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90
16. 출정 (4)
그들은 파사칸 왕국에서 깨어난 이후에 로젠만이 왕궁에 ‘무천武天’이라는 깃발을 내걸면서 10살의 나이에 화산의 운상도장의 후신인 무사카가 찾아왔고 이후에 다른 두 사람이 찾아왔다. 무사카는 서 대륙 곳곳에 무천이라는 깃발을 내걸었고 그 덕분에 나머지 두 사람, 카타칸과 알레시안이 합류했다. 우내사존이라는 이름으로 30년 가까이 친분을 나눈 그들이기에 그들은 현생의 신분을 떠나 의기투합했고 12년 전 로젠만의 나이 스무 살이 되자 마침내 거사를 일으켜서 왕국을 장악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최후의 순간 환마와 동귀어진 한 것 때문이라 결론을 내리고 환마의 환생자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환생했다면 분명 환마도 어딘가 환생할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전에는 우내사존이 사마외도인 환마에 대해 당당할 수 있지만 환생한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자가 환생했다면 우리에게 이를 갈고 있을 것인데 다시 싸워서 이길지 걱정이군. 은거하여 수련하던 자를 기습한 비겁한 자들이라 생각할 것인데. 그런데도 먼저 기습한 비살당의 살수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동수를 이루지 못했을 것인데.”
우내사존은 천마나 검마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하오문의 수장인 환마 정도는 간단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들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더구나 환마의 무공은 사마외도인 하오문의 무공이라 사기와 살기가 물씬 풍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파의 무공보다도 더 정순했다.
“하지만 하오문의 수장인 그자의 본성은 바뀌지 않았을 거야. 운상은 조물주인 상제께서 그자가 발호하는 사태를 막으라고 우리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을 것이라 하지 않았나?”
점창파의 화정도장의 환생자인 카타칸이 지금처럼 하자고 다독였다. 종남파 출신의 재완도장의 후신인 로젠만 파사칸은 다소 성격이 급한 면이 있는데 환생한 이후에도 여전했다.
“만일에 이 세상에 환마가 없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다 헛지랄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
“물론 그렇지만 굳이 희생을 키울 필요가 없잖아. 우리가 사파도 아니잖아. 정파 천하는 중간에 어려움은 있을지언정 수백 년을 이어가지만, 사마외도는 당대, 아니 10년을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지잖아? 다 힘만 앞세우기 때문에 벌어지는 참사야.”
“정말 그럴까?”
로젠만 파사칸은 여전히 답답하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카타칸의 얼굴에도 역시 답답하다는 기색이지만 뭔가 묘한 차이가 있었다. 전선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요렌스 영지, 국경인 데아트라 영지에서 북동쪽 1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자작령이었다. 그곳에 이스턴 주에서 출발한 3만의 군사가 주둔하고 있었다.
이스턴 주의 군사가 도착한 다음 날에 에스티아나 주의 군사 2만5천 명이 당도했다. 두 주의 군사 5만5천 명으로 지방 3군단을 편성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편제나 인사는 발표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 정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프레드릭 후작 벡스터는 각 영지의 인솔자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스턴 주와 에스티아나 주에서 모인 병사를 통합하여 지방 3군단을 편성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조금 전에 사령장이 당도했습니다.”
벡스터 후작의 옆에는 군무경이라 밝힌 프라다 페렉 자작이 나타나서 사령장을 낭독했다. 사령장에서 언급한 인사명령은 3명에 불과했다. 그 3명이 지방 3군단의 편제를 정하고 지휘체계를 정비하라는 명령이었다.
지방 3군단장에 벡스터 후작, 3군단 부군단장이자 좌군 수석 전투대장에 에스티아나주의 로만 플로린 백작, 3군단 총참모장이자 우군 수석 전투대장에 이스턴 주의 스타치온 엔리케 백작을 임명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총 4명의 전투대장을 지방 3군단에 배속합니다.”
자작의 작위를 가진 전투대장 4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오랫동안 중앙군단에서 한 단계 낮은 군장으로 복무하다가 전쟁이 나자 전투대장으로 승진했다. 그들이 3군단의 전투대장으로 보직을 맡게 되었다. 그러자 일부 인사들의 얼굴에 뭔가 기대하는 기색이 어렸다. 여섯 자리는 정해졌지만, 나머지 네 자리는 미정이었다.
“크리앙 조르가 자작은 좌군 2 전투대장, 엘론 스트론 자작은 3 전투대장을 맡고 각각 크리앙 전투대, 엘론 전투대로 명명할 것입니다.”
