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87
36. 초월 (2)
“나도 영지에서 애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럴 것 같더군. 성취가 빠른 애들은 절정에 접어들기 직전이니. 물론 단약을 사용했기에 가능했지만. 혹시 단약이 필요하나?”
그러면서 약병을 3개 꺼냈다. 금단 3개와 은단 20개, 동단 50개를 건넸다. 동단은 마나소드 최상급을 엑스퍼트로, 은단은 엑스퍼트 하급을 중급으로, 금단은 엑스퍼트 중급이나 상급을 역시 상급이나 최상급으로 올려주는 기능이 있음을 설명했다.
“이 근방에서 나는 약초를 구해서 실험해보았는데 괜찮은 것 같아. 여기에 적힌 것을 최대한 구해보도록 해.”
그러면서 리스트를 건넸다. 공짜로 단약을 제공해 줄 수는 없었다. 마탑에서 주문한 물량도 많은데 건넸으니 상응하는 재료라도 받아야 했다.
만드는 것이야 그리 어렵지 않지만 모든 재료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것이 만만치 않아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일단 은밀하게 모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부는 사용하지 않는 약재라 별도로 채취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려져서 좋은 것이 없으니 조용히 모아 봐. 치명적인 독초라도 제대로 중화만 시키면 약효는 오히려 뛰어나니. 장강과 황하 인근에서 나는 약초가 다른 것처럼 여기도 그러니.”
단약을 만드는 약초는 교체할 수 있었다. 물론 사용하는 약초에 따라 약효가 다르지만, 그것도 약의 양을 조절하면 비슷하게 맞출 수도 있었다.
이반은 알레시안을 두 번이나 방문하여 직접 대련하기도 했다. 태극혜검만 사용하여 겨룰 때 상대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 덕분에 검막과 검환을 능숙하게 전개할 수가 있었다.
서로 대등한 수준의 공방을 이각 이상 전개하다가 멈추었다. 사실 생사 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수련한 무공을 견주는 것이니 그 정도 합을 맞추는 것이 적당했다.
“본문의 태극무원신공이나 상청무극신공을 익히지도 않고 태극혜검을 극에 달하도록 전개하다니 놀랍군. 익히고 있는 심법이 도가기공인 것 같은데. 고절한 것을 보면 혹시 전진의 진전이라도 익힌 것인가? 하오문의 무공과 다른 것 같아.”
“하오문의 무공이라? 사마외도의 무공이니 마기나 사기가 풀풀 풍길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군. 물론 그런 무공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무공도 많아. 단지 재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자들이 빠르게 성취를 보려고 그런 쪽의 무공을 익히는 것이고.”
그렇게 말을 하다가 잠깐 멈추고 알레시안을 보았다.
“나의 경우는 다행스럽게 무공에 재능이 있어 정종 무공도 성취를 볼 수가 있었지. 하오문에는 각 문파의 기밀에 속하는 비급도 꽤 있지. 구결 정도는 알 수가 있고. 단지 주해나 밀결을 알지 못하는 문제가 있지만. 특히 내공심법은 주해와 밀결, 거기에 사문의 스승이 없으니 익히기 어렵지만. 하지만 검법이나 도법 같은 초식은 구결만 알아도 익히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구결을 알고 직접 대련하면 해독할 수 있으니.”
“결국 본문의 장로들을 습격하여 대련한 것이 그 때문인가? 생사 결을 하는 것처럼 공방한 것은 구명절초를 꺼내게 하려고? 그렇지 않으면 초식을 사용하지 않으니?”
“내가 원하는 무공을 6성에서 8성 정도 익힌 자들이 대상이었지. 그 이상 터득한 자는 화경에 들어간 자들이고 문파에 한두 명 정도니. 장로급이라고 해서 원하는 무공을 다 익힌 것도 아니니. 독문무공과 스승이 없으니 그렇게라도 독학을 하고 내게 맞는 무공을 창안할 수밖에 없더군. 지금도 그런 과정이고. 무작정 대련을 요청해서 미안하군.”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물러났다. 사실 알레시안에게 대련을 요구하는 자체가 무리한 요구였지만 당장 필요하기에 강요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대련이었네. 그간 태극혜검을 극성으로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미흡한 것 같군. 보완할 것이 더 있는 것 같아. 더구나 내 주력의 무공으로 견주었는데 겨우 동수라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군.”
