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78
34. 명실상부 (2)
두 공작과 연결된 지방의 영주가 엄청나게 많았다.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다고 하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살피면 두 공작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제재를 가해 재기할 발판을 제거하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국왕의 양위가 끝날 때까지 어떤 반동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이번에 일어난 사건은 역성혁명은 아니지만, 반정이라고 할 정도의 정변이기에 실패하면 역적이 되었다. 그러니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었다.
“알겠습니다. 휘하의 모든 조직을 동원하여 동향을 살피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조직도 정비하면서 말입니다.”
“또한 정보 길드와 도둑 길드에 독자적인 행보를 하도록 지시하기를 바랍니다. 조만간 다크 스나이더도 정리할 것입니다.”
“왕실의 청소부가 전부 사라지게 되는데 그건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블랙 새도우가 사라진 상황에서 다크 스나이더마저 사라지면 문제일 것입니다.”
레오닐 클로란은 그런 조직이 없어지면 활동하는데 용이하기에 좋지만 다크 스나이더가 사라진 왕실이 걱정되었다. 무조건 한쪽이 약해지는 것은 부작용이 존재했다.
“그건 양위 이후에 생각할 문제이고 일단 반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까지는 마탑의 매직 나이트를 동원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그 역할을 클로란 남작과 요크 단장이 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요크 단장도 그 자리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서로 공대를 하고 있지만, 이반이 지시하고 레오닐 클로란이 일방적으로 복종하는 관계임을 파악했다.
“왕국 전체로 조직을 확대하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습니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우호적인 자들 몇이 이번에 연루가 되어 있는데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를 지었으면 합니다. 집행위원으로 영입할까 합니다.”
그러면서 레오닐 클로란이 명단을 이반에게 건넸다. 하오문에서 수족으로 부리는 자는 너무 올곧은 자도 아니고 너무나 악한 자도 아닌 적당히 이기적이면서도 적당히 자제하는 자였다.
“다 구제하기는 어렵고 어쨌든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도록 할 것이니 영입 여부는 알아서 하십시오.”
이반은 명단을 받았다. 전형적인 탐관오리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들이지만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
하나는 너무 탐욕을 부리지 않아야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먼저 나서서 이권에 개입하려고 설치지 않았다.
“제법 괜찮은 자들이군요. 이번처럼 급작스러운 정변이 아니라면 문제가 될 자들은 아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싹쓸이하는 상황이라 연루가 되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인사들은 아닙니다. 일단 살아남은 자들은 후원해주고 쫓겨나면 적극적으로 영입하여 일을 맡길까 합니다.”
“그리고 샌디아 주에 사람을 보내서 조직을 확충하도록 하십시오. 군사들이 철수하고 상당히 침체가 되었다는데 상권을 인수하도록 하십시오. 조만간 무역을 재개할 생각입니다.”
유클라드 왕국에서 무역을 재개하려고 해도 파사칸 왕국에서 거부하면 불가능했지만, 이반이라면 가능한 일이었다. 샌디아 주의 경제가 엉망이니 상권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파사칸 왕국에서 협조하기로 했습니까?”
“그들도 원하는 일입니다. 전쟁이 시작되고 남부 사막지대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으니 그들을 달래려면 무역밖에 답이 없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중개무역으로 먹고사는 자들인데 무역을 못 하면 먹고 살길이 없지요.”
이반은 국경을 개방하고 두 나라 사이에 교류가 진행되어야 평화가 유지되기에 국경을 개방할 예정이었다.
태자책봉식을 하게 되자 이반은 모든 식구를 데리고 같이 왕도로 올라왔다. 엘리자벳은 물론 엔젤라와 헨리도 동행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태자를 교체하는 상황이라 간소하게 치른다고 하지만 귀족들의 처지에서 그런 구경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라 곳곳에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
“둘이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 신기한데.”
이반이 일이 바빠 헨리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고 엘리자벳도 낯가림을 하는 편이라 헨리와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엔젤라와 헨리가 의외로 같이 말도 잘하면서 편하게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오빠는 나이 차이가 조금 작아 편하지 않은 것 같아요. 대신에 헨리 공자는 그렇지 않고요.”
엘리자벳은 이반이 일하는 동안 헨리를 상당히 신경 써주고 있다고 말을 했다.
