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41
8. 단약 (2)
“혹시라도 ‘대지의 기억’이라는 마법으로 살필까 염려하여 철저하게 위장을 했고 어두운 곳을 통과하고 장애물도 넘었습니다. 그렇기에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보다 영지 개발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영지 분할에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그 지랄을 하려는 것 같다. 배경에 대해 알지?”
“대충 압니다. 거기서 설왕설래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변경 영지가 너무 넓어 몬스터가 사라지면 거대영지로 발전할 것이니 그 전에 제약을 두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 왕국의 중앙귀족들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이라 들었습니다.”
“맞다. 왕도 유카리스에서 가까운 곳은 1개 주가 크로나 남작령과 헤세라 자작령을 합친 면적에 불과하다. 엔리케 영지도 그 정도 면적이고. 거기는 이제는 개발할 여지가 없어 경작할 땅도 부족하다. 그러니 변경의 땅을 욕심내는 것이다.”
“어떻게 합니까? 저들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입니까?”
“그럴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몬스터가 많아 개발할 수 없지만 던파스 평원이나 세틀랜드 반도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땅이다. 거길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곳을 제대로 개발한다면 우리 엔리케 영지는 파라운 대공령에 이어 세 번째 대공령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왕국이 분열한다면 새로운 왕국으로 독립할 수도 있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군웅할거 시대로 접어들 수도 있다. 점점 귀족들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7대 상단의 배후에 존재하는 귀족 가문에 대하여 언급했다. 중앙귀족과 대귀족들은 7대 상단을 운영하면서 왕국의 이권을 탐했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왕국을 좌우할 정도이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조만간 파탄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유칼라드 왕국의 귀족원에 대하여 언급했다. 귀족원과 유칼라드 왕실이 오래전부터 대립하는 상황에 대하여 언급했다. 귀족원은 귀족 중심의 변경개발을 원하고 유칼라드 왕실과 공국은 왕국 중심의 변경개발을 원했다. 그래서 최근 100여 년 사이에 작위 상승의 여지가 있는 영지가 무더기로 생겨났지만, 승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만 승격했다고 했다.
“또한 지역별로 이루어지는 귀족 모임이 이제는 계파로 발전을 하여 일정 지역마다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벨라 백작령도 인근 영지들을 모아서 연합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 주로 영지 개발계획을 반대하는 견해를 밝히는 영주들이 호응하는 편이다.”
스타치온이 왕국의 정치 상황에 대하여 계속 언급을 했다. 이반이 어리기에 나중에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런 내용을 이해할 수준이 되었다고 판단하여 설명하면서 제 생각을 말했다.
“반면에 프레드릭 백작령은 중앙귀족으로 탈바꿈하여 자신들과 친한 귀족들을 이곳으로 끌어올 계획을 세우고 영지마다 영지의 일정부분을 매각하는 협상을 추진 중이다. 일부 영주들이 그들이 제시하는 조건에 혹하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영지를 강탈하는 행위라고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엔리케 영지에서 세운 장기 영지 개발계획을 보여주었다. 제대로 개발만 된다면 현재 확보한 지역만 개발해도 인구 100만에 가까운 영지가 될 수도 있었다. 그 시점이 되면 던파스 평원과 세틀랜드 반도로 진출하여 인구 300만에 달하는 거대한 영지, 대공령으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반이 보기에는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는 희망 사항에 불과해 보였다. 이반의 일생을 걸고 진행해도 인구 50만을 달성하기도 쉽지 않았다. 거점을 중심으로 조금씩 확장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가장 문제는 인구가 늘어나야 하는데 사람이라는 것이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었다.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했고 급격히 증가시키려면 이주해 와야 하는데 비용도 문제지만 이주해 올 사람도 없었다. 물론 유칼라드 공국 지역에서 사람을 데려온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거대한 권력이나 다른 힘이 작용하여야 하는데 엔리케 영지가 그런 역량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영지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주변 영지의 압박을 버틸 수 있어야 하고 영지가 봉쇄되더라도 자급자족을 이루어야 한다. 7대 상단은 기회만 되면 영지를 분할하여 매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안 되니 도미니크를 지원한 것이겠군요.”
“그렇다. 그러다가 도저히 버티지 못하니 도미니크가 흑마법사들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두리원 영지의 미카엘이란 자가 용병들을 데리고 크로나 영지로 간 이유가 너를 공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행정총관을 비롯한 영지의 관리들에게 크로나 영지에 가는 것을 공개한 시점이 5일 전이라 갈 때 공격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가다가 습격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5서클 흑마법사가 온 것은 돌아오는 길에 저를 습격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평원 한복판에서 공격을 받았다면 대책이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제 실력을 전부 발휘하면 당하지는 않겠지만요.”
이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호위를 하는 기사의 수준만 따진다면 그들이 더 월등했다. 더구나 영주관에 같이 왔던 기사들과 제논 파라곤의 기사들마저 합세했다면 이반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가 있었다. 개인의 능력은 한계가 존재했다.
“너도 당분간 외부 활동을 하지 않도록 해라. 굳이 네가 외부에 드러나서 좋은 것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마나포션인가 하는 것은 무엇이냐? 일리안 부단장과 기사들에게 줬다면서?”
그러자 이반은 품속에서 병을 하나 꺼내었다. 그 안에 꽤 많은 환약이 들어 있었다.
