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30
6. 크로나 영지로 –과거의 유산 (2)
로덴은 세스턴에서 영도인 크론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일종의 요새 도시였다. 크로나 영지 중간에 동서로 뻗어있는 사우스크로나 산맥의 중간에 있었다. 크로나 강 주변에 있는 크로나 평원에 서식하는 몬스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몬스터가 점점 토벌되면서 지금은 크로나 평원 개발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그들은 눈이 쌓인 크로나 평원을 달려 사우스크로나 산맥에 접어들었다. 눈이 쌓여 있고 경사가 심해 말에서 내려 걸어야 했다. 말을 타고 가다가 미끄러지면 기수도 위험했다. 크로나 평원에서도 종종 몬스터 무리와 조우하여 전투를 벌이기도 했지만 십여 마리의 오크 무리 정도가 고작이기에 그리 큰 문제가 없었는데 산에 접어들자 몬스터가 많아졌다.
“아직도 몬스터가 창궐하고 있군요?”
옆에 있는 일리안 부단장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산에서 서식하는 몬스터까지 근절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저 봉우리 높이가 1,500m 정도 됩니다. 그 주변에 있는 산 전체가 몬스터의 서식지이지요. 저쪽 산은 1,300m 정도 됩니다. 그나마 우리 엔리케 영지에서 내려가는 몬스터가 없으니 몬스터 웨이브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전에는 크로나 강이 얼면 엔리케 영지에서 크로나 영지로 엄청난 몬스터가 몰려갔고 그렇게 되면 크로나 평원에 있던 몬스터가 사우스크로나 산맥으로 몰려갔다. 가장 저지대인 로덴고개를 통해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했다.
“지금은 크로나 평원도 몬스터가 별로 없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우스크로나 산맥에서 내려오는 몬스터가 있기에 근절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리안 부단장이 재차 상황을 설명했다.
“몬스터가 또 나타났군요.”
로덴 고개까지 가려면 5km 정도 되는 산길을 통과해야 했는데 계곡마다 몬스터가 출몰했다. 몬스터로부터 말을 지키는 것이 가장 곤욕이었다. 이반은 말을 그로센에게 맡기고 앞으로 나섰다. 다른 기사에게 처리하도록 하면 시간이 꽤 소요되었기에 산길로 접어들면서 이반이 직접 나섰다.
그들은 크로나 영지의 영도 크론에 오후 늦게 당도했다. 로덴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출발했지만 대략 10여 km에 달하는 산길을 통과하는데 오전을 소모했다. 눈이 쌓인 언덕길을 말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상당히 위험했고 그렇기에 말을 끌고 산길을 걸어야 했다.
거기다 종종 몬스터와 조우하면서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달릴 수가 있다면 무시하고 갔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모조리 다 정리해야 벗어났다. 물론 이반이 기운을 내뿜어 쫓기도 했지만, 그것도 오크 같은 몬스터에게는 잘 통하지 않았다.
“엔리케 가문의 이반입니다.”
“어서 오게. 나는 헨스라고 하네.”
크로나 남작 헨스가 영주관의 입구에서 맞이해 주었다. 입경한 이후에 병사나 기사들이 인도했기에 사전에 그들이 당도한 시점을 통보받은 상황이라 크로나 남작과 가문의 주요 인사들이 마중을 나왔다.
“소 영주인 캐빈일세. 자네의 양아버지인 웨델과 친하게 지냈는데 아쉽기 그지없네. 여기는 내 아들인 듀안일세. 이번에 성인식을 할 것일세. 생일이 3월이지만 연초에 하는 것이 관례이니.”
“듀안입니다. 이반 공자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중원도 부자의 나이 차이가 스무 살도 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반은 영주관 본관에 있는 객실로 안내가 되었다. 손님이 묵는 영빈관이 별도로 있지만, 손님이 많고 이반의 나이가 어리기에 본관으로 안내가 되었다.
“스잔나라고 해요. 엔젤라에게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엘리자벳이에요.”
“엘리자벳이라고 합니다.”
방으로 안내가 되었고 막 짐을 풀고 나니 캐빈의 부인인 스잔나가 딸인 엘리자벳을 데리고 방문했다. 혼담이 오가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슬쩍 엘리자벳을 살폈다. 나이는 한 살 어린 것으로 들었는데 꽤 성숙해 보였다.
