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92
17. 개전 (1)
유칼라드 왕국에서 파사칸 왕국에 보낸 선전포고문이 영지마다 전달이 되었다. 명분은 유칼라드 왕국이 가지고 있기에 전쟁 준비가 끝나자, 각 영지에서 징집된 병사들이 타크라칸 사막과 인접한 지역에 집결하니, 선전포고했다.
“파사칸 왕국에서 역시 선전포고에 대응하여 선전포고를 겸한 통첩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주 교활하기 짝이 없군요.”
다시 반나절 후에 마법 통신으로 파사칸 왕국에서 보낸 포고문이 각 영지에 통지가 되었다. 자신들의 보상 제안을 유칼라드 왕국에서 거절한 것을 내세우며 비난하고 있었다.
“파사칸 왕국은 책임이 없다. 반란을 일으킨 자들이 무단으로 넘어갔다. 그런데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자 보상을 제안했지만 유칼라드 왕국에서는 사죄를 요구하며 무리한 수준의 배상을 요구했다. 그렇기에 협상은 결렬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유칼라드 왕국이 전쟁을 선포한 것은 부당한 행위이며 지금이라도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상, 사망자 1인당 100골드를 수령하고 선전포고를 철회해야 한다. 이후 전쟁이 벌어진다면 모든 책임은 유칼라드 왕국에 있다.”
내용의 요지는 그런 정도였다. 데아트라 영지의 영지 병 50여 명, 영지민 100여 명이 죽은 상황이니 보상금으로 15,000골드만 수령하라는 것이 파사칸 왕국의 주장이었다. 1인당 100골드, 그런 보상금은 용병이 의뢰를 수행하다가 의뢰인의 잘못으로 사망하면 보상하는 금액 정도에 불과했다.
사실 타 왕국의 무리가 국경을 침범하여 발생한 사고를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조치였다. 그런 제안을 하는 것은 결국 전쟁하자고 도발하는 행위였다. 여기서 꼬리를 내릴 수는 없고 전쟁이 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 잘못이라면 당면한 양국의 현안 중에 일부를 양보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배상이 필요했다. 최소 1백만 골드 이상의 유·무형적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관례였다. 주권을 가진 국가라면 무단으로 국경을 침탈하여 인명을 살상한 행위를 보상금만 받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속국이라면 울분을 참아 넘기겠지만 유칼라드 왕국은 그런 처지가 아니었다.
결국 국경을 먼저 넘은 것은 유칼라드 왕국의 군사였다. 그들은 5만의 군사를 선봉으로 세워서 관문을 넘어서 타크라칸 사막으로 진격해 들어갔다. 국경 너머에는 개활지에는 10만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고 후속으로 따라온 5만의 군대가 합류하여 대치하다가 마침내 일대의 대회전이 벌어졌다. 속속 전투의 결과가 후방으로 전달이 되었다. 매일 전투가 벌어졌다. 매일 양측의 군사 수천 명이 죽거나 다치는 피해를 보았지만, 곧 충원이 되면서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유칼라드 왕국 군이 무려 50만 명이나 타크라칸 사막에 인접한 샌디아 주에 집결한 상황입니다. 현재 다섯 곳으로 5개 군단이 진격하는 상황입니다.”
전선의 상황은 마법 통신을 통해 곳곳으로 전파가 되고 있었다. 절반 정도인 5개 군단 25만이 전투에 투입이 되었고 절반 정도는 예비대로 후방에 남아 있었다.
“이스턴 주의 군사들은 후발대에 편성이 되어 대기 중입니다. 이대로 있다가 3개월 후에 교대할 예정입니다.”
가장 걱정이 되는 스타치온에 대한 소식이 그란델 상단을 통하여 전해졌다. 전선의 상황을 왕국 차원에서 전파를 하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군사기밀이라 알려지지 않았다. 마탑도 그런 내용은 철저히 함구하는 상황이라 알기 어려웠는데 그란델 상단은 비선으로 연락망을 구축했기에 엔리케 영지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그것도 마법 통신과 인편을 결합한 수준이라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영주님이 보낸 전언입니다.”