“이 단약인데 엑스퍼트 하급이나 중급 기사들에게 제법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급이나 최상급도 먹어서 나쁜 것은 없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자들이 먹을 수 있는 것도 만들 수는 있지만, 고급 약재가 있어야 하고요.”
이반에게 건네받은 단약을 살피던 스타치온은 하나를 삼켰다.
“몬스터 식물이 주요 재료라고 하던데 마기는 어떻게 중화를 시킨 것이냐? 몬스터 식물은 마법사가 마기를 제거해야 약재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영주관 앞에 있는 공터에서 검술을 전개했다. 사실 명상을 하면서 마나를 돌리는 방식으로 시험을 해도 되지만 직접 검술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했다.
“괜찮구나. 마나포션을 먹은 것처럼 마나가 충만해지면서 한편으로 강한 기운이 마나 로드로 흐르는 것 같구나. 마나의 총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나 로드를 확장하기 때문이겠지?”
“맞습니다. 보통 마나 로드는 막혀 있어 보여도 천천히, 조금씩 마나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 마나 로드가 선명해질수록 단계가 상승하고요. 마나 코어의 형성도 마나가 포화상태가 될수록 쉽게 이루어지고요. 마나 로드에 자극을 주니 마나가 늘어납니다.”
“마나 총량이 증가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런 것은 어떻게 가능한지 참 신기하구나.”
다시 안으로 들어오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하여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기사들에게 적정량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한지 모르겠다.”
“약재, 제가 말하는 몬스터 식물을 충분히 구해온다면 만드는 것은 가능합니다. 가격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나갑니다. 더구나 중화를 시켜야 하는데 그건 저만 가능합니다.”
“중화를 시키는 것은 마법사만 가능한 일인데 그게 가능하다니. 포션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마법을 배운 것인가?”
“비슷한 것을 배웠다고 보면 됩니다.”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해를 시키려면 모든 것을 다 말해야 하는데 그건 내키지 않았다. 그 내용이 아닌 과정까지 설명해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았다. 캐서린은 헤센 자작령의 영주인 그렉슨 자작에게 마법 통신을 연결하라고 했다. 사적으로는 한 살 어린 외사촌 동생이었다.
“야, 그렉슨 똑바로 하지 않을래? 너 누구를 크로나 영지에 보냈어? 욕심 많은 파크를 보낸 것은 아니지?”
이미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물었다. 나이가 쉰이 넘어 예순이 되어 가지만 캐서린은 괄괄한 성격이 여전했다. 평소에는 작위를 가진 귀족이라고 하여 우대해 주지만 맘에 들지 않으면 말이 거칠어졌다. 고작 한살이지만 누나 노릇을 철저히 하기도 했다.
“나도 지금에서야 들었어요. 미안해요. 능력도 없이 욕심만 많고 앞뒤를 가리지 못하니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너, 이야기를 들어보니 애가 커서 결투를 요청해도 할 말이 없는 소리를 한 것 알고 있어? 더구나 그룬힐트 가문과 엔리케 가문을 모독하고 나와 네 매형까지 모독했더구나.”
양자 문제를 언급한 것은 근본에 대한 의문이고 그것은 이반의 혈통과 연관이 있는 모든 사람을 싸잡아서 모욕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인접한 영지라면 영지 전을 벌여도 할 말이 없는 중대한 일이었다.
“죄송합니다. 나도 나이가 있어 몇 년 안에 작위를 넘겨주려고 하는데 파크 놈이 여전히 승복을 못 하고 뒤에서 허튼짓하고 있어요. 제 형 레이크와 연관된 일이라면 어떻게든 방해를 하려고 하는데…. 조안나를 거기로 보낸다면 마스터가 된 매형의 지지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일을 망친 것입니다.”
“하여간 어디 산골짜기로 보내거나 아예 정리해라. 마음이야 아프겠지만 가문의 분란 거리는 아예 초반에 잡아야 한다.”
캐서린의 말에 헤센 자작 그렉슨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엔리케 가문의 비극이야 주변에 잘 알려져 있었고 최근에야 결판이 났지만, 여전히 그 주범이 잡히지 않아 진행 중이었다. 이대로 간다면 파크가 반기를 들지 않더라도 호시탐탐 영지를 노리고 수작을 부릴 수가 있었다. 당대에 발호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외부 세력까지 끼어들 여지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잘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혼담은 없던 이야기로 하자. 매거릿이 먼저 말을 꺼낸 이야기라서 운을 뗀 것인데. 내가 손자한테 면목이 없구나.”
매거릿은 그렉슨의 부인이었다. 귀족 집안은 아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면 여자들이 주로 연락하고 지내는 편이고 남자들은 공적인 일만 공개적으로 연락을 했다.
“그렇게 합시다. 매형에게는 내가 대신 사죄한다고 해주십시오. 하여간 자식은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켜볼 것이야. 그리고 우리 앞에 보이지 않게 해. 만일에 보인다면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그놈 책임일 것이니.”
마스터인 스타치온에게 보이는 순간 사망이라고 할 것이니 평생을 엔리케 가문의 사람을 피해야 했다. 이반은 점심시간에도 가족들과 같이 식사했다. 겨울이라 외출을 하지 않는 스타치온도 참석했다.
“헤센 영지와의 혼담은 없던 것으로 했다. 괜히 복잡한 일에 얽히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대신 파크란 놈은 우리 눈에 띄지 말라고 경고를 했다. 보이기만 하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제깟 놈이 어디서 함부로 주둥이를 놀려.”
캐서린도 한 성격 하는 사람이라 말이 거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