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8
3. 엔리케 영지에서 (8)
그런 사냥팀에는 오러 엑스퍼트 검사들이 최소 한두 명 있었고 팀원들도 대부분 엑스퍼트 직전에 도달한 자들이었다. 그들이 있기에 펠리시안 요새가 안전할 수 있었다. 반면 그런 자들은 짐꾼이라고 하여 병사 수준의 무력을 가진 자들 상당수를 데리고 다니면서 몬스터 사체를 해체하고 운반하는 역할을 했다. 엔리케 영지에는 그런 일만 전문적으로 하는 영지민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 자들도 전문 인력에 해당이 되었다.
“몬스터 사냥은 상당히 위험한 것 같습니다. 기사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몬스터도 있고 말입니다.”
중대형급 몬스터와 싸우면 기사도 퍽퍽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엑스퍼트 검사 서넛이 덤벼야 겨우 처치할 수 있었다. 오우거나 샤벨타이거는 엑스퍼트 상급에 도달한 이반도 상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안전을 위해 부단장이라도 참관을 하라고 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토벌대가 몰살당할 위험이 있으니.”
스타치온은 고위 기사를 참관인을 두도록 하여 그런 사태를 예방하도록 했다. 그렇기에 참관인은 토벌에 참여도 하지 않도록 하고 그냥 지켜만 보면서 인명이 상하는 사태에만 개입했다. 몬스터가 도주할 때도 그냥 지켜만 보도록 했다.
“인간은 몬스터와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왕도 부근은 이제 몬스터를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룬힐트 영지만 해도 이제는 몬스터 웨이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여기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스타치온의 말에 이반은 자신이 성인이 되었을 때 최소한 엔리케 영지의 주변은 그렇게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그렇게 되도록 하려면 자신이 강해져야 했고 영지의 군사들도 지금보다 월등히 강해져야 했다.
“혹시라도 로컨 주변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고 하는 순간 엄청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순식간에 영지 전체에 몬스터가 범람하여 로컨마저 위험해질 것이다.”
“이번에 그것을 느꼈습니다. 펠리시안 요새가 생기기 전에는 로컨에서도 종종 몬스터 습격으로 인해 엄청난 희생이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겨울이면 산에 몬스터가 창궐하고요.”
“펠리시안 요새에서 몬스터를 차단한 덕분에 후방인 로컨이나 볼리비오가 안전해졌다. 마찬가지로 데크리안 요새에서 몬스터를 차단한 덕분에 론도와 로컨이 안전해졌다. 두 곳이 없을 때는 가을부터 봄까지 몬스터와 끝없는 전쟁을 치러야 했다. 물론 여름에도 몬스터가 창궐하여 난리가 난 적이 많았다.”
“결국 두 요새가 방패가 되어 주기에 후방은 안전하다는 말씀이군요. 아직 두 곳이 위태롭기에 로컨이나 론도, 볼리비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수 없고요.”
“두 곳을 우선 안정시키고 그러면서 후방을 개척하여 인간의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다. 지금도 몬스터가 활보하고 다니는 곳이 많다. 몇 군데 몬스터를 방어할 거점을 건립하면 더욱 안전이 확보될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영지의 지도를 가리켰다. 상당히 정밀한 지도였다. 그 지도를 보니 이웃한 영지가 어딘지 나타나 있었다.
“우리 영지 남쪽에 크로나 남작령이 있군요. 크로나 강을 경계로 하고 있고요. 볼리비오에서 10km 정도 내려가면 크로나 강 하류가 있군요. 크로나 영지 옆에 헤세라 영지가 있고요. 우리 영지 서쪽에는 드리원 산맥을 경계로 드리원 남작령이 있고요”
엔리케 산 아래 데크리안 계곡에서 발원한 론도 강은 론도를 관통하여 흐른 다음에 헤세라 영지의 경계 지점에서 크로나 강과 만나고 있었다. 헤세라 영지나 드리원 남작령과의 경계는 크로나 강과 드리원 산맥이라서 더 서쪽에 있었다.