“책봉식에 사람이 많아 참석하면 작위 수여식도 꽤 사람이 몰릴 것 같아요. 간소하게 치른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중앙 진출을 노리는 귀족들이 몰려오는 것 같아. 50명 가까운 귀족들의 물갈이가 이루어지는 것 같으니.”
왕국 중앙의 부서에는 자작 급인 경과 남작급인 각종 행정관이 있는데 전문 행정 관료도 있지만, 지방의 영주나 귀족들이 맡기도 했다.
그렇게 근무하다가 고위직인 각부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령으로 승진을 하여 고위 귀족이 되었다.
“듀안 오빠도 내일 올라온다고 하는데….”
“뭔가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냥 말해. 혹시 자리라도 원하는 거야? 형님이야 영주가 되려면 시간이 많으니 중앙에 나와 일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기야 한데. 문관을 원해, 아니면 군부 쪽이야?”
이반 자신은 출사할 상황이 아니지만, 친인척을 천거할 수 있었다. 중원처럼 과거를 봐서 관직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의 호렴 제도처럼 전적으로 천거 때문에 임용이 되는 체계이니 주변 사람을 추천하는 것이 흠은 아니었다.
“꼭 그런 것은 아닌데 왕도에서 일을 해봤으면 하는 것 같아요. 할머님께 친정의 할머니가 말씀을 드렸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스타치온에게 청탁을 한 것 같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도 이반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반의 손윗사람이고 엘리자벳이 있기에 밝히지 못했는데 말이 나올 것 같으니 엘리자벳이 말을 하고 있었다.
“왕도에 오면 내가 만나보도록 할게. 어디에 머문다고 해?”
“여관에 머물러야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영지의 상단은 왕도에 지부를 두지 않고 있어서요.”
“그러면 여기로 오면 되지 않나? 아니면 그란델 상단의 지부도 괜찮고. 지금은 여관도 잡기 쉽지 않을 것인데. 잡았어도 적당하지 않으니 그란델 상단으로 가는 것이 좋을 거야. 외성 밖이 차라리 편할 수도 있고.”
이반은 자칫 듀안이 인질이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어디에 있건 마찬가지이기에 적당한 자리를 알아보기로 했다.
간소하게 치른다고 했지만, 태자의 책봉식은 이그니마의 책봉식보다 더 성대하게 거행이 되었다.
더구나 국왕이 조만간 양위한다는 소문이 도는 상황이라 대부분의 지방 영주들이 축하 사절을 파견했다.
더구나 이번에 많은 관료가 물러나면서 빈자리가 많고 그들을 인선하는 상황이니 줄을 대려는 귀족들이 유력한 고위 귀족을 방문하려고 했다.
“앉아라. 너도 알다시피 상황이 그리 좋지 않구나.”
태자 책봉식을 마치고 독대를 하는 자리에서 크랜들 3세가 한숨을 내쉬었다. 파츨리아도 일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지도 못했기에 태자가 되었지만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알다시피 왕국, 왕실도 마탑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이그니마가 멍청한 짓을 한 것도 문제지만 그걸 빌미로 하여 태자마저 바꾸라고 압박했다. 더구나 이반 엔리케란 자가 마탑에 합류한 이후 헬싱키 공작이나 유리스 공작마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굴복하고 말았다.”
국왕인 크랜들 3세는 권신의 등장을 경계하는 태도이었고 그렇기에 무력을 가진 유리스 공작을 항상 경계하고 근위 기사 대장인 로렌조 후작을 중용했다.
그렇지만 어쨌든 헬싱키 공작이나 유리스 공작은 크랜들 국왕의 권력을 지탱하는 양대 축이었다. 그런 그들이 무력할 정도로 굴복하고 말았으니 왕실의 힘도 위축이 되었다.
“내일 약속대로 이반 엔리케에게 백작의 작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마음 같아서는 레온 2세 시절처럼 일을 벌이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더구나 파사칸 왕국의 초인을 제어할 능력이 없으니 그럴 수도 없고.”
크랜들 3세가 얼마나 권위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 말에 파츨리아는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 말은 왕국의 왕족과 귀족들 사이에서 금기시하는 일이기도 했다.