군사기밀이기에 함부로 소식도 보내기 어려웠다. 마법통신이나 서신의 경우에는 도청을 당하거나 유출이 되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에 차선책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전언을 보내기도 했다. 이것도 포로가 되면 유출이 될 수도 있지만, 증거가 되지 못하니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노아 단장이 우군 5 전투대장으로 차출이 되었고 기사 9명이 차출되어 다른 부대에서 군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기사 중에 중급은 안드리아 딱 한 명만 영주님의 수행 기사도 있습니다. 다른 영지에서 10명의 기사가 대신 왔지만 엑스퍼트 하급이라 전력이 약해진 상황입니다.”
전령은 스타치온이 전하란 내용에 덧붙여서 현재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반은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았지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는데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더라니. 안전을 위해 제대로 된 병력을 이끌고 갔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었구나. 그러면 할아버지는 지방 3군단 총참모장을 겸하면서 우군 수석 전투대장을 맡은 것으로 아는데 보급은 문제없는가?”
“다행히 보급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라곤 남작님이 병력마저 절반 갈라서 4 전투대와 5 전투대로 보내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영지 병마저 그럴 필요가 있나?”
“각 영지에서 온 병사들은 이제 막 징집한 병사들이라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그나마 벨라 영지나 크로나 영지, 헤세라 영지는 몬스터가 많이 출현하고 정예병 위주로 보냈지만 다른 영지는 숫자만 채운 실정인 것 같습니다.”
“미친, 결국 폐급 병사를 희생양으로 내놓았다는 말인데. 10년 넘게 전쟁하던 파사칸 왕국의 군사를 상대로 그런 짓을 하다니 애꿎은 사람들만 죽어 나가겠군.”
이반은 한탄했다. 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는 것도 현실이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 숙련이 된 병사를 붙여 주어서 싸우는 요령을 가르쳐 주는 것이 그나마 최선의 방책이었다.
“하지만 각 영지의 인솔자에 해당하는 귀족과 기사들은 혼합편제를 반대하는 실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칫 다른 영지에서 온 군사를 사지로 내몰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전령으로 온 자의 말에 이반은 그나마 조금 안심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다.
“할아버지에게 이 말을 전달해 주시기 바란다. 영지에서 출정한 병사 중에 뛰어난 자들이 있으니 그들을 별동대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이다. 50명 정도 모아서 호위를 맡기라고 전하면 된다.”
전령에게 이반은 그런 말을 했다. 병사 중에 상당수는 엔리케 검법을 익히고 있었다. 정통 엔리케 검법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군과 용병들에게 전파가 되었다. 그런 자 중에 엑스퍼트가 나오기도 했다.엔리케 영지의 기사 중에는 병사로 있다가 엑스퍼트가 된 자들이 세 명이나 있었다. 그런 자들은 몬스터를 사냥하다가 각성한 경우였다.
그처럼 마나소드 최상급에 도달한 병사들이 꽤 있었다. 1천 명의 병사 중에 50명 정도는 마나소드 최상급이었다. 그들을 선발하여 근처에 두는 것도 방법이었다. 정통 엔리케 검법을 전수하고 단약을 사용하면 엑스퍼트가 될 수도 있었다.
상황이 어려우면 그런 방법을 사용하여 50명의 엑스퍼트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었다. 단약이 있기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설사 검법은 전수하지 않더라도 단약을 준다면 절반은 엑스퍼트가 될 가능성이 컸다.
‘전쟁터에서 엑스퍼트로 각성하는 자들이 많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라 절박한 마음으로 강해지려고 하고 그만큼 집중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마나는 인간의 의지에 반응한다.’
이반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할아버지가 적절하게 단약을 사용하기를 바랐다. 지금도 영지의 많은 약초꾼이 약초를 캐서 가져오고 있고 그것을 단약으로 만들어서 보낼 예정이었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은 해변의 별장이 완성되자 마법연구소가 만들어지기 전인데도 이동을 해왔다. 마음이 급한 것 같았다.
