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19)
986화 re – Organization (12)
2019년 4월 13일.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FA가 조사를 나온다고요?”
“엄밀히는 한 개인의 독단일세.”
“……이해가 안 돼요.”
“제가 설명하죠.”
“그런데, 당신은 누구시죠?”
자신을 윌리엄 메이(William May)라 소개한 남성은 FA 소속이었다. 그는 우리 집을 찾은 목적이 처벌 여부와는 무관하며, 오히려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하나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뿐이었다.
“혹시 폴 베스트라고 기억하십니까?”
“……아뇨.”
“몇 달 전, 저희 FA쪽 관계자가 당신을 찾은 적이 있을 겁니다. 퍼거스 윌모트라는 남자였죠.”
“그렇게 말씀하시니 생각날 것도 같네요.”
Team CFG 훈련에 한창이던 때, 제임스 윌콕스가 FA에서 온 남자들이라며 두 사람을 내게 소개해 주었다.
그때 당시 뒤쪽에서 고깝게 나를 바라보던 남자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게 폴 베스트라고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어쨌든 그가 날 처벌하길 원하는 사람이란다.
어째서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라이선스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 딱히 화를 내기도 어렵다.
우선, 아이들이 걱정된다.
“엄밀히 말해, Team CFG는 공식적인 팀이 아닙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지 않죠. 라이선스 여부는 실제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죠?”
“먹잇감이 된다는 거죠.”
“……미디어에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게 폴 베스트가 원하는 거죠. 그는 주목받길 원합니다. 추잡한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서요.”
미디어에 있어 사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다. 그들은 ‘실제 무엇이 일어났느냐.’보다, ‘무엇이 더 관심을 끄는가.’에 더 집착한다.
그래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멋대로 상상해 그것이 현실인 것처럼 말하기도 하며, 본인들 멋대로 취사선택한 내용을 짜깁기해 전혀 새로운 사건을 만든다.
아마추어에서 프로가 된 어린 선수들에게 미디어를 멀리하라 조언하는 것도 이런 부분들 때문이다.
“모레, 더 선에서 기사를 내보낼 겁니다.”
“빨리도 내보내는군요.”
“후후.”
쓴웃음을 짓는 윌리엄 메이로부터 고개를 돌리며, 나는 그와 함께 온 페란 소리아노를 바라봤다.
다른 사람도 아닌 클럽의 기술이사가 함께 왔다는 건, 이 문제를 클럽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이 됐다.
그래서 난 그에게 물었다.
“변호사가 필요할까요?”
“아니. 우리가 이미 손을 써 뒀네.”
“그럼 제가 해야 할 일은요?”
“없네.”
“없다고요?”
“그래.”
“공식 입장을 발표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면 어쨌든 라이선스가 없는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든지요.”
“아니. 그래야 할 이유는 없어.”
“어째서죠?”
“엄밀히 말해, 자네가 잘못한 것은 없으니까.”
“…….”
전에도 말했듯, Team CFG의 감독은 자격이 필요치 않다.
감독 라이선스가 필요한 경우는 해당 축구 클럽이 FA에 등록된 정식 기관일 때에만 해당한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세상의 모든 조기축구회 감독도 라이선스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Team CFG를 맡는다는 게 알려진 뒤에도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던 거다.
미디어들도 이미 숱하게 나의 Team CFG 감독 사실을 알렸었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째서 내가 라이선스가 없어도 되는지를 설명했다.
그런데도, 모든 일은 벌어지려고 한다.
난 그게 무척 바보 같게 느껴졌다.
“폴 베스트는 당신의 직무를 일시적으로 정지할 겁니다. 모든 FA의 상급 임원이나 조사원은 그럴 수 있는 자격이 있거든요. 최대 2주까지 가능하지만, 우리는 그 기간을 1주로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이라…… 어쨌든 2차전은 함께하지 못한다는 거네요.”
“부정하진 않겠네.”
“그렇군요. 어쩔 수 없죠.”
“받아들이는 건가?”
“네. 지금 제게 또 달리 방법이 있나요?”
“…….”
솔직히, 무척 화가 난다.
다만 이 감정은 약간 복잡하다.
이번 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내가 아닌 아이들이다. 남은 대회야 코치들이 잘 이끌어 주겠지만, 괜한 오해와 불필요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미디어를 등에 업은 대중은 잔혹하다.
그들 역시 진실은 보지 않는다.