“이반입니다. 말씀은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집안 어른들과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엔젤라와 통신을 주고받는 것으로 들었기에 그것에 관하여 언급했다. 친하게 지낸다니 일단 호의적일 것 같았다.
“엔젤라에게 이렇게 듬직한 아들이 새로 생겼다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있다가 저녁 만찬을 하기로 했으니 참석하셨으면 합니다. 정식 성인식 행사는 모레이지만 먼저 온 손님들이 있어 계속 저녁에는 만찬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반은 뭔가 호기심이 가득한 엘리자벳을 보니 갑자기 여동생인 로위나가 생각났다.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의기소침할까 걱정이 되어 생일 때 한 번 마법 통신을 한 것이 고작이었다. 물론 가족에 대한 정도 그리 깊지 않은지 떨어져 있어도 별로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엘리자벳을 보니 갑자기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로위나가 이반과 같이 놀 때처럼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특별히 할 일이 없죠?”
스잔나가 일정에 관해 물었다. 사실 이반은 출발하기 전에 스타치온에게 특별히 할 일이 있는지 물었고 성인식 연회에 참석하는 것 외에 별다른 임무가 없다고 들었다.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면 어머님께서 다과라도 같이 하자고 하시는 데 참석하실 수 있는지요? 이반 공자님의 할머니 캐서린님과 우리 어머님은 아주 친분이 두터우십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오전 시간을 비워놓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특별한 일정도 없지만요.”
이반은 로나라고 하는 크로나 남작가의 안주인에 대하여 들은 바도 있기에 허락을 했다.
“캐서린님이나 엔젤라가 공자님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처음 보는데도 낯설지 않습니다.”
스잔나의 말에 이반은 뭐라고 답하기가 애매하여 그저 머쓱한 표정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가 호감을 보이는데 퉁명스럽게 대할 수는 없었다. 스잔나가 같이 왔던 시녀 중에 하나를 전담 시녀로 지정을 해주었다. 이반은 기다리고 있던 그로센을 언급하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서로 협의하여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크로나 남작 헨스의 집무실에는 소 영주인 장남 캐빈과 차남 스티븐, 차기 소 영주이자 이틀 후에 성인식 연회의 주인인 듀안이 모여 있었다.
“총 7개 귀족 가문에서 사절단을 보내왔습니다. 아울러 내일 오전에 프레드릭 백작령에서 차남을 보내올 것입니다.”
캐빈이 현황에 대하여 보고를 했다. 보통 어떤 행사를 한다면 하루나 이틀 전에 당도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특히 겨울의 경우에는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일찌감치 출발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번에는 엔리케 영지에서도 왔군. 웨델이 죽고 난 이후에 두문불출하던 상황인데. 정 급한 경우에는 기사단 부단장인 일리안 경이 사절로 갔는데 이반을 보내다니.”
크로나 남작 헨스가 신기하다는 듯이 말을 했다.
“고작 3일 만에 눈길을 헤치고 왔는데 별로 지친 기색이 없어 신기합니다. 이제 열세 살, 새해가 되어야 열네 살의 어린 나이인데 키는 어른과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엔리케 일족이 기골이 장대하지. 스타치온이나 웨델 모두 키가 크고 힘이 좋아. 둘 다 2m 가까이 되잖아. 거기에 비하면 아직 덜 자랐다고 봐야지. 2~3년은 더 클 거야.”
“그건 그렇지요. 엔리케 일족의 피를 이었다면 이반도 그 정도까지 클 것입니다. 실력도 좋다고 하는데 마나의 기세만 보면 마나소드 중상급 정도로 보입니다.”
“마나소드 중상급? 소문에는 기사단장과 대결해서 밀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게 다 허풍이라는 말인가요?”
이반을 마중할 때 나오지 않았던 스티븐슨이 이상하다는 듯이 반문을 했다. 친하게 지내는 편이지만 한편으로 은근히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엔리케 영지는 웨델이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자 폐문이 되거나 도미니크가 영지를 이어받을 것이란 말도 돌았다. 하지만 세레나의 존재가 알려지고 아들이 셋이나 있어 그중에 하나를 양자로 들인다고 하면서 그런 이야기는 사라졌다.
