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27
5. 가을 몬스터 토벌 (2)
몬스터들은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여서 그런지 연합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렇기에 각개격파가 가능했다. 보통 10여 마리 정도, 많으면 50여 마리 정도가 하나의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렇기에 기사 두세 명과 병사 100여 명만 모여도 인명의 손실이 없이 토벌할 수 있었다. 100여 명으로 구성된 3개 부대가 앞장을 서서 토벌했고 뒤에서 20여 명으로 구성된 10여 개의 편대가 놓친 몬스터를 정리하면서 남쪽으로 이동했다. 이반도 선두의 부대 중에 하나에 속해서 토벌에 참여했다.
“어떻게 한 번에 심장을 찌르거나 목을 베는 것이 가능합니까? 단 한 번도 빗나가는 것이 없으니 신기합니다.”
“평소 훈련을 할 때도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몬스터와 마주할 때 그만큼 집중해야 가능하지. 항상 공격에 실패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될 거야.”
이반의 시종인 그로센은 나이가 세 살이나 많지만 둘의 체격은 비슷했고 이반의 실력이 월등해서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 그로센이 먼저 나서지만 대부분 이반이 마무리를 지었다.
“나이 스물이 되기 전에 엑스퍼트가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출정할 때 동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그로센이 시종이지만 호위의 역할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었다. 그러니 이반은 그로센을 다그칠 수밖에 없었다.
“전보다 훨씬 빡세게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반이 오기 전에는 그저 집사나 할 생각을 하던 참이라 검술 수련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자기 몸 하나 적당히 지킬 정도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설렁설렁 수련했다.
“그러면 뭐 해? 머리를 써서 집중적으로 수련해야지. 그냥 검만 휘두르면 실력이 느나?”
그렇게 말하고 앞에 나타난 몬스터를 처리했다. 넓게 퍼져 수색하듯이 진격을 하고 있었다. 물론 서너 명씩 무리를 지어서 기습을 당하지 않도록 경계를 하고 있었다. 이반은 다른 자들과 달리 그로센과 짝을 이루어 행동하고 있었다.
“저도 고작 반년 사이에 마나소드 최상급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각성만 하면 엑스퍼트가 될 수 있어요.”
그로센은 마나소드 상급이었지만 최상급이 되었다. 하지만 마나소드 최상급이 엑스퍼트가 되는 경우는 셋에 하나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보통 5년은 시간이 지나야 엑스퍼트가 되었다.
“각성이 그리 쉽나? 마나가 숙련되어 포화상태에 이르러야 하는 데 쉬운 일은 아니지. 마나소드 최상급이라도 마나의 상태에 따라 격이 달라. 다들 그건 모르는 것 같아.”
그로센은 이반의 말에 호기심을 보였다. 그도 마나소드가 되었으니 조만간 엑스퍼트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과일이나 곡식이 다 자란 것 같아도 숙성이 되지 않으면 제맛이 나지 않는 것처럼 마나도 몸 안에서 숙성이 되어야 해. 몸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각성이 일어나는 거야. 이제 붉은 빛이 도는 수준이지. 빨갛게 익어야 각성이 일어나는 거야.”
그로센은 이반의 말에 뭔가 말을 하고 싶지만 차마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반은 어떻게 엑스퍼트가 되었는지 궁금한 것 같지만, 묻지 못하고 있었다. 이반의 실력에 대하여 말이 많지만, 그에 대하여 직접 언급하는 사람은 없었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수련하여 제대로 각성이 이루어져야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으니 부단히 수련해. 편법을 사용하면 성장이 막히는 불상사가 벌어지니.”
이반은 그렇게 말을 하고 오크 세 마리가 달려들자 앞서 나가서 두 마리를 제거했고 한 마리는 남겨놓고 물러났다. 결국 한 마리는 그로센이 상대를 해야 했고 몇 번의 공방이 진행되다가 그로센이 목을 자르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몬스터야 따라오는 지원대에서 정리할 것이니 그냥 두고 일단 저기, 저기 약초나 챙겨.”
그러면서 약초를 가리키면서 땅을 파헤쳤다. 힘을 주는 것도 아닌데 검으로 주변만 슬쩍 건드리면 약초가 있는 곳이 파헤쳐졌다. 흙더미 속에서 약초를 파내어 챙기는 것은 그로센의 몫이었다. 몬스터 토벌보다 약초를 챙기는 것이 더 힘이 들었다.
