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79
14. 성인식과 약혼식 (3)
일방적으로 스키너가 공격하고 스타치온은 방어 위주로 대련을 하고 있었다. 한동안 방어를 하던 스타치온이 공세적으로 전환을 했고 마치 물고기가 물살을 가르듯이 검이 스키너의 검을 쳐내면서 전진했다. 스타치온은 점점 거리를 좁혀갔다.
스키너가 필사적으로 스타치온의 검을 막으려고 했지만 막아내지 못했고 어느 순간 검은 스키너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주먹 하나 정도 거리를 두고 멈추었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더 전진했다면, 그냥 팔을 뻗어 검을 내뻗기만 했어도 꼼짝없이 스키너의 목이 꿰뚫릴 것임을.
“좋은 대련이었습니다. 파라곤의 검이 조금만 부드러웠다면 상대하기 어려웠을 것인데 아쉽습니다. 굳이 억지로 힘을 모은다고 예비동작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인데 그러다 보니 너무나 경직이 되고 막히는 순간 반동이 커집니다.”
스타치온은 파라곤 검법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을 파악했는지 부드러움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이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검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취하는 예비동작의 문제점을 해결하라는 의미였고 검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엔리케 검술이 가진 약점이기도 했지만, 엔리케 검법은 약간의 힘을 남겨 끊어주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 전에는 마스터가 될 수 없고 마나가 포화상태가 되어 각성이 시작되면 파탄이 날 수 있었다.
‘왕국에는 마스터가 되지 못하고 파탄에 이르는 검법이 몇 개 있는데 파라곤 검법도 그중에 하나이군. 초기에 효과가 좋다고 하여 계속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화했다.’
스키너 파라곤 남작은 풀이 죽은 기색으로 납검을 하고 기사단장인 세크라를 이끌고 떠나갔다. 분명 노아 단장보다 강하지만 노아 단장은 시간이 흐르면 마스터가 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파라곤 남작이 마스터가 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해 보였다. 물론 스타치온이 지적한 것을 고친다면 가능성이 존재할 것이지만 가전 검술을 함부로 고치지 못할 것이니 요원했다.
“어떠냐? 혹시라도 꼼수로 일을 벌일지 몰라 오라고 했다.”
“특별히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엔리케 검법도 다소 문제가 있지만 파라곤 검법은 더 문제가 크군요. 여기서 각성이 일어나면 마나 역류가 발생할 것입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요. 대련하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할아버지가 덤터기를 쓸 수도 있죠.”
모든 것이 참 복잡해 보였다. 친가의 사람과 크로나 영지에서 온 사람이 일종의 상견례를 했다. 둘의 약혼식이 알려지면서 정식으로 인사할 필요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엘리자벳과 로위나는 금방 친해졌는지 이반이 손님 접대를 하는 동안 같이 어울려서 지내었다.
“아휴, 바빠서 같이 이야기할 시간도 없어.”
이반이 자신의 집무실로 찾아온 두 사람을 보면서 그렇게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여유만 있다면 둘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할 일이 많았다. 손님을 맞이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연회를 준비하는 일에, 영지의 각종 행정적인 것까지 처리할 것이 많았다. 각종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이 영지의 일이었다.
“우리는 잘 지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오늘은 로위나와 같이 보냈어요. 할머니와 다른 어른들도 뵙고요.”
“둘이 같이 보냈다니 다행이군. 심심할까 걱정을 했는데. 뭔가 재미있는 것이라도 있었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외숙모를 찾아가서 왕도에서 가져온 옷들도 살피고 보석도 봤지. 이번에 외할머니랑 외숙모가 했던 보석이 왕도에서 화제가 되었잖아.”
로위나가 왕도에서 들려온 이야기를 이야기해 주었다. 귀족 가의 귀부인들이 전한 이야기가 지방의 귀족들에게 퍼지고 있었다.
“그래? 그런 것도 있어?”
이반은 대충 알지만, 자세한 것은 듣지 못했기에 물었다. 변방 영지이기에 변변한 패물 하나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세계수의 눈물까지 갖추고 나타났으니 소문이 났다.
“나도 검술을 열심히 배워야 할까 봐. 미러클 메탈을 조정하는 것을 보니 엑스퍼트가 되고 싶더라고. 엑스퍼트가 아니면 그런 보석을 주어도 제대로 끼지 못할 것이니. 아니면 기사들에게 매번 크기를 조절해달라고 해야 하니.”
