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97
38. 세계수와 초월자 (4)
스타치온이 문제가 되는 조항을 나열하면서 귀족들의 곤란한 사정에 대하여 언급했다. 평민들마저 그런 조항의 개정에 반대하고 있었다.
인신 귀속 자산의 인정 문제가 상당히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예나 농노가 소유한 재산의 궁극적인 주인은 노예의 주인이나 영지라는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노예의 납속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노예나 농노가 해방되는 것은 호의를 가진 주인이 해방하는 것 외에는 불가능했다. 납속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그것은 주인이나 영지의 자산이니 불가능했다. 결국은 주인의 재산으로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니 그 자체가 불법이었다.
“이런 것 때문에 많이 공부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더 머리가 아프구나. 그들이 딱하지만, 논리적으로 밀리니 어쩔 수가 없다. 대여금 형식도 강구하였지만 그것도 자기계약 문제가 걸린다. 해방되기 전에는 노예이기에 계약이라는 자체가 불가능하고 해방이 되면 해방 이전의 문제로 계약하는 것이 문제이니.”
스타치온은 2년간 원로원의 의원으로 지내더니 법에 관해서는 상당한 식견을 가진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놀고먹는 자리라고 욕을 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영지 승급과 승작을 기념하는 연회를 열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러니 결국 귀족회의가 끝나고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달로 결정했습니다.”
“영주관도 새로 지었으니 대대적으로 한 번 손님을 부르는 것도 좋을 것 같구나. 차라리 이번에 모였을 때 초청장을 전달하면 되니 잘 되었구나.”
스타치온도 전과 달리 정치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레오닐 클로란은 얼마 전에 백작의 작위를 받았다.
이반이 전면에 나서려면 적당한 작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결국 마스터로 인정을 받고 백작이 되었다.
“군단장이 아닌 4군단 참모장으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아직 어리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40대 초반에 마스터가 된 경우는 드문 편이었다. 제대로 평가하면 마스터 상급이지만 경지를 다 드러내지 않아 마스터 중급으로 인정을 받았다.
“노아 군단장은 어때?”
엔리케 영지 출신의 노아 자작은 계속 수련을 하여 마스터가 되었고 백작의 작위를 받아 스타치온의 후임으로 군단장이 되었다.
그런 곳에 레오닐 클로란이 임용이 된 것이니 4군단에는 엔리케 영지에 우호적인 인사가 다수 포진하게 되었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저야 우군에 편성되어 제6 전투대장도 겸직하니 군단 본부에 회의가 있을 때만 가는 편이라 매일 접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군단장이나 참모장도 백작이지만 그들은 좌군과 우군으로 편성이 되었다. 평소 군단장을 보필하고 유고 시에 대행하는 자리였다. 마스터가 되더라도 바로 군단장으로 임명하지 않았다.
“요크 단장은 영지에 있나?”
“애들이 아직은 어리기에 영지 일을 맡기고 있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아직 영지 일을 하는 것이 미숙합니다.”
레오닐 클로란은 답답하다는 기색이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그도 이제 80년 이상을 산 것이니 자식들이 미숙하게 보였다.
“그보다 이번 영지 법, 귀족 법 개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남작령이나 자작령은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거대영지가 출현하여 지방의 군벌로 성장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 영지로 분봉이 일어나면 결국 영주의 힘은 줄어들 것이니 그걸 노리는 것이죠. 우리 영지야 별 상관은 없지만, 엔리케 영지는 달라질 것입니다.”
“당분간 직할령으로 둘 생각인데 분봉하기를 원하는 것이 보이더군. 우리 영지도 그러는데 다른 영지는 더 심할 것도 같아.”
당사자는 아닐지라도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 나중에 노아 백작이나 일리안 단장의 가문은 봉토를 주어야 할 것도 같았다. 그렇게 따지면 몇몇 가문에 작위를 내려야 했다.
“직할령으로 두는 것도 가능하니 달라질 것이 없다는 태도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죠. 어느 영지 한 곳에서 소 영지가 나오면 그것이 대세가 되어 연쇄적으로 분봉이 벌어질 것입니다.”