알레시안의 최고 무공인 태극혜검으로 대련하고도 동수라는 사실에 다소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충격을 받아 더울 수련에 매진할 것 같았다.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레오닐 클로란에게 준 인체 경혈도를 줄까 했지만, 그것을 줄 때 무공이 바로 풀릴 위험이 있어 보류했다. 적에게 그런 것을 내주기는 꺼림칙했다.
화려한 대전, 안으로 들어온 태자 파츨리아는 크랜들 3세가 앉아있는 곳으로 다가갔고 손짓에 따라 앞자리에 마주 앉았다.
“감찰 3부서의 인원이 대부분 교체가 되었다.”
감찰 3부서란 왕국을 감찰하는 주요 감찰 관련 부서를 지칭하는 것으로 군 감찰단, 왕실 감사국, 왕국 재무감찰국이 해당하였다. 감찰권은 인사권과 더불어 관리를 통제하는 권한이었다.
“들었습니다. 기존에 연관이 된 감찰 사건을 다시 감찰하는 것으로 사임을 압박하고 하급 서기까지 전부 교체한 것이라 들었습니다. 각 부처에서 동료나 상관의 평판이 좋지 않은 자들을 발탁한 것으로 압니다.”
평판이 좋지 않은 자들, 언뜻 생각하면 나쁜 관리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반대였다. 상사나 동료가 행하는 일에 잘 협조하지 않는 경우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협조하지 않는 사안은 정상적인 것보다 비리, 특혜 같은 건이었고 그 때문에 진급도 못 하고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감찰권이 바로 서는 것은 좋지만 이러다가 왕국의 모든 권력을 다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영지 관리청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인데 귀족회의 쪽에 속한 자들을 손볼 것이라 하더구나. 듀안 크로나라고 이반 백작과 연관이 있는 자가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닌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사주를 받은 것 같다.”
스타치온과 듀안을 비롯하여 엔리케 일가는 왕실에서도 중점적으로 그 동향을 살피고 있었고 듀안이 행한 발언은 바로 보고가 되었다. 그 배후에 이반이 있음은 자명했다.
“물러난 두 공작과 연결이 된 자들을 숙청하려는 것 같습니다. 인적인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그들의 잔재가 남아있고 그 때문에 마탑에서 진행하는 일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드러난 수족부터 하나둘 잘라낼 것입니다.”
파츨리아가 크랜들 3세를 찾아온 것도 적절한 타협을 이루어 대대적인 감찰을 무마하기 위해서였다. 세스포 레온 후작을 만난 자리에서 그런 언질을 받은 상황이었다.
“영지승격의 건으로 이반 백작의 심기를 거슬렸고 그것 때문에 마탑에서 감찰을 건드렸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이냐?”
“그런 것 같습니다. 전에 엔리케 남작령을 자작령으로 승격하는 안건을 처리하여 귀족회의에 승인을 요청했는데 6개월가량 심사를 보류하고 있습니다. 고위 귀족이나 중앙귀족들은 영지의 승격보다 영지의 승격조건을 상향하자는 태도입니다. 그렇기에 개별적인 영지승격은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건을 대놓고 부결시키자니 부결에 동조한 자가 표적이 될 것이니 아예 안건 자체를 보류한 것입니다.”
“그러면 승인권을 가진 원로회의에 속한 자들과 연관된 자들을 우선하여 처리한다는 말이구나. 원로회의에 있는 귀족이 사실상 왕국의 귀족을 대표하는 뜻이고 두 공작의 실질적인 힘인데. 서로 대립하니 골치가 아프구나.”
국왕이 모든 관리의 임면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을 추천하는 자들은 고위 귀족이고 그들은 귀족회의에서 원로원을 장악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두 공작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국왕마저도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실정이었다.
“엔리케 영지에 유민이 가고 남작령이 자작령이 되면 상황이 어렵게 변할 것 같다. 하지만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니 용인할 수밖에 없다. 네가 나서 적당히 타협하도록 해라.”