이반은 엄마와 로위나와 엘리자벳에게 보석함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선뜻 전달하기가 두려웠다. 지킬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보물이 있는 것은 재난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들 보석을 보고 싶다고 하나 봐요. 특히 핑크빛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완전히 화제가 되고 있어요. 핑크색 다이아몬드도 그렇고 물방울 다이아몬드도 희귀한데 두 가지가 겹친 것은 처음이라고 하니까요. 거기다 세계수의 눈물도 화제가 되고 있고요.”
엘리자벳이 부럽다는 기색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말에 이반은 도둑이 들지나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물론 집안 자체를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기에 근처에 수상한 자가 나타나는 순간 파악이 가능했지만, 항상 영주관에 머무는 것은 아니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구했어요? 그런 보석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렵다던데. 외숙모에게 물으니 말이 없어서요? 오빠는 알아요?”
로위나도 그런 것에 관심이 많은지 부러운 기색으로 물었다. 그런 것에 관심을 보이자 나중에 보석함을 건네주었을 때 기뻐할 모습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건 나중에 말해줄게. 너도 그런 보석을 갖고 싶어?”
“갖고야 싶지만 그런 보석은 하나가 수만 골드를 호가할 것인데 괜한 욕심이지. 영지의 한 해 세금을 그런데 쏟아부을 수는 없잖아. 보석함에 있던 보석의 가치가 50만 골드 이상이라던데. 언니 약혼식에 쓸 예물도 봤어.”
그러자 엘리자벳이 기대가 어린 표정이 되었다. 아마도 그런 것도 본 것 같았다. 왕도에서 돌아온 직후에 보석함을 전해주면서 약혼식을 할 때 사용할 예물도 같이 골라주었다. 약혼식을 할 때 적당한 패물이 필요하다고 하여 엘리자벳에게 주려고 골랐던 보석함을 꺼냈고 거기서 적당한 것을 골라 예물 세트를 구성했다.
“나중에 로위나가 결혼식을 할 때 내가 적당한 선물을 주도록 할게. 기대해도 좋아.”
순간 로위나의 얼굴에 기쁜 표정이 어리다가 약간 놀란 기색이 되었다. 물론 엘리자벳도 마찬가지가 되었다. 그 보석의 출처가 이반과 연관이 있고 로위나의 것도 있다는 의미였다.
“정말로? 그러면 나도 검술을 제대로 익혀야겠다. 엘리자벳 언니도 반지 때문에 검술을 제대로 배운다고 했는데.”
미러클 메탈의 크기를 조절하려면 엑스퍼트가 되어야 했다. 아마도 이반이 건넨 반지와 팔찌의 크기를 조절해주기 위해서 보석을 보여 준 것 같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니 답답했던 것 같았다.
“나도 벌써 마나소드 상급이야. 검술에 재능이 있나 봐.”
엘리자벳은 마나소드 중급도 겨우 된 것 같은데 한 살 어린 로위나는 상급이 되어 있었다. 이반이 준 단약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만 자신이 검술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 열심히 해라. 레이 형도 엑스퍼트가 되었으니 너도 열심히 하면 그럴 가능성이 커.”
이반은 로위나를 격려해주면서 엘리자벳을 봤다. 로위나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엘리자벳은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마나소드가 된 것만 해도 상당히 노력한 것인데 로위나가 상급이라고 하니 자신이 게으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나도 돌아가서 열심히 검술을 익혀야겠어요. 꼭 다음에는 상급이 되도록 할게요.”
“그런데 오빠는 마나소드 최상급이지?”
“그렇지. 나도 이제 열여섯이 되었으니 열심히 해서 엑스퍼트가 되어야지. 한 1년 노력하면 되겠지.”
이반은 반년 후쯤에 엑스퍼트의 성취를 드러낼 생각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유로울 것 같았다. 너무 빠르거나 느린 것도 남들에게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엔리케 가문의 사람이 검술에 능하니 그 정도 속도면 다들 이해할 것 같았다.
손님을 맞이하고 적당한 곳에 배정하고 불만을 품지 않도록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정은 스타치온과 캐서린이 하지만 그런 불만을 감당하는 것은 헤롯 총관이었다. 그런 것을 알기에 이반도 옆에서 도와주어야 했다. 같은 귀족이 나서서 대응하는 것이 그나마 문제가 적었다.
“송구합니다. 하지만 영주관과 영빈관이 협소하여 이제는 편의를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라탄 자작령에서 온 라탄 자작의 동생 새난이 숙소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짜증을 냈다. 응접실까지 딸린 넓은 숙소를 내준다면 좋겠지만 영빈관의 숙소는 주빈들이 이미 차지한 상황이었다. 그러니 자작도 아닌 자작의 동생에게 기사단 부단장인 일리안이 쓰던 침실을 제공해 주는 것이 최선이었다.
