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17)
984화 re – Organization (10)
※ The World Youth Cup 토너먼트
맨체스터 시티 VS AFC 아약스
상파울루 VS 우디네세
보카 주니어스 VS 도르트문트
SL 벤피카 VS 맨유
***
2019년 4월 10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주니어 유스 피치.
볼파르트 박사님은 일정을 당겨, 아침 일찍 뮌헨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올 거라고도 하셨다.
“호사로군.”
“네. 정말 그래요.”
“그래서 표정이 좋은 건가?”
“하하. 뭐, 그것도 있죠.”
“응?”
“드디어 찾았거든요.”
“???”
의아한 표정을 짓는 프렛웰을 향해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 후, 나는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우리는 이틀 뒤 AFC 아약스와 토너먼트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나흘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치러지는 매치업이고, 거기에서 승리한 팀이 준결승으로 올라간다.
준결승부터는 단판 승부인데, 개인적으로는 브라질의 상파울루를 상대하게 될 것 같았다.
“에디의 자리를 채워야 해요.”
“음- 그렇지.”
현재 이 팀에 남은 풀백은 셋이다.
그리고 그중 둘은 오른쪽 풀백.
왼쪽은 아마나 혼자뿐이다.
쓰리백으로의 전환과 같은 부분도 고려하곤 있지만, 그렇게 되면 팀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센터백 위치에 한 사람이 추가됨으로써, 미드필드나 공격수 중 하나를 빼야 하기 때문이다. 조합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미드필드와 공격진은 Team CFG의 자랑이다.
물론 Team CFG를 맡게 되었을 당시 첫 한 달은 쓰리백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거야 아이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사람들이 있는 곳과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나는 천천히 걸으며 고개를 숙인 채로 고민을 이어 나갔다.
“…….”
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기묘하게도, 현 상황은 시티와 비슷하다.
시즌 내내 펩은 풀백의 부족에 시달렸다, 그래서 센터백인 라포르트를 왼쪽 풀백에 투입한다거나 페르난지뉴를 풀백으로 보내고 6번(DM) 위치에 센터백을 기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시티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곳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후우~”
가능하다면 이번 대회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서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도 욕심이지만,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시티와의 계약이 어려워진 아이 중 한둘은 벌써 다른 유소년 클럽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상태다.
로버트 킨은 내년부터 리버풀 FC의 유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컸고, 살림도 오는 6월 스토크 시티로 향한다.
그렇게 되면 남은 아이는 여섯.
Team CFG 1기에 속한 21명의 아이 중, 아직 여섯 명이 내년 6월부터 뛸 클럽을 찾지 못했다. 그 아이들에겐 실전이 곧 오디션인 셈이다.
‘어쩔 수 없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트리스탄을 왼쪽 풀백으로 보내는 게 현재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였다.
오른쪽을 더 편안하게 여기기는 하지만, 트리스탄은 좌우 풀백 위치를 전부 소화할 수 있는 아이다. 다만 에드워드와 같은 저돌적인 오버랩을 기대할 수는 없다.
트리스탄의 장점은 나이에 비해 신중하다는 것에 있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곤 했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는 포기해야 한다.
경기가 치러질 60분 동안 팀의 경기력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내가 지금까지 고집해 온 것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게 올바른 판단이었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이틀.
너끈히 가능하다고 본다.
“좋아. 해 보자.”
노선이 정해졌으니, 이제 내가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코치들에게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들이 내게 동조한다면 준비 과정은 탄력을 받을 것이고, 설사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알게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생각이 있어요.”
“들어보겠네.”
“네. 제 생각은…….”
감독에게도.
코치에게도.
또 선수에게도.
축구란 녀석은 독불장군에겐 절대 승리로 향하는 길을 보여 주지 않는 변덕쟁이다.
.
.
.2019.04.10. 경기 결과(2018/19 UCL)
토트넘 홋스퍼 1 : 0 맨체스터 시티
***
(제이크 험프리) – BT Sports 스튜디오 호스트
“토트넘 홋스퍼가 드디어 맨체스터 시티를 꺾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요. 최근 3년 토트넘은 시티를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달콤한 승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리오?”
