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12)
979화 re – Organization (5)
2019년 4월 1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전 세계가 농담과 합법적인 거짓말로 물드는 만우절. 누가 더 창의적인 거짓말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느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과도 같았다.
일례로 세계 최초이자 잉글랜드 최대의 공영방송사로 알려진 ‘BBC’는 1957년부터 사람들을 속이는 것에 진심을 발휘했다.
현재까지도 ‘BBC’ 최고의 탐사 프로그램으로 남아 있는 파노라마를 통해, [“스위스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해 나무에서 스파게티 면이 열렸다.”]는 보도를 해 버린 것이다.
이후 [“북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하루가 20시간인 시간 계산법을 도입한다.”]든가, [“도면과 정반대로 건축된 도서관이 있다.”]든가, [“펭귄이 진화 끝에 날기 시작했다.”]든가 하는 뉴스를 매년 본인들 최고의 프로그램을 통해 내보냈다.
그만큼 농담에 진심인 영국인들이어서, 만우절은 잉글랜드 문화의 한 축으로써 오랜 기간 삶의 즐거움을 더하여 왔다.
그리고 오늘, 김다온의 복귀를 기다리던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떨어졌다. 물론 정확히는 베르나르두 실바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오지 않는다고요?”
“그래. 몰랐나? 증세가 나빠졌네.”
“…….”
충격받은 표정의 베르나르두 실바를 보며, 세드릭 프렛웰이 짐짓 심각한 얼굴로 오늘 오전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오전 Team CFG 훈련을 위해 먼저 EMA를 찾았던 김다온이 계단에서 발을 헛디뎠고, 하필이면 왼쪽 발목을 다쳐 복귀 계획이 전혀 없던 일로 되어 버렸다고 말이다.
시티 선수단과 함께 식당에 숨어 김다온이 등장할 때를 기다리던 베르나르두 실바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세드릭 프렛웰이 연기를 한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뒤이어 심각한 얼굴의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나타나면서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가 식당 안으로 들어서서는 커다란 목소리로 깜짝 파티는 취소되었다고 소리친 것이다.
뒤이어 복도 쪽에서 불쑥 나타난 과르디올라가 사람들과 함께 정신없이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들이 차에 올라타 어디론가 향하는 것 역시 보게 되었다.
“혹시, 심각한 건가요?”
“글쎄. 나도 잘은 모르네. 다만, 복귀가 예정보다 훨씬 더 뒤로 늦춰질 수도 있다는 말은 전해 들었어. 어쩌면 앞으로 반년 정도는 더 치료해야 할지도 몰라. 다쳤던 부위 아닌가.”
“그는 지금 어디에 있죠?”
“병원이라고만 들었네. 어디인지는…….”
“제가 알고 있어요.”
“이, 이보게!”
식당 안을 박차고 나선 베르나르두 실바가 차를 주차해 둔 곳으로 서둘러 움직인다.
맨체스터 시티의 지정병원은 딱 한 곳뿐이다. 위치도 그리 멀지 않다. 차로 10분. 길이 막힌다면 20분까지도 걸릴 수 있지만,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그건 중요치 않았다.
전날 멀쩡히 집으로 돌아갔던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오늘 복귀할 거라고 믿었던 김다온이 다친 부위를 다시 다쳐 올 수 없게 되었다.
30분 뒤부터 훈련이 시작될 예정이고 이런 상황에서 클럽하우스를 이탈하는 것은 문책감이나, 베르나르두 실바에겐 그것보다 자신의 친구가 더 중요했다.
“이봐, 베르!!”
“어디 가!!”
자신을 붙잡는 사람들마저 외면한 베르나르두 실바가 주차장에 도착하지만, 스마트키가 있는 가방을 라커룸에 놓아두었다는 것을 깨달은 그가 욕설을 내뱉으며 몸을 돌려세운다.
어느새 그는 완전히 달리기 시작했고, 바람처럼 내달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움직여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라커룸.
어째서인지 문은 닫혀 있다.
‘젠장. 누구야, 이거.’
닫혀 있는 철문을 여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고 느낀 베르나르두 실바가 문고리를 당기는 순간, 여기저기에서 폭죽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며 어두웠던 실내가 환하게 밝혀졌다.
팡-!!
팡!! 팡!!!!
“!!!!”
깜짝 놀라 몸이 굳어버린 베르나르두 실바.
지금 그의 눈앞엔.
“Surprise Moxxxx Fucker.”
