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77
14. 성인식과 약혼식 (1)
이반과 스타치온이 마탑의 탑주인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을 만나고 난 후에 엔리케 영지의 사람은 영지로 가기 위해 바로 워프를 했다. 그들이 당도하자 하루 전에 먼저 영지에 돌아왔던 벨라 백작이 워프 게이트까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왕실 연회에서 잠깐 인사를 나누기도 했지만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분위기는 아니었다. 물론 왕도에 가기 전에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작위 수여식 전이라 껄끄러운 부분도 있었다.
“왕도에서는 엔리케 영지에 워프 게이트를 만들자는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워프 게이트를 사용할 일이 많을 것이니 필요할 것도 같습니다.”
사실 벨라 백작령으로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대범하게 먼저 거론을 했다. 설치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 찬성하는 입장으로 보였다. 엔리케 백작 스타치온이 원하면 만들어지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마스터인 스타치온은 왕도에 갈 일이 많았다.
매번 벨라 영지로 와서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돈 낭비, 시간 낭비이니 가까운 곳에 워프 게이트가 필요했다. 이번에 설치를 하더라도 스타치온이 죽고 난 이후에는 별로 사용될 일이 없으니 폐쇄될 가능성이 컸다. 물론 그 전에 이반이 또다시 마스터가 된다면 모르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이야기가 있지만, 굳이 잘해야 한 달에 한두 번 사용하자고 그런 시설을 만드는 것은 낭비인 것 같습니다. 워프 게이트를 운영하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일단 지금처럼 지내다가 꼭 필요하면 요청할까 합니다.”
“사실 워프 게이트가 있으면 편리함도 있지만 귀찮은 면도 적지 않습니다. 왕도에 일이 생기거나 행사만 있으면 바로 호출을 하니 번거롭기도 하고요. 워프가 있으니 참석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요. 거기에 마법사들이 상주하니 불편한 면도 많고.”
마법사들이 왕실과 마탑의 스파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통신마법사들도 영주가 고용하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있어 영지의 기밀이 모조리 유출되고 있었다. 마탑에서 요구하는데 거부할 마법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귀족들은 기밀을 요구하는 내용은 쌍방향의 폐쇄 통신구를 이용하거나 그것도 불안하면 인편으로 서신을 보내고 아예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번거롭지만 한동안 백작령에 자주 찾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승작을 하니 참여해야 하는 행사나 회의가 꽤 됩니다.”
두 달에 한 번씩 개최되는 고위 귀족의 회합이나 고위 지휘관 회의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다. 거기다 각종 고위 귀족의 기념연회도 초청을 받으면 사절을 보내야 했다. 그나마 그들의 영지는 워프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워프 사용료를 왕실에서 부담했다.
“모쪼록 우리 이스턴 주에서 고위 귀족이 한 분 더 생겼으니 지역의 이익에 일조했으면 합니다. 그간 본가와 프레드릭 백작가가 그런 역할을 했지만 프레드릭 백작가는 오래전부터 중앙에 진출한 상황이라 그런지 지역의 현안에 소극적인 면이 많아 역부족이었습니다.”
우회적으로 말했지만, 중앙 귀족이 되어 사실상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실정이었다. 오히려 지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상황이라 원성이 높았지만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큰 힘이 되지는 않지만, 지역의 이익에 부합하는 입장을 취할 것입니다. 인근 영지나 우리 엔리케 영지나 처지가 비슷한데 당연히 그럴 것입니다.”
“새해가 되면 이스턴 주도 징집이 시작되고 엔리케 백작님도 전선으로 갈 것인데 모쪼록 큰 희생이 없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벡스터 후작님은 공명심이 강해 걱정이 큽니다.”
일단 정해진 것은 인솔 대장이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장에 당도한 이후에도 그대로 지휘할 가능성이 컸다. 결국은 벡스터 후작이 그대로 지휘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인데 성향 자체가 귀족주의자라서 기사나 병사의 희생을 아랑곳하지 않고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컸다. 심지어 서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작전에 벨라 백작령의 군사를 들이밀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그들이 전멸을 당할 수도 있었다. 정치란 것이 그 정도로 잔인했다.
“내 휘하에 드는 병사나 건사할 수 있지, 다른 부대까지 신경을 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신생 백작이라면 전투대 하나 정도 거느릴 것인데 말입니다.”