“대략 우리 영지의 인구는 15만 정도 될 것이다. 인구가 20만 정도만 되어도 훨씬 안전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자체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최근에 몬스터 웨이브가 거의 없으니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였다. 거기에 후방의 영지에 몬스터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몬스터 사냥꾼이나 용병들도 이주해 오고 있었다.
“이번에 자금이 좀 생겼으니 용병을 고용할 생각이다. 대략 3년 정도 500여 명을 고용하면 좀 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병이 들어오면 따라오는 자들도 생길 것이고.”
스타치온은 도미니크의 장원에서 얻은 재물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 정도라면 500명 정도의 용병을 10년은 고용할 자금이었다. 자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펠리시안 요새를 다녀온 이후에 스타치온을 따라서 데크리안 요새도 방문했다. 언제 몬스터가 몰려올지 모르기에 영지를 순시하면서 정기적으로 토벌해야 안심할 수가 있었다.
“이번에는 둘이 한 번 제대로 몬스터를 사냥해 보자. 저번에는 성이 차지 않은 것 같더구나. 몬스터 사체를 처리할 기사와 병사들은 나중에 뒤를 따라올 것이다.”
스타치온이 제대로 한번 싸워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그곳에 사는 몬스터가 오크이기 때문이었다. 병사들에게는 위험한 몬스터이지만 기사들에게는 쉬운 몬스터였다.
“좋습니다. 오우거 같은 대형 몬스터는 버거울 것 같지만 오크 정도는 어지간히 몰려와서는 그리 두렵지 않습니다. 데크리안 고원은 오크가 그렇게 많다면서요.”
스타치온은 이반이 몬스터를 상대한 경험이 그리 많지 않기에 이번에 제대로 경험을 시켜주고 싶기도 했고 한편으로 몬스터의 무서움을 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스타치온 같은 강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오크였다.몬스터 사냥 경험이 없는 이반에 숫자가 많은 몬스터가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할 수 있도록 이번 사냥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들은 데크리안 요새를 통과한 후에 마나를 이용하여 산길을 달려갔다. 제대로 된 길이 없기에 말을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나마 사냥꾼들이 다닌 덕분에 길이 있었다.
“기사들은 종종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여기서 1인 전투를 벌인다. 그럴 때 기사 다섯 명 정도가 주변에서 지켜보도록 하고 있다. 보통 마나소드 최상급은 다섯 마리 정도를, 엑스퍼트 기사라면 혼자서 20여 마리를 연속으로 사냥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우리 영지는 강자가 많다. 남작가 기사 정원 50명을 꽉 채우고도 30여 명의 수련 기사가 엑스퍼트 검사이기도 하다.”
수련 기사들 중에 엑스퍼트가 되면 기사로 서임되지 못하면 병사를 통솔하는 백인대장으로 임명하는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자작가로 승급을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려면 일단 영지의 등급을 자작령으로 올려야 했다.
자작령은 인구 10만이 넘으면 가능했다. 현재 엔리케 영지는 등록한 인구가 15만 정도이니 그런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영지의 승급이 이루어진 이후에 귀족원의 안건으로 상정이 되고 거기서 통과되면 국왕에게 승작을 청원했다.
귀족원의 승작청원이 있어도 반드시 승작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왕이 거절한 경우는 없었다. 승작을 하면 당장 세금이 증가하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물론 귀족원에 내야 하는 회비도 그만큼 많아졌다. 자작가의 경우에는 기사의 숫자를 80명까지 둘 수가 있었다. 일반 영지에서는 그 정도까지 기사를 늘릴 필요가 없어 50명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것도 고민이긴 하겠네요. 현재 필요한 기사가 매우 필요한데 숫자가 제한적이라면 문제이긴 하니까요.”
그들이 1km 정도 전진을 하자 이제는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크가 많아졌다.
“시작하자. 일단 네가 오크를 사냥하도록 해라. 나는 뒤에서 너를 보조하도록 하마. 자칫 둘 다 날뛰다가 지쳐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인해전술로 계속 달려들면 감당을 못하는 사태에 처할 수가 있었다. 오크들이지만 오크 중에도 강자는 있었다. 오크 3~5마리 정도로 강한 오크 전사도 있고 엑스퍼트 기사도 상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오크 투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오크 전사나 오크 투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오크 로드도 있었다. 그나마 오크 로드는 어쩌다 한 번 나타나는 돌연변이이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이반이 은신술을 풀고 앞으로 나서자 오크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크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맨몸으로 달려드는 오크와 뭔가 막대기를 들고 달려드는 오크가 반반이라 다소 까다롭기도 했다. 마치 검사와 권사가 합격하는 것 같았다.
