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88
16. 출정 (2)
강이 얼었을 때 어느 한 영지에서 몬스터 토벌을 하면 다른 영지로 몬스터가 이동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그러면 몬스터 웨이브마저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에 크로나 강이 얼면 함부로 대대적인 몬스터 토벌을 하지 못했다.
“아직은 강이 다 녹지 않았으니 시작하면 안 된다.”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녹았지만 그늘진 곳은 아직도 얼음이 녹지 않아 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함부로 가다가 얼음이 깨져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니 강을 건너지 못 하게 하고 있지만요.”
꼭 해빙기에 얼음 위로 건너다가 죽는 사고가 한두 건 발생하고 있었다. 위험하다고 해도 어제도 건넜다고 건너는 자들이 있었다. 더구나 혼자 그러다 죽으면 다행인데 가족이나 아랫사람들까지 강제로 끌고 가서 변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엘리자벳과 통신은 자주하고 있지?”
“매일은 못하고 이틀에 한 번 정도 하고 있어요.”
“통신실에는 가지 않던데 마법 통신구를 별도로 마련한 거야?”
“듀안 공자가 약혼 선물로 주더라고요. 그래서 둘이 사용하고 있어요. 문제는 펠리시안 요새에서는 통신이 되는데 산을 넘으면 거리 때문인지 지형 때문인지 통신이 되지 않더라고요.”
물론 이반이 통신을 시도하면 되지만 엘리자벳이 먼저 통신을 보내면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반은 마법으로 신호를 강화할 수 있기에 연결이 되지만 그냥은 연결되지 않았다.
“네 할아버지가 있으면 거기로 가서 만나기라도 할 텐데 그럴 여유가 없구나. 그래도 연락이라도 자주 해줘.”
스타치온의 출정이 아니었다면 한 번쯤 방문하여 만나고 왔을 것이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앞으로도 영지를 비우고 만나러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엘리자벳을 초대하여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할머니에게도 나가면 연락을 하잖아요.”
그렇게 말하고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았다. 너무 자주 하는 것도 쑥스러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무심한 것도 문제이니 그 정도만 언급하면 되었다.
“마탑 별원의 건설은 어느 정도 되었는지 모르겠구나. 전쟁이 벌어지면 마법사들도 전쟁터에 나갈 것인데.”
“당장 전쟁이 난다고 하지만 언제 발발할지 모르는 것이죠. 아직도 선전포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전포고했다가 패전을 하면 그런 주장을 한 자들이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해야 할 일을 해야죠.”
“길은 다 냈다고?”
“길이야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죠. 마탑에서 마법사들을 지원해 주어서 편하게 길을 냈습니다. 조만간 날이 풀리고 시멘트 공장이 가동되면 포장도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리석도 채취가 이루어지면서 가공과 운송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것도 마법사들을 지원하여 경량화 마법을 전개하기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자금의 운용에 항상 주의해. 한 번 적자가 나서 빚을 지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니.”
이 세계도 중원처럼 고리채가 만연해 이자가 연 2할이 넘어가고 있었다. 아주 고리는 아니지만 벌어서 갚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니 한 번 빚을 지면 부채를 청산하는 것이 어려웠다.
“마탑에 예탁금만 해도 56만 골드입니다. 그러니 몇 년 동안 세금이 절반만 들어와도 버틸 정도이니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열린 경매에서 제가 처분을 의뢰한 보석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돈이 없어도 영지의 여유자금이 최소 5만 골드는 유지하고 있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알았다. 우리야 매일 검술을 수련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너는 수련은 착실히 하고 있지? 요사이 일이 많아 집무실에 있다면서?”
“아침저녁으로 영지의 일을 살피지만, 그 외의 시간은 혼자서 명상을 하면서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수련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혹시라도 전세가 부족해지면 저라도 출정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게으름을 피울 수는 없죠.”