(리오 퍼디난드) – BT Sports 스튜디오 패널
“완벽한 전술적인 착오였습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과르디올라의 실수였죠. 그는 오늘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케빈 더브라위너라는 시티가 가진 최고의 선수를 벤치에 두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리고 페이비언 델프를 왼쪽 풀백에 기용했죠. 델프를요. 믿겨지십니까? 그는 오늘 최악이었습니다. 베가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두 개의 실점 상황에 모두 관여했습니다.”
(제이크 험프리)
“어째서 과르디올라가 그런 판단을 했을까요?”
(리오 퍼디난드)
“글쎄요. 물론 그에게도 핑곗거리는 있습니다.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 현재 팀에서 가장 폼이 괜찮은 선수 둘이 한꺼번에 다쳤으니까요. 하지만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론 과르디올라의 선수 기용 실수가 오늘의 패배를 만들었다고 봐야 하겠죠. 시티의 팬들은 오늘 다온이 무척 그리웠을 겁니다. 그가 있었다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
2019년 4월 11일. 런던 EC2A 1DX, 잉글랜드. 로열 런던 하우스 22-25 핀스버리 스퀘어. 몽캄 로열 런던 하우스-시티 오브 런던(Montcalm Royal London House. Royal London House, 22-25 Finsbury Square, London EC2A 1DX, England).
뼈아픈 패배였다.
늦은 밤, 과르디올라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다.
“…….”
케빈 더브라위너를 벤치에 놓아두고 페이비언 델프를 왼쪽 풀백으로 투입했던 것은 전술적인 판단이었다.
지쳐있는 팀의 에이스에게 휴식을 주는 한편, 훈련 중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델프를 투입해 원정 경기 무승부를 그렸다. 오는 17일에 펼쳐질 2차전을 승부처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착오였다.
베르나르두 실바와 케빈 더브라위너가 모두 없는 시티의 중원은 점유율 싸움에서 패배했고, 페이비언 델프는 수비에서 연이어 실책을 저질렀다.
결국 거기에서 발생한 문제가 계획 전체를 망가뜨렸고, 시티는 크게 불리한 위치에서 챔피언스리그 8강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하게 되어 버렸다.
누구보다 스스로에 엄격한 완벽주의자인 과르디올라기에, 자신의 결정이 실수가 되고 그것이 팀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그를 더 괴롭게 하는 건, 이 같은 결정이 있기 전 이미 코치들이 앞서 우려를 표현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카를레스 플랜차르트와 미켈 아르테타의 반대가 심했다.
둘은 토트넘과 같은 클럽을 상대로 베르나르두 실바와 케빈 더브라위너가 모두 없는 걸 위험한 도박으로 보았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다비드 실바-일카이 귄도안-페르난지뉴가 두 사람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들어서자, 플랜차르트와 아르테타의 생각이 맞았음이 드러났다. 다비드 실바와 일카이 귄도안은 피지컬을 앞세운 토트넘의 미드필드를 이겨 내지 못했다.
또 페이비언 델프의 기용도 플랜차르트가 격렬히 반대했던 부분이었다.
토트넘이 자랑하는 KSV(케인-손흥민-베가) 라인이 페이비언 델프를 약점으로 여기고 집요하게 공략해 올 거라고 했었다. 실제로 그들은 시티의 왼쪽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무려 세 차례나 골대를 두드리는 불운만 아니었어도, 토트넘은 시티를 큰 점수 차로 꺾었을 것이다.
“후우~”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무게를 지니고 과르디올라의 어깨를 짓눌러 온다.
자신의 오판으로 패배한 날이다.
어떠한 것으로도 위로되지 않는다.
손에 들고 있던 언더락 잔의 얼음이 전부 녹을 때까지, 과르디올라는 술을 단 한 모금도 입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잔 입구까지 차오른 액체가 테이블 위에서 찰랑거린다.
딸깍-
한참을 객실 테라스에 서 있던 과르디올라가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선다.
잘 정돈된 실내는 과르디올라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준다. 항상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물건을 놓아 두는 습관이 있었던 시티의 감독은 이런 풍경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
침대 끝에 걸터앉아, 과르디올라가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을 갖는다.
‘아직 2차전이 남았어.’
인간은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다.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대략 일주일.
축구에선 제법 긴 시간이다.
