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38
7. 음모중첩 (5)
이반은 흑마법사를 보았다. 흑마법사는 반지가 사라지자 다시 한번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그런 기능이 있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 것이 오히려 신기했다. 우연히 얻었지만, 그저 여닫는 정도만 하면서 창고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흑마법사를 심문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법 중에 리드 메모리라는 마법이 있어 기억마저 읽을 수가 있다고 하는데 환마의 기억에는 그런 수법은 없었다. 대신에 섭혼술이라고 하여 일종의 환술이 있지만, 그것은 공력이 부족해 사용할 수가 없었다.
설사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도 시간이 없었고, 납치하듯이 어디로 데려간다고 해도 당장 시간이 없었고 그렇게 하다가 발각이라도 되면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반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사혈을 눌렀다. 흑마법사는 사이한 술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에 내가중수법으로 심장을 파괴하고 뇌까지 파괴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구유환혼대법의 수법으로 흑마법사의 혼백까지 정리한 후 옆방에 있는 엑스퍼트들을 정리하러 나섰다.
조심스럽게 움직여서 옆방으로 이동했고 검사들을 정리했다. 흑마법사를 중심으로 하여 호위하는 형상으로 엑스퍼트 검사들의 방이 배치되어 있었다. 흑마법사를 정리한 상황이지만 그들을 처리하는 것은 다른 기사를 처리하는 것보다 상당히 어려웠다.
‘용병 출신이라 다양한 꼼수를 사용하여 일종의 알람 마법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생존을 우선하는 자들이라 무시할 정도는 아니군. 하지만 하오문의 방식과 유사하군. 이런 거야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이런 장난은 귀찮지만 허공섭물을 이용하면 되고.’
하오문도 각종 방식으로 안전을 도모했는데 용병들이 사용한 방식도 비슷했다. 문틈에 물건을 꽂아 문이 열리는 순간 함정이 작동하도록 하는 초보적인 것부터 각종 마법 물품, 아티펙트를 이용한 것까지 다양했다.
‘그런 것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두 배는 걸렸군. 자는 기사나 마법사를 귀찮게 할 자들은 없으니 한두 시간의 여유는 있겠군. 이제 처소로 돌아가면 끝이군.’
엑스퍼트 넷을 제거하는데 무려 20분이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냥 침투했다가는 뭔가 소동이 발생할 수 있기에 경보장치나 함정을 해제해야 했다. 넷을 다 제거한 이후 범인을 특정할 정도의 흔적을 없애고 풀꽃 여관에서 탈출했다.
그런 다음에 흔적이 영주관으로 이어질까 걱정이 되어 멀리 우회한 다음에 영주관으로 갔다. 마침 하늘에서 눈송이가 하나둘 내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이 머물던 처소에 은밀히 들어갔다. 물론 공력으로 신발에 묻은 물기도 대부분 제거했고 몸도 살펴 흔적이 없는지 재차 검토했다. 혹시라도 외출한 이후에 누군가 처소에 방문하거나 침입할 수도 있기에 일종의 경보장치를 해놓았는데 건드린 것이 없었다.
‘혹시 몰라 예비용 신발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다행이군. 물기가 묻은 것 같지만 이 정도라면 금방 사라질 것 같군. 마음 같아서는 반지도 살피고 싶지만 잘못하다가 커다란 마나 유동이 발생할 수 있기에 그냥 두는 것이 좋겠군.’
이반은 무려 열네 명을 죽이는 일을 했지만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인해 두려운 마음이 들거나 어떤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모두 다 자신이나 엔리케 영지에 적대적인 자들이었고 영지로 돌아갈 때 습격할 가능성이 큰 자들이었다. 그들을 먼저 죽이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이 죽어야 했다.
제논 파라곤이나 미카엘 두리원은 서로 결탁하여 이반을 제거할 계획을 수립 중이었고 프레드릭 백작가의 로델 남작은 이반과 엔리케 영지를 조사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역시 돌아갈 때 제거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상황이었다.
‘그들은 비공식적으로 방문한 자들이다. 그렇기에 설사 알려진다고 해도 공공연하게 크로나 영지에 책임을 묻지 못할 것이다. 그저 여관에서 죽었으니 살인사건을 해결해달라고 신고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죽은 것을 알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실로 궁금하군. 다소 과한 면이 있었지만 다들 자업자득이지.’