드라마 덱스터에서 나온 전 세계에 길이 남은 명(?)대사를 읊으며 환한 미소를 지은 김다온이, 분명 자신과 깜짝 파티를 함께해야 했을 선수들과 함께 서 있었다.
***
【30분 뒤】
@ 더 퍼스트 팀 센터, 실내 훈련장.
내가 베르나르두를 반대로 속여야겠다고 결심한 건, 이틀 전 함께 돌아가던 때였다.
집에 거의 다다랐을 때 나는 베르나르두 실바를 반대로 속이면 훨씬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부분에 생각이 미쳤고, 먼저 차에서 내리자마자 케빈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그리고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케빈은 즉각 나의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받아들였고, 그와 나는 기존 베르나르두와 함께하기로 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포섭해 가며 계획을 완성해 나갔다.
행여 베르나르두가 눈치를 챌까 싶어 몇 명의 스태프도 섭외했는데, 프렛웰과 치키가 정말 열연을 해 주었다.
펩의 경우에는 카를레스가 맡아 다른 핑계를 대고 잠시 차에 태워 클럽하우스 한 바퀴를 돌았다.
“이제 그만 화 풀래도.”
“…….”
“언제까지 나랑 이야기 안 할 건데?”
“20년.”
“어! 지금 말했다.”
“…….”
“Vamos~ Amigo? 네가 먼저 나를 속이려고 했잖아. 원래 만우절은 이런 거야. 속고 속이는 거라고. 오늘만큼은 속는 사람이 바보라고 해도 합법인 거 몰라?”
“너 지금 내가 바보라고 한 거야?”
“April`s Fool. 이름이 그렇잖아.”
“하-! 지금 막 10년이 추가됐다는 것만 알아 둬. 난 저리로 갈 거야. 넌 오지 마.”
“…….”
베르나르두가 내게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위치로 이동하고, 이를 지켜보던 올루프가 곁으로 다가와 걱정하는 말을 건네왔다.
크게 다퉜다고 생각한 것인데, 베르나르두가 삐진 것은 맞아도 이런 일을 오랫동안 담아 둘 사람 역시도 아니다. 나중에 그냥 시답잖은 대화를 하다 보면 절로 풀려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응?”
“기분은 어때?”
“…….”
기분이라.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내가 다시 이런 풍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거든.”
지금 나는 훈련 복장을 갖춰 입고 실내 훈련장에서 볼을 가지고 놀고 있다. 정식 훈련은 10분 뒤부터 시작될 예정인데, 그전에 미리 선수들끼리 간단히 몸을 데운다.
볼을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서로를 향해 패스를 보낸다든가, 멀리 떨어진 상태에게 볼을 보내고 마찬가지로 그걸 떨어트리지 않은 상태에서 두 번 트래핑하여 다시 볼을 전달하는 것 따위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고, 바보 같은 장난도 어딘가에서는 분명히 벌어진다.
“다시 태어난 느낌이야.”
“그래. 그거 다행이네.”
“그렇고말고.”
발밑에 있는 축구공을 긁어 간단히 띄워 올린 후, 공을 어깨높이로 튕긴 내가 허리를 빠르게 굽히며 그것을 뒷목 바로 아랫부분에 얹어 놓았다.
그러곤 허리를 펴는 동작과 함께 공을 띄운 후, 온몸을 활용하여 볼을 계속 땅바닥 위쪽에 잡아 두었다.
“펩이야.”
“응.”
탁-
발등으로 튕겨 올리던 축구공을 바닥에 잘 내려 둔 이후, 난 고개를 들어 펩이 등장한 쪽을 쳐다보았다.
그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돌아왔어요, 펩.’
희미한 미소를 지은 펩이 코치들과 함께 걸음을 옮겨 우리들의 앞에 서고, 이내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코치들이 먼저 흘끔거리며 나를 쳐다보자 동료들 역시 같은 행동을 해 버린 것이다.
짝-!
“?!”
하지만 펩이 박수를 쳐서, 시선을 다시 본인에게 집중시켰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헛기침을 하거나 하며 멋쩍은 표정이 되어 팀의 감독을 바라봤다.
“오늘은 만우절이지.”
“…….”
“장난은 잘 봤다, 다온.”
“Yes sir.”
“다음부터는 그냥 내게 부탁을 하도록. 카를레스가 그의 차에 나를 태워 여기저기로 빙빙 도는 건 최악이었으니까 말이야.”