타크라칸 사막의 주변에서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벌어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두 왕국의 전쟁이었지만 항상 그렇게 흐른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만일에 파사칸 왕국의 전력이 압도적으로 강해 전선이 무너지는 사태가 벌어지면 총동원령이 내려지고 그러면 모든 영지에서 가용할 수 있는 전력을 이끌고 전선으로 가야 할 수도 있었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대패하여 밀려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초반에 개입하여 다시 되돌리는 것도 방법이고 상황을 살피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여 구국의 영웅이 되는 것도 방법이다.’
이반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캐서린이나 엔젤라도 각기 뭔가를 생각하는지 뭐라고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어수선하지만 영지는 점차 안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난세가 도래하면 결국은 힘이 우선이니 영지의 힘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물론 무조건 군사력만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최대한 힘을 키울 생각이었다.
“새로 서임한 기사들은 만나 봤겠지?”
“몇 번 방문하여 실력을 가늠하기도 했습니다. 만만하게 생각한 자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그들을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제 실력에 대해 외부에 말하지 말라고 지침을 준 상황입니다. 그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는 자는 불이익을 줄 생각입니다.”
“마력 포션을 공급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구나.”
“그렇습니다. 23명을 새로 서임했는데 몇몇은 외부와 연결이 된 기미가 보입니다. 그런 자들에게는 필요한 시기가 되어도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반은 자신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사들과 대련하여 전부 다 승리를 거두었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재차 대련을 원하는 자들에게는 아예 오러를 사용하여 쐐기를 박기도 했다. 이반은 집무실에서 정령을 소환한 상태에서 아공간을 열어 놓고 있었다. 아공간에 들어간 정령은 세계수의 봉인에 매달려서 정령력을 키우고 있었다.
‘상급 정령이 될 것도 같은데 아직 멀었어? 내가 충분히 감당할 것 같은데? 뭔가 다른 조건이 있는 거야?’
가장 친밀한 느낌이 드는 물의 정령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성장하면 상급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징조가 없었다.
‘계약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입니다. 정령력만 키우면 상급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격을 높여야 가능해요. 그건 내면에서 성장하는 것이라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요. 꼭 상급 정령을 소환하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정령을 소환하여 계약하면 되어요.’
‘당장은 상급 정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니 너희들이 성장하기를 기다리지. 그 격도 내가 더 성장하면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그렇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는 중급으로 승격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성숙하지 못한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상급이 될 것입니다. 세계수의 기운도 당장은 받아들이지 못해요. 조금 도움이 되는 정도에요. 한데 자연의 정령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그런 것 같지. 나무나 얼음이나 금속의 정령도 거의 중급정령 수준으로 성장하여 조만간 각성할 것 같아. 하지만 번개의 정령이 있다고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몰라 계약을 못 하고 있지.’
‘번개의 정령은 천둥을 쳐도 잘 나타나지 않아요. 거기에 번개에 대한 친화력이 뛰어나야 보인다고 합니다. 번개의 정령을 계약해야 빛과 어둠의 정령도 계약할 수 있어요.’
이반은 어디에서도 알지 못하는 내용을 물의 정령에게 듣자 그간 두 정령을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한 것이 이해되었다.
‘그러면 번개에 대한 친화력은 어떻게 해야 얻을 수가 있어?’
‘뇌기라고 하는 번개에 대한 친화력은 그런 기운을 획득해야 가능해요. 몸 안에 그런 기운이 충만하면 저절로 찾아온다고 해요. 하지만 마법사의 라이트닝 마법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하니 인위적으로 얻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의 정령은 다른 정령과 달리 이반과의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래서 그런지 이반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알아보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면 뇌기를 이용하는 내공심법을 수련해야 하는가? 정령 중에 파괴력은 번개의 정령이 가장 뛰어나다는데. 뇌기 하면 남궁세가의 천뢰제왕심공이 최고이지만 그건 알지를 못하고 그나마 아는 것은 화북 팽가의 뇌정벽력신공인데 과연 도움이 될지 의문이군. 뇌정벽력신공을 그냥 익힐 수는 없고 현천 신공에 벽력의 기운을 담는 방법인데 한동안 고민을 해야겠군.’