파츨리아 태자가 귀족들의 상황을 대변하면서 입지를 다지라는 크랜들 3세였다. 본격적인 감찰이 시작되기 전에 타협하는 것이 파문을 줄이는 방법이었다.
“제가 이반 백작을 만나서 그의 입장에 대해 들어볼까 합니다. 마탑의 레온 후작을 만나서 들으니 정치적인 역량이 나이에 맞지 않게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나쁠 것 같지는 않지만, 그에게 휘둘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 역량에 대해서 파악한 것이 있나?”
“다시 한번 로렌조 후작을 통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파사칸 왕국의 초인과 싸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탑에서 흘러나온 정보도 취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적 불가, 통제 불능일 것 같습니다.”
“통제 불능이라? 왕가의 권위가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그 정도가 아니라 왕가의 교체가 될까 두렵구나.”
크랜들 3세의 우려에 파츨리아 태자는 한숨만 내쉬었다. 세계수와의 공방은 2~3일 간격을 두고 진행이 되었고 마침내 다섯 번의 무승부를 기록한 날 명상을 하다가 마침내 벽을 넘었다.
사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이반이 제압될 위기를 여러 번 맞이했다. 공격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어만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날 복기를 하는 동안 유난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정신없이 방어했지만, 이반도 어떻게 막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법을 다 동원하여 필사적으로 막았는데 그것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네 번째 대결할 때까지만 해도 공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다섯 번째는 세계수의 공격도 이해가 되지 않고 자신이 방어한 수법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을 복기하면서 풀이하려니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동원해야 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반은 하나의 벽을 넘었다. 아울러 마침내 환골탈태가 진행되었다. 전에도 탄탄했던 체형이 환골탈태가 이루어지자 더욱 균형이 잡히고 날렵한 모습이 되었다.
“얼굴에서 윤이 나는 것 같아요. 뭔가 좋은 일이 있어요?”
매일 보는 엘리자벳이 이반이 거처에 들자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미러 이미지를 전개하여 환골탈태로 인해 자신의 외형이 약간 변한 것은 알지만 바로 알아차리는 것에 놀랐다.
“그럼. 아주 좋은 일이 있었어. 더구나 오전에 왕도에서 자작령으로 승격되었다는 통보가 당도했어.”
귀족원에서 반년 가까이 보류하던 건을 통과시켰다. 왕국의 3대 감찰 기관인 군 감찰단, 왕실 감사국, 왕국 재무감찰국의 정비가 마침내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이었다. 조만간 본격적인 감사를 시행할 시점에 귀족회의에서 먼저 백기를 들었다.
더구나 두 달이 지나면 국왕이 퇴위하고 파츨리아가 즉위를 할 것이니 그 전에 골치 아픈 상황을 정리해야 했다.
“그건 저도 들었어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진짜 모습이 달라졌어요. 분위기도 다르고요. 전에도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더 그런 느낌이에요. 뭔가 있죠?”
“그래? 역시 마누라는 다르구나. 사실 바디체인지를 했어.”
이반은 엘리자벳의 귓가에 속삭이듯이 말해 그 사실을 전달했다. 엘리자벳은 바디체인지라는 말에 너무나 놀란 표정이 되었다. 바디체인지가 뭘 의미하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정말요? 축하해요. 그러면 더 강해진 거죠? 전에 말한 것에서 뭔가 해결책을 찾은 거예요?”
세계수에 관해 비유적으로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지 그렇게 물었다. 세계수와 심상 속에서 대결하면서 경지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세계수를 압도한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엘프의 마법과 드래곤이 남긴 마법을 전부 다 터득할 필요가 있었다.
‘나와 심상 속에서 겨루면서 세계수의 정신력은 계속 성장했다. 잠재력 자체가 다르기에 쑥쑥 성장했고 나중에는 나를 압도할 정도에 도달했다. 지금 내 경지가 상승했다고 해도 동수에 불과할 것이다.’
“해결책을 찾았지만 완전하지 않아.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할 것 같아. 이기지는 못해도 대등한 상대는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요원한 것 같아. 한동안 고생을 해야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