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24)
991화 re – Organization (17)
※ 2018/19 EPL League Table
-> 35라운드 종료 기준
1. 맨체스터 시티 : 31승 1무 3패 승점 94점
2. 리버풀 : 29승 6무 1패 승점 93점
3. 토트넘 : 28승 1무 7패 승점 85점
4. 첼시 : 18승 7무 10패 승점 61점
5. 아스널 : 18승 6무 11패 승점 60점
6. 맨유 : 16승 11무 8패 승점 59점
7. 울버햄튼 : 14승 8무 13패 승점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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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카디프 시티 : 6승 4무 23패 승점 22점
19. 풀럼 : 4승 5무 26패 승점 17점
20. 허더즈필드 : 3승 4무 28패 승점 13점
***
2019년 4월 25일. 리버풀 L12 8SY, 잉글랜드. 데이스브룩 레인, 멜우드 드라이브. 멜우드 트레이닝 그라운드 리버풀(Melwood Training Ground Liverpool. Deysbrook Ln, Melwood Dr. Liverpool L12 8SY, England).
전날 카디프 시티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둔 뒤, 리버풀 FC의 감독 위르겐 클롭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무척 중요함을 밝혔다.
카라바오 컵과 FA 컵 첫 번째 경기에서 패해 각각 탈락한 이후, EPL과 UCL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위르겐 클롭은 더블(Double)을 노렸고, 선수들에게도 두 대회 우승을 몇 번이나 강조해 왔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 시즌은 김다온이 경기를 뛰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빠진 맨시티를 누르지 못한다면, 이후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두 팀의 자금력 차이 때문이다.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르고 있습니다.”
“얼마나 말인가?”
“거의 두 배 수준이에요.”
“……그럼 그는 필요하지 않네.”
“미안합니다.”
위르겐 클롭에게 사과를 건넨 남자는 리버풀 FC의 기술이사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다.
지난 2011년 리버풀에 합류한 마이클 에드워즈는 시니어 스태프로서 클럽의 많은 부분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가장 먼저, 그는 팀의 현실을 인정했다.
2011년 당시 리버풀은 21년째 PL 타이틀과 거리가 멀었고, 마지막 국내대회 우승도 2005/06 시즌에 기록한 FA컵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클럽을 보유한 ‘펜웨이 스포츠 그룹’은 오일 머니와는 경쟁이 어려웠다.
그래서 마이클 에드워즈는 클럽의 기조(基調)를 영입이 아닌 육성으로 전환했고, 이를 위해 당시 대대적 개혁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맨체스터 시티의 스카우트에 접근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의 스카우트였던 데이브 팔로우스(Dave Follows)와 배리 헌터(Barry Hunter)는 리버풀로부터 각각 선임(Head)과 수석(Chief)자리를 약속받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이 두 사람을 시즌 도중 보내길 원치 않았고, FA에 재취업 유보 휴가(Gardening Leave)를 신청해 시즌 종료 후 리버풀에 합류토록 만들었다.
그런데 그 기간 데이브 팔로우스와 배리 헌터가 리버풀 FC에 시티의 스카우팅 시스템을 유출하면서, 양 클럽 사이에 한차례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다.
결국 리버풀은 자신들이 불법적인 경로로 시티의 스카우팅 네트워크에 접근했음을 인정, 100만 파운드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야기를 끝마쳤다.
그리고 오늘.
“데이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 무슨 부탁이죠?
“다가오는 여름 시티가 어떤 선수들에게 관심이 있는지를 좀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 …….
마이클 에드워즈는 다시 한번 판도라의 상자에 손을 뻗으려고 한다.
– 저보고 더한 배신자가 되라는 겁니까?
“시간이 많이 흘렀죠, 데이브.”
– …….
“이젠 배신이 아니라, 첩보전을 하는 겁니다.”
– 이건 옳지 않습니다, 마이클.
“팀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하이재킹을 할 생각은 아니니까. 그저, 상대를 알려는 것뿐입니다.”
– 정말입니까?
“약속하죠.”
– ……알겠습니다. 단, 100% 장담은 못합니다.
“이해합니다.”
-딸깍-
현재 리버풀은 내년 시즌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소 네 개의 포지션에 보강이 필요했다.