매체에서 나온 활자와 목소리들이 마치 진실인 것인 양 믿으며, 자신이 억눌린 감정과 비뚠 자격지심을 미디어가 던져 놓은 먹잇감을 향해 표출한다.
“그럼, 나중에 또 연락하지.”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저 때문에 괜한 걸음을 하셨네요.”
“아닙니다. 그럼, 이만.”
페란 소리아노와 윌리엄 메이를 배웅한 후, 습관처럼 ‘Hydrowork 350’에 올라탄 나는 물을 채우며 조금씩 발을 움직여 가기 시작했다.
일단 내 직무가 정지되기 전 아이들을 찾아,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들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은 건들면 안 됐어.’
오전 9시 55분.
나의 아침은 오늘 조금 시끄러웠다.
***
【5시간 뒤】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클럽하우스에서 간단히 훈련을 마친 팀은 조금 전 버스를 통해 맨체스터 피카딜리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차로 갈아타, 런던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난 비어 있는 퍼스트 팀 센터 건물로 Team CFG의 아이들을 초대해 내부를 견학했다.
전에도 한 번 견학을 했었지만, 아이들은 마치 오늘이 처음인 것처럼 호기심을 보여 줬다.
“일주일이라…… 이틀 뒤부터인가?”
“네. 하지만 페란은 오늘 당장부터 제가 Team CFG를 떠나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어요.”
“흠- 이거 예상치 못한 일이로군.”
“저도요.”
중간부터 합류한 브랜든이 잔뜩 신이 난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킷(Kit)룸을 보여 주고 있는 사이, 나는 식당에서 코치들과 함께 오늘 오전에 일어난 일들을 설명했다.
잠시 뒤 아이들이 이곳으로 오면, 난 모든 것을 하나씩 풀어서 설명할 생각이다.
“알겠네. 도리가 없지.”
“네. 잘 부탁드려요.”
“걱정하지 말게. 자네와 몇 달을 함께하지 않았나. 열흘 정도야 너끈히 버틸 수 있어.”
“하하. 그거 든든한 말씀이네요.”
“열흘 뒤에는 복귀할 수 있나?”
“저도 몰라요.”
“…….”
“…….”
불확실한 미래만큼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게 과연 또 있을까?
내 대답에 테이블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본래, 진실은 씁쓸한 법이다.
“그래도 계속 소식은 전해 주실 거죠?”
“물론이지. 머독?”
“사실, 이런 방식이 될 줄은 몰랐는데.”
“응?”
“로비가 오늘 열한 번째 아이가 되었어.”
“!!! 진짜요??”
“응. 오전에 위쪽에서 계약서가 왔더라. 로비의 부모님이 지금 위쪽에서 내려오고 계셔. 아이는 아직 모르는 상태고 말이야. 아마 한 시간 정도가 지나면 로비도 알게 될 거야.”
“그거 잘됐네요. 그렇죠?”
“그렇지.”
아직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다른 클럽에서 제의가 쏟아지곤 있지만, Team CFG의 아이들에게는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하는 게 가장 우선순위다.
그래서 로비 역시, 기뻐할 거로 생각한다.
“이런. 그럼 오늘 이야기를 하지 말까요?”
“아니. 그러지 말게.”
“응?”
“어차피 알게 될 일 아닌가. 그리고 아이들을 너무 얕보지 말게. 당분간 떨어지게 된 것을 슬퍼하겠지만, 그래도 자네가 열심히 가르쳐 온 아이들이야. 그들은 강인하네. 그들을 믿게.”
“……네. 감사해요.”
프렛웰의 격려 덕분에, 조금 많이 힘이 났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다면, 외면보다는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나의 성격에 맞는 일이다.
아이들에게도 현실과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가르쳐 왔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게 좋지 않은 일이더라도.
우린 계속 나아가야 한다.
킷룸 투어를 끝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의 앞에 서서, 나는 최대한 알아듣기 쉬운 말로 앞으로의 일을 설명했다.
당분간 함께하지 못하게 될 거라는 말에 아이들은 처음엔 당황했지만, 빠르면 열흘 후에 다시 돌아오게 될 거라고 말하자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다음 경기는 꼭 이길게요!!”
“하하. 그거 듣기 좋은 말이네, 앨런.”
“감독님을 위해서요!”
“……그래. 고마워.”
언제나처럼 불쑥 튀어 나온 앨런의 한마디를 시작으로, 아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나를 응원해 오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나중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전혀 잘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이게 바로 유대라는 걸세.”
