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07)
974화 re – Pair (10)
2019년 3월 9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40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왓포드 FC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1-4-1/4-1-4-1
GK ? 에데르송 / GK ? 벤 포스터
RB ? 카일 워커 / RB ? 다릴 얀마트
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 CB ? 크리스티안 카바셀레
CB ? 뱅상 콩파니 / CB ? 미겔 브리토스
LB ? 주앙 칸셀루 / LB ? 아담 마시나
DM ? 올루프 뫼르크 / DM ? 에티엔 카푸
RAM ? 리야드 마레즈 / RAM ? 키코 페메니아
RCM ? 다비드 실바 / RCM ? 톰 클레벌리
LCM ? 베르나르두 실바 / LCM ? 압둘라예 두쿠레
LAM ? 라힘 스털링 / LAM ? 아이작 석세스
ST ? 세르히오 아궤로 / ST ? 안드레 그레이
.
.
리그 1위로 뛰어오른 맨체스터 시티는 오늘, 왓포드 FC를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였다.
“스트라이커라고? 그를 말인가?”
“그래.”
“그건 정신 나간 생각이야, 펩.”
“전에도 몇 번 다온을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뛰게 만든 적이 있어. 뮌헨에서였지. 그리고 그때마다, 다온은 내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네. 얼마든지 가능해. 아니. 오히려 완벽하지.”
“…….”
“…….”
4월이 되면 김다온은 팀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를 그리워한 이들의 곁으로 말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코치들은 이미 김다온을 위한 플랜을 머릿속에 그려 두었고, 다음 시즌 채리티실드 경기에 맞춰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훈련 계획까지 설정해 두었다.
당연하게도, 코치들은 김다온이 복귀했을 때의 포지션이 왼쪽 풀백일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린 트리피어를 영입했네.”
“…….”
“워커와 트리피어가 오른쪽이야. 그리고 주앙과 진첸코가 왼쪽을 맡아 줄 수 있지. 풀백은 충분해. 물론 다온이 왼쪽으로 간다면 주앙과 진첸코가 보여 줄 것 이상을 기대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가 스트라이커로 뛰게 되었을 때 우리가 얻게 될 것이 훨씬 커 보여. 그는 무려 20-20을 달성한 사내이지. 스페인과 이곳 잉글랜드에서 2년 연속으로 말이야. 그것도 심지어 풀백으로 뛰면서. 다온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야.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
펩 과르디올라의 의견을 반박하기란 무척 어려웠다. 그의 말대로, 김다온은 풀백 포지션에서 매년 수십 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생산력을 보여 줬다.
하지만 지금의 이야기가 비현실적으로 들리는 건, 김다온 하면 풀백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미 세계 최고가 된 축구 선수가 25살의 나이에 포지션을 바꾼 전례가 없다는 것도, 과르디올라의 말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 이유였다.
“45.”
“응?”
“??”
“45, 46, 48, 57, 71, 57.”
“대체 무슨…….”
아무런 연관성도 없어 보이는 숫자를 나열하는 과르디올라를 보며, 카를레스 플랜차르트와 마넬 에스티아르테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그에, 과르디올라는 바로 친구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로 한다.
“지난 6년 동안, 다온이 기록한 공격포인트일세. 6년 동안 무려 324개야. 연평균 54개인 셈이라고. 오직 두 사람. 메시와 호날두만이 다온보다 같은 기간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네. 하지만 그들은 공격수야. 그들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라 생각하지 않나?”
펩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을 설득하기 전, 우선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김다온의 완전 회복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섯 명에 불과하다. 두 명의 박사와 자신, 그리고 클럽 구단주인 만수르와 회장 칼둔이다.
앞서 과르디올라는 자신을 제외한 네 사람에게, 김다온을 공격수로 쓰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연하게도 만수르와 칼둔은 다소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자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완전 회복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은 최소 향후 2년 동안은 아는 사람이 더 없어야 한다. 그것을 제외한 이야기만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
누구보다 과르디올라를 신뢰하는 이들이기에 어떻게든 받아들였지만,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는 당사자인 김다온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반응이 궁금했다.
