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89
36. 초월 (4)
“그렇겠군요. 외숙부님이 저를 불러 묻는 것처럼 관심 있는 귀족들이 그럴 것 같습니다. 오늘 그 장면을 봤다면 다들 저와 같은 말을 할 것입니다. 함부로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안드롱의 말에 조아선 후작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알았다. 나도 자중하도록 하마. 너는 계속 스타치온 백작과 가깝게 지내도록 해라. 그리고 이반 백작과 인연을 만들 수 있으면 만들도록 해라.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을지 모른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길게 보고 검술 수련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조급하게 접근하려고 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건 맞다. 기회가 된다면 자리라도 한 번 마련해 보아라. 그렇다고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고. 당장 왕국의 중요 부처에 실권을 행사할 것은 아니니 천천히 접근하자. 검술을 수련하느라 힘들었을 것인데 가서 쉬게나.”
조아선 후작은 들어야 할 것을 다 들었기에 축객령을 내렸고 한동안 말이 없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과도기적인 상황에 중책을 맡았지만 언제 물러나야 할지 몰랐다. 욕심을 부리다가 패가망신할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이반은 레오닐 클로란을 만나고 있었다. 그는 이반을 만난 후에 제약을 벗고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영지를 떠나 왕도 주변에 머물면서 암흑가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전에 구축한 집행위원회의 조직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었다.
“정보 길드와 도둑 길드를 사실상 확보했습니다. 굳이 외부의 끈을 자를 필요는 없기에 유지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독립할 수 있습니다.”
“유리스 공작의 다크 스나이더는 어떤가?”
“마탑의 매직 나이트와 대립을 하는 중인데 저와 요크가 수뇌부 몇몇을 제거한 이후에 잠적한 상황입니다.”
다크 스나이더는 혐의점이 없기에 왕국의 치안 당국이 어떻게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매직 나이트도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그들에게 네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해. 직접 나서지 마.”
“그들도 지금의 상황을 아는지 잠적을 하고 있습니다. 유리스 공작의 측근들이 암약하다가 지금은 조용합니다.”
“그라나다가 유카리스는 확실히 통제하는 중이지?”
“그렇습니다. 유칼라드 공국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고 해안가는 갈매기파가 세력을 확장 중입니다. 용병대나 용병단도 몇 개 접촉 중입니다. 낭인이랄 수 있는 용병들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세력만 키우지는 마. 통제할 수 없는 흑도의 확장은 재앙일 수가 있으니. 내가 녹림이나 수채와는 공존하지 않았던 것은 다 이유가 있으니.”
이반은 자신으로 인해 세상이 너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적절한 이권을 차지하는 것은 좋지만 무법천지가 되면 공멸할 수도 있었다.
“하온데 사실, 문제입니다. 영지마다 권력을 놓고 암투가 벌어지는 데 개입할지 말입니다. 상당히 위험하기는 하지만 가장 확실한 사업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하오문은 각 문파나 세가의 암투에도 종종 개입했다. 그것을 알기에 그런 일이 벌어질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제거하려 나서기도 했다. 마운기는 그런 일에 나서서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위험한 일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하지만 너무 위험해. 설사 성공하더라도 토사구팽을 하려 들 거야. 그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인데 문제가 커. 그렇다고 아예 개입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그때는 네가 직접 나서.”
이반은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는 없기에 레오닐 클로란이 직접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무분별하게 개입하다가 나중에는 자중지란으로 발전할 수도 있었다.
지부장은 장남을 지지하고 부 지부장은 차남을 지지하여 내부에서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자중지란이 일어나거나 토사구팽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깨끗이 정리하여 후환이 없도록 해. 그렇다고 영지를 통째로 장악하여 악의 소굴로 만드는 우는 범하지 말고.”
흑도는 자제라는 것을 몰라 관장이라 수 있는 현령이나 태수를 꼭두각시로 만들고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하다가 백도 문파나 관부에서 나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오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왕국을 암중에서 장악한 이후에 말입니다. 어디까지 보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문제이지. 왕권까지 넘보고 싶지는 않은데 세상이 어떻게 될지 몰라 고민이야. 왕조가 바뀌는 것은 필연이지만 그렇게 되려면 황건적이나 홍건적이 만연해야 하니. 그렇다고 그런 도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이반도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권력욕을 가지는 순간 유칼라드 왕실과 대립할 것이고 끝없는 전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리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나나 네가 죽으면 반동이 일어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야. 그렇다고 더 모질게 할 수도 없고. 고민이야. 알고 보면 평민들만 살아남거든. 영웅의 후손은 숨어서 살지 않으면 사라지고 말아.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리던 세가나 군벌도 시간이 흐르면 다 무너지고 말아.”
이반은 그렇게 말을 했다. 권력이란 무상한 것이기도 했다.
“적당히 하겠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뜻을 세운다면 따를 것입니다. 저도 한 번 사는 세상이니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꿈도 있습니다.”
“고민해보자. 내 뜻이 아니라도 세상이 그렇게 만들 것도 같으니. 그렇게 왕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이반도 그 길로 가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렇기에 아예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았다.
이반은 유카리스에 온 다음 날 아침에 파츨리아가 보낸 시종장을 만났다. 스타치온이 출근을 한 직후에 찾아와서 파츨리아가 만났으면 한다는 전언을 전했다. 전날의 무력 시위로 인해 왕실마저 동요하는 것 같았다.