“얄팍한 수인데 막을 명분이 없지. 그것이 그리 나쁜 것도 아니고. 각 주를 거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승격이니. 그보다 우리가 환생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이반의 질문에 마운기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신이 개입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설명할 길이 없었다.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 원시 야만인과 엘프의 혼혈이라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나?”
“그런 기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이 그럴 것이라 하는 정도만 들었습니다.”
이반은 신이라고 할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와 드래곤과 세계수에 대하여 언급했다.
“사실입니까? 그런데 세계수와 드래곤은 어떻게 사라진 것입니까? 그런 사실은 어떻게 알고 있습니까?”
이반은 세계수가 봉인되어 있다가 이식을 한 것과 자신이 제갈수문을 정리한 사실에 대하여 언급하고 지금까지 알려진 일곱의 환생자가 드래곤이 마계의 존재를 소환하려고 하다가 초월자가 개입하여 실패했던 사실과 그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여 휩쓸린 사실에 대하여 언급했다.
“초월적인 존재보다도 상위의 존재가 있다는 말입니까?”
“아마도 조물주나 옥황상제 비슷한 존재이겠지. 초월자는 저승이나 지옥을 관장하는 염라대왕 같은 존재이고. 반면에 드래곤은 제천대성처럼 날뛰는 존재이고. 세계수는 신선과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될 것도 같고. 바로 환생을 하지 않은 것은 소환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바로 당도해도 이 세계에 정착하거나 동화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고.”
이반은 세계수에게 들은 것도 전달했다. 자신들이 이 세상에 동화가 이루어졌기에 초월자가 함부로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도 언급했다.
“이해됩니다. 결국 우리는 막 죽었을 무렵에 드래곤의 소환이 영향을 미쳤고 강한 기운을 가진 덕분에 휘말렸지만, 이 세상에 왔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제가 제일 먼저 환생한 것은 가장 약하기에, 제일 먼저 동화되었기 때문이고 우내사존과 제갈 수문, 그리고 스승님의 순서로 난 것도 강한 순서이겠군요.”
“그렇다. 동화가 늦어져서 나는 나중에 난 것 같다. 얼마 전에 신의 의지로 옮겨졌다고 생각하여 그 소명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엉겁결에 휩쓸려 왔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기도 하구나. 내 뜻대로 적당히 살면 되는 것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어떻게 생각하면 운이 좋아 덤으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왕이 될 생각은 없고. 영지나 키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반은 자신이 어떤 소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그것은 레오닐 클로란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그들은 이후에 개최될 귀족회의에 대하여 논의를 했다.
왕도 유카리스에 있던 이반은 워프하여 세계수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 사이 세계수는 영역을 확장하여 반경 20km에 달하고 있었다. 근처에 당도하자 결계를 개방하여 이반이 올 수 있도록 해주었다.
‘워프 능력이 대단한데. 나타날 때까지 알지 못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마나 유동을 없앴다. 드래곤의 워프 마법을 참조했고 전생에 익힌 것까지 같이 전개했다.”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세계수 근처로 갔다. 그가 다가가자 결계가 폐쇄되면서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변했다.
스스로 은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방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의 감각을 속이지 못하기에 전부 다 드러나 보였다.
“은신 능력을 확보한 것인가? 이제 몬스터는 결계가 있는 줄도 모르고 피해갈 것 같군. 사람들, 고위 마법사나 마스터 정도가 아니라면 네 존재를 감지하지도 못할 것 같아.”
일루전 마법보다도 더 효과가 좋은 은신술이었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강자들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이 문제이지. 영역을 확장하고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은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 더구나 일정 범위에서 방어하는 정도나 할 수 있고 거리가 멀어지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다소 자조적인 느낌으로 대답을 했다.
“너는 드래곤처럼 마법을 사용하거나 변신은 하지 못하나? 가능할 것도 같은데?”
이반은 세계수가 나무라는 것에 너무 얽매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물었다. 전생의 환마의 기억에 신목은 종종 신선으로 변신하여 세상을 활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건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 뿌리를 내린 곳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해. 물론 이동할 수는 있지만, 그것도 뿌리를 뻗어서 천천히 이동할 수 있고.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변신하여 나타나는 것은 영역 안에서는 가능해. 일종의 분신을 만드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것도 시간의 한계가 있어. 능력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서.’
