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47
9. 엘프의 유산 (5)
마침 기사단의 순환이 이루어져 모든 기사에 대한 단약 배분이 마무리되었다. 다른 사람은 전부 단약을 배분해 주었지만 엑스퍼트 상급인 노아 단장은 줄 수가 없었다. 이반이 만든 단약은 은단 수준에 불과해서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거 저 때문에 번거롭게 된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할아버지도 하나 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약을 만들 준비를 하면서 상급 약재를 따로 빼놓은 상황이니 몇 가지 약재만 준비되면 조만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단약의 분배가 끝난 후에 이루어진 첫 번째 회합에서 이반은 서운할 수도 있는 노아 단장을 다독였다.
“이거 저보다 더 좋은 것을 받을 것 같군요.”
포웰 총병관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한마디를 했다. 그는 기사단에서 부단장까지 지낸 인물로 엑스퍼트 중급에 올랐지만, 한계에 부딪혀 결국 퇴임을 했고 총병관의 일을 맡았다. 기사를 하다가 물러나 행정을 맡거나 영지경비대에 있던 자들에게도 단약을 배분해 주었다. 영지 법과 귀족법 때문에 기사의 서임은 취소했지만, 기사로 대접했다.
“엑스퍼트 상급의 경우 지금의 포션은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합니다. 조금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번에 우리 영지에 상급만 무려 다섯 명이 되었습니다.”
일리안 부단장, 포웰 총병관, 하켄 치안관, 사무엘 영지 경비대장까지 모두가 엑스퍼트 상급으로 승격을 했다. 기존의 엑스퍼트 중급이던 자 중에 기사단의 로던과 무리엘은 아직 상급이 되지 못해 다소 아쉬웠지만, 그들은 중급이 된 지 2~3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승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엑스퍼트 하급이던 자들이 무더기로 엑스퍼트 중급이 되기도 했다. 기사단에서만 무려 12명이 중급이 되었고 조만간 그만큼의 숫자가 중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영지경비대에 있던 기사 출신의 순찰대장들도 5명이나 중급으로 승격했다.
“이번에 그동안 미루던 던파스 평원의 전초기지를 새로 조성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포웰 총병관이 지도를 펼치면서 그렇게 의제를 꺼냈다. 그는 기존에 있던 쉼터보다 훨씬 전진한 지점을 손으로 가리켰다. 던파스 평원으로 진입하는 골짜기의 끝부분에 일종의 성채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규모도 훨씬 컸고 주둔하는 병력도 많았다.
“음,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중급 두 명, 하급 네 명, 병력 200명 정도를 배치한다면 방어할 능력은 충분할 것이라 봅니다. 여기가 완성되면 이곳과 여기, 여기 총 3개 지점에 쉼터를 다시 만들고 중급 1명, 기사 2명, 병사 20명이 근무하도록 하면 어떨까 합니다.”
영지의 최고 무력인 기사단을 통솔하는 것은 기사단장이지만 군사적인 분야의 총책임자는 포웰 총병관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정책의 결정은 노아 기사단장이 아닌 포웰 총병관의 책임이었다.
“기사들의 실력이 향상되었으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노아 단장도 동의했다. 사실 이렇게 전초기지를 만들고 쉼터까지 운영한다면 펠리시안 요새는 요새의 역할보다 지원기지 역할을 하니 기사나 병사의 숫자를 줄여도 되었다.
“아울러 쉼터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토벌을 하여 몬스터를 줄인다면 보다 안전해질 것입니다. 아울러 영지에서 활동하는 용병단들도 보다 더 깊숙한 곳까지 진출하여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데코비 만이라 명명한 곳에는 언제 진출합니까?”
전초기지의 북쪽 50km 지점에 L자 형상의 지형이 있고 중간 꼭짓점 부근에는 평원에서 흘러들어오는 작은 하천이 하나 있었다. 그 하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을 데코비 만이라 부르고 있었다. 거기에 기지를 만들면 던파스 평원과 세틀랜드 반도 북부의 평원지대를 분리할 수가 있었다.