“하하하하.”
“하하하.”
사과의 의미를 담아 내가 어깨를 으쓱거렸고, 시선을 돌린 펩은 팀이 너무 들뜨지 않았기를 바란다며 우리의 앞에 놓인 경기들을 이야기했다.
팀은 우선 이틀 뒤 카디프시티와 프리미어리그 33R 경기를 치르게 된다.
여전히 리버풀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태기에, 한 경기만 삐끗하면 바로 리그 2위로 내려앉는다.
서로에게 남은 일정을 생각하면 그건 매우 치명적인 일이라서, 우린 비교적 손쉬운 상대에게서는 무조건 승점 3점을 얻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다들 프로인지라 만우절 장난을 끝내고 진지하게 훈련에 임할 줄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번쯤 짚어 나가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다온이 팀에 돌아왔다.”
짝짝짝짝-
펩의 나의 팀 합류 사실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자, 동료들이 그에 박수로 화답했다. 이것은 제법 오랜 시간 이어졌고, 난 시티 방식의 환영을 받게 됐다.
“다만 기본적인 컨디셔닝을 빼면, 당분간 다온은 한쪽에서 따로 훈련하게 될 거야. 함께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슬퍼하진 말도록. 언제나 우리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있을 테니까.”
“차라리 따로 떨어져도 괜찮은데요.”
“……친구가 속여서 화가 났나?”
“…….”
“와하하하하-!”
펩의 지적에 베르나르두가 냉큼 입을 다물자, 그것을 본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를 본 펩은 피식했고, 이마를 긁적이면서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아무튼, 다온이 팀에 돌아온 건 사실이야. 앞으로 우리의 모든 훈련과 미팅에 참여하게 되었지. 하지만 그가 모레 당장 경기에 뛰거나 할 수는 없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는 건 다들 생각하고 있도록.”
“…….”
“좋아. 그럼, 훈련을 시작하겠다. 다온? 자네는 이리로 오게.”
해산(解散)을 명함과 동시에 코치들이 동료들을 이끌면서 움직이고, 펩을 따라 한쪽으로 걸음을 옮긴 나는 예상했던 질문을 받게 되었다.
다리의 상태와 컨디션이 아닌, 현재 내 다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온 것이다.
이건 환상통을 앓는 환자와의 대화법이다.
“튼튼하다고 생각해요.”
“다 나았다고 믿는가?”
“아뇨. 80%요. 그렇지만 그 정도면, 훈련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죠.”
“그렇군. 잘 알겠네. 그만 가 보게.”
“네.”
환상통 환자의 99%는 아픔을 겪는 부위를 [‘괜찮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그 표현 방식은 각자 다른데, [‘약해졌다.’]거나 [‘그 부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통증 때문에 환부를 사용하는 행동을 꺼리며, 영원히 자신이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아픔은 모두 거짓말이다. 그들이 느끼는 통증은 다치던 당시 혹은 수술 이후 깨어났을 때의 고통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 역시, 모든 것을 전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내게 찾아온 모든 종류의 고통은 현재도 내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살면서 아파 본 건 그게 다가 아니야.’
이번 부상이 내가 겪어 본 최악의 것들이긴 했지만, 아픔은 어린 시절부터 존재해 왔다.
피치 위에서의 고통과 아픔.
피치 밖에서의 고통과 아픔.
그 모든 것들은 DNA 일부로서 나를 구성하고 있고, 이번의 고통과 아픔이 조금 특별하기는 해도 이겨 내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을 해 주고 있다.
넌 언제나 너를 이겨 왔잖아.
난 언제나 나를 이겨 왔다.
“에-이! 이게 누구야!!”
“하하. 사흘 전에도 봤지 않아요?”
“그러지 말고. 기뻐서 그런 거니까.”
“하하하. 네. 저도 기뻐요.”
“좋아, 그럼. 준비됐지?”
“물론이죠.”
동료들 사이로 합류한 나를 반기는 부에나벤투라가 몸을 푸는 훈련을 시작하고, 그것을 따라 하며 몸을 움직인 나는 가슴속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내가 이것을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I`m Back.’
나는 오늘 고향으로 돌아왔다.
벗들이 있는 바로 그곳으로.
2018/19 시즌 훈련 1일 차.
난, 이번 시즌에는 뛰지 않는다.
***
2019년 4월 2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아카데미 스타디움.
The World Youth Cup의 3일 차.
대회는 이변 없이 흘러가고 있다.
