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7
2. 엔리케 영지로 가는 길 (4)
“이반. 이분은 엔리케 영지의 기사단 부단장인 일리안 경이니, 인사를 해라.”
“공자님, 엔리케 영지의 일리안입니다.”
이반이 인사를 하기 전에 일리안이 먼저 나서서 소개했고 기사들이 하나씩 자신을 소개했다. 앞으로 소 영주가 될 이반이니 그들이 당연히 깍듯하게 대하여야 할 수도 있었다.
“이반 그룬힐트입니다.”
이반은 성까지 붙여서 자신을 소개했다. 아직 외가에 양자로 가는 것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였고 지금은 손님이니 그것이 확정된 이후에 다시 인사를 하자는 의미였다. 그것은 거리를 두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존재를 무시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어린아이이지만 예법에 맞춰 행동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반이 이렇게 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드리안이라고 하는 기사의 기색이 호기심 수준이 아닌 적의를 담고 탐색하는 빛을 보였기에 선뜻 그들에게 호의를 보이기가 쉽지 않았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어 보였다.
앞에는 엔리케 영지의 기사 다섯이, 뒤에서는 그룬힐트 영지의 기사 넷이 호위하는 가운데 그룬힐트 일가의 사람들은 워프 게이트 옆에 있는 건물로 향해서 갔고 그러자 건물 앞에 몇몇 인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은 벨라 백작령의 영주인 당대 벨라 백작에게 인사를 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영주관으로 이동하여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하고 예담을 주고받았다.
응접실에 들어와서 아직 워프 반동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에 다른 사람은 한쪽에서 조용히 앉아있었다. 이반도 굳이 나서고 싶지 않아 조용히 앉아서 몸 안에 있는 이질적인 기운을 진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세 사람의 마나까지 흡수한 상황이라 상당한 양의 마나였다. 그것을 그냥 내보내기 아깝기도 했고 한편으로 조사하기 위해 마나의 성질을 살피고 있었다.
마법을 전개하는 것도 직접 살피고 마법사의 마나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지만, 워프할 때 느낀 마나의 느낌은 달랐다. 특히 몸 안에 들어온 마나는 마법을 전개할 때나 마법사의 마나와 달랐다. 그것은 마법의 잔재이기에 그런지 성질이 확연히 달랐다. 워프라는 고위 마법의 흔적이라 그런지 다양한 속성의 마나가 느껴졌다.
‘공간 마법은 무 속성 마법인데 땅의 마나가 상당히 많이 사용되는군. 절반은 못되지만, 최소 4할이야. 바람의 마나도 2할은 되는 것 같아. 나머지 마나는 불의 마나가 1할 정도 되고 물의 마나는 흔적만 있어. 대신 마이너스 성질의 마나가 3할 정도 되는 것 같군. 이런 마나는 주로 흑마법에 사용되는데 워프 마법이 흑마법과도 연관이 되는가?’
그러다가 워프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감지한 마나의 성질을 생각했다. 그때 느낀 마나에서는 지금과 느낌이 달랐다.
‘땅의 마나 5할, 바람의 마나 3할, 물과 불의 마나가 각각 1할이었다. 그렇다면 워프의 결과로 마이너스 마나가 생성되었다고 봐야 한다. 설마 이것이 차원 전이로 인한 부작용인가? 워프 반동은 마이너스 마나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워프 마법에 대하여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축지법에 대하여 고민을 했다. 축지법을 사용할 줄은 모르지만 관련된 문헌은 다양하게 섭렵했다. 항상 빠르게 이동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결국은 대안으로 경신법을 연구했다.
‘결국 두 지점 사이의 땅이 접어지는 것은 아니니 결국 공간이 순간 접어졌다가 펴진다는 말인데. 축지법은 불가능하고 공간 압축법이라고 해야 맞겠군. 어쨌든 뭔가 실마리가 잡힐 것도 같은데 너무 모호한 것 같아. 한동안 고민해야겠어.’
