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55
10. 언령 마법 (4)
“당사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니 무시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5년 후라면 전쟁이 진행 중이거나 끝난 직후일 것이니 다음 정기회까지 미룰 수가 있습니다. 그사이에 충분히 영역을 확보해야죠. 세틀랜드 반도는 완전히 확보하고 던파스 강 이남까지 진출해야죠. 그 이북이라면 농사를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그게 우리의 힘으로 가능할까? 막판에는 힘으로 저항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내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 말이다.”
“민간 영역의 용병단을 키워야죠. 엔리코 용병단 같은 용병단을 다섯 개 정도 더 키우면 됩니다. 저도 그때면 마스터가 되었을 것이고요. 그 전에 기사들을 내보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영지 군의 경험 많은 자들도 전역을 시켜서 지원해주고요.”
“그 일은 너와 내가 담당하자는 말인가?”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사단보다 영지경비대의 분들을 내보내어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은 관록도 있고 세상 물정도 잘 아니까.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전쟁이 터져 전선이 밀린다면 피난민을 받아들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설마? 그런 사태가 터진다면 문제가 아니냐?”
“파사칸 왕국의 영역은 우리 왕국보다 절반가량 더 넓습니다. 북부에 있던 엘리야 왕국이 패망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파사칸 지역은 남북 왕국 시대로 수백 년을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전에 엘리야 왕국이 사실상 패망하면서 단일 왕국 시대가 되었다. 팽팽하게 대립했지만 파사칸 왕국이 우위를 점하면서 엘리야 왕국은 북부의 한 지역으로 내몰린 상황이었다. 항복하라는 통첩을 보냈다는 말이 있었다.
“그렇다면 내부의 군사력을 외부로 돌린다는 말이구나?”
“그렇습니다. 그들이 타크라칸 사막지대까지 장악했다면 유칼라드 왕국이 밀릴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전쟁하던 장수들이 즐비한 상황이라면 초반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반은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자신이 환마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혹시라도 우내사존의 기억을 가진 자가 태어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엘프의 마법 서를 해독한 천재가 있어 그것을 익힐 수 있다면 상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둘 중의 하나라도, 아니면 둘 다일 수도 있겠지.’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해 대비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었다. 이반은 왕도에 다녀온 스타치온의 보고에 다소 맥이 빠졌다. 당장 전쟁할 것 같은 두 나라는 협상을 시작했다.
일부는 당장 응징을 하자고 했지만 파사칸 왕국에서 협상을 제안하자 주전파와 주화파가 갈리면서 강온양면 정책으로 선회했다. 물론 전쟁을 대비하여 5만의 군사를 타크라칸 사막의 입구에 있는 데아트라 영지에 파병하여 대비하기로 했지만, 상대의 계략에 넘어가는 것으로 보였다.
“엘리야 왕국과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 때문에 당장 전쟁에 돌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시간을 끄는 것이라 봅니다.”
이반은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국왕이나 왕국의 주요 대신들도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에 임하자는 태도였다. 개전하기에는 다소 명분이 약하다고 본 것 같다. 사실 이번에 넘어온 자들은 타크라칸 사막이 속한 타크리스 백작령의 반군이라고 한다.”
“반군이요? 그렇다면 왕국의 의지가 아니라는 말이군요.”
“그렇다. 타크리스 백작이 타크라칸 지역의 군주가 되었지만, 그의 통치를 거부한 아제르 부족이 있는데 그들이 토벌대에 쫓겨 경계를 넘은 것 같다. 그러니 파사칸 왕국에서는 사실상 난감한 처지가 되었고 책임이 없다고 할 수도 없어 일단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물론 토벌대에 쫓겨 반군이 넘어온 것은 저들의 계략이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그걸 증명할 수는 없다. 그걸 알면서도 일단 협상에 나서는 것은 우리도 전쟁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아트라 남작령에 주둔하는 군사는 인근에서 모인 5천 명이 전부이니 저들이 대군으로 밀고 들어오면 당할 수밖에 없다.”
“징집할 시간을 벌겠다는 말이군요. 마찬가지로 저들은 협상하면서 엘리야 왕국을 확실하게 정리할 시간을 벌겠다는 말이고요.”