이반은 부지런히 주변의 약초를 파헤쳤다. 그가 약초를 파내는데 땅의 정령을 동원하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노움을 시켜 약초를 깨끗하게 파낼 수도 있지만 그로센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그 정도만 하고 있었다.
삼면에서 이루어지는 공격에 중간에 낀 몬스터들은 단 한 곳 남은 퇴로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데크리안 방면과 론도 방면에서 쫓겨 온 몬스터가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되었다. 세 갈래의 갈림길이 갈라지는 지점이었다.
한 곳은 먼저 당도한 병사가 사전에 포진한 한 상황이었고 두 곳에서 원거리 공격을 하면서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먼저 당도한 군사들은 방벽 같은 엄폐물의 뒤에서 화살을 날리면서 가까이 다가온 몬스터를 처치하고 있었다.
“야트막하지만 언덕이라 도망가기도 그리 쉽지 않겠군요.”
동, 남, 북의 방향에서 공격을 받자 경사진 서쪽의 야산으로 도주를 하는데 언덕길이라 도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소탕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압박하면서 처리를 할 것입니다. 몬스터가 도망간 방향으로 진격한 후에 다시 반대 방향으로 토벌을 하면서 이동할 것입니다. 물론 전보다 더 안쪽까지 말입니다.”
몬스터는 도망을 가기보다 달려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렇게 토벌하면 대부분 처리가 되었다. 하지만 나중에 이동해 온 몬스터도 많기에 다시 토벌이 필요했다. 중대형 몬스터 몇 마리가 날뛰었지만 한두 마리가 산발적으로 날뛰는 상황이라 노아 단장과 기사들이 나서서 정리했다. 한 시간 정도 공방전이 진행되자 대부분의 몬스터가 토벌되었고 극히 일부분만 도주했다. 토벌대는 전열을 가다듬고 재차 몬스터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보다 안쪽까지 토벌하는 상황이라 한 번 토벌했지만 몬스터가 제법 출몰했다. 하지만 대규모 집단을 이룬 것은 아니라서 각개격파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중대형 몬스터가 다섯 마리나 있었기에 병사들이 다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정찰을 통해 사전에 감지하고 노아 단장이나 기사들이 나서서 제거했다. 하지만 한 번 정찰대가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져서 위험했는데 때마침 이반이 그 옆에 있어 불상사를 막아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정해진 경로와 동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30m 정도는 서쪽으로 치우친 상황입니다.”
상황이 마무리되자 그로센이 궁금한 기색으로 물었다. 몬스터가 움푹 팬 곳에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니 정찰대가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더구나 바위가 많고 경사가 꽤 급한 지형이라 몬스터가 서식하기 그리 좋은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지형에서만 사는 바실리스크라는 몬스터가 있었다. 특히 바위가 많은 지형에 서식하는 스톤 바실리스크였다. 다행히 이반이 출현하자마자 그대로 등위에 올라 핵을 파괴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근처를 지나던 4~5명은 죽거나 중상을 입었을 상황이었다.
“마나를 이용하여 주변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면 감각이 예민해지고 심지어 마나의 흐름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 일정 범위에 마나를 가진 존재의 움직임까지 알 수가 있다.”
그로센도 마나소드이고 기사들과 자주 만나기에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것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가능해지려면 엑스퍼트 수준을 벗어나 마스터에 버금가는 실력자가 되어야 가능했다.
그로센은 한쪽에 놓인 마법 가방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몬스터 토벌을 하는데 이반을 따라왔지만 주로 한 일은 몬스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약초를 채집한 것이었다. 이반은 몬스터 토벌을 하는 와중에도 어떻게 아는지 각종 약초를 채취하도록 했다.
채취하는 것부터 보관하는 것까지 그로센이 담당해야 했다. 채취가 쉽지 않은 것은 이반이 땅을 한 번 헤집어서 쉽게 채취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 다음에 밤이 되면 소 영주인 이반에게 배정된 꽤 넓은 천막에서 그것을 다듬거나 처리했다. 밤이 되면 병사들이 숙영지에서 보초를 섰기에 이반이나 그로센은 따로 할 일이 없었다.
“어떻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는 약초를 그렇게 잘 찾아냅니까? 정말 멀리서도 마나의 느낌으로 찾는 것입니까?”
“당연하지. 기감이라고 마나를 이용하여 마나를 가진 생명체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어. 물론 냄새를 맡아서 찾는 때도 있지만. 약초 대부분은 몬스터 식물이니 찾기가 어렵지 않아. 정화하면 좋은 약재가 되는 것들이지.”