털ㅆ?ㄱ-
그대로 드러눕는 것을 택한 과르디올라가 몸을 꾸물거리면서 베개가 놓인 곳까지 움직인다. 그리곤 마치 애벌레가 된 것처럼,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한껏 웅크렸다.
잠을 청해 보려는 과르디올라.
하지만.
“……제기랄.”
패배로 인한 상처가 그의 쓰린 마음을 계속해서 쿡쿡 찔러 오고 있다.
***
2019년 4월 12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이틀 전 토트넘 경기 패배는 내게도 무척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선발 명단을 확인했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싶은 내용으로 흘러갔었다.
지금까지도 펩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곤 있지만, 이번만큼은 나도 그것이 쉽지 않다.
“내일 원정도 쉽지 않을 거야.”
“그래. 걔넨 늘 까다로운 팀이었어.”
“내 말이.”
내일 팀은 다시 런던으로 떠난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경기가 있다.
2013/14 시즌에 승격한 이후 탄탄한 중위권 클럽으로 자리 잡은 크리스털 팰리스는 그들의 안방에서 단 한 번도 쉽게 승리를 건네준 적이 없다.
2년 전 3:0 승리를 거뒀을 때도, 실제 경기 내용은 결과보다 훨씬 더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패배가 가져온 무거운 분위기를 떨쳐 내려 노력하고 있는 팀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수도 없는 게, PL에서 한 번만 삐끗해도 바로 리버풀에 선두 자리를 내어 줘야 한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그런데 대체 펩은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우리인들 알겠어.”
케빈도 UCL 8강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 결과가 좋았다면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겠지만, 무승부를 거둔 지금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그 경기는 네가 뛰었어야 해.”
“그래도 아직 1:0이야.”
“그건 그래. 17일이었지?”
“응.”
현재 우리는 2년 연속 쿼드러플을 노리는 중이다.
칼링컵 트로피는 이미 품에 안았고,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거기에 채리티 실드까지 따낸 상태였으니, 사상 최초 5개 대회 우승도 꿈은 아니다.
내가 그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건 팀의 성공이다.
“그나저나, 너희도 오후에 경기가 있다며?”
“응. 보러 올래?”
“그러고 싶은데, 일정이 있어.”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상대는 누군데?”
“아약스.”
“휘이~ 잘하는 팀이네.”
암스테르담 풋볼 클럽 아약스. 줄여 AFC 아약스는 UEFA 3대 메이저 대회 우승/트레블/유러피언 컵 3연패를 한꺼번에 달성한 두 개의 클럽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오직 이 두 개의 팀만이 ‘토탈 풋볼(Total Football)’을 이뤄냈다.
그리고 우리가 지난해 무패 쿼드러플을 달성하기 전까지, AFC 아약스는 유럽 유일의 ‘무패 더블 달성 클럽’이었다.
“그럼 난 이만 가 볼게.”
“응. 수고해.”
“그래.”
오전 1군 팀 일정을 모두 끝마친 후, 난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돌아가 Team CFG가 있는 EMA로 향했다.
조금 전 케빈에게 말한 것처럼, 오늘 Team CFG가 상대하게 될 팀은 AFC 아약스다.
상파울루에 일격을 허용하며 B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지만, 그 외의 경기에서 보여 준 경기력은 대회 최고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
무수히 많은 슈퍼 스타를 배출해 온 클럽답게,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세대에서도 두드러지는 재능들이 보였다.
아르야니 마르타(Ar`jany Martha), 예페 키에르(Jeppe Kjaer), 아마우리초 반 악셀 동겐(Amourricho van Axel Dongen), 가브리엘 미세후이(Gabriel Misehouy), 프린스 아닝(Prince Aning), 올리비에 아에르센(Olivier Aertssen) 등.
20대 초가 주축이 되어 챔피언스리그에서 약진을 거듭 중인 AFC 아약스 1군팀의 뒤를 이을 아이들이 에이아스의 로고 아래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만을 놓고 본다면, AFC 아약스는 SL 벤피카와 더불어 대회 최고다.
하지만 나는 Team CFG의 수준이 거기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기껏해야 반 단계 정도 아래.
충분히 비벼 볼 만한 차이다.
‘할 수 있어.’