우선 팀을 떠날 확률이 높은 시몬 미뇰레(Simon Mignolet)의 자리를 채워야 했다. 알리송 베커라는 확고부동한 주전 골키퍼가 있기에, 백업 자리를 자처하고 올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얼마든지 홈-그로운으로 채울 수도 있긴 하겠지만, 자칫 알리송 베커가 장기 부상이라도 당하는 날이면 전력 손실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확실히 믿을 수 있는 판데이크의 파트너와 중앙 미드필드, 좌우 백업 풀백 포지션도 보강이 필요했다.
올 시즌을 통해 유럽 정상급의 풀백으로 도약한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지만, 시즌 내내 그들이 풀타임으로 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대 축구에서 풀백은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많이 달리는 위치가 됐다.
실제로 2018/19 시즌 평균 달린 거리에서, 풀백(11.863km)은 중앙 미드필드(10.945km)보다도 더 많은 거리를 달린 포지션이 됐다.
특히나 내년 시즌, 현재 리버풀에서 백업 풀백 자리를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이 클럽을 떠나는 게 확정된 상태다.
“후우~”
현재 알려진 내용대로, 다음 시즌 키런 트리피어가 시티에 새롭게 합류할 것이다.
그 말은 곧, 풀백이 포화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내년 시즌 복귀할 예정인 김다온과 주앙 칸셀루가 왼쪽 풀백을 맡게 되고, 카일 워커와 키런 트리피어라는 잉글랜드 출신 풀백이 시티의 오른쪽을 담당하게 될 게 거의 확실하다.
그렇게 되면, 현재 시티에서 풀백으로 뛰는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페이비언 델프의 입지가 애매해진다.
또 어차피 포화상태라면, 시티 역시 두 사람을 헐값으로라도 처분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시티의 스카우팅 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들이 어떠한 선수를 영입하고 또 관찰 중인지를 알게 되면, 시티가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리버풀의 미래를 계획하는 데에 무척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시즌은 꼭…….’
클럽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리버풀의 기술 이사에게도 역시 2018/19 시즌의 더블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리버풀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화려한 무대 뒤쪽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정보 싸움의 선을 넘으려는 이유도 현(現) 리버풀을 이끄는 세대의 실력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한 가지 간과한 건, 최근 FIFA와 UEFA의 타겟이 된 맨체스터 시티가 정보를 단속하는 데 엄청 커다란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맨유와 첼시로 대표되던 프리미어리그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는 현재,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 잉글랜드의 새로운 중심이 되려 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면서.
***
2019년 4월 25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이스트 맨체스터 아카데미.
어제 펼쳐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SL 벤피카의 ‘The World Youth Cup’ 경기는 다소 싱겁게 결과가 나왔다.
첫 번째 쿼터부터 맨유를 몰아친 SL 벤피카는 15분 만에 경기를 3:0으로 만들었고, 이후 주도권을 잃지 않으면서 5:2의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강풍이 약간의 변수로 작용했다지만, 그 변수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의 차이를 보여 줬다.
하지만 난 SL 벤피카와의 경기를 걱정하는 대신, 모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먼저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일정 상으로는 우리가 별로 좋지 않다.
어떻게 보면 가장 나빴는데, 일정이 연기되며 오랫동안 쉰 데다가 결승전 두 경기를 사흘 간격으로 치러야 한다.
맨유 역시 사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지만 우리보다 먼저 경기를 치러 경기력은 좀 더 올라와 있는 상태고, SL 벤피카는 5일의 휴식이 있어 가장 좋은 경우다.
일정의 불리함을 두고 투정을 부릴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다.
“여기! 여기!!”
“왼쪽을 봐, 살림!”
팡-!
“좋-아! 좋은 패스야! 이젠 안쪽으로 띄워 넣어!”
팡-!
“그만-!”
“…….”
훈련을 잠깐 멈추면서, 얼른 움직인 내가 조금 전 선우가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우진이에게 손짓해, 패스를 이쪽으로 보내 달라고 했다.
팡-
축구공이 이쪽으로 전해져오고, 그것을 발아래에 놓아둔 나는 손짓과 함께 아이들을 3초 전의 포지션으로 옮겼다.
“다들 잘 봐!”
“…….”
“너희 주변을 둘러보라고!”
피치에서 훈련하는 것 못지않게, 중계방송 화면 등과 같은 것들로 경기를 지켜보는 과정은 무척 중요하다.
화면으로 경기를 보게 되면, 피치 위에서 뛸 때는 몰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한꺼번에 더 많은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난 이런 순간이면 언제나, 아이들에게 주변을 둘러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게 만드는 거다.
“좋아! 다시 여기를 봐!”
“…….”