진짜로 축지법을 전개한다면 땅이 접혀야 하니 세상에 재앙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부 공간만 접는다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그렇게 하려면 얼마나 강력한 기운이 필요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느라 이반은 멍한 상태가 되었고 다른 가족들도 그런 상황이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차를 한 잔 마실 정도의 시간, 실제로 간단히 차를 한 잔 마시고 로엔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엔리케 영지로 가려면 며칠의 시간이 걸릴 것이니 일찌감치 출발해야 했다. 그들은 영주관 앞에 대기하고 있는 마차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다. 기사들이 사용할 말도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벨라의 외성을 빠르게 벗어났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던 병사들도 합류했다.
“워프를 처음 경험했을 것인데 힘들어하지도 않는구나.”
벨라를 벗어나자 다른 세 사람은 어느새 잠이 들었지만, 이반은 쌩쌩했다. 워프 반동 때문에 몸이 무거워야 정상인데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으니 관심을 보였다. 몸 안에 있던 기운 중에 마이너스 마나만 제거를 했고 다른 마나는 본신지기에 흡수했다.
“약간 이질적인 기운이 몸 안에 들어와서 상태 이상을 일으키는 것 같은데 그리 심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계속 마나를 돌리니 싹 다 없어지고요.”
본신의 마나를 일으키면 이질적인 마나를 몰아낼 수가 있었다. 그렇게 말을 했지만 이반은 마나를 몸 안에 받아들여서 자신의 기운에 동화를 시킨 상황이었다. 굳이 기운을 전부를 내보낼 필요가 없었다. 이런 기운도 동화시키면 공력이 증진되었다.
“말해주지 않았는데 잘 아는구나. 마나소드의 단계에서 마나 운용술을 별도로 전개하지 않고 마나를 돌릴 수 있다니 신기하구나. 그런 것이 정말 가능해?”
순간 이반은 이곳의 마나 운용술은 검술을 전개해야 마나를 돌릴 수가 있고 그렇게 하지 않고 마나를 돌릴 수 있는 것은 엑스퍼트가 되어야 가능한 것을 깨닫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냥 마나 운용 능력이 뛰어나서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애매했다.
“가능하지 않아요? 마나를 움직이겠다고 맘을 먹으면 움직이는 것 아니에요? 얼마 전부터 그게 되던데.”
이반은 모르는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기감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마나가 몸 안에서 움직였고 마음만 먹으면 현천신공의 운용이 가능한 것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거야 마나소드 최상급 단계, 엑스퍼트 직전에나 가능한 것이지, 네 나이에 그게 가능한 것은 아니지. 이거 열다섯 이전에 마나소드를 벗어나 엑스퍼트가 되는 것 아니야?”
로엔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이반을 보았다. 이반의 재능이 생각보다 뛰어날 수가 있었다. 그런 이반을 처가에 양자로 보내는 것이 점점 아쉬워지고 있었다. 궁술도 기사급이고 마나 운용도 뛰어난 상황이니 놀랍기 짝이 없었다.
“그런 사람도 있지만, 나중에 대단한 검사가 되는 것도 아니죠. 오히려 뭔가 문제가 있어 엑스퍼트 중급에 오르는 것이 고작인 경우가 많잖아요.”
기사의 정점은 소드마스터인데 그런 자들은 대부분 대기만성형이지 초반에 천재라고 하는 자들은 거의 없었다.
“그렇기야 하지. 보통 20살 언저리에 되는 것이 좋지. 성장을 하기도 전에 엑스퍼트가 되면 몸의 성장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으니. 제대로 신체가 자라지 못하면 검술을 대성하는데 장애가 되기도 하고.”
초절정이 되면 성장이 정체되는 것처럼 엑스퍼트가 되면 그럴 가능성이 컸다. 조잡한 검술, 효율이 떨어지는 동공으로 엑스퍼트가 되려면 엄청난 양의 마나를 몸에 축적해야 했다. 중원보다 기운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엑스퍼트가 되려면 엄청난 양의 마나가 있어야 했다.
‘절정의 경지 이상, 초절정의 수준의 마나가 쌓인다면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지. 사실상 조로현상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깨달음이 있고 충분히 경지를 올릴 수 있지만, 이반은 무리하게 연공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중에 제대로 성장한 이후에 경지를 올리는 것이 안전했다.
“이제 마나소드가 된 지 1년인데 빨라도 4~5년은 지나야 엑스퍼트가 되겠지. 마나에 민감한 것이지만 그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니 주의해라.”
