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26
5. 가을 몬스터 토벌 (1)
북방은 겨울이 길었다. 그렇기에 가을에 접어든다 싶으면 바로 겨울이 되었다. 낙엽수는 단풍이 든다 싶으면 바로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잎이 떨어졌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니 조만간 가을이고 가을이다 싶으면 겨울이 될 시점이었다.
“너도 이번에 토벌하는데 나갈 것이냐?”
식사하는 자리에서 스타치온이 이반에 물었다. 기정사실로 정해진 것이지만 혹시라도 캐서린과 엔젤라가 뭐라고 할지 모르기에 식사하는 자리에서 재차 거론했다.
“그럴 생각입니다. 할아버지는 어디로 갈 생각입니까?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아닌 노아 기사단장과 같이 갈까 합니다.”
마스터인 스타치온과 같이 가는 것이 안전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그렇게 해라. 기사단장은 데크리안 고원 쪽으로 가고 나는 펠리시안 요새 쪽으로 갈 계획이다.”
“이반의 실력이 좋지만, 아직 어린데 굳이 보내야 해요?”
듣고 있던 캐서린이 걱정스럽게 한마디를 했다. 역시나 아직 나이가 어린 것을 이유로 걱정부터 했다.
“애 실력을 몰라서 하는 말이야. 노아 단장도 애랑 겨뤄서 평수야. 오러를 사용하지 않고 검술만 겨루면 상대가 되지 않는데. 나도 검술만 겨루어서는 오히려 수세에 몰려.”
스타치온은 이반의 실력에 대해서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굳이 별도의 호위 병력은 필요 없습니다. 그냥 시종인 그로센만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 오히려 호위 병력을 네가 지켜야 할 것 같으니.”
스타치온은 이반과 다니면서 자신이 파악하지 못하는 주변 상황마저 훨씬 빨리 파악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법사의 알람 마법보다도 더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몬스터 토벌을 할 때 안전도 중요하지만, 항상 희생이 발생한다. 그런 일이 발생해도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라. 그런 상황을 예방한다고 무리하게 움직이면 너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
이반은 양아버지인 웨델이 변을 당한 상황을 대략 알기에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 도미니크가 크루밀을 뿌려 몬스터를 유인한 것도 원인이지만 펠리시안 요새가 뚫리면 펠리시안이 초토화가 되는 상황이 문제였다. 그걸 막는다고 전사했다.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엑스퍼트 중급이던 실력자가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물론 전투 중에 크루밀이 뿌려져 몬스터가 웨델과 호위들을 집요하게 쫓아왔지만 피하려고 했다면 자신의 몸을 지킬 수도 있었다.
“알겠습니다. 제 안위를 항상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반은 그런 상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지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다. 또한 도주한 도미니크를 염두에 둔 이야기란 것을 알기에 그에 대해 대비를 하겠다는 의미로 대답을 했다.
“그리고 데크리안 요새로 간다면 네 주변을 살필 사람을 파견할까 한다. 두리원 영지에서 넘어오는 자가 없는지, 혹은 영지에 불온한 움직임은 없는지 면밀히 주시할 생각이다.”
이반을 일종의 미끼로 사용하겠다는 의미였고 이반도 그런 자들이 주변에 있을 것이니 주의하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왕국이나 이스턴 에서도 도미니크나 파트리칸 용병단에 추살령을 내린 상황이고 마탑에서 흑마법사를 추적하는 상황인데 준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1~2년 정도는 숨을 죽이고 숨어있을 것이라 봅니다.”
환마의 경험으로 보면 범죄를 저지르고 잠적한 상황에서 어설픈 준동은 파멸로 귀착이 되기에 제대로 된 악인이라면 세상과 거리를 두고 숨어서 실력을 기르는 데 주력했다. 도미니크나 파트리칸 용병단은 준동할 수도 있지만, 흑마법사는 달랐다.
“그럴 것이라 보지만 요행을 노리고 암살을 시도할 수 있다. 왕국이 아무리 안정이 되어 있지만 몬스터가 준동하는 상황이라 용병들을 비롯하여 사병이 많다. 청부살인을 하는 것이야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너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영지의 주요 인물도 노릴 수가 있다. 특히 용병들을 고용할 때 언제 허튼수작을 부릴지 모르는 일이다.”
