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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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은 사전에 만들어 둔 흑석산의 마법 진으로 텔레포트를 했다. 거기까지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직접 이동해야 했다. 블링크를 전개하다가 쉬기도 하고 천리무영신법으로 이동을 하기도 하면서 마침내 그룬힐트 자작령에 당도했다.
잠자리에 들 시간은 아닐 때 출발했지만 오는 동안 상당한 시간이 걸려 영주관도 몇 군데 빼고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이반은 조심스럽게 한 바퀴를 돌다가 경비가 약한 곳으로 이동하여 아직 불이 켜진 집무실로 다가갔다.
‘아버지, 접니다. 이반이에요. 잠시 들어갈 것입니다.’
이반은 로엔에게 메시지 마법을 보냈다.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놀란 기색을 보이는 로엔이었다. 조용히 집무실로 들어갔다. 고민이 많은지 밤늦은 시간이지만 집무실에 머물고 있었다.
“어떻게 온 것이냐? 워프라도 이용한 것인가?”
“그냥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하여 올 수 있었죠. 누구도 모르게 온 것이니 그렇게 아십시오. 제가 온 것은 비밀로 해야 하니 다른 식구들은 만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반은 그렇게 말하고 외부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했다. 이곳에 왔다는 것이 알려져서 좋은 것은 없었다.
“작은아버지들에게 출정하라 말하기 곤란해서 결국 형이 나가는 것이죠? 누가 나가도 위험한 상황인데 대신 죽으러 가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이고요?”
전쟁이 나면 형제간에도 서로 나가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우애가 좋은 집에서는 서로 나가겠다고 하는 일도 있지만 그런 집은 드물었다. 말로는 나간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어떻게든 나가지 않으려고 수작을 부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지. 네 두 숙부도 레이나 차이가 없는 실정이고. 작위도 잇지 않은 자들인데 전쟁터로 가라는 것도 염치없고. 다른 가문처럼 그동안 편하게 살았으니 이런 일에 나서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닌 것도 같고….”
로엔의 성정으로 그 정도로 이기적인 행위를 할 수는 없었다.
“혈족 중에 누군가 한 사람은 전쟁터에 가야 할 것이니 어쩔 수 없겠군요. 저라도 영지에 남았으면 대신 갈 것인데.”
“그렇다고 내가 가는 것도 더 문제이니 레이가 나가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걱정이다. 그래서 레이를 조금이라도 강하게 만들 방도가 없는지 해서 연락을 했다.”
“강하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강하면 맥없이 당하지는 않을 것이니 방도를 찾아봐야죠.”
그러면서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
“형은 엑스퍼트가 된 지 고작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효과가 없겠지만 부상을 당하면 사용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사들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사들이라도 강하게 만들어서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룬힐트 영지의 기사들 대부분은 엑스퍼트 하급이고 엑스퍼트가 된 지 5년은 지났기에 단약을 주면 중급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컸다. 아마도 이반에 연락한 이면에는 단약을 충분히 보내라는 의미도 있어 보였다.
“그렇게라도 하면 그나마 조금 낫겠지. 전선의 상황은 들은 것이 있느냐?”
“좋지 않습니다. 우리의 전력 손실이 대략 10만, 적은 6만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비율로 전력 손실이 생기고 이제는 군사를 투입할 여력이 없다면 끝장이 날 것입니다.”
로엔은 왕국에서 각 영지에 통보해주는 것 외에 아는 것이 없었다. 이반처럼 전선에 사람을 파견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직접 통신할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니 당연할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는 말이냐? 혹시 우리 영지에서 가는 기사들도 그런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구나.”
스타치온의 친위대에서 벌어진 일을 언급하니 그런 말을 했다. 그렇게 되면 강한 기사를 내보내도 의미가 없었다.
“출정한 군사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그걸 문제라고 할 수도 없죠. 군장이라면 단승 남작이 맡는 직책이니 영지의 기사들이 출세하는 것이니 그리 나쁜 일은 아닙니다. 물론 형의 안위가 위태롭게 되는 것이지만요.”