선수로서의 스위치를 끄고 감독 스위치를 켠 지금, 나의 머릿속은 온통 AFC 아약스와의 경기 승리에 관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
【같은 시각】
@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토트넘전 패배 후, 펩 과르디올라의 사무실은 온통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관한 것으로 채워져 있었다.
바로 내일 런던으로 떠나 크리스털 팰리스 경기를 준비해야 했음에도, 그의 머릿속은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의 생각으로 도배가 되었다.
“이쪽으로 볼을 보내면…….”
2018/19 챔피언스리그 8강전 첫 번째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자극적인 기사를 즐기는 미디어들은 다시 2년 전의 평가를 끄집어내었다.
메시와 김다온이 없는 유일한 시기였던 2016/17 시즌의 평가를 말이다.
그들은 펩 과르디올라가 특정 선수의 실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두 사람 없이는 평균을 살짝 웃도는 수준의 감독밖에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많은 이들이 이를 헛소리라고 생각했지만, 당사자인 과르디올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그는 증명하고 싶었다.
외부 평가에 자존심이 상해 경쟁심을 불태우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버린 줄 알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 발도 양보할 수 없었다.
평가 그 자체도 자체지만,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이 이를 부정하고 싶게끔 만들고 있었다.
“오늘도 밤을 샐 생각인가?”
“아냐, 이러면 여기에서 막힐…….”
“저기…….”
자신이 문 앞에 온지도 모르고 보드에 집중하고 있는 과르디올라를 보며, 마넬 에스티아르테가 친구를 부르려다 포기하곤 돌아선다.
대신 아무도 과르디올라를 방해할 수 없도록, 문을 닫으며 옆에 걸려 있던 팻말을 문고리에 걸었다.
Do not Disturb라는 익숙한 글귀가 적힌 팻말은 호텔에서나 볼 수 있던 그것과 완전히 똑같았다.
김다온의 시즌 아웃 이후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된 과르디올라다 보니, 괜한 충돌과 오해를 피하고자 에스티아르테가 갖춰 둔 것이다.
“펩 모드인가?”
“그렇더군.”
“걱정이야. 강박적인 펩은 좋은 결정을 내리지 못해.”
“음- 분명히 그랬었지.”
“……다온은?”
“오늘 경기가 있다고 들었네.”
“그렇군.”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는 펩 과르디올라의 과민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김다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최근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이고, 이미 몇 번이나 과르디올라를 도왔다. 그런데 다시 또 힘을 보태어 달라고 말하기엔, 여러 가지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김다온 개인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것이지만, 선수와 감독이라는 두 사람의 경계선이 애매해져 버릴 지도 몰랐다.
가뜩이나 1군 팀 합류 이후 훈련과 전술이라는 두 개의 영역에서 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의 발전을 보여 주어 과르디올라를 자극했었다.
Team CFG를 맡으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동안, 김다온은 감독의 시각에서 축구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훈련 태도와 평상시의 행동에서 은연중에 나타났고, 그건 과르디올라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할 맨체스터 시티의 케미스트리를 살짝 흐트려 놓았다.
그렇다고 하여, 김다온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중이라는 것은 아니다.
Team CFG와의 시간이 끝나고 선수로서의 삶에만 집중하기 시작한다면, 지금의 이런 경험은 클럽에 해가 되기보다 도움이 더 많이 될 것이다.
지금은 김다온 본인도 선수와 감독을 매일같이 오가며 조금 헷갈리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전까지, 플랜차르트와 에스티아르테는 ‘감독 김다온’의 개입을 최소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최근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면 끼어들었던 것도 이것 때문이다.
“펩 스스로 이겨 내야 해.”
“음- 그도 성장해야지.”
“그래.”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배움과 성장을 반복한다.
플랜차르트와 에스티아르테가 보아 온 펩 과르디올라도 끊임없는 성장을 보여준 인물이었고,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 현재도 그의 향상심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계속해서 서로를 자극하며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김다온과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의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의 관계가 클럽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의 관계가 이 조직을 이끌고, 새로운 사람들을 블루(Blue)라는 이름 아래로 재편성한다는 것도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김다온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
위기가 찾아온 맨체스터 시티.
조용히 펩 과르디올라를 떠올리고 있는 두 남자는 그가 이번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길 바라고 있다.
적잖은 위험부담을 짊어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