설사 양자를 들이지 않더라도 5대 전에 갈라진 도미니크가 대를 잇는 것은 불가능했다. 세레나의 자식이 먼저 상속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반이 양자로 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 귀족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고 이반이 온 후에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 사소한 것도 소문이 났다.
“그보다 파라곤 남작령에서 온 제논이 걱정입니다.”
캐빈의 말에 헤센이나 스티븐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헤세라 영지 서쪽에 있는 파라곤 남작령은 두리원 영지 남쪽에 있었다. 엔리케 영지와는 직접 경계를 맞대고 있지 않지만, 거리상 그리 멀지 않았다.
“제논의 아들이 열네 살로 제법 검술이 뛰어나다고 하던데 시비를 걸 수도 있겠군. 전에 있던 일을 설욕하기 위해.”
제논은 웨델보다 나이가 10살이나 많지만 5년 전에 대련하여 패배했다. 물론 정식 결투가 아니기에 승패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만, 당사자인 제논으로서는 치욕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데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다면 일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막아야 할지 아니면 그냥 두어야 할지 걱정입니다. 자칫 엘리자벳의 혼사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습니다.”
캐빈은 엘리자벳을 두 가문 중에 하나와 혼인시키고 싶었다. 그 때문에 엔리케 영지에서 이반을 보낸 면도 있었다.
“파라곤 일족보다 엔리케 일족이 더 나은 면이 있어 거기와 혼사를 치르고 싶지만, 파라곤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니 격식을 갖춰야 할 것인데 곤란하군. 만일 이반이 진다면 계속 혼사를 추진하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못할 것인데.”
헨스도 선뜻 결정을 짓지 못했다. 곧 저녁 만찬을 할 것이고 그 자리에 각지에서 모인 귀족이 참석할 것인데 거기서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사전에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할 필요도 있었다.
“제논이 일을 벌인다면 이반 공자가 피하지 않으면 허용을 하지요. 웨델의 아들이라면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스티븐이 허용하자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 스티븐의 태도에 캐빈은 혀를 찼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뭔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헨스도 스티븐이 맘에 들지 않는지 한참 노려보기만 했다.
“캐빈의 성인식 때 웨델이 왔고 너랑 대련했던 일이 떠오르는구나. 두 살이나 어린 웨델을 꾀어 연무장에 데리고 가서 대련하다가 오히려 패배했는데 그나마 알려지지 않아 다행이었지, 알려졌다면 개망신이었을 것이다.”
남자들 사이에 일어난 그런 일들은 어른이 되어도 항상 회자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파라곤이 이번에도 진다면 후유증이 클 것인데 말려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그들이 충돌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성인식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듀안이 두 영지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는지 반대를 했다.
“하지만 둘 다 찬성하고 나서면 막는 것도 한계가 있다. 패배한 것도 오명이지만 비겁하게 도망쳤다는 오명을 뒤집어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두고 이후에 적절히 중재하거나 수습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캐빈도 그런 충돌이 달갑지 않지만 막기에는 명분이 그리 없었다. 더구나 제삼자가 나서서 부추기는 상황이 벌어지면 결판이 나야 해결이 되었다.
“그보다 7대 상단의 지부장들이나 다른 장원의 주인들도 참석할 것인데 그들에 대한 예우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헨스는 캐빈을 보면서 물었다. 영지의 일은 대외적인 일을 제외하고 소 영주인 캐빈이 총괄하고 있었다. 물론 차남인 스티븐도 캐빈의 승계에 승복하고 협조를 하는 상황이었다.
“기사 정도로 예우를 하면 될 것이라 봅니다. 귀족은 아니지 않습니까? 준 귀족 정도면 족합니다.”
스티븐은 굳이 귀족들처럼 대우할 이유가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들도 7대 상단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다른 귀족들에게 불만을 살 수도 있기에 주의하기로 했다. 저녁 만찬에 참석한 이반은 일곱 가문에서 온 귀족들을 살폈다. 그나마 안면이 있던 헤세라 자작 대신에 동생이 참석하였고 세라톤 남작령에서도 다른 인물이 대신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