요한 일이라고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었다.
“그놈은 아주 건방진 녀석이야. 적당히 법대로 하면 되는 일이야. 잡아 온 놈들은 범죄사실이 없는지 조사하다 내일 정도 풀어줘. 그 정도 일 가지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으니. 다음에도 그렇게 하고. 그러면 갈 사람이 없을 거야. 그래도 계속한다면 그 배후에 일을 진행하는 사채업자들을 털어야지.”
“사채업자는 뒷배가 있습니다.”
“뒷배라고 해야 걱정할 정도는 아니잖아. 잡아넣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일을 못 하게 하면 되는 일이야.”
뎀스터 자작의 말에 클리안 남작은 재미있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 정도 하는 것은 욕이야 먹겠지만 크게 후유증은 없었다.
“초인이라고 하지만 그자는 지금 영지에 있다는군. 워프 게이트의 사용 내역이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으니 그때만 적당히 조심하면 되는 일이야. 일단 내일 풀어주면 따지던 자들, 테인즈 백작에게 착오가 있다고 정중하게 공문을 보내면 문제 삼지 못할 것이야.”
뎀스터 자작은 태자인 이그니마의 지시를 받고 초인으로 알려진 이반의 일을 방해할 방도를 강구했고 몇 번 기회를 노리다가 후유증이 없는 방법으로 시도를 했다.
“그런데 뭔가 좋은 것이 없나? 매일 여자 불러 술만 마시고 내기하는 것도 별로인데. 나이를 먹으니 술이나 여자도 별로고.”
뎀포트 자작이 술잔을 들어 술을 한 모금 마신 후에 다소 지겨운 표정으로 옆에 있는 클리안 남작에게 물었다.
“미러클 메디신이라도 가져올까요?”
“그건 부작용이 심각하잖아. 사용할 때야 뿅 가지만 깨고 나면 5일은 해롱거리면서 비실거리잖아. 부작용 없는 것 없나?”
“부작용을 없애면 되지 않을까요? 이번에 마탑에서 나온 마력 포션을 복용하니 미러클 메디신의 부작용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하던데요. 그것도 가장 낮은 블론드 등급인데도요. 술을 깨는데도 최고랍니다.”
“정말이야? 확실해? 그거 가격이 얼마인데?”
“좀 비싸서 200골드이지만 그 정도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요번에 잘 봐달라고 20개를 누가 보냈어요.”
“그건 그러네. 그것 있어?”
“둘 다 제가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니 후유증 걱정하지 말고 오늘 확실하게 즐겨보죠.”
파티를 준비한 클리안 남작의 제안으로 그들은 미러클 메디신을 사용했고 그 연회에 불려온 은근짜들까지 같이 사용을 했다. 술을 마시고 약까지 사용하자 이성을 잃은 짐승들의 향연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어 한창 흥이 오를 시점에 밖이 소란스러워지면 사람들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밖에 매직 나이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짐승의 향연을 끝까지 즐길 수가 없었다. 외곽 경비를 담당하던 페롤린 용병단으로부터 매직 나이트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적당히 돌려보내면 되지 않나?”
클리안 남작이 짜증스러운 어조로 집사에게 화를 냈다. 설사 매직 나이트라고 해도 특별한 이유 없이 귀족, 그것도 치안청 분소장의 집을 맘대로 수색할 수는 없었다.
“그게 마탑의 행정청장인 세스포 레온 백작님과 퍼스트 나이트가 같이 움직인 상황입니다. 우리가 막기 어렵습니다.”
막 보고를 하는 순간 누군가 연회장 안으로 들어왔다.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연회장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꿈틀거리는 자들을 보자 눈살을 찌푸렸다. 남자나 여자나 알몸이 되어 뒤엉켜 있었다. 말로만 듣던 퇴폐향락 파티였다.
“당신들 누구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온 거야?”
“누구야? 어느 놈이 건방지게 들어온 거야? 다 죽고 싶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자들이 방해를 받았다는 사실에 화를 내고 큰소리를 내면서 윽박질렀다. 벌거벗은 모습이 추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정신이 혼미하고 수치심 자체가 없는지 거침이 없었다. 매직 나이트까지 언급했는데도 경각심이 없었다.
“말세로다. 다 잡아들여. 치안청에 연락하여 동부분소도 확실하게 정리하라고 해.”
현장을 살핀 세스포 레온 백작은 그렇게 지시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매직 나이트와 치안청 본대의 특무대를 동원하고 자신이 직접 움직인 것이 다행이었다. 말단에 처리하라고 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어 보였다.
“치안 청장 유레아 자작을 불러오도록 하라.”
조금 지나자 호명된 유레아 자작이 안으로 들어왔다. 유레아 자작은 연회장 안을 둘러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일에 휘하의 분소장이 연루되었으니 그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었다. 라인이 다르지만, 그들은 부하였다.
“이런 미친놈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이로다.”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매직 나이트와 치안대원이 달려들어서 정리하는데 추한 모습으로 허우적거리면서 저항하고 있었다. 여자를 껴안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에 다들 실소를 금치 못했다. 마법사들이 슬립 마법이나 각종 마법을 사용하여 제압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치는 사람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가관이 따로 없지만 이런 사실을 다 밝힐 수는 없으니, 참.”
“허튼소리를 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야. 헬싱키 공작님과 유리스 공작님에게 보고는 했나?”
“물론입니다. 바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곧 오실 것입니다. 근위기사단에서도 관여하지 못할 것입니다.”
외성 치안청은 근위기사단의 지휘를 받고 있지만 이런 일까지 근위기사단에서 무마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마탑의 매직 나이트가 관여한 일이니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