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42
8. 단약 (3)
“그렉슨도 둘째 때문에 고민이라면서. 능력도 없는 녀석이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그런 것 같아요. 괜히 우리까지 휩쓸릴 필요는 없죠.”
주로 캐서린과 스타치온이 이야기를 했다.
“그보다 로나와 통신을 했는데 두리원 영지에서 온 자 중에 흑마법사가 있었던 것 같아요. 두리원 영지나 미카엘이란 자는 절대 아니라고 하는데 일반 마법사라면 시신을 빼돌릴 이유가 없지 않아요?”
캐서린의 말에 스타치온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이반을 향했다. 이미 그런 사실은 이반에 들었기에 놀랍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이반을 보았다.
“두리원 영지도 시끄러울 것 같아. 미카엘이라는 자가 승복을 하지 않고 뭔가 획책하는 것 같으니. 그런 자를 사절단으로 보내다니 수카엘도 너무 물러. 영지에 해가 되는 짓을 할 수도 있고 그러다 거꾸로 변을 당할 수도 있는데.”
스타치온이 그 정도 수준으로 동조를 했다. 이반은 혹시라도 말실수할까 염려하여 언급을 자제했다.
“크로나 영지도 이번 사건을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하는데 고민인 것 같아요. 미제사건으로 두는 것은 무능력한 것이고 결국은 두리원 영지에 범인에 대한 답을 달라고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흑마법사와의 관계도 밝히고요.”
“그게 되나? 시신이라도 확보했다면 몰라도 절대 내놓지 않을 거야. 혼자 알아서 사라졌다고 실종 처리하고 말지. 흑마법사와 연관을 인정하면 영지나 연관된 자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불가능해. 결국 크로나 영지도 흑마법사와 연관된 자들의 소행 정도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거야. 아니면 그자를 이번 일의 범인으로 몰아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수도 있겠지.”
스타치온이 절대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현장에서 범인이 잡히지 않은 이상 범인이 자수하고 자백을 하더라도 논란이 끊이질 않을 것이라고 말을 했다.
“이반아, 엘리자벳보다 스칼라가 얼굴은 더 예쁘지 않아?”
대충 크로나 영지 사건에 관한 논의가 끝나자 캐서린이 엘리자벳과 스칼라의 외모에 대하여 언급을 했다. 이반이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다소 쑥스러워하는 경향이 있기에 놀리듯이 언급을 했다. 스칼라의 외모는 상당했고 소문이 난 상황이었다. 심지어 크로나 영지의 듀안도 관심을 보였다.
“사람마다 다르지 않아요? 어떤 사람은 우락부락하게 생겼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시원스럽게 생겼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거기다 외모가 호감이 간다고 해도 성격이 맞지 않으면 정이 가지 않죠.”
“평판도 잘 따져보고 정하도록 하자. 네가 좋아서 친하게 지내려고 그런 것일 수도 있단다. 여자는 어려도 여자야. 잘 파악하고 골라야 한다.”
캐서린은 장난기를 버리고 그렇게 말을 했다. 결혼은 중요하기에 어린 이반의 의견에 전적으로 맡길 수는 없었다. 이반은 영주관 내실로 들어갔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캐서린과 엔젤라가 머무는 내실에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직접 전달할 것이 있어 찾아갔다. 한동안 고민을 했는데 자신의 가족부터 챙기기로 했다.
“이거 하나씩 드세요.”
이반이 내민 검은 환약을 보던 캐서린은 선뜻 받지 못하고 이반을 보았다. 설명해달라는 표정이었다.
“일종의 마나포션, 마력 포션입니다.”
이반은 길게 설명하지 않고 간단히 설명했다. 물론 그걸 언제 만들었는지 설명했다. 데크리안 요새 방면으로 토벌을 나갔을 때 채취한 약초로 만들었던 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냥 소화제처럼 물과 같이 먹으면 됩니다.”
이반은 그렇게 설명했고 캐서린은 받아서 복용했다. 그런 행동은 이반을 그만큼 믿는다는 의미였다.
“먹고 난 후에 세 가지 방식으로 약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나는 잠자리에 들어 푹 자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마나 명상을 하듯이 앉아서 눈을 감고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면서 마나를 수습하는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검을 들고 익히고 있는 검술을 전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반의 설명에 캐서린은 검을 챙겨 들었다. 그러자 엔젤라도 약을 먹고 난 다음에 역시 검을 챙겨 들었다. 살벌한 상황을 겪어서 그런지 거실에 검을 두고 있었다. 내실에서 나오는 문은 정면에도 있지만 영주관 뒤쪽으로 나오는 문도 있었다.
후면에 공터가 있었다. 아마도 여자들이 그곳에서 검술을 수련하는 것 같았다. 둘은 바로 엔리케 검술을 전개했다. 이반은 두 사람이 전개하는 검술을 보다가 얼굴을 다소 찌푸렸다. 두 사람 다 검술과 상성이 그리 좋지 않았다.
‘하긴 엔리케 일족도 아니니 엔리케 일족에 맞도록 창안된 엔리케 검술이 맞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손을 봐줄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검술에 소질이 있지만, 상성이 맞지 않아 발전이 없어.’
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할 때 나타나는 끌려다니는 형상을 보였다. 여자이기에 다소 가벼운 검을 사용하지만 검술 자체가 원심력을 많이 사용하기에 종종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두 사람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살폈다.
둘 다 약효를 잘 흡수하고 있었고 겉으로 보기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겨났다. 하지만 당장 벽을 뚫고 단계가 오르는 기적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검술을 전개했다. 대충 엔리케 검술을 다섯 번 정도 반복한 것 같았다. 그런 다음 힘이 드는지 거친 숨을 내쉬면서 멈추었다.