로엔은 이반의 지적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되어 너무 빠르게 성취를 올리지 말도록 했다. 검사의 실력은 검술의 숙련도나 마나의 양도 중요하지만, 신체조건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같은 실력이라면 덩치가 큰 사람이 유리했다.
“기사 아홉에 그룬힐트 자작까지 10명의 엑스퍼트, 그리고 병사 50명입니다. 그중에 그룬힐트 자작과 그룬힐트 영지의 부단장인 하레스, 엔리케 영지의 일리안 부단장이 엑스퍼트 중급입니다. 방금 세라톤 영지의 영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마법 통신을 마친 인물이 중앙에 앉은 사람에게 보고를 했다.
“우리가 세라톤 영지와 헤세라 영지의 중간에서 정리한다고 했을 때 문제가 없겠나?”
도미니크 엔리케는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 이번 일이 잘못되면 모든 것을 잃을 수가 있었다. 3년 전에 일을 성공시켰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고 엉뚱한 자가 이득을 볼 상황에 부닥치고 말았다.
“이번에 우리는 파트리칸 용병대와 계약을 했습니다. 그들은 골드 급 용병만 무려 10명에 실버 급 20명입니다. 거기에 마법사만 다섯 명이나 있고 그중에 둘은 실버 패의 마법사입니다. 거기에 장원에 있는 가병들까지 동원한다면 한 명도 탈출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번처럼 몬스터를 끌어모으면 의심이야 하겠지만 증거가 모조리 사라진 상황이니 소문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도미니크 엔리케는 1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가문 내의 악연을 청산하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를 바랐다. 100년 전에 작위를 놓고 격돌한 두 형제는 계승 전이 끝난 이후에도 화합하지 못했다. 그 후에 벌어진 암투는 어린아이까지 죽이는 복수로 이어졌고 아예 씨를 말리는 방향으로 전개가 되었다. 현재는 도미니크 하나와 엔리케 남작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이번 전쟁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전투일 수가 있었다. 지긋지긋한 백 년의 악연을 정리하고 잃었던 것을 되찾아올 시점이었다.
“별도의 병력이 동원될 수가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할 거야. 문제는 그룬힐트 자작령에서 어떤 대비를 했을지 그게 문제인데. 최소 10명의 기사는 동원할 것이라 봐야 할 거야.”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크루밀을 사용하여 인근의 몬스터를 동원했습니다. 예비적으로 일부 지역에 크루밀을 사용하여 몬스터의 준동을 조장한 상황입니다. 그것을 해결하다 보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난 상황일 것입니다.”
5년 전에 접근한 암중의 인물이 눈앞에 있는 자였다. 그들은 흑마법사와 연관이 있어 보였다. 그들은 마정석과 몬스터 사체를 수집하고 있는데 프레시안 요새 북쪽에 있는 던파스 평원을 임대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엔리케 영지의 북쪽에는 엔리케 산이라 칭하는 꽤 높은 산이 있었다. 그 산 너머 북쪽에는 던파스 강이라 칭하는 꽤 큰 강이 있었고 그 강 주변에는 넓은 평원이 있었다.
엔리케 산의 동단의 해안가에 있는 요새가 펠리시안 요새로 던파스 평원에서 엔리케 영지로 내려오는 몬스터의 이동로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세워졌다. 그곳을 통해 던파스 평원에 사는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가 엔리케 영지로 내려왔는데 그곳을 차단하면서 엔리케 영지는 겨울에도 몬스터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영지 서쪽에 있는 엔리케 산의 한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몬스터 이동로에 데크리안 요새를 건립하면서 이제는 다른 영지처럼 몬스터로 인한 어려움은 그리 겪지 않아도 되었다.
흑마법사의 조직은 몬스터 사냥을 통해 흑마법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를 확보하고 있었는데 유칼라드 왕국이 안정되면서 재료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지를 놓고 내전을 치르는 도미니크 엔리케는 좋은 협력 상대이기도 했다. 세라톤 영지는 남작령이었다. 그렇기에 잠시 영주관에 들러 간단히 인사만 했다. 세라톤 남작은 일행이 영지를 지나는 동안 기사 둘과 기병 10명을 붙여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