“거기까지 진출하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일입니다. 중간에 서너 곳 정도는 쉼터나 전진기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유지할 병력이 없습니다. 최소 엑스퍼트 기사 20명, 병사 1천 명은 투입해야 하는데 우리 영지의 역량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조용히 듣기만 하던 하켄 치안관이 반대를 했다. 던파스 평원에서 넘어오는 몬스터가 걱정이지만 이제 펠리시안 요새에서 막는 것은 가능했다. 그런 상황에서 너무 무리하게 진출하는 것은 위험했다. 더구나 영지 군이 그런 일에 투입이 되면 치안을 담당하는 영지경비대의 임무도 그만큼 많아졌다.
“당장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목표로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5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진행한다면 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포웰 총병관은 바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목적을 두고 진행하자는 의미였다. 그렇게 하려면 탐사를 하고 길을 먼저 내야 하는데 준비를 하자는 의미였다.
“데크리안 고원도 10여 년 전부터 길을 낸 덕분에 이제는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토벌할 때마다 나무를 베고 조금씩 길을 내자는 것입니다. 몬스터에게는 길이 큰 의미가 없지만, 인간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건 맞는 말이지. 이런 목표를 정하고 앞으로 던파스 평원의 토벌작업을 하도록 하세. 데코비 만으로 접근하는 길은 두 개인 것으로 아는데 하천을 따라가는 길과 세틀랜드 반도 쪽으로 가다가 해안에 접근하여 서쪽으로 진격하는 방법이 있지?”
스타치온도 던파스 평원에서 토벌을 자주 했고 직접 정찰을 나가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 지역을 잘 알았다.
“그렇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데코비 만은 전초기지에서 북북서 방향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북쪽으로 직진하면 해안에 당도합니다. 중간에 낮지만, 산이 하나 있는데 굳이 이 산을 돌파할 필요는 없고 돌아가면 됩니다.”
포웰 총병관이 그런 식으로 대답을 했다.
“이 하천 이름이 뭡니까?”
“보통은 하천이라 합니다. 용병들은 샛강이라고도 하고요.”
“그러면 이름을 데코비 강으로 하죠. 여기의 만을 데코비 만이라 하고요. 데코비만으로 이어지는 길도 전초기지에서 북서쪽으로 길을 내어 데코비 강에 도달하면 그 강을 따라서 내고요. 아울러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도 따로 내서 세클랜드 방향으로 우회하여 이 산, 이것도 이름이 붙여야 하는데 용병들은 무덤이라는 뜻의 둠 산이라 부릅니다. 둠 산의 동쪽을 우회하는 길을 내도록 합시다. 토벌도 이 길을 따라서 진행하고요.”
이반이 중간에 나서서 의견을 말했다. 하나의 길만 냈다가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해 막히면 지원할 수 없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두 개의 길이 필요할 것 같았다. 눈이 와서 몬스터 토벌마저 멈추고 있지만 봄에 이루어지는 몬스터 웨이브를 대비하여 엔리케 영지는 각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울러 각 마을에서는 방벽을 수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돈레이 마을을 확장하자는 말씀이군요.”
이반은 헤롯 총관과 영주관의 관리에 대하여 논의하는데 갑자기 영지 행정에 관련된 이야기가 언급되었다. 돈레이 마을은 로컨 북쪽에 있는 곳으로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컸고 인구 2천 명 정도라서 도시라고 하기도 애매했다.
“헤롯 총관이 그곳 출신이죠?”
“그렇습니다. 로컨 북쪽에 있는데 엔리케 산맥에서 뻗어 나온 세랑게 산 아래에 있는 마을입니다. 세랑게 산은 악산이라 몬스터가 그리 많지 않아 사람이 살기 적당한 곳입니다. 하지만 몬스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돈레이 마을도 골짜기에 있는데 꽤 터가 넓죠?”
“그렇습니다. 돈레이 분지라고 하는 곳인데 제대로 개발만 하면 로컨 인근만큼 사람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데크리안 고원의 절반 정도의 면적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많다면 뭐든 가능할 것인데 사람이 없습니다. 로컨에 있는 사람 중에 이주할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로컨의 주변이나 로컨 남쪽이나 볼리비오 방면, 론도 방면, 심지어 펠리시안 요새 방면으로도 평원이 많기에 굳이 북쪽 골짜기로 갈 사람은 없어 보였다.
“거기에 있는 젊은이 중에 로컨으로 나오려는 자들이 많은데 그것도 문제입니다. 뭔가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합니다.”
