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66
12. 친위조직 (4)
“일단 현 상황을 중앙에 보고해야 합니다. 그 후에 지침을 받아서 대응할 것입니다.”
“결렬선언은 우리가 먼저 해서는 안 되니 일단 인내심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아직도 순진하게 전쟁을 반대하는 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지 못합니다.”
타 왕국과의 전쟁은 개별 영지에 득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각 영지는 전쟁을 반대했다. 전쟁이 나면 아무런 소득도 없어 군사를 보내고 세금을 더 내야 했다. 전쟁에 끝난 이후에도 막대한 전비 때문에 세금만 내야 했고 그 후유증이 심각했다.
“알겠습니다. 일단 우리도 현재 상황을 보고하고 그러면 중앙에서 적절한 지침을 내려줄 것입니다.”
국경에서 전해진 소식이 왕국 곳곳으로 전해졌고 전쟁이 발발할 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졌다. 엔리케 영지의 행정은 행정총관이 수장을 맡고 있고 그 밑에 영지 행정부, 재무부, 세무부, 상무부, 치안부, 병무부, 대외연락부를 두고 있고 외부에 영지경비대, 영지군, 기사단을 두고 있었다.
각부의 수장은 행정관, 재무관, 세무관, 치안관, 총병관, 외무관이라 칭하고 휘하에 4~5명의 서기를 두고 있었다. 여기에 론도, 볼리비오, 데크리안, 펠리시안에 출장소를 두고 있었다. 출장소에는 행정관 반열의 출장소장과 해당 분야별로 서기 1~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보다 작은 10여 개의 마을에는 출장소 산하의 지소가 있고 지소마다 지소장이 있어 영지 행정과 치안을 담당했다. 지소장 휘하에는 10여 명의 영지경비대의 순찰대원이 있었다.
“상무부의 휘하에 몬스터 부산물을 매매하는 몬스터 부산물 거래소를 만들라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영지민이나 병사들이 목숨 걸고 몬스터를 사냥했는데 제대로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출장소 옆에 거래소를 만든 다음 적절한 가격에 매입하도록 하면 어떨까 합니다. 대신 시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으로 매입하도록 하여 상인들의 폭리를 방지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이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둘 수가 있었다. 성수기 낮은 가격으로 매매되는 것을 방지하고 가격이 폭락할 때 물건을 확보하여 비수기에 외부에 판매하여 수입을 내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거래소에서 사는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상인이 매입하게 하여 영지민이나 병사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여 영지의 경제가 좋아지도록 할 수 있었다.
“거래소를 운영한 적도 있지만, 비용은 많이 드는데 효과는 그리 없어 폐지했습니다. 매입을 하려면 한 곳마다 2만 골드는 필요하고 인력도 최소 5명 이상은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물건을 감별하고 보존처리를 하는 마법사들까지 고용해야 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거기다 외부 상인들이 거래를 기피할 경우 재고만 잔뜩 발생하기도 합니다.”
영지에서 매입을 할 때에 상인들의 손해가 커지기에 일종의 담합으로 영지에서 매입한 물건은 아예 거래 자체를 하지 않았고 일정 기간 아예 그 영지와 거래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상무관은 곤혹스러운 기색이 되었다. 그런 일을 시행하다가 자칫 영지의 경제마저 망치는 사태가 벌어질 수가 있었다.
“물론 그럴 위험이 있지만, 초기에 소규모로 거래를 하고 차츰 규모를 키운다면 될 것이라 봅니다. 일단 재고 위험이 없는 마정석을 먼저 매입한다면 어떨까 합니다.”
이반의 언급에 상무관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이반이 말한 목적과 마정석의 거래는 관련이 없었다. 사실 가장 시급한 것은 몬스터 가죽, 그중에서도 하급의 가죽이 가장 문제인데 그 부분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마정석이라면 감별기만 갖춘다면 되기에 문제는 없고 시가보다 다소 낮게 구입한다면 상인들도 반발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사냥꾼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거래하는 양도 거의 없을 것이고요.”
“현재 영지에서 거래되는 마정석의 가격과 다른 지역에서 거래되는 마정석의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더구나 몬스터가 많이 잡히는 시기에는 매입가격이 20% 정도 낮게 형성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영지에서 매입하는 가격이 20% 높아지게 됩니다.”