스타치온의 일을 듣자 기사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에 걱정부터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강하게 만들 기회가 있는데 나중으로 미루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이반은 어떤 선택을 하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에 확언할 수는 없었다. 스타치온에 이어 레이마저 전장으로 간다고 하니 남의 일처럼 뒤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이거 전장에 가서 살펴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 암중에 있을 우내사존도 견제하고 전생의 복수도 해야겠지.’
그들이 없다면 이런 전쟁도 없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전생이나 현생이나 매번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이번에는 그들에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을 하기도 했다. 차라리 먼저 기습하여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이반은 그저 무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위로를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어쨌든 단약이라도 전달을 해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은 세스포 레온 백작에게 전쟁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마법이나 마탑도 중요하지만, 왕국의 안위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전선이 붕괴할 수 있다는 말이군.”
보고서를 다 읽은 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재차 확인했다.
“그렇습니다. 날이 더워지면 사막에서 버틸 수는 없습니다. 고집을 부린다면 희생만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매직 나이트를 투입하여 파사칸 왕국의 내정을 살폈는데 샌디아 주를 점령하려는 것 같습니다. 철수하는 아군의 꼬리를 잡힌다면 큰 희생이 따를 것입니다.”
“멍청한 헬싱키 공작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인가? 군사적인 문제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삼다니 어이가 없군.”
정적인 유리스 후작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고 선제공격을 주장하여 진군했다. 정략적인 판단이 군략마저 뒤틀었다.
“그렇다고 봐야겠죠. 유리스 후작은 저들이 관문을 넘어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는데 우리의 영토에서 전쟁을 치르면 더 큰 피해가 생긴다고 진군을 결정했습니다. 여름에 열사의 땅에서 버틸 수가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진군을 감행했습니다.”
어쩌면 유리스 후작이 그런 주장을 한 것이 악재가 되어 최악의 선택을 하게 강요한 면도 있었다. 물러나야 할 시점에 유라스 후작이 어깃장을 놓으니 강행했다. 다 정쟁의 폐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한다고 하는가? 설마 로열나이트라도 파병을 하여 물러나는 군사들의 안위를 도모한다고 하던가? 그 정도는 동원해야 큰 희생이 없이 후퇴할 수 있을 것인데….”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의 질문에 세스포 레온 백작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로열나이트를 그런 일로 희생시킬 수는 없는 일이고 결국 병사의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것 같았다.
“6월 중순에 전후방의 군사를 교대하는 상황에서 후 군을 투입하면서 군사들을 뒤로 물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희생은 있겠지만 전선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계획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유리스 후작은 달리 말을 하지 않는가? 군사에 대해서는 헬싱키 공작보다 유리스 후작이 더 낫지 않은가? 전쟁 경험은 별로 없을지라도 군부의 인사들이 그래도 낫지.”
“폐하가 헬싱키 공작, 태자 전하를 지지하는 상황이라 전과 같지 않습니다. 다소 희생이 있더라도 확실한 실패를 보여 유리스 후작이 지휘권을 확보하려는 것 같습니다. 전선에 나선 지휘관들도 헬싱키 공작과 가까운 자들이라 진격부터 한 것 같습니다.”
“희생을 감수하는 것도 좋아. 그런데 데아트라 영지에서 방어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설마 방어선을 유지하는데 우리 마탑이 나서라는 것은 아니겠지?”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툭 한마디를 던지자 세스포 레온이 놀란 표정이 되었다.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
“한번 도움을 달라고 합니다. 헬싱키 공작도 사막으로 들어간 것이 실수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돌이킬 수 없어 곤혹스러운 것 같습니다. 최소의 희생으로 물러났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
“군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정치로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나? 골치 아프군. 이대로 두자니 나중에는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고 그렇다고 나서자니 암중의 적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몰라 위험하기 그지없는데….”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도 이반에게 들은 내용이 있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도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반이 두려워하는 상대였다. 그런 자가 하나도 아니고 넷이나 있었다. 그런 자들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나서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만일에 큰 피해라도 본다면 그때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것인데 어떻게 할 것인가?”
