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37
7. 음모중첩 (4)
‘글로얀 상단 지부는 외성 밖에 있다. 거기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겠지. 다음 두리원 영지의 미카엘의 일행이 있는 풀꽃 여관, 마지막으로 프레드릭 백작가의 일행이 머무는 여행자의 쉼터란 여관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겠지. 아휴, 정말 춥다. 이런 날씨라서 그런지 거리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군. 거치적거리는 것이 없어서 다행인데 눈이 쌓여 있어 흔적이 남을 수가 있군. 공력이 부족하여 답설무흔의 경지는 아닌데.’
눈은 도둑이나 자객들에게 상당한 애로사항을 안겨주었다. 물론 은밀하게 움직이면 그리 티가 나지 않지만 전문 추적자가 살피면 어느 때보다 흔적을 찾기가 쉬웠다.
‘오히려 혼란을 주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 주변을 한두 바퀴 돌면 오히려 혼란을 주기 좋다. 그러면 주변만 뱅뱅 돌다가 허탕을 치고 만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주관을 벗어났다. 경계가 삼엄하지만, 이반이 탈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영주관을 벗어난 이반은 10여 분을 달려 외성을 성벽을 넘었다. 그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성벽이라도 일반인은 넘기 어렵지만, 이반에는 그저 약간의 장애물 정도에 불과했다.
마침내 파라곤 영지의 어용 상단인 글로얀 상단의 크로나 지부인 장원에 당도했다. 상단의 지부는 외성 밖에 두는 것이 보통이었다. 통행이 자유로운 장소에 두는 것이 좋았다. 이반은 안으로 침투하여 거침없이 한 건물을 향해 전진했다. 불이 꺼진 적막한 장원이었다. 장원의 정문과 후문에 경비병이 있지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 여기군. 넷이나 되는 것 같아. 엑스퍼트 초급 정도이군. 일류고수 정도야 절정의 살수가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지. 더구나 기사의 잠을 깨울 자들은 없을 것이니 아침까지 드러나지 않을 것이고.’
이반은 조심스럽게 기감을 운용하면서 엑스퍼트들이 자는 방에 접근했다. 일반인이라도 유난히 기감이 예민한 자들이 있기에 자신의 내부에 품고 있는 살기마저 제거했다. 그런 자들은 삼중살마저 감지할 수가 있었다.
이반은 기로 자신의 기척을 줄이면서 각 방을 방문했다. 방 안에 들어가서 단검으로 하나씩 처리했다. 방 하나에 1~2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네 개를 전부 돌았다. 10분도 걸리지 않아 전부 정리했다. 그런 다음에 철수했다. 대략 주변을 조심스럽게 두세 바퀴 돌다가 외성의 성벽을 넘어 안으로 들어왔다. 풀꽃 여관과 여행자의 쉼터를 살폈다.
처음에는 풀꽃 여관을 먼저 정리하려고 했는데 상당히 까다롭고 중간에 들킬 가능성이 컸다. 고위 흑마법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먼저 여행자의 쉼터를 먼저 정리하기로 했다. 이반은 여행자의 쉼터로 갔다. 거기에는 프레드릭 백작가의 병력이 머무는 상황이라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다행이라면 마법 물품은 많이 사용되었지만, 마법사는 없어 보였다.
퇴로를 생각해야 하기에 주변을 몇 바퀴 돌면서 지형지물을 살폈다. 물론 경계를 서거나 마법 장치가 없는지 조사했다. 마법 장치는 마나로 작동이 되기에 감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역시 프레드릭 백작가라서 그런지 몇 군데 은밀하게 알람 장치나 마법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물론 그런 장치는 일반 기사라면 파악이 어려운 곳에 설치가 되어 있었다. 중원보다 기가 풍부한 이 세상에서 기사들이 아티펙트에서 나오는 마나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나가 풍부하기에 오히려 기감이 둔화한 면이 있었다. 이반은 환마의 세상에서 기관진식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침투하기 시작했고 어렵지 않게 여행자의 쉼터로 들어왔고 기사들로 보이는 자들이 머무는 층에 들어갈 수가 있었다.
‘대단하군. 역시 부자들이라 알람 마법도 상당히 고급인 것을 사용하고 있어.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고 마법사일지라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니.’
조금만 마나 유동이 발생해도 감지를 하여 경보를 울리게끔 되어 있었다. 이반은 결국 알람 마법을 정지시킬 수밖에 없었다. 최소 5서클 마법사는 되어야 가능한 작업이었다. 그렇게 한다면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사들을 제거하는 자체가 이미 흔적이 남는 일이기에 괜한 염려였다.