용병들은 한 달 소득인 2~3 골드 정도만 준다고 해도 살인을 저지를 자들이 많았다. 신원을 증명하는 용병 패를 검사하더라도 위조를 하거나 남의 용병 패를 습득하여 사용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반은 로컨 외곽에 있는 해런 산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들, 특히 시종인 그로센마저 떼어놓고 혼자 움직였다. 뭔가 시험할 것이 있었다. 새로운 장난감을 얻은 아이처럼 기대가 되었다.
“오늘은 제대로 한 번 싸우도록 할까?”
혼자 중얼거린 후에 달려가기 시작했다. 해런 산은 대략 높이가 700m 정도 되는 산으로 로컨 남서쪽에 자리했다. 워낙 자주 몬스터 토벌을 진행하여 저지대는 몬스터가 거의 없지만 산 남쪽에 있는 분지에는 꽤 많은 몬스터가 있었다. 더구나 며칠 전에 비가 왔는데 산 위에는 눈이 내려 하얗게 쌓여 있었다. 산위로 질주하여 해런 산을 넘자 분지가 나타났다.
“마침 그레이하운드가 있군.”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난 다음에 산 아래로 빠르게 질주했다. 천리무영보를 전개하는 상황이라 소리가 나지 않았다. 빛살처럼 빠르게 이동하여 근처에 당도했다. 이반은 검을 빼 들고 그레이하운드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10여 마리의 그레이하운드 무리가 달려왔다. 몬스터는 인간만 보면 무조건 달려든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더구나 이번처럼 기운을 갈무리하였을 때 직방이었다.
이반은 네 정령을 소환한 상황이고 바람의 정령을 제일 먼저 검에 담았다. 순간 바람의 정령을 염두에 두고 쾌검을 전개했다. 그러자 가장 앞서서 달려들던 그레이하운드가 피를 뿌리면서 옆으로 날아갔다. 순간 다른 그레이하운드가 멈칫했다. 이반은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바람의 정령을 담긴 검을 운용하는 사이 어느 때보다도 빠른 쾌검이 전개되었다. 오러를 전개하지 않았어도 오러와 비슷한 효과를 냈다.
일부는 마법처럼 정령을 보내어 매직 미사일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그리 큰 위력을 내지 못했지만, 차츰 교감 능력이 향상되자 효과를 발휘했다. 물론 정령만 사용하는 것보다 검술과 병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되었다.
십여 마리의 그레이하운드를 정리한 이반은 곧이어서 오크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이때는 불의 정령을 검에 담았고 순식간에 무리를 정리했다. 이반은 돼지고기를 굽는 것 같은 냄새가 진동하자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불의 정령을 검에 담으면 바람의 정령보다 훨씬 파괴력이 뛰어났지만 바로 효과를 내는 것은 뒤처졌다. 고블린 무리를 만났을 때는 물의 정령을 담기도 했고 트롤을 만났을 때는 처음에는 땅의 정령을 담았지만, 불의 정령을 담아서 공격할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
두 시간에 걸쳐서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새롭게 익힌 정령 검술을 시험했다. 오러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오러를 사용하면서 정령의 기운, 속성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했다. 영주관 연무장에서 기사들과 대련을 할 때 시험하기가 곤란했던 것들을 맘껏 전개해 봤다. 스스로 제약을 둔 것을 해제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을 위해 참기로 했다.
프로방시안은 두 개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다면 융합도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시도했지만 불가능했다. 바람의 정령과 불의 정령을 검에 담아 파괴력을 높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뭔가 될 것 같으면서도 되지 않았다. 교감 능력이 떨어지거나 원래부터 불가능한 것인지 모호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벌써 가을이 다가오고 이반도 노아 기사단장을 따라 데크리안 요새로 갔다. 가을이 가까워져 오자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곳곳에 몬스터가 출몰한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데크리안 요새 너머에 있는 데크리안 고원의 몬스터도 토벌해야 하지만 급한 것은 요새 남쪽에 있는 야산의 몬스터였다.
영지 서쪽에 길게 뻗어있는 두리원 산맥 아래에도 꽤 많은 몬스터가 서식하고 있었고 먼저 그것들을 토벌해야 했다. 보통 마을의 자경단이 평상시에 토벌하여 숫자를 줄이지만 가을이 되어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다발적으로 준동하는 경우가 많아 그때에는 특별히 토벌해 주어야 했다.