“혹시 정령을 불러도 될까?”
세계수의 영역에서 정령 소환도 쉽지 않았다. 물론 억지로 소환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싸우자는 것이니 양해를 구했다.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 정령은 나도 부릴 수가 있어. 나의 경우 초목의 정령과 비슷한 정령으로 변신도 가능하고.’
그러자 이반은 각종 정령은 불렀고 세계수는 정령으로 화신하여 나타났다. 초목의 정령과 유사했지만 기운 자체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컸다. 상급 정령일지라도 세계수의 화신에 비해서는 어린아이처럼 기운이 미약했다.
“인간이 아닌 엘프의 모습으로 변신한다니 신기하군.”
‘사실 엘프는 인간과 차이가 없는 존재야. 단지 우리 세계수의 가호 아래 있다 보니 점점 지능이 발달하고 신체 능력도 향상이 되고 더불어 수명도 10배 정도 늘어난 것이지. 특히 마나에 민감해지면서 마나 운용술이 뛰어나게 되었지. 그래서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된 거야.’
엘프가 야만인들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존재라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세계수와 엘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기했다.
에레스쿠니아스의 기억에 있는 엘프의 모습과 야만인의 모습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존재라고 하기에는 전혀 달랐다.
“운석이 충돌하면서 지축이 흔들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당시에도 여기가 이렇게 추운 지방이었나?”
‘춥지 않고 항상 따뜻했다. 무더울 때도 있지만 수목이 우거져서 그렇게 덥지 않았다. 내 영역에는 먹을 것이 항상 넘쳐났다. 북쪽에 대륙이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거기에도 인간들이 꽤 살았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멸종했을 거야.’
이반은 궁금해서 북쪽으로 갔던 경험을 떠올렸다. 북쪽으로 상당히 넓은 대지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2,500km 정도를 가니 땅의 중심이라고 하는 지점이 나타났다. 극지라고 하는 곳인데 둥근 땅이 도는 축이었다.
엘프의 기록에는 북쪽 바다에 축의 중심이 있었다고 했는데 지축이 뒤틀리면서 바뀐 것 같았다.
추운 동토의 땅을 지나서 1,000km 정도 더 가니 바다가 나왔다. 섬들이 있지만, 그곳마저 지나자 끝이 없는 바다였다.
‘반대쪽은 세계수가 있는 곳보다도 더 북쪽인지 바다에 얼음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대륙은 넓이가 얼마나 되는 거야?’
남북으로 길게 뻗은 길이는 1만km도 넘는 것 같고 폭은 넓은 곳이 6,000k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워프와 텔레포트를 하면서 거리를 따져봤기에 대략 그 정도라는 것을 알았다.
‘전생에 살던 곳과 이곳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다. 균형이 맞도록 다른 대륙도 반대편에 있다고 봐야 하는데. 대륙마다 세계수가 있다면 두 개의 대륙이 더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반은 그렇게 잠깐 생각을 하면서 정령을 살폈다. 소환한 정령은 세계수의 주변을 돌면서 살피고 있지만 세계수나 화신 가까이에 가지 않고 있었다. 세계수를 두려워하는 기색이었다.
“빛의 정령과 어둠의 정령이 있다는데 그건 어떻게 소환하는지 알아?”
‘정령은 차원의 틈인 정령계에 있는 원소계 정령과 이 세상에 있는 자연계 정령으로 나뉜다. 하지만 빛과 어둠의 정령은 자연계 정령이면서 한편으로 신의 정령이면서 정신계 정령이다. 그렇기에 초월자의 의지를 대변하는 정령이다. 초월자께서 수면에 든 상황이라 소환을 하기 어려울 거야.’
“한 가지 궁금해서 그러는데, 뇌전의 정령을 소환하여 중급이 되면 가능하다는 기록도 있는데 거짓인 거야?”
‘그건 사실이야. 초월자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가능하지만, 지금은 잠이 들었기에 그들이 소환되지 않아. 소환이 되지 않으니 계약도 불가능하고.’
“그래?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군. 난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나 생각을 했는데 그건 아니군.”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몇 가지를 더 묻고 그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