“이거, 참 대단한 내용이더군요.”
‘기초마법의 이해’를 꺼내면서 새삼스럽게 칭찬했다. 이반이 몬스터 사냥꾼들에게 배포한 내용이고 마탑에서 몰래 입수한 책자였는데 대놓고 그 책을 언급했다.
“뭔가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나의 흐름이 전과 다르군요. 훨씬 안정되었고 마나 로드가 선명해졌습니다.”
“맞습니다. 그간 기초마법의 이해를 연구했지만, 실마리를 잡지 못했는데 제대로 해석이 된 것을 보면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연 각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한동안 헤맸습니다.”
강제 각성이 아닌 자연 각성하려면 마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했다. 강제 각성은 시술자, 이반의 깨달음으로 대상의 몸을 통제하는 것이지만 자연각 성은 대상자 스스로 마나의 흐름 자체를 통제해야 하기에 쉽지 않았다.
“자연적으로 각성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울러 깨달음도 필요하고요. 마법사도 쉽지 않을 것이고 검사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더구나 서클 마법과 약간 충돌하는 문제도 있고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고요.”
“하지만 역시 탑주님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 부분까지 깔끔하게 해결한 것 같습니다.”
“아직 불완전합니다. 쉽지 않아요. 각성했지만 해결을 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다른 마법사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제 검술을 익힐 수 있어 보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유칼라드 왕국 기본검법이라도 익혀 보시지요. 아니면 제가 배포한 검술을 익히시던지요. 그러면 뭔가 이해가 될 것입니다.”
이반은 검술을 익히라고 권유를 했다. 그가 강해도 화경에 이른 자들을 상대할 역량이 의심되었다. 맥없이 우내사존의 환생자에게 당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이반이 나서야 할 수도 있었다.
“엘프의 마나 운용법은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정령술과 궁술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검술과 궁술은 오러를 사용하지만 다른 것을 알 것입니다. 물론 검술의 경지가 높아지면 무빙 소드를 전개할 수 있고 그것은 궁술과 연결이 되지만요.”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체득한 상태는 아니라서 어렵군요.”
로에난 크리에포는 이반에게 궁금한 부분을 잔뜩 물었다. 이반은 무공의 원리까지 동원하여 설명했다. 하지만 제대로 무공에 입문한 상황이 아니기에 스타치온 정도만 이해했다.
“어렵지 않게 마검사가 되어 마스터가 될 것 같습니다.”
이반은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초절정만 되어도 마법을 사용하여 우내사존의 환생자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부분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마나로 바디 실드를 형성할 수 있으면 상급 마스터의 마나 동결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무빙 소드를 전개할 수 있다면 공간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마나 동결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막지 못하면 마법사는 마스터를 상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마법사는 장풍을 사용하여 공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거리가 좁혀지면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예방하려면 마나 동결이나 마나 왜곡을 막는 자신만의 영역이 필요했다. 7서클 마법사라면 그런 능력이 있지만 오러가 마나보다 결집력이 강해 부딪치면 같은 수준이라면 검사가 유리했다.
“마스터 상급이 그런 것도 가능하고 7서클의 마법사도 사실상 제대로 상대가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방지하려면 같이 마스터 정도는 되어야 하겠군요.”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은 이반보다 보유한 내공의 양은 오히려 많아 보였다. 단지 그것이 서클에 모여 있기에 제대로 활용이 어렵지만, 하단전에 마나 코어가 형성되었기에 조금만 노력하면 무공을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조만간 6서클까지는 자연 각성할 방법을 찾아보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초마법의 이해만 익혀도 7서클의 실마리를 찾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한계가 존재하지만 말입니다.”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기초마법으로 해석을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마법으로 해석하지 않아야 합니다. 서클 마법이 아닌 마법과 검술과 정령술과 궁술, 심지어 어세신의 살인술, 흑마법, 도둑의 은신술까지 포함하는 전투술 정도로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