“그런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시간을 주지 말자는 주장도 나왔다. 저들도 당장 쳐들어오기에는 명분이 없는 실정이라 분란의 요소를 만든 것이라 본다. 저들도 당분간 내부를 정비하자는 태도와 전쟁을 계속하자는 태도가 대립하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면 군대를 해산해야 하는데 군부는 그것이 싫은 것 같다.”
전쟁이 끝나면 군대를 해산해야 하는데 그것이 싫어 유칼라드 왕국과 전쟁할 꼬투리를 만들려고 반군을 몰아붙인 것으로 보였다. 그래 놓고 협상에 나서자고 하여 명분을 축적하려는 것 같았다. 대비하기 위해 군대를 소집하면 침략하려는 것으로 호도하여 타크라칸 사막 방면으로 군대를 돌리려는 계략이었다.
“하여간에 전쟁광들이 어디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일부는 전쟁을 통해 군부의 세력을 약화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전공을 세운 자들이 군벌로 성장할까 염려되어 그 힘을 전쟁을 통해 소진하려고 할 수도 있고요.”
“그럴 수도 있겠지. 어쨌건 당장 전쟁이 발발하지 않겠지만 조만간 터질 것 같다. 당분간 두 나라 모두 전쟁의 명분을 축적하는 작업이 진행되겠지만.”
“우리도 뭔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다른 것은 없습니까?”
“세금 문제가 논란이 되었지만, 전쟁을 대비하여 특별세를 징수하는 것으로 했다. 전쟁이 끝나면 정상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필요에 따라 전시특별세를 30%, 50%를 걷을 수 있도록 하고 전시특별국채를 1억5천만 골드만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전쟁이 끝나도 한동안 국채 상환을 핑계로 세금을 왕창 뜯어갈 것 같습니다. 패전이라도 하면 배상금까지 난리가 나겠군요.”
“그렇다고 봐야지. 하지만 보급이 만만치 않기에 두 나라 모두 승패가 없는 상황에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사태가 벌어지겠지. 그리고 영지 개발계획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구나.”
“전쟁을 앞두고 분란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것이겠지요. 프레드릭 백작가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뭔가 일을 꾸미려고 하다가 전쟁의 기운이 도는 상황이 벌어지니 조용히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흑마법사 문제는 대대적으로 왕국에서 조사하기로 했다. 특별히 문제는 없겠지만.”
그러면서 주변 영지의 영주들과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크로나 영지나 헤세라 영지, 두리원 영지의 동향에 관하여 이야기를 했다. 전쟁이 발발하면 어떤 관점을 취할 것이고 국채를 얼마나 인수할 것인지 논의를 했다.
“우리도 국채를 인수해야 합니까?”
“최소 20만 골드 정도는 생각해야겠지. 7대 상단의 경우에 하나당 5백만 골드 정도는 떠넘길 계획인 것 같더구나. 그 자금을 군상인 그들이 다시 회수해가겠지만.”
말이 5백만 골드이지 그 정도라면 1개 주에서 중앙에 보내는 세금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그 금액이 제대로 군사들에게 쓰인다면 문제가 없지만, 절반은 외부로 새어 나갈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 전쟁을 핑계로 한몫 단단히 챙길 것이 분명했다.
“할아버지의 출전 문제는요? 말이 없었어요?”
“공식적으로는 제기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몇몇 마스터와 지휘관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일단 1군단장인 누아스 후작이 총사령관이 되어 데아트라 영지에 가기로 했다.”
“누아스 후작이라면 마스터이기도 한데 나머지 군단은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2군단과 4군단의 왕도의 안위를 위해 그대로 주둔하고 3군단이 후발대가 되어서 출발하기로 했다. 1개 군단이라고 해야 3만에 불과하니 왕도 인근과 남동부 영지에서 징집하여 5만을 채우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10만이 배치되는 것이니 기습을 당해 전선이 붕괴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로코스 백작령에서 헤밀른 산맥을 넘는 곳이 있는데 거기는 어떻게 합니까? 거기 말고도 10여 개의 고개를 통해 파사칸 왕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헤밀른 산맥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모든 지역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가면 두 지역이 연결되는 곳이 있었다. 단지 빙빙 돌아가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타크라칸 사막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빨랐다.