이반은 환영십이식을 전개할 때는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검이 유리하지만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엔리케 가문의 검술 같은 패검이 유리하기에 양손 검인 바스타드를 사용하여 오크의 급소에 해당하는 목이나 심장을 향해 일격필살의 수를 전개했다.
“지구력이 중요하다. 그러니 힘 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약해도 문제고 강해도 문제이다. 약하면 죽지를 않고 강하게 날뛰다가 먼저 지치는 수도 있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막상 적을 앞에 두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반은 거침이 없었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한 마리씩 처리해 나갔다. 그러면서 이반은 자리를 조금씩 이동했다. 한자리에 있으면 쓰러진 오크가 움직임을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20여 마리를 죽였다. 정말로 눈 깜빡일 사이였다. 하지만 오크는 이반을 그냥 두지 않았고 이반은 끊임없이 오크를 죽여 나갔다. 그런데도 오크는 도망가지 않고 달려들었다. 이반은 자신의 기운을 최대한 갈무리했다. 아울러 오러도 검에 덧씌운 정도만 발현했지, 외부로 발산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크가 보기에는 약한 존재로 보였고 그렇기에 도망을 치지 않고 계속 달려들고 있었다.
“기운마저 감추고 사냥한다니, 그런 기술은 나도 배워야겠군. 겉에서 보면 일반 병사나 차이가 없어 보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스타치온이 서 있지만 달려드는 오크가 없었다. 그만큼 겉으로 드러난 기운이 강했고 오크도 강자라는 것을 알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저처럼 기세를 죽일 수 있다면 원하시는 대로 소드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괜히 기세를 내뿜어 쫓아다니는 것은 힘만 드는 일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주 머리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이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10여 마리를 더 죽이고 나자 오크들이 이제는 달려들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도망갈 태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한두 마리는 달려들고 있지만, 그들은 객기에 넘치는 개체들이고 나머지는 슬슬 눈치를 보면서 멀어지고 있었다.
“도망을 치고 싶은 기색인데 대놓고 도망은 못 치고 어정쩡하게 꽁무니를 빼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주변에 있는 오크에게 달려들었다. 이반은 환마의 천리무영보를 전개했다. 경신술이면서 보법인 천리무영보는 필요에 따라 잠영보까지 전개할 수 있는 다목적인 운신술이었다. 아울러 환영십이식을 전개하여 간결하게 오크를 죽여 나갔다. 이미 최적의 경로를 잡아서 이동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상당히 빠르게 주변의 오크를 죽일 수가 있었다.
“딱 50마리를 죽였습니다. 할아버지가 한 번 나서 보시죠.”
이반은 더 사냥을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여물지 않은 몸이라 무리가 올 수 있기에 멈추었다. 이반이 물러나자 스타치온이 앞으로 나섰고 강력한 기운을 끌어올려 앞으로 돌진했다. 스타치온의 기운이 몰아치자 오크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빠르게 달려간 스타치온의 마수를 벗어나지 못해 몰이사냥이 되고 있었다. 요란하기 짝이 없는 스타치온의 토벌이었다.
“고작 스무 마리 잡는데 한세월이군.”
이반이 50마리를 잡는 시간보다도 더 시간이 소요된 면이 있었다. 이반은 소리 없이 조용하게 사냥하여 실속을 차린 반면에 스타치온은 요란했지만 크게 효과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기운을 감춰요. 어떻게 감출지 생각해보고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마스터가 될 수 있어요.”
그렇게 재차 말을 했다. 기운을 갈무리하는 요령만 간단히 가르쳐 주어도 가능한 일이지만 본인 스스로 터득하기를 바랐다. 그래야 깨우침이 와서 성장할 것 같았다. 스타치온은 자신의 강한 기세를 감추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지 결국은 포기하고 몰이사냥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