헤롯의 한탄에 이반은 뾰족한 방법이 없어 달리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거기에 가보지 않고 뭐라고 말하는 것이 참 애매했다.
“시간이 되면 한 번 방문한 후에 대책을 세워보도록 하지요. 직접 보면 뭔가 방법이 나올 수도 있고요.”
이반은 당장 어떤 결정을 할 수는 없기에 나중으로 미뤘다. 몬스터가 준동할 때까지는 약간 시간이 있으니 시간을 내서 방문하기로 했다. 당장은 론도의 장원에 가야 했기에 그 이후에 일정을 잡기로 했다. 기대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헤롯 총관의 모습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었다. 그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반은 모처럼 시간을 내서 일리안 부단장을 비롯한 몇몇 기사를 거느리고 론도의 장원에 왔다. 이반 개인 소유의 장원이니 주인으로서 장원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점검하지 않고 방치를 하면 비리가 생기고 그렇게 되면 결국은 불행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니 그럴 여지를 주지 않아야 했다. 사전에 적절하게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
“후안 총관은 어떻게 지냈습니까?”
“저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두 아들이 같이 일을 하니 든든하기도 하고요.”
후안의 두 아들 토만과 제만은 부총관을 맡고 있었다. 각자 회계와 장원관리를 맡아서 일하고 있었다. 이반이 오자 주로 회계 관리를 맡은 토만이 보고를 시작했다.
“용병이 350명 정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경작지 외곽에 있는 방벽을 순찰하고 주변의 몬스터를 토벌하기 위해 고용하고 있습니다. 총 8개의 사냥 포인트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호장무사 형식으로 장원에서 직접 고용한 경비원이 350명 정도 됩니다.”
“대략 700명 정도가 장원을 지킨다고 보면 되는군요?”
“그렇습니다. 원래 550명 정도였지만 그때는 엑스퍼트 검사가 무려 여섯 명이나 있었는데 그들은 도미니크가 도주할 때 같이 떠나간 상황이라 용병을 그만큼 더 많이 고용해야 했습니다.”
이반은 자신의 사병을 육성할까 했지만, 차라리 기사 수련생을 파견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나중에 영주가 되면 사병이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었다. 이 장원은 나중에 자식을 낳고 영주가 되지 못한 자식에게 물려줄 것인데 그렇게 되면 강한 무력을 기반으로 그 아들이 욕심을 부릴 수가 있었다.
“일리안 부단장님, 기사 수련생 중에 엑스퍼트가 된 자가 몇이나 되죠? 기사서임을 받지 못한 자요?”
현재 영지에서는 기사 중에 나이가 35세가 되어도 중급이 되지 못하면 기사서임을 취소하고 영지경비대의 순찰대장으로 발령을 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엑스퍼트가 된 자들을 전부 기사로 서임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엑스퍼트 중급도 40대 중반이 되면 물러나서 영지의 행정관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상급이 되어야 기사단장이 되었다.
“현재 8명이 있습니다. 새로 기사서임을 해야 하는데 기사단 정원이 50명이라 불가능합니다. 기사 중에 영지경비대로 20명가량을 보냈는데도 그 정도입니다.”
“그러면 다섯 명 정도, 기사 한 명을 조장으로 임명하여 보내도록 하죠. 여기서 근무하다가 자리가 나면 기사로 서임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거야 가능합니다. 그러면 방안을 검토해보겠습니다. 견습 기사이기에 문제는 없습니다.”
“일단 용병들과 계약이 되어 있으니 올해에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조금씩 용병을 줄이도록 하죠. 가급적이면 사냥터를 폐쇄할 생각입니다. 토벌하고 그곳을 개발할 것입니다. 점진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장원의 주변에 몇 개의 계곡이 존재했다. 그런 계곡은 몬스터의 서식지였고 평평한 곳이 꽤 넓게 존재했다. 그런 곳을 개발하면 양질의 농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절반만 개발해도 1천 명 규모의 마을이 들어설 곳이 여러 개나 있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사냥을 하는 것보다 그곳을 아예 없애는 것이 관리하는데 용이할 것이라 봅니다. 아울러 그만큼 경작지가 늘어나 소득도 증가할 것이니. 일단 총관님이 계획을 세워보십시오. 단계적으로 추진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장원을 확대할 방안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면밀하게 몬스터의 동향을 파악해야 하기에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울러 경작할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용이 증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