이반은 잠자리에 들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아울러 다음날 예정된 검술 교류전이 제대로 진행이 될지 궁금해졌다. 그런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행사를 추진한 로델 프레드릭 남작이나 제논 파라곤 소 영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 물론 크로나 영지에서 알아서 취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침 여섯 시, 겨울이라 어둠이 가시지 않아 아직 새벽이라고 할 시간에 영주관과 영빈관에서 부산스러운 움직임이 일었다. 이반은 잠자리에 일어나 무슨 일이 벌어져서 그러는지 짐작하면서도 시종들에게 질문을 했다.
“무슨 일인가?”
“풀꽃 여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신고가 들어왔는데 두리원 영지의 호위대 일부가 머물던 곳입니다.”
영주관의 시종이 그 정도만 말하고 급히 움직였다. 조금 지나자 시종인 그로센이 찾아왔다.
“무슨 일인지 들은 것 있어? 살인사건이라는데?”
“우리 영지는 기사님들만 왔지만 다른 영지는 호위 병력이 꽤 따라왔고 그들은 영주관이나 영빈관에 들지 못했습니다. 각 영지에서 온 사절단의 호위 병력은 여관에서 머물고 있는데 풀꽃 여관에는 두리원 영지 출신이 머물고 있습니다. 거기서 용병 출신 엑스퍼트 급 네 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흑마법사에 관해서는 말이 없었다. 사전에 흑마법사의 시신은 몰래 빼돌린 것 같았다. 그 사실이 알려졌다면 더 크게 난리가 났을 것인데 누군가 먼저 조치를 취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로센이 설명을 하는 사이에 여행자의 쉼터에 머물던 프레드릭 백작가의 호위 병력에도 문제가 생긴 사실이 알려졌다. 곧 다른 영지에서 온 호위 병력의 안전을 점검했고 마침내 파라곤 영지에서 온 병력까지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보고되었다.
“가서 식사나 준비해 달라고 해. 미적거리다가 밥도 먹지 못하는 수가 생기니. 기사들도 식사부터 챙기라고 전하고.”
이반은 그로센에게 식사 심부름을 맡겼다. 어떻게 된 것인지 굳이 알 필요도 없었다. 자신이 한 일이니, 진상을 알 필요가 없었다. 그로센은 이반이 배가 고프면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것을 알기에 급하게 영주관 주방으로 달려갔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그로센이 나가고 일리안 부단장이 찾아오자 상황을 물었다. 이반의 안위가 걱정되어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지난밤에 대규모로 어세신이 움직여서 외부에 머물던 호위 병력의 인솔자들을 처리했습니다. 현재 파라곤 영지의 기사 넷, 두리원 영지에서 온 용병 출신 엑스퍼트 검사 넷, 프레드릭 백작가의 기사와 견습기사 다섯이 암살당했습니다.”
“엑스퍼트 급으로 무려 13명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런 자들이 암살을 당했는데 같이 머물던 자들은 알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능력을 갖춘 어세신은 블랙 새도우라는 조직과 다크 스나이더 정도라고 합니다.”
암살을 전문으로 하는 어세신은 어디나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유칼라드 왕국에는 두 개의 조직이 암중에서 은밀하게 활동했는데 소문만 무성하지, 실체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끄럽게 되었군요. 무슨 목적으로 일을 벌인 것 같습니까?”
“그거야 잘 모르죠.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의뢰했는지 알려진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리안 부단장은 걱정스러운 기색이 되었다. 어세신의 목표물이 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나마 영주관이나 영빈관에서 일을 벌이지 않았으니 다행이었다.
“마법 물품이 대부분 해제가 되거나 디스펠을 한 상태입니다. 그런 일은 어지간한 조직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마법을 전문으로 다루는 자들까지 동원이 되었고 그런 자들이라면 추적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더구나 지금 눈발까지 날리는 상황이라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일리안 부단장의 말대로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많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눈이 내리고 있고 그러면 추적하는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족적이나 흔적을 추적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검술 교류전은 불가능할 것 같으니 적당히 눈치 보다 떠나도록 하지요. 물론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요.”
그렇게 말을 하는 사이에 그로센이 주방에서 식사를 챙겨서 들고 오고 있었다. 그로센은 탁자에 음식을 진열한 후에 아티펙트로 음식물의 안전 여부를 검사하고 있었다. 전보다 더욱 꼼꼼히 검사하는 것은 어세신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반은 이미 가져올 때 기감으로 살피고 냄새로 살펴 문제가 없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사실 없었다.