“……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자네가 저 아이들에게 쏟아부은 노력과 열정은 과소평가하지 말게. 곁에서 본 자네는 누구보다 훌륭한 감독이었어.”
“……감사해요.”
“후후. 아이들은 걱정하지 말게나.”
걱정이라.
감히 내가 누구 앞에서 그런 말을 할까?
딱히 뛰어나지 못한 유스 시설을 갖춘 곳에서 현재 PL과 챔피언십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선수들을 발굴/육성해 낸 것이 바로 여기의 세드릭 프렛웰이다.
델레 알리를 통제하기 어려워했던 주제 무리뉴가 전화를 걸어, 그를 가르칠 방법을 물어보기도 했다.
유소년 지도자로서의 경력과 자질만을 놓고 본다면, 난 프렛웰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탁-
“후우~”
코치와 아이들을 먼저 EMA로 떠나 보낸 후, 퍼스트 팀 센터 건물 앞 주차장에 대어 두었던 차에 올라탔다.
“…….”
본래라면 지금쯤 회복훈련을 시작할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일상의 하나가 비어 버렸다.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기분이 좋다기보다, 당연했던 무언가가 사라져 버렸다는 허전함이 지금 내 기분을 지배하고 있다.
Team CFG는 내게 중요한 일상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그걸 빼앗으려고 한다.
평소의 나였더라면 웃기지 말라면서 맞서 싸웠겠으나, 지금은 모든 걸 내가 아닌 이들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게.
쿵-!
빵!!
나는 조금 짜증이 난다.
“후우~ 가자!”
더 화를 내어 봤자 나아지는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언제나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나의 몸과 정신을 이끈다.
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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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결과(2018/19 EPL 34R)
크리스털 팰리스 1 : 3 맨체스터 시티
***
[‘무자격 김다온’ 라이선스 없이 The World Youth Cup 감독으로 참가. 외에도 그는 이미 두 개의 거대한 유스 대회에서 자격이 없는 상태로 14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다. – The Sun/2019.04.15.(오전)]? 라이선스가 없는 상태로 맨체스터 시티의 유스를 감독한 것에 대해, 영국 축구 협회가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영국 축구 협회의 임원 폴 베스트는 잉글랜드 감독 위원회에서 들어온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고 밝히면서, 김다온이 본인의 명성을 악용해 FA와 UEFA, 더 나이가 FIFA가 정한 규칙을 어기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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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불거진 라이선스 논란. 김다온은 처벌받게 될까? – OSEM(한국)/2019.04.15.(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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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지네딘 지단의 사례에서 본 김다온의 사건. 당시 지네딘 지단은 3개월의 직무 정지를 선고받았다. – 한국뉴스(한국)/2019.04.15.(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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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에게 내려질 수도 있는 직무 정지가 선수로서 복귀하는 데는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전문가들. – 풋볼베스트일레븐(한국)/2019.04.15.(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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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라이선스 취득 여부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한 맨체스터 시티. – Sky Sports(U.K)/2019.04.15.(오후)]? 페란 소리아노, “잉글랜드 축구 협회와 FIFA, 그리고 UEFA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Team CFG는 현재 어떠한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축구 클럽이며, 이곳에 속한 아이들 역시 어떠한 클럽과도 계약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기존에 계약이 되어 있던 아이들은 전부 해지를 하고 이곳에 왔다.”
? 페란 소리아노, “엄밀히 말해, Team CFG는 아마추어 축구 클럽과 똑같다. The Sun이 지적한 대회들도 FIFA나 UEFA에 등록되지 않은 비공식 대회다. 실제 참가도 맨체스터 시티가 아닌 Team CFG로 했다. Team CFG는 우리 맨체스터 시티가 전 세계 유소년 축구 선수들의 성장과 환경에 투자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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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란 소리아노의 발언을 즉각 지적하는 폴 베스트. “맨체스터 시티의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그들의 관리 감독 아래 있다는 뜻이다. 페란 소리아노의 발언은 모순덩어리 그 자체.” – 더 선(U.K)/2019.04.15.(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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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사할 뜻을 밝힌 FA. FIFA와 UEFA도 조사원을 파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BBC/2019.04.16.(오전)]***
2019년 4월 16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트레이닝 룸.
예상했던 대로, 잉글랜드 축구 협회는 내게 일주일의 임시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일주일 후 상황에 따라 직무 정지는 연장 혹은 철회될 수 있으며, 만약 연장된다면 다음은 한 달이 될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클럽은 잉글랜드 스포츠 중재소에 직무 정지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본래는 답변이 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지만, 이번 경우는 다를 거랬다.