“잘 압니다. 대신 인근 영지의 병사는 휘하에 둘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 영지와 크로나 영지, 헤세라 영지를 합하면 대략 4천가량이 되지 않습니까?”
전투대장에게 휘하의 병력을 선택할 권리 정도는 주어질 것이니 그런 권한을 행사하여 벡스터 프레드릭 후작으로부터 지켜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냥 둔다면 제일 먼저 사지로 벨라 백작의 군사를 밀어 넣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이렇게 초청하여 사정하고 있었다.
“꼭 장담은 못 하지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그렇게 하지요. 기사들이 지휘자로 나설 것이고 그나마 안면이 있는 것이 부대를 지휘하는데 용이할 것이니.”
스타치온으로서도 벨라 백작의 군사들이라면 훈련 상태도 잘 되어 있을 것이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 군사들보다 믿음이 가기에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영지에 복귀한 직후에 승작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엄밀히 말해 승작이 아니라 단승 백작의 작위를 받은 것에 불과했지만 보통 승작했다는 말을 했다.
이미 떠나기 전부터 연회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음식은 오래 보관할 수가 없기에 연회가 임박해서 준비해야 했다. 그렇기에 영주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음식을 만드는 일에 동원이 되었다. 심지어 뒤쪽 공방에서 일하는 자들까지 동원되었다.
“내일부터 손님이 온다고 하는구나. 크로나 영지에서 소 영주인 캐빈 부부와 아들인 듀안, 엘리자벳이 당도할 것이고 모레는 네 친가와 벨라 백작이 같이 온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프레드릭 백작령에서는 이번에는 로델 남작이 육로로 헤세라 자작령 쪽으로 승작연 하루 전에 당도하기로 했다.”
프레드릭 백작령은 벨라 백작령보다 100km 정도 더 떨어진 남쪽 해안가에 있었는데 벨라 백작령으로 워프하여 오지 않고 다른 영지를 거쳐서 이동했다. 고작 100km 정도 이동 거리를 줄이자고 비싼 비용의 워프를 하면서 수행원 숫자에 제약을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었다.
워프를 하면 한 번에 10여 명 정도인데 그러면 다른 영지의 호위를 받아서 이동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몬스터 무리를 만나면 전멸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벨라 백작에게 병력을 빌리거나 용병을 고용해야 했다.
“사절단은 많아야 10명 안팎으로 구성하는 것이 관례인데 나머지 호위 병력은 여관에서 머무는 것입니까?”
“몇몇 여관에 협조를 구해 숙소를 정하게 했다. 물론 몇몇 영지는 해당 영지에 연고를 둔 상단의 협조를 받아 머물 것이니 우리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상행과 같이 대단위로 이동해 온 곳도 많다.”
인근의 영지의 어용 상단이 엔리케 영지에 진출해 있었고 그들은 로컨 외성 밖에 장원을 두고 있었다. 영주 일가나 기사들이 비공식적으로 방문할 때 그런 곳에 주로 머물렀다. 이번에는 공식적으로 방문했지만 다른 귀족이 많으니 역시 번거로움을 피해 그런 곳에 숙소를 정했다.
엔리케 영지는 마정석이나 몬스터 부속물을 많이 생산하는 반면 각종 사치품의 소비가 꽤 많았다. 그런 것을 인근 영지에서 생산하여 엔리케 영지에서 판매했다. 용병들이나 몬스터 사냥꾼은 소득이 높은 편이라 씀씀이가 다소 헤펐다.
“이스턴 주의 지사인 데블린 후작도 방문한다는데 의전이 문제일 것 같습니다.”
데블린 후작은 올해 부임한 이스턴 주의 지사로 전임자보다 휘하 영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기회만 되면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평이 좋기도 하지만 싫어하는 영주들도 많았다. 괜한 간섭을 한다고 느끼기도 했다.
“영빈관의 중앙 숙소에 묵게 하고 좌측 숙소는 벨라 백작에게 배정하면 된다. 나머지 우측 숙소는 프레드릭 백작가의 로델 남작을 머물게 할 생각이다. 영주가 직접 방문하는 헤세라 자작령이나 두리원 남작령은 알아서 외부에 머물기로 했으니 걱정할 것은 없다.”
