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25)
992화 The Challenge
※ 2018/19 EPL Final Table
1. 맨체스터 시티 : 34승 1무 3패 승점 103점
2. 리버풀 : 31승 6무 1패 승점 99점
3. 토트넘 : 28승 2무 8패 승점 86점
4. 첼시 : 19승 7무 12패 승점 64점
** 챔피언스 리그
5. 아스널 : 18승 9무 11패 승점 63점
6. 맨유 : 17승 11무 19패 숭점 62점
7. 울버햄튼 : 15승 9무 14패 승점 54점
** 유로파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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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카디프 시티 : 7승 6무 25패 승점 27점
19. 풀럼 : 5승 5무 26패 승점 20점
20. 허더즈필드 : 3승 5무 30패 승점 1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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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9 UCL Final Result
우승팀 : 리버풀(잉글랜드)
준우승팀 : 토트넘(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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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9 UEL Final Result
우승팀 : 첼시(잉글랜드)
준우승팀 : 아스널(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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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결산 뉴스 No. 1 : 레바뮌의 몰락. 역대 최초 UCL과 UEL 결승전 진출팀 모두가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구성되었던 시즌. – Goal.com(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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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라리가 :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분전이 필요한 이유 ? 엘 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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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결신 뉴스 No. 2 : 전술의 핵심으로 떠오른 풀백 포지션. – Goal.com(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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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백은 어떻게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 되었는가? – 더 텔레그래프]? 풀백은 가장 하찮은 포지션이었다. 실제로 과거 뛰었던 축구 선수들이 그렇게 말했다.
이탈리아 대표로 59경기에서 16골을 넣은 잔루카 비알리(Gianluca Vialli)는 풀백을 두고, [“윙으로 뛸 만큼 기술이 없는 선수. 센터백이 될 만큼 강인하지 못한 선수가 뛰는 포지션.”]이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제이미 캐러거는 그 유명한, [“아무도 개리 네빌처럼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현대 축구를 보고 있으면, 본인들의 발언을 철회하고 싶어질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풀백이었다. 그와 함께, 풀백 역시 축구의 핵심으로 도약했다. 지난여름 EPL은 풀백 영입에만 총 2억 1천만 유로를 쏟아부었고, 유럽 다수의 클럽이 우수한 풀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우수한 풀백을 보유한 클럽은 전부 성공을 거뒀다. 리버풀은 김다온이 없는 사이 유럽 최고의 젊은 풀백으로 도약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앤드류 로버트슨의 활약을 바탕으로 꿈에 그리던 빅이어를 품에 안았다.
첼시 또한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에메르송 팔미에리/마르코스 알론소/다비데 차파코스타라는 네 명의 탄탄한 풀백을 바탕으로 유로파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이들이 작년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일로 풀백의 가치가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최고의 선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새롭게 왕좌를 차지하려는 젊은 선수들의 노력으로 오히려 경쟁은 예전보다 더 치열해졌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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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결산 뉴스 No. 3 : 2019 발롱도르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 Goal.com(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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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판데이크에게 발롱도르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위르겐 클롭 ? BBC]? 위르겐 클롭, “다소 이르다는 것은 알지만, 2019 발롱도르는 버질의 것이 되어야 한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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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결산 뉴스 No. 4 : 김다온은 과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 Goal.com(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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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피어의 영입에도 불구, 기존 자원을 정리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펩 과르디올라. 전문가들은 이를 김다온이 시즌 초반에도 결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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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시즌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인 김다온. 그는 맨체스터에 남아 개인 훈련을 따로 이어 나간다. – 맨체스터 이브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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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커지는 의문. 김다온은 과연 복귀할 수 있을까? 일부 전문의는 몇몇 자료를 통해 그의 부자연스러운 동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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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렉산드르 진첸코의 리버풀 이적 루머를 부정하는 펩 과르디올라. 펩 과르디올라, “진첸코는 판매하지 않는다. 그는 내년에도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뛸 것.” – 데일리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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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관계자가 김다온의 복귀가 오는 12월이나 되어서야 이뤄질 거라고 예측 중이다. – 데일리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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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커지는 우려, 김다온의 정확한 몸 상태를 함구 중인 맨체스터 시티로 인해 의구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OSEM(한국)]***
2019년 8월 4일. 런던 HA9 0WS, 잉글랜드. 사우스 웨이, 웸블리 스타디움.