“하여간에 넌 진짜 대단한 녀석이야.”
“후욱-!”
“어디에서든 이슈를 몰고 다닌달까?”
“후욱-!”
“갑자기 에티하드에 나타나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더니, 난데없이 아이들을 맡겠다고 했고, 이번에는 라이선스라니. 보통 재활하는 친구들은 그러지 않는다고.”
“후욱-!”
“이봐. 내 이야기 듣고 있어?”
“후욱-!!”
철컹-
열심히 밀어내고 있던 바벨을 다시 원래의 위치에다 놓아두고, 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요.”
“Come on- 대답해 봐.”
“딱히 할 말은 없어요.”
“오- 그거 딱 정치인 같은 이야기네.”
“시끄러워요.”
누가 보면 괴롭히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이 브랜든 나름대로의 마음 씀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라면 이 씀씀이가 무척 시끄럽다는 것이다.
“그래도 말이야.”
“흡-! 듣고 있어요! 끙-!”
“상관없어. 아무튼, 참 대단하다는 말이지.”
“후욱-!”
“네 라이선스 문제를 두고, 누가 너를 돕고 있는지 생각을 해 보라는 말이야.”
“후욱-!”
“클럽 전체. 잉글랜드 최고의 변호사들. 그리고 심지어 이번에는 맨체스터의 귀족도 너를 돕는다며? 젠장! 이럴 땐 너랑 내가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니까? 네 친구는 전부 다 부자겠지? 전용기를 타고 이비자 같은 데로 주말마다 놀러 가는 부자들 말이야. 제기랄.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니까?”
“후욱-!”
철컹-
다시 벤치프레스를 한 세트 더 끝마친 뒤, 중간에 잠깐 쉬는 동안 브랜든의 말에 대답한다.
“우선, 저부터 전용기가 없어요.”
“진짜?”
“넵.”
“어째서? 너라면 얼마든지 한 대 충분히 장만할 수도 있잖아?”
“왜 당신이 실망하는 건데요?”
“젠장. 어쩐지 내 이미지가 그랬다고.”
“하-! 그걸 깨트려서 미안하네요.”
브랜든의 말대로, 나는 현재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고도 너끈히 남을 위치가 되었다.
꽤 오래전 심심해서 전용기의 시세를 살핀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이쪽 중고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놀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중고는 생각보다 더 저렴했다.
한 번만 비행한 전용기의 가격이 새것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땐, 하마터면 결제 버튼을 누를 뻔도 했다.
물론 바로 결제가 되는 건 아니고 중개인과 매칭이 되는 건데, 그것만으로도 일이 꽤 피곤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제 친구들은 다들 평범해요.”
“진짜? 그건 또 그것대로 실망인데.”
“대체 주말마다 이비자를 가려면 얼마나 한가한 삶이어야 하는 건데요? 제 친구들은 다들 부지런하다고요, 브랜든. 몸을 굴릴 수 있을 땐, 열심히 굴려야죠. 안 그래요?”
“쯧-”
“다 들려요. 읏-차.”
몸을 다시 벤치에 눕히고 마지막 세트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브랜든이 좀 더 진중해진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네왔다.
“오늘 경기지?”
“네. 2차전이에요.”
“그렇군.”
나흘 전 AFC 아약스와 The World Youth Cup 1차전을 치른 Team CFG는 오늘 2차전을 가진다.
그리고 거기에서 승리하게 되면, 준결승에서 상파울루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에서 온 아이들은 우디네세를 6:0으로 격파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리가 꽤 애를 먹으면서 승리했던 상대였기에, 상파울루의 강함이 더욱 잘 체감되었다.
“네가 참 그 아이들을 좋아했는데.”
“……네.”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본래라면 Team CFG와 함께했을 시간 모두, 현재는 내 개인 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권준 형을 졸라 피치에서의 훈련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늘렸고, 웨이트라든가 수영에 투자하던 시간도 평소의 50% 이상 더 가져가는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게 살아도, 나의 허전함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매듭지어야 하는 것을 매듭지지 못한.
그 괴로움이 너무나도 컸다.
마치.
‘월드컵 때랑 같아.’
왼쪽 발목에서 전해지는 약간의 통증을 가볍게 무시해 버리기로 하며, 나는 무거운 쇳덩이를 들어 올리는 일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