순간 상무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되었다. 그 말은 폭리를 취하는 상단의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아 버리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이는 담합으로 가격을 낮추는 행위를 예방했다.
“마정석만이 아니라 가죽이나 뼈, 피 등으로 확대를 해나가면 된다고 봅니다. 거래가 없다면 그만큼 상인들이 제대로 가격을 쳐준다고 보면 되고 그러면 세금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니 충분히 거래소를 운영하는 비용은 충당이 될 것입니다.”
이반의 행동은 당장의 반발을 줄이면서 한편으로 영지의 세금을 늘리는 방안으로 보였다. 물론 나중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도 적절한 방법이었다. 초기에는 영지에서 헐값으로 물량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욕을 먹을 행위였다.
이반이 스타치온의 집무실로 들어가자 몇 장의 서류를 살피면서 심각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1년 안에 전쟁이 터질 것 같구나. 내년 3~4월이 유력해 보인다. 왕도 유카리스에서는 더 시간을 주지 말자는 의견이 대세인 것 같다. 속전속결로 타크라칸 사막지대를 돌파하고 저들과 종전을 하자는 의견인데 원하는 대로 될지 의문이다.”
주전파는 파사칸 왕국에 내부 정비할 시간을 주지 말고 단기 결전을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물론 엘리야 왕국의 대부분을 차지한 상황이고 왕국이 북쪽으로 쫓겨 간 상황이라 언제 멸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전쟁도 해본 자들이 잘한다고 10년 이상 전쟁을 치른 파사칸 왕국의 군대와 갓 징집이 된 유칼라드 왕국의 군대가 싸우면 상대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왕도에서야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초반에 밀릴 가능성이 상당히 큰데 반격할 수 있을까요?”
이반의 질문에 스타치온은 바로 말을 하지 못했다. 전쟁은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의 귀족들이었지만 나라가 멸망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패전을 몇 번 한다면 총력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나도 출정을 할 수밖에 없겠지. 밀어내지 않으면 나라가 멸망할 것이니 소극적이던 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전하겠지. 마스터나 대마법사들도 모두 출정하는 수밖에 없겠지.”
스타치온은 이반의 말에 심각한 어조로 말을 했다.
“몬스터 웨이브도 마찬가지지만 한 번 방어벽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인데 걱정입니다.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데 고작 10만으로 상대가 될지 걱정입니다.”
이반도 듣는 귀가 있기에 파사칸 왕국에 관련된 내용을 어느 정도 알았다. 최소 30만 이상의 군사가 초기에 쳐들어올 수도 있었다. 심지어 엘리야 왕국을 정벌하는데 동원된 군사가 70만이 넘어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일단 3군단까지 이동을 했으니 바로 전선이 붕괴하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추가로 중앙기사단 2개에 마법병단도 2개 정도 파견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문제는 아니다.”
“참, 군무부의 군정관이 온다고 하던데 군사의 징집 때문입니까? 우리는 변경 영지이기에 전쟁이 나더라도 당장 군사를 보낼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간 마스터가 되었다고 알려졌지만, 혜택을 주지 않으려고 외면을 했는데 일이 급해지니 오는 것이다. 엑스퍼트 최상급인 파울로 남작이 온다고 한다.”
“마스터가 아닌데 파악할 수 있는가요?”
“엑스퍼트 최상급이라면 가능하지. 공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이겠지. 보고가 올라가면 마스터가 포함된 심사단이 찾아올 것이다. 이번에 12명의 마스터 외에 몇 명 정도는 추가로 마스터로 인증을 받을 것 같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 인증하여 동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왕국의 귀족법에서는 의무를 부여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권리를 주어야 했다. 마스터의 경우에 몇 가지 의무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전쟁이 나면 출정하는 것이 있었다.
영주나 귀족들의 경우 출정의 의무가 있지만, 그것은 대체할 수 있었다. 군사를 보내고 별도의 지휘관을 보내는 것으로 의무를 이행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마스터는 대리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마스터의 경우에는 적절한 직책을 부여해야 했다.
“그러면 성인식이 끝난 직후에 소 영주 지정 절차를 바로 진행해야겠군요. 할아버지가 바로 출정할 수도 있으니.”