“괜찮은 것 같구나.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구나.”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몸이 아주 개운한데요. 이러다가 곧 엑스퍼트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마 가능할 것입니다. 할머니도 마찬가지고요.”
그 말에 캐서린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20년 가까이 엑스퍼트 하급에 머물러 있었는데 벽을 깰 수 있다니 너무나 놀란 표정이 되었다. 사실 한도라고 하는 12년이 지나자 이제는 벽을 깰 것이라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3일 후에 하나 더 드릴 것이니 그것을 먹으면 뭔가 변화가 생길 것도 같습니다. 이미 벽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으니 지속해서 수련하면 1년 안에 변화가 오겠지만 확실하게 하려면 하나 더 먹는 것이 좋습니다.”
벽에 금이 갔지만 수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히려 더 벽이 굳건해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아예 하나 더 먹어 바로 돌파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검술은 벽을 돌파한 다음에 손보도록 하자. 이번 기회에 여성용 엔리케 검술을 하나 만들어 보자. 특히 엔리케 혈족이 아닌 시집온 여자들에게 필요하다.’
명가의 경우 며느리나 사위를 위한 검술이 별도로 존재하기도 했다. 가문의 혈족이 아닌 경우 상성이 맞지 않아 발전이 더딘 경우가 많아 가문의 검술과 비슷하지만, 결이 다른 무공을 익히기도 했다. 두 여자는 엔리케 검술의 패검보다는 조금 가벼운 검을 사용하는 쾌검이나 환검을 익히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패검인 엔리케 검술만 고집하니 정체가 되고 있었다. 이반은 모처럼 스타치온과 같이 대련했다. 스타치온은 오러 블레이드까지 사용하여 대련했지만, 이반의 오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러 블레이드를 오러로 막아내다니 그게 가능한 거냐?”
“오러 블레이드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죠. 오러인 것 같지만 평범한 오러는 아니에요. 그리고 오러 블레이드도 오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반의 말에 스타치온은 무슨 의미인지 바로 이해가 안 되어 멍한 표정이 되었다.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면 오러보다 사용하는 마나가 많았고 그렇기에 오러 블레이드는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부정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나 로드를 사용하여 마나를 응축시켜 보내고 그 마나를 검 안에 잡아놓을 수 있다면 오러 블레이드라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마나의 소모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고요.”
“마나 로드로 마나를 보내라는 말인가? 음, 그게 가능하다면 효율적일 수도 있겠군.”
중원에서 내공을 익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여기는 다른 세상이었다. 그렇기에 지적을 해주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음, 가능할 것 같군. 익숙하지 않아 불편한 느낌은 들지만 효율적으로 마나를 사용할 수 있겠어.”
스타치온은 이런저런 실험을 하다가 마침내 터득했다. 무작정 몸 안의 마나를 팔을 통해 검으로 보내는 방식이 아닌 경혈을 통해서 마나를 이동시켰다. 그렇게 하여 마침내 오러 블레이드를 발현했다.
“절반의 마나만 투사해서도 오러 블레이드의 발현이 가능하군. 엑스퍼트 최상급 수준의 마나만 있어도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만들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 수가 있고 필요할 때 강화할 수 있겠어.”
“그렇습니다. 저도 이렇게 오러 블레이드를 충돌하는 순간 발현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몇 번 부딪쳤어도 검을 놓치지 않고 검이 부서지지 않은 것입니다.”
스타치온이 마나 로드, 경락과 혈도를 통해서 오러 블레이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되자 자신의 비밀을 일부 밝혔다. 대련할 때 오러 블레이드, 검강을 발휘하여 대응한 것을 밝혔다.
“어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포션을 드렸습니다. 그때 검술 운용하는 것을 보았는데 두 사람 모두 검에 딸려 다니더군요. 경지가 있어서 제어하지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스타치온은 이반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달리 어떻게 할 방도가 없어 포기했던 사안이었다.
“여자들 전용으로 검술을 바꾸자는 말이구나. 결혼하여 집안에 들어온 여자들은 엔리케 일족과 무관한 사람이니 상성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고 여자들은 힘이 부족할 것이니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 맞겠구나. 그래서 변화를 주자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또한 체구가 작은 남자가 나올 수도 있고 딸들도 여자이기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딸들이 결혼한 이후 거꾸로 가문에 남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검술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검술이라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엔리케 검술을 익힌 상황인데 다른 검술을 익히기도 쉽지 않아. 그러니 엔리케 검술을 고쳐야 하는데, 마나의 흐름을 알아야 하는 일이고 인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지. 그걸 제대로 모르면 시행착오를 거쳐 조금씩 수정해 나가거나. 그 방법은 수백 년이 필요한 것이고.”
스타치온도 마음 같아서는 시도하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기에 그냥 그대로 두고 있었다.
“제가 한 번 손을 보려고 합니다. 어렵겠지만 일부만 손을 보려고 합니다. 파괴력은 줄어들겠지만, 변화나 빠르기는 증가할 것입니다. 마나에 대한 친화력이 높은 편이라 몸 안에 흐르는 마나를 잘 알기에 부작용은 없을 것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구상은 끝난 모양이구나. 그렇게 해라. 네 성격을 보면 가능성이 없다면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겠지.”
스타치온은 달리 반대를 하지 않고 승낙을 했다. 그런 면에서 나이를 먹었다고 해도 답답하지 않았다. 항상 실전을 치르는 상황이라 그런지 그런 면에서 유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