뇌기를 다루는 축기법이나 운기법을 알지만, 그것을 현천 신공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오행의 기운마저 담은 상황이라 새로운 오의를 담기가 쉽지 않았다.
‘간단히 기운 하나 더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속성의 기운과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면서도 효율이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한편으로 안정적이어야 한다. 누더기가 되어서는 자칫 주화입마에 들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심법을 창안하는 것은 대종사들이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대종사들도 심법에 모든 것을 담지는 못했다. 항상 뭔가 부족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했다. 그것이 심법의 원리였다. 환마가 창안한 현천 신공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오행 신공을 담아 약간의 정순함과 안정감을 포기한 상황인데 뇌기마저 담는다면 조화가 깨지고 만다.’
이반은 현천 신공으로 뇌기를 담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에 담고자 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내공을 새롭게 창안해야 했다. 거기다 기존의 현천 신공을 포용할 정도가 되어야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쌓은 내공을 폐하고 새롭게 익혀야 했다.
이반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에 운다인은 다시 아공간에 들어가서 세계수의 봉인 옆에 자리를 잡고 그 기운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계수의 봉인을 해제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굳이 문제가 없는데 세계수의 봉인을 해제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엘프라면 그런 의구심을 갖지 않겠지만 인간인 이반에는 당연하기도 했다. 이반은 스타치온이 떠난 이후에 캐서린과 엔젤라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스타치온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
“너무 거리가 멀어 마법 통신도 불가능하다면서?”
식사를 하러 모이자 캐서린이 스타치온에게 통신이라도 하려다가 실패한 상황이라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급하면 왕립 마법원에 부탁하여 소식을 전하지만 그거야 진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한 내용입니다.”
“그러면 사람이라도 보내 소식을 빨리 받아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떠냐? 인편으로라도 소식을 받아보는 것은 어떠냐?”
“그란델 상단을 통해서 연락을 할 수도 있으니 할아버지가 전선에 도착하면 연락을 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정 어렵다면 통신구를 지닌 자를 중간에 배치하여 연락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4천 km에 달하는 거리를 통신으로 보내야 했다. 일반 마법 통신구로 통신이 가능한 거리가 200km 정도이니 최소 스무 명은 되어야 했다. 그런 방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 방식은 생각이야 가능하지만 실제로 적용하려면 수만 골드는 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인원을 운용하려면 매달 수백 골드가 들 것인데. 하려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외부에 알려지면 기밀을 유출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것 같다.”
전쟁의 상황을 후방에 전파하다가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혹세무민한다는 혐의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세가 불리할 때 그런 일이 많이 발생했다.
“방법을 강구해 보도록 하죠. 그란델 상단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도록 했지만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죠.”
이반은 마법 통신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국에서 사용하는 마법 통신체계를 차용하여 획기적으로 통신거리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서재에 돌아와서 마법 서적을 살피면서 마법을 이용한 통신체계를 구상했다.
‘대부분의 통신구는 하급 마정석을 사용하는데 상급 마정석을 사용한다면 500km 정도까지 늘릴 수 있다. 여기에 마법 중계기를 중간에 배치하면 1,000km까지 확장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높은 산에 마법 중계기를 설치해야 가능하다.’
엘프의 마법도 마법 통신에 대한 것은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전생 환마의 방법도 전서구를 이용하거나 전서응을 이용하는 것인데 그리 뾰족한 방도가 없었다.
‘중계 장치를 두 개나 세 개 정도 만들어 설치하고 마나의 유동을 감추는 장치를 만들어서 부착해야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더라도 믿을 수 있는 자를 보내 현지에서 활동하게 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사를 보내자니 고지식하여 제대로 할지 걱정이고 베일리와 헤론 녀석을 보내자니 걱정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