“배런 로엘 자작은 우군 2 전투대장, 밀런 요세프 자작은 3 전투대장을 역임할 것입니다. 역시 배런 전투대, 밀런 전투대로 명명할 것이며 군령을 전달할 때 명기할 것입니다.”
군대의 명령은 군정과 군령으로 나뉘는데 군정은 인사명령이나 보급처럼 지원에 관한 부분이 많았고 군령은 작전이나 정보처럼 전투와 관련된 부분이 많았다. 물론 사령장의 경우에는 군정과 군령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지만, 전투 중 지휘관이 내리는 명령은 군령이라고 보면 되었다.
“지방 3군단의 편성에 앞서 좌우의 4, 5 전투대장을 임명해야 합니다. 중앙에서 지휘관을 파견하지 않고 각 영지에서 모인 군사 중에서 유능한 사람을 선정하여 임명해야 합니다.”
벡스터 후작의 말에 조용하던 장내는 웅성거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동안 각 영지에서 온 귀족과 기사들에 대하여 조사를 한 상황이었다.
“또한 각 전투대의 군장들도 임명해야 합니다. 전투대장은 엑스퍼트 최상급, 1천 명을 지휘하는 군장은 엑스퍼트 상급을 임명할 것입니다. 모자라면 그 아래에서 충원할 수밖에 없겠지만.”
순간 그런 선언에 스타치온과 노아 단장이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이스턴 주에서 참전한 귀족과 기사들의 실력과 경력을 알고 있었다. 이스턴 주에서는 엑스퍼트 최상급은 스키너 파라곤 전 남작과 노아 단장이었고 이는 노아 단장을 전투대장에 임명하겠다는 통보였다.
군무경인 프라다 페렉 자작은 이번에 특별히 임명된 5명의 군무경 중의 한 명으로 전에 있던 4명의 군무경을 더하면 9명이나 되었다. 그의 역할은 왕명을 전달하고 지방 3군단에 관련된 각종 군정을 책임지는 역할이었다.
벡스터 후작은 우군의 4 전투대장으로 스키너 파라곤 전 남작을 임명했고 5 전투대장으로 노아 단장을 임명했다. 스타치온은 벡스터 후작이 공개적으로 동의를 구하니 무조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견이 있어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벡스터 후작은 노아 단장이 변경 영지인 엔리케 영지의 기사단장을 했던 경험을 내세워서 일부 귀족의 반대를 일축했다. 군사적인 경력으로 따진다면 따를 사람이 없으니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좌군도 인솔 대장인 에스티아나주의 로만 플로인 백작이 두 명의 엑스퍼트 최상급 인사를 전투대장으로 추천했고 벡스터 후작이 동의하여 임명되었다. 물론 총참모장인 스타치온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전투대장의 임명은 폐하의 재가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페렉 자작이 인사명령을 총사령부에 상신하고 명령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물론 그 전에 편제를 하라는 명령에 의거하여 전투대장의 직무를 수행하면 될 것입니다.”
인사명령을 받기 전일지라도 사령장에 편제를 하라는 지시가 있기에 임시로 전투대장을 임명할 권한이 있었다. 스타치온이나 노아 단장으로서는 전투대장 임명에 관한 언질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황당했지만, 그 자리에서 반대할 수도 없었다. 이후에 이루어진 편제는 각 영지의 군사를 적당하게 배치하는 것이었다. 영지 단위의 군사를 하나의 전투대에 배속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각 전투대에 5천 명 정도로 군사를 배속했다.
“프레드릭 영지에서 참가한 3천 명은 군단장 직속 친위대로 배속하고 책임자로 로델 남작을 임명하며 특임대장을 맡을 것입니다. 특임대는 군단장의 호위와 군단사령부의 경비를 담당할 것입니다.”
프레드릭 영지 군은 군단장 직할대로 가장 안전한 군단사령부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렇게 편제가 이루어진 이후에 전투대장이 군장을 선임했다. 물론 선임한 군장의 경우에 자격이 있는지 전투대장 이상의 인사가 모인 자리에서 재차 심사가 이루어졌고 능력이 미흡하거나 평판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탈락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몇몇 모자라는 전투대도 있어 자격 조건을 중급 엑스퍼트로 기준을 하향하기도 했고 그런데도 모자랄 때는 기사들을 다른 전투대로 전출을 시키기도 했다. 군장의 경우에는 총사령부의 명령을 받아야 했기에 역시 인사 상신을 해야 했다. 무사카는 알레시안을 보면서 묘한 표정이 되었다. 뭔가 상황이 맘에 들지 않으면 그런 표정이 되었다.