“일단 다들 식사부터 하십시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대기를 하고요.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마구도 점검해놓기를 바랍니다. 분위기를 보면 다들 떠나려는 것 같습니다.”
영주관이나 영빈관에 머무는 귀족들은 살인사건이 터지자 불안해하면서 당장 떠날 궁리를 하고 있었다. 더구나 기사나 엑스퍼트 검사들만 처리한 것이 알려지자 더욱 불안해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검술대회가 취소되면 바로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세신이 돌아가는 길에 노릴 수가 있으니 호위 병력을 요청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크로나 영지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대략 기사 5명, 병사 100명 정도 요청을 하시지요.”
이반이 식사를 시작하자 일리안 부단장은 처소에서 물러갔고 이반은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 그로센을 내보냈다. 그로센이 물러가자 복장을 갖추고 공터로 이동하여 가볍게 아침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감을 열어 사람들의 대화나 움직임을 살폈다.
이반은 세 영지에서 온 귀족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제논 프라곤이나 미카엘 두리원은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로델 프레드릭 남작은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고 영빈관의 처소에 있었다. 로델 프레드릭 남작은 처소에서 길길이 날뛰면서 당한 자들을 욕하고 있었다. 죽은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맥없이 당한 사실에 화를 냈다. 경비가 뚫려 어세신에게 죽은 자체를 문제 삼고 화를 내고 있었다.
“누구의 소행인지 몰라? 어느 쪽이야? 다크 스나이더야?”
“진위는 모르겠지만 그들과 연락이 되는 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둘 다 이쪽에 보낸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혹시 파사칸 왕국의 블루문이 움직인 것은 아닌지 의문이랍니다.”
“블루문이라? 그들이 왜? 이런 궁벽한 곳에 뭐가 있다고 일을 벌여? 이해가 되지 않군.”
“그들이 혼란을 노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타크라칸 사막지대를 통합한 상황이니 침공을 하기 전에 사전정지 작업을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로델 남작은 길길이 날뛰고 아랫사람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범인을 찾아내라고 하지만 아무런 흔적도 없으니 찾지를 못하고 있었다. 설사 흔적이 있어도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왕국의 정보부에서는 분란을 일으켜서 중앙과 지방의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지 개발계획을 다시 추진하는 시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일이 터지자 프레드릭 백작령으로 마법 통신을 보내 상황을 보고하고 조사를 하도록 했다. 심지어 어세신 조직에도 문의하였다. 물론 문의가 아닌 경고였고 어세신 조직에서도 절대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고 있었다.
“우리 외에 당한 곳이 파라곤 영지와 두리원 영지라고?”
“그렇습니다. 공통점은 영지 개발계획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곳이고 한편으로 전날 검술교류회 문제에서 본가와 각을 세운 곳이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와 그들을 이간질하려고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는 말인가? 몇이나 동원이 된 것 같아?”
“특급 세 명은 동원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마법사들도 셋 정도는 보조한 것 같습니다. 최소 4서클 이상은 된다고 봅니다. 다들 아티펙트를 사용하여 경계했지만 모두 다 파괴가 되었다고 합니다. 두 조직이 하지 않았다면 파사칸의 블루문이나 마탑의 매직 나이트 정도가 해당이 됩니다.”
매직 나이트는 마탑에서 운영하는 마법사 호위 조직이지만 점점 조직이 커지면서 일종의 정보조직이자 해결사 조직으로 변모했다. 또한 흑마법사를 소탕하는 데 앞장을 서기도 했다.
“참, 골치 아프군. 크로나 영지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영지 병이 출동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피해 상황만 파악했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침투로마저도 제대로 파악을 못 하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지금 눈발이 날리는 상황이라 족적도 전부 사라졌습니다.”
로델 남작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밖으로 나서서 영주관으로 쳐들어가서 범인을 잡아내라고 채근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세신이 침투하여 죽인 상황이었다. 영주관도 아닌 여관에서 일어난 일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송구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흔적도 없기에 추적할 수 없습니다. 혹시라도 거동이 수상한 자들이 없는지 살피고 있지만 특별한 것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캐빈 소 영주가 답답한 어조로 하소연하듯이 로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가장 답답한 것은 크로나 일가였다. 손님을 초대한 상황에서 호위 병력으로 온 자들, 그것도 엑스퍼트들이 흔적도 없이 죽은 상황이니 면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