데크리안은 그런 몬스터를 토벌하는 거점이었다. 그렇기에 몬스터를 사냥하는 용병단이나 사냥팀도 꽤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들도 가을이 되면 대대적으로 몬스터 사냥을 했다. 물론 중간에 이루어지는 가을 대토벌에는 연합군을 형성하여 공동으로 참여했다. 중구난방으로 나서다가 도망가는 몬스터 무리에 휘말려 몰살을 당하는 때도 있기 때문이었다.
“방책을 만들고 매일 병사들이 방책 주변을 정찰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방책 주변에 다가오지 않지만, 날이 추워지면 몬스터들이 산에서 내려와 방책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노아 기사단장이 데크리안 출장소에 있는 영지군 파견대에 걸려있는 지도를 가리키면서 설명을 했다.
“서쪽의 두리원 산맥은 높이가 2,000m 정도 됩니다. 높이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악산嶽山으로 경사가 가파르고 척박하기에 몬스터가 많이 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산 아래쪽에는 평원이 있어 꽤 많은 몬스터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몬스터의 먹이가 되는 짐승들이 많이 살고 그것을 사냥하여 사는 몬스터도 그만큼 많다고 했다.
“가을이 되면 날씨가 추워지고 그러면 이 부분에 사는 몬스터가 아래로 이동을 합니다. 그러면 여기 살던 몬스터들은 쫓겨나거나 그들도 좀 더 따뜻한 곳으로 이동을 합니다. 순차적으로 이동이 일어나면서 그들이 데크리안이나 론도로 몰려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강력한 대형 몬스터가 날뛰면 몬스터 웨이브까지 발생하기도 합니다.”
몬스터 웨이브는 강력한 몬스터가 몰이사냥을 하면서 점점 숫자가 많아지면서 발생했다. 그러면 강하게 맞받아치거나 원인이 되는 강력한 몬스터를 제거해야 해결이 되었다.
“데크리안 주변의 인구가 3만. 가용한 병력이 3천 명 정도 됩니다. 그 숫자로 모든 몬스터의 준동을 막아야 합니다. 물론 론도에서도 지금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데크리안과 론도는 남북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두리원 산맥과 접하고 있었다. 물론 서쪽의 두리원 산맥 쪽도 신경을 쓰지만, 동쪽의 산지도 역시 책임져야 했다.
“산맥에서 내려온 몬스터를 먼저 정리하고 요새 너머에 있는 데크리안 고원을 정리할 것입니다.”
노아 단장은 나이가 40대 후반이지만 엑스퍼트 상급에 도달한 기사였다. 평소에는 말이 없지만 이반을 동행한 상황이라 그런지 직접 설명까지 하고 있었다.
“론도에서는 쿨롱 인근에서 북쪽으로 진격을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데크리안 요새에서 남쪽으로 인격을 하고 다른 한쪽, 로컨에서 역시 토벌하면서 서진을 할 것입니다. 10월 3일, 여기서 세 부대가 연합으로 몬스터를 소탕할 것입니다.”
삼면에서 진격해온 부대가 론도와 데크리안의 중간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물론 로컨 방향에서 진격해온 부대가 이틀 전인 10월 1일에 당도하여 일차적으로 정리를 하고 먼저 자리를 잡기로 되어 있었다. 일종의 모루가 되어 몬스터가 로컨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했다.
남북 방향에서 내려오는 토벌대는 일종의 망치 역할을 했다. 망치와 모루 작전을 약간 변형한 것이기도 했다. 대략 2천 명 정도가 참여하는 대규모 작전이기도 했다.
“병력은 영지 병과 자경단이 참여하고 영지와 계약을 맺은 용병단도 일부 참여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작전에 펠리시안과 볼리비오에서도 진행이 될 것입니다.”
현재 노아 단장은 서쪽에서 스타치온은 동쪽에서 작전을 통괄하고 있었다. 그런 작전을 통해 영지 내부에 있는 몬스터의 숫자를 줄였다. 그런 이후에 데크리안 고원과 던파스 평원에서 몬스터를 사냥하여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대략 15일 정도 안쪽을 정리한 이후에 데크리안 고원과 던파스 평원에서 한 달 정도 몬스터 토벌을 진행합니다.”
“그 이후에 철수합니까?”
“그렇습니다. 2월 초까지는 너무 날씨가 추워 몬스터 사냥꾼만 사냥을 나갑니다. 그 이후에 다시 몬스터 토벌을 합니다.”
이반이 처음이라는 것을 고려하여 세세하게 설명했다.
(지도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