“영지로 돌아가는 것을 조금 미루도록 하지요. 그러면 바로 갑시다.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요.”
이반은 그렇게 말을 하고 시종이 타고 온 마차를 타고 입궁을 했다. 혹시라도 파츨리아가 이상한 짓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려운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설사 모든 근위 기사들이 다 공격해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왕실에서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다.
“전부터 이반 백작을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연회에서 잠깐 만났지만 제대로 말할 상황도 아니었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기에 인사만 건넨 것이기도 하지요. 변방의 소 영주가 태자 전하께 드릴 말씀이 있겠습니까?”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파츨리아의 안내에 따라 집무실의 응접 공간에서 단둘이 마주했다. 물론 문 쪽에 두 명의 근위 기사가 서 있지만, 그 정도면 독대라고 할 수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이반이 자리에 앉자 태자인 파츨리아가 정색을 하고 한 마디를 건넸다. 파츨리아의 나이가 마흔이 넘었으니 이반의 친아버지인 로엔과 비슷한 나이였고 양아버지인 웨델보다도 서너 살 많았다. 그러니 아버지와 아들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무시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이반 백작은 어디까지 얻기를 원하십니까?”
이반은 그런 질문을 하니 뭐라고 대답을 할지 곤혹스러웠다. 사실대로 말을 하자니 걸리는 것이 많았다. 물론 적당히 대꾸하여 그 상황을 모면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말하는 어투에서 왕권을 넘보느냐는 추궁으로도 느껴졌다. 그런 욕심을 가졌다고 해도 수긍할 것도 아니었다. 그저 욕심내지 말라는 경고나 요청으로 들렸다.
“미래에 대해 단언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설사 어떤 말을 해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현재 원하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니기에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 파츨리아를 보았다. 유칼라드 왕국에서 독립하거나 왕국을 차지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겠습니다. 일단 제가 그룬힐트 가문에서 엔리케 가문으로 양자를 간 사실은 아실 것입니다. 그때 생각한 것이 엔리케 영지를 살기 좋은 영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영지의 안전을 위협하는 몬스터였고 그렇기에 지금도 몬스터를 토벌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반은 영지의 발전에 대하여 언급했다. 무작정 키우는 것이 아닌 영지민이 살기 좋은 영지를 만드는 것을 우선 언급했다. 하지만 몬스터를 언급할 때 힘을 주었기에 분위기가 경직되었다.
“지속해서 영지를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검술과 마법을 수련하여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어떤 결과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
이반은 진짜로 왕이 될 생각은 없었다. 설사 능력이 되더라도 무리하게 강행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하려면 왕실을 전복하고 반대하는 자들을 모조리 제거해야 했다.
그럴 생각이 있다면 명분을 갖기 위해 파사칸 왕국의 침공을 방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지만 그것을 중도에 차단하기도 했다.
“영지를 키우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결국 영지민이 늘어나야 하는데 자연적으로 증가해서는 한계가 있고 외부에서 이주해 와야 하는 데 그것도 문제가 많습니다.”
1년간 유민을 받아들여 2만여 명의 인구가 증가한 상황이지만 넓은 엔리케 영지를 생각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굳이 영지를 전부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까? 필요하다면, 인구가 늘어 경작할 땅이 필요하면 개간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후세에 개발하면 그만입니다. 시간은 많습니다. 억지로 뭔가를 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다고 해서 좋아질 것도 없고 저나 영지민이 하루에 세 끼 이상 먹을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이반은 순리대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었다. 많이 가지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었다. 그것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물론 그것도 생존을 위협받지 않을 때 이야기였고 이반은 끊임없이 생존을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있었다.
그런 대답을 하면서 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반은 제 생각을 가감 없이 말을 했지만 그런 대답에 파츨리아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반이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저는 왕국이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기에 파사칸 왕국에서 전쟁을 유발할 때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냥 두면 왕국이 전화에 휩쓸려 아비규환의 상황에 부닥칠 것이 예상되었기에 누가 뭐라 하건 나서서 그들을 격퇴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언급했지만, 이반은 우내사존과 전생에 얽힌 사정이나 그들의 환생자가 있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왕실에 바라는 것이 별로 없다는 말씀입니까?”
파츨리아가 재차 추궁하는 어조로 반문을 했다. 그런 질문에 이반은 왕실 인사들이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설사 무고한 사람일지라도 끊임없이 의심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것은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소소한 것, 제 주변의 평안을 깨지 않는 것 정도입니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항상 변화하는 것이라 가만히 있으면 항상 귀찮은 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주변을 둘러보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살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반의 말이 끝나자 파츨리아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이반의 말 속에 담긴 의지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안하무인이라는 느낌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왕이나 왕실, 다른 귀족들을 전부 아래로 보는 언행이었다.
“무슨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파츨리아 태자가 내키지 않은 기색으로 수긍을 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결코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여전히 의심을 버리지 않은 것 같았다.
“저는 태자 전하께서 왕국을 무탈하게 다스리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당장 글로셜이 발생하여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는데 이런 일이 올 때 제대로 준비하여 모두가 굶주리지 않도록 만들기를 바랍니다.”
이반은 내밀한 이야기를 할 사이도 아니기에 적당한 수사를 사용하여 상대했다. 파츨리아도 민감한 내용은 더 이상 묻지를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