레온 2세는 유칼라드 왕국의 역사 속에 악명이 자자한 3명의 폭군 중의 하나였고 국왕 중에 독살된 것이 알려진 2명의 왕 중의 하나였다.
그는 재위 12년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가 처형한 작위 귀족만 20명에 달했고 암살한 것으로 알려진 귀족도 20여 명에 달했다. 아마 조금만 더 오래 왕위에 있었다면 반란이 일어나 폐위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특히 그는 당시 고위 귀족 5명을 대전으로 부른 후에 근위 기사 20여 명을 매복시켜 척살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 후에 반역 혐의로 구속하려고 하니 저항하여 사살했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이후에 국왕의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지 않으면 무기를 소지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되었고 엑스퍼트와 마스터의 경우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리 제한이 존재했다.
크랜들 3세가 언급하는 것은 고위 귀족을 대전으로 호출하여 죽인 사건으로 이반을 그렇게 제거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네가 대임을 맡았으니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특히 너의 경우 믿을만한 측근이 별로 없는 실정이라 걱정이 된다. 그나마 너를 지탱해주던 유리스 공작과 일부 귀족들도 마탑의 견제로 인해 모두 추방이 되었으니 문제이다.”
“그들이 저를 지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속 옆에 있었다면 오히려 부담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저를 왕위에 올리고 헬싱키 공작 일파를 몰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파츨리아도 유리스 공작과 연대를 했지만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를 수가 있었다. 특히 이그니마를 반대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그니마도 유리스 공작을 꺼렸기 때문이었다.
헬싱키 공작은 왕족의 일탈에 관대했는데 유리스 공작은 무인이라 그런지 엄격했다. 지금의 국왕도 유리스 공작을 꺼렸는데 이그니마는 더 나아가 증오하고 혐오할 정도였다.
“차라리 강한 세력을 가진 귀족이 없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두 공작 일파가 수뇌부를 잃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왕권의 강화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마탑이나 이반 엔리케가 강하다고 해도 약점이 있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이 당장 조정에 진출할 상황은 아니니 건실한 귀족을 영입하면 됩니다.”
파츨리아는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좋다는 태도를 보였다. 크랜들 3세가 했던 것처럼 귀족을 압박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경계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압박을 가하는 사태는 피해야 합니다. 지금은 준동할 명분을 주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 보느냐? 야금야금 세력을 키우는 것을 보면 만만치가 않다.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차라리 낫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니 더 신경이 쓰인다. 아울러 귀족들이란 자고로 자존심이 강하다. 물론 관료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귀족, 모든 관료가 고분고분 승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왕이 칙령을 내려도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반박을 하는 자들이 많았다. 설사 대의명분이 있어도 자신들에게 손해가 있으면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반대했다. 그런 자들이 얌전하게 이반을 용납하지 않고 문제를 만들 것이니 쉽지 않았다.
“하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번 일을 조사한 결과 뎀스터 자작이 일을 꾸민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 전에 폐 태자가 한 번 정도 제동을 걸어주라고 했고 말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미러클 메디신의 복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주민을 강제로 억류한 것이 문제였다. 그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시발점임은 다들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연회를 열고 미러클 메디신을 복용하면서 광란의 파티를 했으니 그 꼴을 두고 보지 못한 것이었다.
이반 엔리케가 인내심을 발휘해서 매직 나이트가 개입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몰살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 그것이 문제였지. 그런 일을 벌이고 기고만장 그런 짓을 한 놈들이 문제이지. 이주민만 가두었다면 보통의 귀족들처럼 기세 싸움 수준으로 진행되고 적당히 해결되었을 것이다.”
크랜들 3세는 일을 그르친 자들에게 화가 나서 한소리를 했다. 그렇게 하다가 이반이나 마탑에서 나설 때 적당히 물러나면서 아무리 초인일지라도 안 되는 것이 있음을 알려줄 생각이었는데 역으로 약점을 보인 것이 문제였다.
“마탑의 탑 주가 말하기를 무력도 출중하지만, 그 지략도 뛰어나다고 했는데 사실인 것 같으니 항상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저들이 요구한 것도 바로 처리해야 한다. 귀족원에 계류하고 있는 영지 승급 요청도 조만간 처리할 것이다.”
그러면서 일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다면 그들을 감쌀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굳이 자존심을 세우다가 일을 키우면 그것도 문제임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