“화정이 재완을 잘 다독여야 하는데 걱정이군.”
“재완이 자기 맘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자기의 분수를 모르는 것은 아니니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야.”
두 남자는 다소 걱정스러운 기색이 되었다.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2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르자 지금 세상에서 차지하고 있는 신분을 내세우려는 경향이 있었다. 종남의 재완 도인이 중원에 있을 때는 우내사존의 서열상 가장 막내였지만 지금은 겉으로나마 왕자이면서 섭정공으로 왕국의 실권자였다.
“아니, 화정의 눈치를 보면 환마가 없다는 확신만 있다면 우리 둘을 제거할 수도 있어 보이더군. 그놈도 궁정경비대장이라는 직책을 이용하여 휘하에 전력을 확충하고 있지.”
화산파 운상도인의 환생자인 무사카가 무당파 청학도인의 환생자인 알레시안에게 한마디를 했다. 내정을 담당하는 재완 도장과 화정도장이 한 편이고 군정을 책임지는 알레시안과 무사카가 한 편이 되어 대립하는 형상이었다.
“더구나 사막의 일족인 나를 보는 시선에서 뭔가 맘에 들어 하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요즘 엘프의 마법을 익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거야.”
로젠만과 카타칸, 알레시안은 전형적인 파사칸 왕국의 인물이지만 무사카는 타크라칸 사막에서 시작되어 남부의 중심에 존재하는 카소토 해로 이어지는 사막에 사는 사막 일족의 일원이었다. 그렇기에 카타칸과 알레시안이 공직에 진출하여 후작의 작위를 받았지만 무사카는 고작 자작의 작위로 동정군 사령관인 알레시안의 작전참모에 불과한 신분이었다.
우내사존의 두뇌 역할을 하던 운상도장이라 지금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 불만이 점점 쌓이고 있었다. 초기에는 도가의 명문 정파 출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점차 전생의 굴레를 벗어나 현생의 위치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전쟁을 어떻게 이끌어갈 생각인가? 너와 내가 나서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전력을 본다면 끝없는 소모전만 진행할 것인데. 관문을 돌파한다고 해도 보급이라는 측면을 보면 만만치 않아.”
현재 마스터의 숫자나 마법사의 실력을 본다면 어느 한쪽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엘리야 왕국과의 전쟁도 사실 그러했다. 산이 많은 엘리야 왕국은 사막만큼 진군이 쉽지 않았고 보급도 어려웠다. 그런데도 점령하고 멸망을 시킨 것은 우내사존의 환생자가 암중에서 난관을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은밀하게 마스터 급 강자를 제거하고 완강하게 버티는 적진에 침투하여 요지를 사수하는 적들을 처리했다. 고비 때마다 그런 활약을 한 덕분에 그들은 여의하게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었다.
“일단 엘리야 왕국 출신의 병력을 내보내서 적의 전력을 깎아내야겠지. 그 정도 병력은 없어도 문제는 없으니. 그러면서 상황을 살펴야지. 괜히 우리가 개입하여 암중의 적이 경각심을 가지게 만들지 말아야지.”
그러면서 하나의 리스트를 살폈다. 마스터와 6서클 이상 마법사의 리스트였다. 알려진 내용만 본다면 그들 중에 두려운 자는 없었다. 파사칸 왕국에도 없는 7서클의 마법사 로에난 크리에포가 마음에 걸리지만 그렇다고 두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일단 정보원을 보내어서 유칼라드 왕국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지. 하지만 마법이 상당히 까다로워서 골치가 아파.”
무사카는 유칼라드 왕국에 정보원을 보내지만 매직 나이트의 활약 때문에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마탑에 침투를 시키기 위해 흑마법사들과도 연계를 지시했지만, 갑자기 중간에 연락이 끊겨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환마의 환생자라면 사전에 우리의 존재를 간파하고 우리를 주시할 수도 있어. 전보다 더 은밀하게 숨어있을 걸세.”
무사카는 이 전쟁으로 인해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났을 가능성에 대하여 걱정했다. 하오문의 인물이라면 개방과 더불어 강호 정세를 파악하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그런 하오문의 수장인 환마라면 이상함을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
“기습하고 비살당이 공격한 이후에 싸워서도 비등하여 동귀어진 했는데 그자가 어둠에 있다면 우리가 감당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