아무리 강한 유대로 뭉친 관계라지만, 그 배경에는 서로를 향한 존중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 존중은 최고의 축구 감독과 최고의 축구 선수로서,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이었다.
김다온이 Team CFG의 감독이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과르디올라가 느낀 배신감처럼, 김다온 역시 자신을 스트라이커로 뛰게 할 과르디올라에게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둘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Team CFG와 관계된 모든 일은 펩 과르디올라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지만 김다온을 스트라이커로 만드는 과정은 그렇지 않다.
과르디올라가 직접적으로 통보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것은 김다온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 수 있다.
‘먼저 알아봐야겠어.’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는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의 유대감이 클럽의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원만했을 때, 펩 과르디올라의 팀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들을 극한까지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우승을 만들어 왔다.
한데 그것이 망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플랜차르트는 생각하기조차 싫었다.
“후우~ 스트라이커라니.”
남아 있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홉.
시티는 리버풀에 단 1점 앞섰다.
그런 만큼 경기에 집중해야 했지만, 현재 카를레스 플랜차르트의 신경은 온통 Team CFG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김다온을 향해 있었다.
.
.
.경기 결과(2018/19 EPL 30R)
맨체스터 시티 3 : 0 왓포드 FC
***
띵-동.
딸깍-
“헤-이! 오랜만이에요!”
“허허. 정말 그렇군. 이걸 받게나. 선물일세.”
“와우! 감사해요.”
“들어가도 되겠나?”
“그럼요. 물론이죠.”
.
.
2019년 3월 11일.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왓포드 FC 경기가 끝나고 이틀 뒤,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김다온의 집을 방문했다.
“이거 놀랍군.”
“근사하죠?”
“정말이지 좋은 세상이야.”
“덕분에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됐죠.”
“…….”
플랜차르트의 시선이 김다온의 왼쪽 다리로 향한다.
“상태는 좀 어떤가?”
“당신이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죠.”
“Everything.”
“그럴 줄 알았어요.”
“실망했나?”
“아뇨. 오히려 반대였다면 그랬겠죠.”
하루 전,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는 마넬 에스티아르테와 함께 김다온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펩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을 스트라이커 포지션으로 전환하는 진짜 이유를 환상통으로 덮으려고 했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무척 충격이었지만, 플랜차르트는 곧 현실을 받아들였다.
놀라고 부정해 봐야 달라지는 건 없다. 진정으로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려면, 받아들인 뒤 올바른 행동을 해야만 한다.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 역시, 이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아지고 있어요.”
“얼마나?”
“그건 저도 몰라요.”
“모른다고?”
“네. 환상통이라는 게 그렇더라고요. 미지의 세계인 셈이죠. 실은 제가 치료하고 있는 모든 방법도 의학적으로 100% 검증된 것은 아니래요. 하하. 굉장하죠?”
웃고 있는 김다온은 전혀 기뻐 보이지 않았다.
하나 자조(自嘲)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플랜차르트는 궁금했다.
대체 무슨 생각일까?
“무엇을 생각하지?”
“Everything.”
“……적절한 대답이군.”
“얼마 전, 도너에게 부탁해 진통제를 맞았어요.”
“응?”
“다리가 아픈 상태는 아니라고 했죠. 그러니까 놔주려고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 도너에게 전부 알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어요. 인정하더라고요.”
“도너도 안다고?”
“네. 그토록 비밀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결국 대부분이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당신이 안다고 했을 때도 놀라지 않았어요.”
진실을 추궁당한 도너 홀로한은 무엇에 올린 것처럼 김다온의 발목에 진통제를 주사했다. 그러곤 그가 아무도 없는 피치를 전력으로 달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다고 무리한 것은 아니다.