어제는 브라질에서 온 상파울루가 네덜란드 최고의 유스풀을 갖춘 AFC 아약스를 6:1로 제압했고, 오늘 역시 보카 주니어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2로 꺾었다.
“확실히, 이때 남미 아이들은 특별해요.”
“음- 재능이 빨리 발현되는 편이지.”
“경험 수준이 달라요.”
“음-”
오전 Team CFG 훈련을 끝낸 나는 오후 1군 팀 미팅에 참여하기에 앞서, 전력 분석을 겸하여 아카데미 스타디움을 찾아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오늘은 Group C의 경기가 있는 날로, 지금 피치에서는 프랑스의 AS모나코가 스웨덴을 대표해서 온 헬싱보리 IF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눈에 띄는 선수로는 왼쪽 풀백과 중앙 미드필드 하나가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중앙 미드필드의 기량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마두 쿨리발리.”
“응?”
“이렇게 적혀 있네요.”
“아, 저 요란한 머리의 녀석 말인가?”
“네.”
조별 예선 경기가 끝나면 Team CFG는 Group C에서 올라온 팀과 경기를 펼치게 된다.
조 1위라면 Group C의 2위와. 조 2위가 된다면 Group C의 1위와 맞붙는다. 복병으로 평가받는 AS 모나코 역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꼼꼼히 전력을 챙겨 두어야 한다.
“오-!”
짝짝짝짝짝-
조금 전 말한 마마두 쿨리발리(Mamadou Coulibaly)가 발리슛을 통해 경기의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관중석을 채워 준 2천여 명의 박수를 유도해 낸 멋진 득점이었고, 균형을 무너뜨린 모나코는 한층 더 날카로워진 공격력을 자랑하며 끊임없이 헬싱보리의 문전을 위협했다.
나름 북유럽에서 유명한 헬싱보리 유스였지만, 나쁘지 않은 공격과 수비에 비해 중원이 너무 부실해 보였다.
“대충 끝났네요.”
“너무 이른 판단 아닌가?”
“그럴 수도요. 그럼, 실례 저는 먼저 가 볼게요.”
“그러게.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지.”
“네. 부탁드릴게요.”
1군 미팅 시간이 다가오는 관계로, 나는 마저 남은 전력 분석을 프렛웰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아카데미 스타디움의 뒤쪽으로 빠져나간 나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브랜든의 카트 위에 올라타 퍼스트 팀 센터 건물로 그와 함께 이동했다.
고맙게도 브랜든은 직접 자처에 나를 아카데미에서 퍼스트 팀 센터로 이동해 주는 임무를 맡았는데, 당분간은 이 남자에게 신세를 지게 될 것 같다.
“고마워요, 브랜든.”
“뭘. 별걸 다.”
“하하. 잊지 않을게요. 그럼, 전 먼저 가요.”
“응. 계단 조심하고. 그냥 아예 엘리베이터를 타.”
“그럴 생각이에요. 그럼.”
로비의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안쪽으로 들어가, 나는 미로와도 같은 복도를 쓱쓱 지나치며 미팅이 치러지게 될 영상 분석실 앞에 도착했다.
다행히 지각은 하지 않았고, 난 먼저 도착해 있던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내 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2018/19 시즌 나의 자리는 리야드 마레즈와 에므리크 라포르트의 사이인데, 특별히 불만은 없다.
“Team CFG에 다녀온 거야?”
“응. 조금 전까지 아카데미 스타디움에 있었어.”
“휘이~ 피곤하지 않아?”
“별로?”
“진짜?”
“응. 난 진짜 멀쩡해. 오히려, 기분이 상쾌할 정도야.”
지금 라포르트에게 말한 것처럼, 난 요즘 기분이 매우 좋고 상쾌했다.
집에서의 재활과 Team CFG, 1군팀, 그리고 별도로 배정된 훈련이라는 네 개의 복합적은 스케줄을 매일 소화하고 있었음에도, 피곤하긴커녕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었다.
아무리 이곳에 오래 있어도, 나의 허기짐은 채워지지 않고 점점 더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딸깍-
“…….”
“…….”
잠시 뒤 앞쪽의 문이 열리면서 펩이 등장했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 그는 영상을 켜고 내일 있을 카디프 시티 경기의 브리핑을 시작했다.
“우선, 선발 명단부터 말하지.”
그토록 그리워한 일상은 현재, 바로 내 눈앞에서 흘러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