“곳곳에 경계병을 배치하여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 외에 방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법을 이용하여 텔레포트나 워프를 할 수 있기에 마탑에서 서부 지역을 모니터링 한다고 하더구나.”
소규모의 정예가 침투하여 후방을 교란할 수 있기에 대비해야 했다. 그런 문제는 굳이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위험할 수도 있었다.
“혹시 말입니다, 엘리야 왕국으로 우회하여 던파스 평원 쪽으로 진격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위험은 없겠지요?”
“여름에 날이 풀리면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몬스터를 헤치고 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들이 원시림이 우거진 곳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더구나 곳곳에 습지마저 도사리고 있는데.”
“하긴 그렇겠군요. 수십만 대군이 몰려온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스터 급 서너 명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굳이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있을까? 너처럼 은신술이나 침투술이 뛰어나다면 몰라도.”
이반의 실력은 스타치온을 능가하는 면이 있었다. 맘먹고 피한다면 스타치온은 쫓아갈 수 없었다. 가까이 다가와서 공격을 한다면 몰라도 멀리서 공격하면 잡을 방법이 없었다. 스타치온은 노아 단장과 일리안 부단장을 집무실로 불렀고 그 자리에 이반도 배석하고 있었다.
“기사단을 재편하신다는 말씀입니까?”
“그렇게 할까 하네. 일단 영지경비대에 있는 나이 마흔다섯 이상은 물러나게 할까 하네. 그러면 일곱이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이네. 그 자리에는 기사단에서 사람을 보낼까 하네.”
“혹시 그들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입니까?”
보통 영지경비대에 간 기사들은 나이 50이 될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보통인데 갑자기 그들을 물러나게 한다는 것이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물러나게 하면 일종의 숙청일 수가 있기에 잡음이 발생할 여지도 있었다. 물론 이반이 소 영주가 되기 전에 세대교체를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럴 바에는 얼마 전에 지급한 마력 포션이 아까웠다.
“얼마 전에 귀족회의가 있었고 거기서 논의된 내용은 들었을 것이네. 전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네. 그래서 몇 가지 대비를 하려고 하네. 그리고 우리는 던파스 평원으로 진출을 해야 할 시점이고. 엔리코 용병단 외에 몇 개의 용병단을 암중에서 지원하는 것을 알 것이네. 그곳을 맡길 생각이네. 단순히 맡기는 것이 아니라 크기를 엔리코 용병단 만큼 키울 것이야.”
“용병단을 확충할 것입니까?”
“물러나는 사람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1만 골드를 지급해줄 예정일세. 치안관이나 영지 경비대장이 건재한 이상 지금의 자리나 지키는 것이 고작일 것이니 나쁘지는 않은 제안이라 생각하네. 그 자금으로 용병단을 인수하는 것으로 할 것이네. 경비대의 순찰대원들도 나이가 있는 자들은 물러나게 할까 생각 중이네.”
“사전에 이야기는 되었습니까?”
일리안 부단장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반문을 했다. 물론 그런 표정을 짓는 이면에는 혹시라도 반발할 때 제압하는데 나서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면도 있었다.
“치안관이나 경비대장과도 이야기가 되었고 당사자들도 역시 동의했네.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진행이 될 것인데…. 용병단 자체는 무리하지만 않으면 망할 위험이 없는 사업인데 기사단, 영지 군, 영지경비대에게서 지원해주고 각 지역의 출장소마저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면 쉽게 자리 잡을 것이라 보네.”
“그러면 기사단에서 영지경비대로 갈 사람을 선정하고 견습 기사 중에 엑스퍼트를 기사로 선임하면 되는 것입니까?”
“기사단에서 용병으로 갈 사람이 있다면 한 다섯 명 정도만 옮겨 갔으면 하는데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게. 용병으로 한 5년만 고생하면 장원을 열도록 지원할 생각일세.”
사실 노아 단장과 일리안 부단장을 부른 이유가 기사 중에 용병단으로 옮겨갈 사람을 선정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어용 용병단을 추가로 만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까?”
일리안 부단장이 이해되지 않는 표정으로 물었다. 기사단과 영지 병이 빠듯한 상황이지만 그 정도로 병사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필요하다면 영지경비대를 확충하는 것도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