이반은 알람 마법이 부여된 아티펙트를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무려 다섯 개나 되었다. 기를 사용하는데 조금만 실수해도 알람 마법이 발동할 수 있기에 그 작업을 하는데 10분 이상이 소요되었다. 그런 다음 아예 파괴하여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
다행이라면 기사들은 모두 같은 층에 나란히 방을 하나씩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방에 들어가서 역시 조용히 제거했다. 더구나 알람 마법을 설치한 후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덕분에 방해를 받지 않았다.
알람 마법은 무차별적으로 누구라도 접근하면 경보를 울리는 것이기에 다른 동행이나 여관주인도 접근하지 못했다. 그런 맹점이 있기에 야영을 할 때 외곽에 설치하는 것이 보통인데 멍청하게 이런 여관에도 설치했다.
오히려 경비 병력마저 철수한 상황이라 암살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방해받지 않으니 너무나 쉽게 정리할 수가 있었다. 자객이, 어세신이 가장 작업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이반은 10분 정도 만에 전부 다 정리했다. 혹시라도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소지품을 살피기도 했지만 특별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여행자의 쉼터에서 나온 이반은 마지막으로 두리원 영지에서 온 자들이 머무는 풀꽃 여관으로 향했다. 이반은 그곳에 접근하다가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좋지 않은 느낌, 바로 흑마법사의 향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이곳이 어디라고 흑마법사가 들어와? 하긴 이 정도 은밀한 기운이라면 5서클 마법사나 마스터가 되어야 감지할 수 있겠지.’
이반은 자신의 기운을 최대한 지웠다. 흑마법사를 감지하자 도미니크에 관한 생각이 들어 마음속에 살심이 솟구쳤지만 자신을 다독였다. 마나에 민감한 자들이 마법사가 되었다. 특히 흑마법사는 일반적인 마나의 유동을 다른 마법사들보다도 더 예민하게 감지했다. 그들은 마나 외에도 마기, 즉 마이너스 마나를 이용하기에 마나의 유동에 민감하기 때문이었다.
이반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몇 번 돌면서 조심스럽게 동심원을 그리면서 접근했다. 흑마법사가 있기에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다가갔다. 여관 안에는 흑마법사 외에도 엑스퍼트가 넷이나 존재했다.
‘용병들인가? 기사들의 마나는 상당히 정제되어 있는데 이자들은 불순한 것 같군. 거의 강제로 마나를 몸 안에 욱여넣어 엑스퍼트가 되었어. 파트리칸 용병대의 잔당인가?’
이반은 기사들보다 흑마법사를 처리하는 것이 고민이었다. 접근할수록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사로잡았던 흑마법사 로즐로보다 훨씬 고위의 마법사인 것 같았다. 마나의 크기로 따진다면 5서클 마법사인 줄리안 더프난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5서클 마법사는 상급 엑스퍼트에 버금가는 능력을 발휘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준비한 상태라면 쉽지 않겠군.’
여관으로 생각 없이 뛰어들었다면 바로 발각이 되었을 것 같았다. 그나마 여관이 마법사의 근거지가 아니고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곳이라 빈틈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그 틈을 파고들 여지가 있었다.
‘기감이 좋고 침투술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지, 기사들이라면 여관에 다가가는 순간 들킬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여관에 설치한 것이라서 실패해도 소리를 내는 형태가 아니라 마나 유동 형이라 시끄럽지는 않겠군.’
이반은 어둠 속에 동화된 상황에서 벽을 타고 지붕 위로 올라갔고 마침내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그곳은 두리원 영지에서 온 자들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다른 손님이 머물고 있었다. 안에는 세 명의 남자가 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반은 가까이 다가가서 수혈을 제압했다. 자고 있지만, 아예 더 깊은 잠을 자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흔적이 남았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일이 터지면 당연히 알 것이고 그런 흔적으로 추적은 불가능했다. 복도로 나선 이반은 날듯이 천장으로 이동했다. 걸어서 가면 바로 경보가 울릴 것이기에 천장이나 벽을 잡고 이동했다. 그렇게 이동하여 마침내 흑마법사가 머무는 곳에 당도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겠군. 문에는 잠금 마법이 걸려 있지만 그것은 해제가 가능할 것도 같아. 마법을 구성하는 마나를 거두어들이면 해제가 될 것이니.’
일반적인 마법은 마나만 사용되지만, 흑마법사라서 그런지 마이너스 마나, 마기까지 사용을 했기에 마법을 해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반은 가능했다.
‘문이 열리면 알람 마법까지 작동이 되게 되어 있군. 아티펙트라 해체가 쉽지 않은데 곤혹스럽군. 알람 마법이 작동하더라도 그냥 들어가서 제거를 하고 용병들을 제거할까? 그렇게 하면 자칫 내 정체가 드러날 위험이 있지만 죽이고 사라지면 끝인데.’