몬스터 식물이란 마기, 마이너스 마나가 깃들이 정화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식물을 통칭했다. 그런 것은 열매를 먹으면 식중독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즉사를 했다.
“이걸 약초 상에 팔 것입니까? 약초는 정화하는 것이 어렵지, 채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별 이득도 없습니다.”
“무슨 말이야? 이걸로 약을 만들어서 기사들에게 줄 것인데. 너도 하나 주고. 아마 상당히 좋은 효과가 날 거야.”
이반은 환마의 기억 중에 영약을 가공하여 영단을 만드는 방법이 생각났고 지금 채취한 약초라면 더 약효가 좋은 영단을 만들 것 같았다. 물론 채취한 약초를 적당히 정화하여 건조할 필요는 있었다.
“약초학도 알고 있습니까? 하지만 마나를 이용한 연금술을 모르면 포션을 만들어도 약간의 효과밖에 거두지 못합니다.”
“어쨌든 그냥 보관만 해서는 안 되고 적당히 손질해야 하니 이리 꺼내 봐.”
이반은 마법 가방에서 약초를 꺼내도록 하여 흙을 제거한 후에 정화작업을 한 후에 건조작업을 했다. 정화작업을 하는 것을 본 그로센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정화가 가능합니까? 어떻게 기사가 정화를 할 수 있습니까?”
그로센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 되어 물었다.
“못할 건 뭔데? 다 방법을 몰라서 그렇지 요령만 알면 가능해. 독초도 제대로 처리만 하면 약초가 될 수도 있고. 이 아스파라고스의 경우 정화를 해도 환각작용을 유발하지만 잘 가공하면 통증을 완화해주는 진통제 역할을 하지.”
그러면서 독성을 가진 일부 약초도 가공하기 시작했다. 이독제독以毒制毒의 원리에 따라 상반되는 독을 배합하여 상생 작용을 하도록 했다. 며칠간 적당한 약재가 모이자 이반은 마침내 단약을 제조하기로 했다. 당장 영약을 먹을 수는 없지만, 나중을 위해 필요했다. 그리고 기사들의 경우에 단약을 먹게 한 이후에 개정 대법을 전개해 주면 경지가 한 단계 상승할 수도 있었다.
“한데 약초를 이렇게 한곳에 모아서 끓이면 문제가 없습니까? 이런 식으로 약초를 처리하는 것은 처음 보는데요.”
“꼭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잖아. 문제는 제대로 약성이 우러나는 것이지.”
그러면서 일종의 약탕기에 차츰 강한 열을 가했다.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덕의 화력을 키웠다. 물론 정상적인 수준으로 작동시키면 강한 화력이 나오지 않기에 샐러맨더를 소환하여 불꽃을 키우도록 했다. 또한 실프를 소환하여 냄새와 증기를 사라지게 했다. 괜히 숙영지에 이상한 냄새를 풍겨서 모두를 긴장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실프는 약한 바람을 일으켜서 하늘 높이 공기를 보내어 바람을 따라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도록 만들었다.
한동안 가열하자 약탕기에서 증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약탕기로 사용하기 위해 압력이 높게 책정이 되어 있었다. 마법이 있기에 그런 야영 도구를 만드는 것이 용이했다. 대략 20여 분 정도 가열을 한 후에 식기를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약탕기를 개봉하여 탕약을 대접에 담았다. 대략 한 컵 정도 나오는 것 같았다. 대접을 한쪽으로 치운 후 다시 약탕기에 물을 처음에 비해 절반 정도 담은 다음에 같이 끓였다.
끓는 동안 이반은 대접에 있는 검을 약물을 작은 수저로 떠 혀끝으로 살짝 댔다. 그렇게 한동안 있다가 약을 입안으로 삼켰다. 혹시라도 독이 남아 있거나 새롭게 독이 생성되지 않았는지 점검을 했다. 다행히 멀쩡했다.
약이 다 끓자 이번에는 10여 분 정도 가열한 후에 재차 약탕기에 있는 약물을 다른 대접에 담았다. 그것도 같은 방식으로 검사를 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약탕기에 있는 약재를 버리고 깨끗이 씻은 다음 대접에 있던 약물을 담았다. 다시 약탕기를 화덕 위에 놓고 처음에는 강한 불로 가열을 하다 끓어오르기 시작하자 가장 낮은 수준의 화력으로 가열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