세스포 레온 백작은 대답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이반에게 들은 것이 있었고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에게 추가적인 내용을 들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피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일단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다 동원하여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봅니다. 가급적이면 스승님과 이반 소 영주가 같이 가서 암중에서 이루어지는 저들을 공격을 막아야 합니다.”
이반의 말처럼 그렇게 강한 자가 있다면 그들의 개입을 차단해야 했고 그럴 능력을 갖춘 자는 둘 정도가 고작이었다. 큰 도움을 되지 않을지라도 마스터와 6서클의 마법사가 옆에서 도우면 방어는 가능할 수도 있었다.
이반은 자신의 경지가 한 단계 상승하고 뇌전의 정령까지 계약하자 엔리케 산맥을 따라서 몬스터 사냥을 진행했다. 하지만 무작정 몬스터를 사냥하지 않고 신중하게 주변을 조사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중대형 몬스터가 도주할 때 주변의 몬스터를 자극하여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할 수 있었다. 당장 엔리케 영지나 두리원 영지에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주변을 봉쇄한 이후에 사냥했다.
이런 사냥을 하는데 정령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이반은 직접 사냥하기도 했지만, 정령을 최대한 활용하여 몬스터를 상대했다. 정령에게 많은 일을 시키는 것이 계약한 정령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몬스터를 잡으면 마정석을 얻을 수가 있는데 마정석을 정화하면 마나석이 되었다. 마나석은 마법 물품을 만드는데 필요했고 연금술과 인챈트 마법을 익히는 이반은 하루에도 상당한 수량의 마나석과 몬스터 부속물이 필요했다.
그런 마나석과 몬스터 부속물을 외부에서 조달하려고 한다면 하루에도 수천 골드가 필요했다. 그러니 그것을 조달하기 위해서도 몬스터를 직접 사냥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중대형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중급이나 상급 마나석이나 부속물은 그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이반은 산 하나를 정령을 이용하여 탐색한 후에 몬스터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길목을 차단한 후에 사냥했다. 일반 몬스터도 제거했지만, 중점을 두는 것은 중대형 몬스터였다. 그러면서 몇 가지 희귀한 약재도 다수 확보했다.
특히 평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음기가 강한 약재를 많이 구할 수가 있었다. 엔리케 산맥은 한여름에도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눈이 녹지 않았는데 그런 지역이라도 양지는 눈이 녹아 음기가 강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반은 그런 약재를 구하자 그동안 약재가 부족해서 시도하지 못한 신단을 연단 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물론 화경에 진입한 이반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스타치온이나 다른 마스터에게는 도움이 될 수가 있기에 미래를 위해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이반의 경지가 상승한 덕분인지 하급이던 얼음의 정령과 수목의 정령, 금속의 정령이 마침내 중급이 되었고 최근에 계약했던 뇌전의 정령 ‘뇌정’만 여전히 하급으로 남아 있었다. 조만간 정령이 성장하면 중급정령이 될 것 같았다.
‘세계수의 기운도 틈이 존재한다.’
아공간을 열어 정령들에게 세계수의 봉인을 접하도록 해주던 이반은 세계수의 기운을 살피다가 세계수의 기운을 획득할 방법이 있음을 깨달았다. 바로 세계수의 봉인에 사용된 기운을 자신이 흡수하는 것이었다.
‘세계수의 봉인을 여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 결계를 이루는 기운을 없애는 것이니 일거양득이랄 수도 있다.’
하지만 에레스쿠니아스의 봉인을 해제할 정도로 세계수의 기운을 보유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알기에 일종의 편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바로 혈액을 떨어뜨릴 때 그 피에 기운을 추가로 투사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봉인만 해제하면 그 이후에는 설정을 바꾸면 된다. 물론 그 전에 설정을 바꿀 실력을 갖춰야 하지만. 일단 마법서 전부를 통달할 정도가 되어야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메모리 볼에는 아공간 반지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메모리 볼에 기억을 옮기고 난 이후에 설정을 변경한 것인지 그에 대하여는 알기가 어려웠다. 물론 에레스쿠니아스의 기억에 그와 관련된 지식이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이상 그저 책이나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