“그렇게 해야지. 내가 출정을 한다면 캐서린이 영주 대리를 맡는 것보다 네가 맡는 것이 나을 것이니.”
“그러면 출정할 사람도 분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임박하여 강제로 배정하는 것보다 사전에 자원자를 선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노아 단장님과 같이 출정할 것입니까?”
최근 노아 단장이 출정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나이가 있지만 엑스퍼트 최상급이 되니 몸을 사리지 않았다.
“노아 단장에게 출정해도 문제가 없는 사람으로 20명 정도 선정을 하라고 했다. 내가 출정을 하면 친위대로 1천 명 정도를 거느리고 가야 할 것이니.”
마스터 급 검사가 출정하면 보통 군단장 직속의 전투대 대장이 되었다. 전투대는 5천 명 규모의 부대로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할 권한이 부여되었다. 물론, 이후 공을 세우면 군단장이 될 수도 있고 더 높은 지휘관이 될 수도 있었다. 지휘관이 되는 것을 사양하고 군단 직속 기사단에 배속이 되어 싸우는 일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경우는 휘하에 친위대를 거느릴 수 없는 기사 출신들이었다.
“그러면 기사도 서임하고 결원에 대해 징병도 해야겠군요.”
“그렇게 해야지. 우리 영지의 경우에 모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징병해야 할 수도 있다.”
영지 군은 직업군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몬스터 사냥을 하여 부속물이 나오기에 비용의 절반 정도는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영지의 세금으로 절반만 부담했다. 그 정도이기에 징병하는 대신 모병으로 병사 대부분을 충당했다. 모병해도 부족하면 강제로 징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러면 무작위로 징집 영장을 발급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나도 전쟁이 계속된다면 영지로 돌아올 생각이다. 그 후에는 네가 전장에 나서도록 해라. 나보다 네가 더 나을 것도 같으니.”
“그때까지 전쟁이 계속되면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고생하더라도 할아버지보다 젊은 제가 더 낫죠.”
전쟁터에 나서는 것은 젊은 사람도 힘든 일인데 나이 든 스타치온이 전쟁터를 전전하는 것은 더 힘이 들었다. 그리고 전쟁을 끝내는 것은 개인이 아니지만 뛰어난 장수가 등장하여 전황을 바꾸는 경우도 허다했다.
“기발한 작전으로 전공을 세우는 것은 어려울지라도 개인의 무력으로 작은 전투는 승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럴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요.”
스타치온과 이반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논의를 했고 한동안 정국을 전망하면서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훈련을 마친 자들은 고작 한 달 사이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잘 먹고 열심히 훈련하니 당연한지도 몰랐다. 물론 선발할 때부터 신체조건이 좋은 자들을 골랐기에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우월했지만, 그사이에 더 좋아졌다.
이반은 기감이 뛰어난 자들과 머리가 좋은 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몇 가지 테스트를 했고 점수를 종합하여 선발했다. 물론 그 전에 훈련 태도를 평가하여 인성이나 성실성에 문제가 있는 자들은 먼저 탈락을 시켰다.하지만 그런 자들일지라도 테스트에 임하게 하였다. 테스트를 마치자 32명을 선발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탈락자 중에 3명의 성적이 월등하게 좋아 문제였다.
한 명은 동기들과 분쟁이 잦은 자였고 한 명은 도벽이 있으며 한 명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셋 다 단체 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있었기에 탈락자로 일찌감치 선정했는데 테스트 결과 10위 안에 들었다. 35위 안에 든 32명은 확정을 했지만 36~38위를 한 세 명과 탈락자 세 명을 놓고 보면 차이가 확연히 났다. 셋을 탈락시키기는 그 자질이 아까웠다.
“애들과 왜 그렇게 자주 다툰 것인가?”
이반은 최종 선정을 앞두고 탈락자로 분류된 셋과 면담했다. 재능도 아깝지만,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들은 기사들이기에 다소 고지식한 면도 있었다.
“그들이 규정을 잘 지키지 않아 나까지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자기 때문에 남이 피해를 보면 미안해하면서 고치려고 해야 하는데 너무나 안일하므로 짜증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