도주할 시간이 없는 것이 문제지만 그것도 빨리 처리하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하지만 흑마법사가 전개한 마법에 스치기라도 하면 흔적이 드러날 위험이 있었다. 이반은 현천 신공을 전개하여 알람 마법 아티펙트를 감싼 후에 마나를 처리해 나갔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라 온몸에 땀이 나서 흠뻑 적시고 있었다.
이런 일은 화경에 다다른 자나 가능한 기예지만 이반의 마나 통제력은 전생 환마의 수준이라서 가능했다. 흑마법사라서 그런지 그곳에 사용된 마나석은 정화되지 않은 마정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마정석은 지속해서 마기에 침식이 되기에 정화해야 하지만 오히려 흑마법을 전개하는 데는 마정석이 더 좋았다. 이반은 마정석과 알람 마법의 연결을 해제하고 알람 마법의 마법 진에 흐르던 마기마저 회수를 했다.
그런 다음 흑마법사가 자는 방 안에 들어갔다. 그는 방 안에 들어가자 내기를 방안에 뿌려서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흑마법사가 펼쳐놓은 마나 역장이 파괴되었고 그것을 대신하여 이반의 기운이 방안을 장악했다.
“누구냐?”
흑마법사가 달라진 상황을 감지하고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지만, 곧 가슴을 움켜쥐면서 다시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이반의 기운이 역으로 흑마법사의 몸에 침투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순간적으로 마나 역류가 발생했다.
이반은 그대로 달려들어 혈도를 제압했다. 그렇게 하자 방안의 기류가 안정되었다. 이반은 방안을 둘러보다가 흑마법사에게 급히 다가갔다.
“이건 내가 압수하도록 하지.”
이반은 흑마법사가 왼손을 붙잡아서 들었다. 아티펙트였다. 소문으로만 듣던 공간 마법이 적용된 것 같았다. 물론 빠지지 않게 되어 있지만, 그것을 해제하는 것도 가능했다. 현천 신공을 반지에 주입하자 각인이 사라지고 말았다.
흑마법사가 머무는 방안에는 아무런 소지품도 없었다. 아마도 그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이반은 조심스럽게 반지에 적용된 마법을 분석했다. 마법 자체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작동하는 원리는 대략 이해가 되었다.
이반은 기를 운용하여 흑마법사와 연결이 된 마법 진을 정지시켰고 그런 다음에 반지를 잡아서 빼내었다. 흑마법사는 마혈이 제압되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지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니기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반은 반지를 자신의 약지에 끼었다. 그런 다음 흑마법사가 반지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연결을 시도했다. 바로 연결이 된 것은 아니지만 몇 번 시도하니 대략 이해가 되었고 마침내 성공했다. 이런 방식은 마나에 대한 통제력이 월등해야 가능한 일이었고 대마법사나 가능한 일이었다.
흑마법사는 자신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아공간 반지를 침입자에게 강탈을 당하자 어이가 없었고 노기가 치밀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지만 무슨 방법을 사용했는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고 마나 마저 동결된 상황이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반은 새로운 장난감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몇 번 시도하여 마침내 아공간으로 보이는 것을 열 수가 있었다. 그러다가 아공간 반지가 전부 다 개방이 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아공간의 입구 쪽 공간만 일부 개방이 되어 있었다. 당장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공간 대부분은 봉인이 되어 확인 자체가 불가능했다.
‘뭔가 이상하군? 다중 아공간인가? 설마 내 능력이 부족하여 열지를 못하는 것인가? 저자의 마법이 높아서 가능한가?’
아공간 안에는 각종 서적부터 시작하여 생활용품, 마법 용품 등이 들어 있었다. 심지어 엄청난 재물까지 수납이 되어 있었다. 금괴나 은괴, 금화나 은화가 상자째 들어 있었다. 아공간에는 마법사가 넣어둘 것이 전부 다 들어 있었고 별도의 공간이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
‘설마 이 반지는 봉인이 되어 있는 것인가? 그래서 흑마법사는 아예 비밀공간이 있는 것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 하긴 이런 아공간 반지를 만든 자는 5서클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고위급 마법사일 것이다. 아공간의 창출은 최소 7서클 마법사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다고 본 것 같은데.’
이반은 더 알아보고 싶지만 일단 내공을 움직여서 반지에 인챈트 되어 있는 마법 하나를 작동하게 했다. 인비저블 마법이었다. 마법 진을 감지하는 순간 그런 기능의 마법 진임을 깨달았다. 그러자 손가락에 있는 반지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반지를 감추는 마법이었다. 눈으로 봐서는 이반도 찾기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