40야드 스프린트를 몇 번.
하지만 얼마 뒤, 도너 홀로한은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는 김다온을 보게 되었다.
“4.9초.”
“?”
“4.9초였어요.”
현재 기록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40야드 스프린트 기록은 역대 NFL 최고의 코너백 중 하나인 대럴 그린(Darrell Green)이 세운 4.09초였다.
인류 중 가장 빠르다고 평가받는 우사인 볼트도 40야드를 환산했을 때의 기록은 4.26초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김다온은 이 둘의 사이인 4.14초가 40야드 스프린트의 최고 기록이었다.
이는 NFL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보 잭슨과 같은 것으로, 축구 선수 중에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런데.
“물론 지금 제 상태가 최고는 아니긴 해요. 운동을 오랫동안 쉬었죠. 하지만 4.9? 그건 말이 안 돼요. 그건 제가 15살 때의 기록보다 느린걸요.”
“자네…….”
“전 망가졌어요, 카를레스. 인정하고 있죠. 제 몸이 기계라면, 아직 수리가 덜 끝난 셈이에요. 하지만 완전히 수리될 때를 기다리면, 녹이 슬어 버리고 말 거예요. 오랫동안 이 기계를 돌리려면, 늦어도 내년 8월엔 뛸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만 하죠. 비록, 전처럼 모든 게 원활하게 움직이진 않더라도요.”
조금 전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본 김다온의 미소에 담긴 감정은 슬픔이었다. 53년을 살아왔지만, 슬픈 미소가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건 보지 못했다.
한창 씽씽 달려야 할 나이에 바퀴 한쪽이 고장 나 버린 스포츠카. 수리할 수야 있겠지만, 한 번 사고가 나 버린 차량은 언제 다른 곳이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다.
물론 차와 인간의 몸은 전혀 다르지만, 복잡하기로 따지자면 인체가 더하다.
“불안한가?”
“이젠 그게 무슨 감정인지도 모르겠어요. 워낙 오랫동안 그 녀석과 함께했거든요.”
“…….”
몇 번이나 입을 떼려던 플랜차르트가 곁에 있는 젊은 남성에게 위로의 한마디조차 제대로 건넬 수 없는 자신을 질책한다. 이래서야, 어른이라고 말할 수 없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정면을 멍하니 쳐다보던 플랜차르트는 그제야 이곳에 온 목적을 떠올린다.
‘이래서야, 말할 수조차 없겠군.’
가뜩이나 좌절하고 있는 이에게, 본래의 포지션이 아닌 다른 곳에서 뛰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할 수는 없었다.
그건, 이 남자에게 못 할 짓이다.
그런데 그때, 김다온의 입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바로.
“미친 생각이라는 건 알지만…….”
“응?”
“만약 제가 펩에게 풀백이 아닌 중앙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가 제게 화를 낼까요?”
“?!”
정말 놀랍게도, 김다온은 펩 과르디올라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알지 못하는 라몬 쿠가트와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의 소견서에 담긴 내용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피치에서 40야드 스프린트를 반복했던 날, 김다온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한 것은 좌절이 아닌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었다.
속도를 낼 수 없다는 건, 풀백에겐 사형 선고와도 같은 이야기였다.
윙이라면야 속도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풀백은 그렇지 않다. 특히나 공수전환 속도가 키워드로 자리 잡은 현대 축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속도의 상실은 곧 경쟁력의 상실이다.
속도가 없는 풀백은.
“높은 레벨에서 뛸 수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중앙에 머물겠다는 건 아니에요. 길면 2년? 어디까지나, 최대한이죠. 당연히 그것을 줄이려 노력할 거고요.”
“…….”
“훈련 메뉴를 바꿔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펩에게 허락을 받아야죠.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때마침 당신이 오지 뭐예요. 혹시 저를 도와주실 수 있겠어요?”
“…….”
“응?”
플랜차르트를 돌아본 김다온의 눈이 커진다.