“조금 전 선우가 숀을 겨냥해서 크로스를 보냈어! 하지만 그건 100점짜리 답이 아니야! 잘해 봤자 70점 정도겠지! 그럼 다들 말해 봐! 100점짜리는 뭘까?”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네 명의 아이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난 그중, 아직까지 한 번도 지목되지 않은 아이를 택했다.
“아미르! 어디일까?!”
“먼 쪽이요?!”
“먼 쪽 어디?!”
“저기요!”
아미르가 가르친 지점은 선우가 서 있던 왼쪽 공격 진영에서 반대편에 있는 골포스트 쪽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번 질문의 정답이다.
하지만.
“맞았어! 그럼 두 번째 질문!”
“…….”
“왜 저기가 최적의 위치일까?”
나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왜 그런지를 질문했다. 감독이 하라고 해서 그에 따르는 축구 선수는 절대 본인의 재능을 100% 끌어낼 수 없다.
피치 위에서 선수들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다.
이 말은 곧 모든 순간 변수와 실수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었고,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한 선수가 다가올 순간에서 더 우위에 있을 수 있다.
모든 걸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어째서 다음 판단을 가져가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생각해 봐!”
“…….”
나는 보통 아이들에게 생각할 시간으로 10초 정도를 준다. 손목에 찬 시계로 정확히 잰 뒤, 그때까지도 손을 들어 올리는 아이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수비 훈련을 할 때는 종종 아무도 답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처럼 공격할 때는 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역시.’
오게 매틴손은 늘 10초가 되기 전에 손을 들어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랬다.
“좋아. 오게?”
“숀 쪽으로 수비가 딸려 들어갔어요.”
“그게 다니?”
“아뇨.”
조금 전의 플레이에서 숀의 움직임에 두 명의 수비수가 동시에 반응했다. 오른쪽 센터백 역할을 맡은 칼 해밀튼과 왼쪽 센터백인 파히드 카드리다.
“칼이 너무 깊게 들어갔어요. 슈팅 각도만 좁히면서 뛰어 줘도 되는데, 너무 가까이 접근하니까 파히드도 덩달아 움직였어요. 그래서 저기에 공간이 발생했죠.”
“……완벽해.”
“!!”
“다들 잘 들었지?! 지금 오게의 말이 내가 하려던 거야!”
“지금은 저기가 안 비었는데요?”
“Come on, 앨런! 내가 위치를 조절했잖아! 기억해?!”
“…….”
열등감은 보통 좋지 않은 것이지만, 현재 앨런이 오게에게 느끼는 열등감은 성장의 자양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난 그것을 계속 놓아두는 중이다.
“좋아! 다음에 같은 상황이 되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해 보자. 볼을 다시 처음 위치로 돌려! 그리고 수비수들은 명심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 Aight, Let`s Go!!”
삐?익!
이후 아이들은 확실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룩 업(Look Up)을 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고, 패스를 받아 든 후 다음 플레이를 가져가기까지 망설임이 없어졌다.
공격 진행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자연스레 수비의 난도 역시 올라갔다.
그러면서 수비 쪽의 실수가 잦아졌고, 난 그럴 때마다 잠깐 훈련을 멈추면서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그러다 수비를 주전으로 바꾸었는데, 그때부터는 휘슬을 부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좋아. 순조로워.’
지금까지 해 온 훈련이 헛되지 않았다는 건, 현재 아이들의 전술 수행 능력으로 증명이 되고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몇 번이고 계속 휘슬을 불고 정정하는 과정을 이어 나갔겠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복잡하고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플레이를 요구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마저도 쉽게 소화해 냈다.
촤르륵-!
“Very Good-!! 정말 멋진 장면이었어!! 수비도 좋았어!! 하지만 명심해!! 카이!! 네가 입을 열길 망설인 순간, 그것 하나 때문에 지금 실점한 거니까.”
“…….”
“명심해! 축구는 실수하지 않으면 평생 0:0인 스포츠야! 득점하려면 수비가 실수하도록 해야 해! 그리고 실점하기 싫으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난 카이를 지목했다.
그러자 녀석은.
“공격수가 실수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바로 정답을 이야기했다.
“맞췄어. Let`s Go! 조금만 더 해 보자!”
삑-!
Team CFG와 함께할 마지막 두 개의 경기.
난 이 두 시합에서.
‘반드시.’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완성시키고자 한다.
***
2019년 4월 26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놀랍더군.”
“엄청났죠.”
“아니, 그 이상이야.”
“…….”