“흠, 손님을 초대했다면 제대로 맞을 준비를 해야지 이런 곳에 재운다니 우리를 뭐로 보고 말이야.”
이반은 속에서 화가 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좋은 일로 손님을 불러놓고 주인이 화를 낼 수는 없었다.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기사님들은 좁은 침실 하나에 서너 분들이 같이 쓰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갑자기 오신 분들도 계신지라 미처 준비를 못 했습니다.”
이반은 돌려서 한소리를 했다. 이스턴 주에서 서남쪽에 있는 라탄 자작령은 엔리케 영지와는 교류 자체가 없었는데 갑자기 방문한다고 연락이 왔다. 초대장마저 보내지 않았는데 참가하겠다는 통보가 왔다. 불청객이라고 거절하면 면박을 주는 것이라 오라고 했는데 오자마자 진상 짓을 하고 있었다.
“험, 불편하기는 하지만 다른 숙소가 없다니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묵겠지만…. 영 불편해서.”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여전히 불평하고 있었다. 라탄 일가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라탄 자작가의 이미지는 좋을 수가 없었다. 저런 사람을 보낼 바에는 굳이 사절단을 보낼 이유가 없어 보였다.
“일단 찾아온 손님이니 총관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좀 부탁드립니다. 영주관이 협소한 관계로 불만이 많아 보입니다.”
이반은 짜증이 나지만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총관을 다독였다. 이반이 함부로 말을 하면 자칫 손님들에게 그런 기색을 드러낼 수가 있었다.
“아무리 큰 귀족 가라도 찾아오는 손님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신축한 여관까지 비워서 손님을 맞이하는 상황이니 오히려 비좁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디건 항상 불만을 가진 사람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은 영빈관의 주빈이 쓰는 곳을 내주어도 뭔가 불평을 할 것입니다.”
헤롯 총관의 말에 이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불평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는 자들이 있었다. 손님 대부분은 협소한 곳에 모셔 죄송하다고 하면 같이 폐를 끼친다고 송구한 표정을 지었는데 몇몇만 불만을 보였다.
“라탄 자작의 동생 새넌이라는 자가 불만이 많다고?”
적당히 불만을 다독이고 이반이 스타치온을 찾아가자 먼저 그 사실을 확인했다. 승작연이라고 와서 그런 행위를 하니 좋을 수가 없었다. 아랫사람에게 푸념도 못 하니 할아버지에게 왔다.
“하여간 라탄 일족은 여전하구나. 그런 태도 때문에 대부분의 영지에서 연락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제 버릇 남 못 주니.”
“그래서 돌려서 한마디 했습니다. 불청객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도 뭐라고 하면 내쫓아야지. 마탑에서, 세스포 레온 백작이 온다고 하기에 오지 말라고 했다. 그들까지 오면 일이 커질 것 같아서 말이다.”
마탑에서 사절로 오면 더 주목을 받게 되니 불편했다. 그렇기에 굳이 올 필요가 없다고 거절을 했다. 밝힐 때가 아니었다.
“별원 설치 문제는 결정이 된 것인가요?”
“실무적인 협의가 필요하지만 일단 세빌론 외곽으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 마법사 휴양소를 겸한 별원을 만들기로 했다. 규모는 별장 10개와 마법연구소 5개 동을 건설하기로 했다. 토지는 대략 1㎢ 정도를 부지로 내어주기로 했다. 물론 그곳을 경비하기 위해 마탑의 경비대 300명을 상주시키고 워프 게이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영지 내에서 마정석과 몬스터 부속물을 구입하고 아티펙트의 거래를 담당하는 마법 상단의 활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그들이 영지에서 활동하면 이득일 것이니. 세금은 그들이 구입하는 것은 면세로 하고 외부에 판매하는 것에는 일반 상단과 같이 부과하기로 했다.”
어느새 기본적인 방향까지 논의를 마친 것 같았다. 물론 서로 득이 되는 일이니 부딪칠 일도 별로 없었다,
“7대 상단에서 좋아할지 싫어할지 모르겠군요. 그간 폭리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이득을 취했는데요. 만일에 마탑에서 마정석 거래소를 만들고 직구매를 한다면 가격이 폭등할 것인데.”
마정석의 2할 정도는 마탑에서 소비했다. 3할 정도는 왕립 마법원에서 구매를 했다. 그렇기에 5할에 가까운 마정석이 마탑과 왕립 마법원에서 구매하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