“그렇게 한다면 그나마 부담은 없겠군요. 그보다 파라곤 영지에서는 누가 오기로 했습니까? 캐논 파라곤이 옵니까?”
“누가 올지 아직 통보된 것이 없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스키너 남작이 올 가능성이 크다. 형제간에 사이가 좋지 않은데 영지를 비우고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일에 직접 온다면 내부 정리를 하라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하긴 스키너 남작의 성정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 그 나이가 되도록 제논 파라곤에 아무런 실권도 주지 않았으니. 그러면서 얼마 전부터 캐논 파라곤을 지지하는 행동을 하여 형제들을 원수로 만들고 있다. 사실 웨델과의 일도 스키너 그 작자가 부추겼을 것이 분명하다. 나와도 그리 사이가 좋지 못하다.”
스키너 남작은 엑스퍼트 최상급이 된 것이 스타치온보다도 더 빨랐지만, 여전히 마스터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나이가 되면 보통 은퇴하여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데 여전히 영지의 일을 다 관장하고 있었다. 그만큼 권력욕이 강했다.
그보다 세 살이나 나이가 적은 크로나 남작이 10년 전부터 캐빈 소 영주에게 모든 실권을 넘긴 것과는 너무나 대조가 되는 행위라서 비난을 받고 있었다. 은퇴하고 검이나 수련하여 마스터가 되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바로 소 영주로 지정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니 그렇게 알아라. 한꺼번에 신청할 때 신청하는 것이 용이하다.”
보통 소 영주라 칭하지만, 엔리케 남작의 계승후계자를 의미했다. 물론 엔리케 남작은 계승 작위로 엔리케 남작령의 영주의 직위를 의미했다.
“할아버지가 3월에 시작되는 징집을 집행하는 집행관으로 차출이 될 예정이니 서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매사에 할머니를 번거롭게 해야 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소 영주가 되더라도 정식 영주 대리는 부인인 캐서린이 맡지만 작위 계승자인 이반도 권한이 있기에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가 있었다. 모든 처분권이 캐서린에게 있어 항상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과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권한을 가지면서 중요한 것만 허락을 받는 것은 차이가 컸다.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정리하고 나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허튼짓하려는 자들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야 하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어렵다면 가진 역량을 다해 대응하면 되는 문제이고 기사단이나 영지의 무력도 일반 영지의 서너 배의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수를 모르고 허튼 욕망을 가진 자들은 응징하면 그만이었다. 그런 사실을 몰랐기에 실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변명에 불과했다.
“그보다 마탑 말입니다.”
“대략 듣기는 했지만, 따로 이야기한 것이 있느냐?”
“특별히 나눈 이야기는 없습니다. 대신 마탑에 별원이 몇 군데 있는데 우리 영지에 하나 설치를 했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
“별원이라? 뭔가 목적이 있어 보이는 것 같구나?”
“마탑에서 별원을 두어 마법사들이 연구에 전념하도록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번에 봤을 때 마탑에 들어오거나 들어오지 않더라도 일을 도와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는데 영지를 떠날 수 없다는 핑계를 대는 상황이라 저들이 옮겨 오려는 것 같습니다. 세하라 산에 있는 탑주의 은거지를 아예 옮길 것도 같습니다.”
“설마하니 탑주가 여기로 온다는 말이냐?”
“그럴 것 같습니다. 연구하는 데 제 도움을 받으려면 아쉬운 사람이 찾아와야죠. 그렇다고 저한테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엔리케 산이나 세틀 산을 구경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고 말입니다. 탑주가 오면 영지에 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실은 아닐 것 같습니다. 별원이 들어선다면 워프 게이트도 별원에 만들면 되니 겸사겸사 추진하는 것 같습니다.”
“네 생각은 어디가 적당할 것 같은데? 너무 가까워도 문제일 것이고 매직 나이트가 영지에 상주할 것이라 그것이 걱정이구나.”
“세빌론의 동쪽 바닷가 쪽에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거기를 귀족들의 별장 촌으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매직 나이트야 별원과 관계없이 활동하는 것이고요.”
마탑 별원이 있으면 좋은 점도 많았다. 물론 상전 노릇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반이 있는 이상 그들이 함부로 날뛰지는 못할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할 것이니 그렇게 알아라. 그런데 검술과 마법을 동시에 익히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
“엘프의 마법은 검술과 같은 마나 운용술을 사용합니다.”
(지도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