지금으로부터 약 2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는 정기적인 팀 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김다온은 처음으로 11:11에 참가해 B팀 공격수 포지션을 소화했다.
총 60분에 걸쳐 치러진 훈련에서 30분 정도만을 뛰었지만,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자네가 옳았어, 펩.”
“…….”
“그는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거야.”
“겨우 훈련이야. 호들갑 떨 필욘 없어.”
“Come on- 자네도 솔직해지지, 그러나?”
“나는 늘 솔직해. 자네도 알다시피.”
“그런데도 그런 말인가?”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있던 과르디올라가 자세를 바로잡으며 신중한 이유를 설명한다.
실전에서 김다온은 훈련과는 달리 조금 더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될 것이다. 많은 태클에 시달릴 거고, 그건 언제든 그가 방아쇠를 당기게끔 만들 수도 있다.
지난날의 기억이 떠올라 환상통이 심해질 수도 있고, 그것은 김다온이 경기를 소화하기 어렵도록 만들 것이다.
그래서 펩 과르디올라는 서서히 김다온의 출전 시간을 늘릴 생각이었는데, 일단 2019/20 시즌 그의 포지션은 백업 스트라이커가 될 전망이었다.
세르히오 아궤로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버티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백업으로 출전하게 되는 것도 있다.
“말했지만, 다온은 내 축구와 가장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일세. 그건 그가 풀백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그저 축구를 잘하기 때문이었어. 하지만 난 그를 거의 잃을 뻔했네.”
“우리.”
“응? 뭐라고 했나?”
“우리라고 했네, 펩. 우린. 그를 거의 잃을 뻔했지.”
“…….”
입을 다무는 펩 과르디올라를 보며,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머리를 긁적인다.
“자네가 그를 얼마나 아끼는지는 아네.”
“…….”
“하지만 자네만큼은 아니어도, 우리도 그를 아끼고 있어. 다온은 이 클럽에서 중요한 선수지.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도, 주변의 도움을 최소로 한 채 스스로 이겨 내고 있기도 하고 말이야. 그렇지만 말일세, 펩. 조금 더 그를 믿는 게 어떤가?”
“믿는다고?”
“그래.”
언제나 자신은 김다온을 믿고 있었다 답하고픈 펩 과르디올라였지만, 막상 쉽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당혹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를 본 플랜차르트는 나직이 한숨 쉬었다.
“두 번 다시는 그를 잃을 일은 없네.”
“……어떻게 그걸 확신하나?”
“글쎄.”
“?”
“He is Wonder.”
“?!”
“다온이 오늘 훈련에서 보여 준 플레이는 굉장했네. 그를 백업부터 시작하도록 만들자는 부분도 찬성이야. 하지만 그를 지나치게 아낀다는 인상은 피할 수 없군. 다온과 팀.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
플랜차르트가 던진 문장들은 무게를 가지고 과르디올라의 사무실에 내려앉는다.
이것은 2019/20 시즌 동안, 펩 과르디올라가 스스로 풀어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플랜차르트는 언제나 그의 곁엔, 자신들이 있을 거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재활을 끝낸 김다온은 현재 Team CFG에 집중하고 있고, 과르디올라 역시 시티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되었을 땐, 김다온이 아닌 시티 전체를 생각하는 과르디올라가 되어 있기를 원했다.
“이번 시즌, 우리는 실패했네.”
“…….”
“솔직히 인정하지. UCL에서 탈락한 이상, 무엇을 하든 체면치레에 그칠 거야. 남은 두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망신은 면하겠지. 이 조직(Organization)은 새롭게 바뀌어야 하네. 무슨 말인지 아나? 재편(Reorganization)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것은, 다온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거야. 지난 시즌,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일세.”
“…….”
새로운 맨체스터 시티의 선언.
그것은 공격수가 될 김다온과 함께 시작될 것이다.
“그는 단단히 버텨 줄 걸세.”
“……Really?”
“그렇고말고.”
길고 길었던 재활의 끝.
모두의 상처가 나은 것은 아니었으나,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출발은 지금 이 순간부터다.
***
작가의 말 ? Re로 시작했던 재활 파트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The Youth World Cup 결승전 두 경기는 중요한 장면만 회상 형식으로 풀어집니다.
다음 출발은 말씀드린 것처럼 재활파트 시작부분이었던 2019/20 채리티 실드 부터입니다.
금일은 이 한편으로 끝이며, 수요일 재충전을 하고 목금토부터 다시 시즌을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