그리고 직후.
“파핫-!”
“??”
김다온을 더욱 당황하게 만든 플랜차르트의 폭발적인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런 일이!’
사실 이곳으로 오는 내내, 카를레스 플랜차르트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자신에게 발롱도르를 안겨 준 포지션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음을 말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하하하하-!!”
“카, 카를레스?”
오히려 김다온이 먼저 그것을 말했다.
풀백이 아닌, 다른 곳에서 뛰겠다고 말이다.
2년 안에 돌아가겠다는 단서를 달아 둔 것도 지극히 김다온다운 행동이었다.
그것이.
“큭큭큭큭큭.”
“저어…… 제가 뭐 말실수라도 했나요?”
그것이 너무나도 유쾌하여 참을 수 없는 맨체스터 시티의 비디오 분석관이다. 과연 세상의 어떠한 축구 선수가 애착하는 포지션을 버리겠다고 말을 할 수 있을까?
심지어, 나이를 먹은 것도 아니다.
“하핫-!”
안절부절못하는 김다온을 보며,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스며 나온 눈물을 닦아 낸다.
‘그랬군. 그런 거였어. 이 남자에겐…….’
자존심과 같은 쓸데없는 부분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어리석은 이들이 많다.
김다온에게 있어 풀백은 무척 중요한 의미가 있었지만, 그게 축구보다도 더 중요하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이 남자에게 있어 최우선은 축구를 잘하는 그런 것이었다.
‘최고의 풀백’이 아닌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자신이 애착하는 것을 당분간 포기할 수도 있는 남자라는 것을 김다온은 지금 막 보여 줬다.
한참이 지나 가까스로 웃음을 멈춘 카를레스 플랜차르트. 그는 당혹감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김다온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마음에 얹어져 있을 무게를 덜어 주기로 했다.
“잘 듣게.”
“?”
“내일 우리는 샬케와 홈 경기를 펼치네.”
“그렇…죠? 저도 알고 있어요.”
“그래. 당연히 그렇겠지. 아무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내일 펩이 오전 9시에 출근할 거라는 거야. 그리고 나는 자네가 그 전에 거기에 먼저 가 있으면 하는군.”
“그리고 그대로 말하라고요?”
“그래. 바로 그걸세.”
“……너무 무모하진 않고요?”
“하핫-!”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보다 무모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남자들이 또 있을까?
FC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직장을 두 번이나 걷어차고 그들이 가진 명성과 역사가 없는 맨체스터 시티로 온 과르디올라는 알렉스 퍼거슨을 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여기 김다온은 그런 펩 과르디올라의 꿈에 망설임 없이 올라탔다.
바이에른 뮌헨/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와 같은 클럽에서 뛰는 게 더욱 잘 어울리는 남자임에도, 수많은 이들의 비난과 누군가에게 줄 상처를 감수해 가며 이루어지지 못할 수도 있는 도전을 함께하는 중이다.
그런데 어찌, 무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거야 원, 정말이지 완벽한 한 쌍(Pair)이로군.’
만약 축구의 신(神)이 존재하고 그가 가장 완벽한 감독과 선수를 창조했다면, 그건 틀림없이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일 것이다.
그 어떠한 교감 없이도, 두 사람은 모양새는 다소 다르지만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난 펩을 알아.”
“…….”
“날 믿게. 자네가 자네 스스로 고장 난 차라고 여긴다면, 펩은 자네를 고쳐(Repair) 줄 유일한 정비공이 되어 줄 걸세.”
“……네.”
무엇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는 김다온을 보며,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는 자신이 이곳을 방문한 일이 헛되지 않았음에 커다란 만족감을 느꼈다.
곧이어 밖에서 두 사람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식탁으로 자리를 옮긴 플랜차르트는 김다온의 가족들과 만나 따뜻한 음식과 따사로운 분위기를 대접받았다.
그에겐 참으로, 멋진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