.후반 35분
맨체스터 시티 1 : 1 리버풀
“Preguntame Luego, Pep.”
“…….”
질끈 입술을 깨문 펩을 보며 난 미소 짓는다.
러곤 바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지금 내 귓가엔 온통.
{“KING!! KING!! KING!! KING!!”}
{“KING!! KING!! KING”}
이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모른다.
비록 에티하드는 아니지만, 난 오늘 피치에 선다.
걸어가는 길 내내, 맞은편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을 즐겼다.
“교체예요.”
“……응? 아, 그, 그래요.”
“7번이 빠집니다.”
“네. 7번… 응? 지금 뭐라고 했죠?”
“스털링. 라힘 스털링이 빠질 거예요.”
“…….”
살짝 당황한 대기심은 본분을 잠깐 잊어버린 것 같다. 내가 들어간다고 했으니, 당연히 카일이나 올렉스 중에 한 명이 빠질 줄을 알았나 보다.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 낸 카일의 오늘 퍼포먼스를 생각해 본다면, 올렉스가 빠지는 게 얼핏 보면 옳았다.
올렉스의 등번호인 숫자 11을 세팅하려던 대기심의 손이 황급히 지움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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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 BT Sports 코멘테이터
“Historic Moment is Here.”
(존 하트슨)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1년이 훌쩍 넘는 시간입니다. 근래 세계 최고의 선수가 이토록 오래 자리를 비운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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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의 선수 교체입니다. 7번 라힘 스털링이 빠져나오고…….”】
이어지던 환호성이 살짝 요동친 건, 올렉스가 아닌 라힘이 교체 상대임이 알려졌을 때였다. 사람들은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지만, 난 미묘한 어긋남을 느낄 수 있었다.
엇박자를 타기 시작한 박수 소리와 그 사이로 들려오는 웅성거림을 통해서 말이다.
“다들 진짜 깜짝 놀라고 있어.”
“하하. 그렇겠지.”
“놀랄 게 더 남았다고 말해 주고 와.”
“응.”
유니폼 상의를 걷어 올리면서 다가온 라힘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후, 발을 앞으로 옮겨 웸블리 스타디움의 잔디를 밟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전율이 느껴져 왔다.
‘이거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피치 위는 언제나 뜨겁다.
그 열기는 겨울의 한파(寒波)마저 녹인다.
바로 몸이 후끈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조금 전까지 스털링이 섰던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잦아든 함성은 이제, 완전한 의문으로 바뀌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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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하트슨)
“놀랍습니다. 지금 저긴…….”
(대런 플레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고 계신 바로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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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랐던 나의 몸은 빠르게 현장의 분위기를 빨아들인다. 하지만 바짝 말랐던 대지에 비가 내렸을 때처럼, 아무리 퍼부어도 갈증 해소에는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눈으로 보는 모든 것들.
귀로 듣는 모든 것들.
심지어 숨을 쉴 때마다 맡을 수 있는 냄새들조차, 나는 원하고 더 많이 원하고 또 그보다 더 많이 원했다.
그리고 잠시 뒤.
“…….”
“?”
난 후방에서 빌드업이 이뤄지는 동안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서며, 치열한 미드필드 다툼의 +1이 되었다.
오늘 팀의 6번(DM) 자리는 저 녀석.
“로드리!!”
지난 7월, 7천만 유로(약 934억 원)에 아틀레티코를 떠나 시티로 합류한 로드리고 에르난데스 카스칸테(Rodrigo Hernandez Cascante)의 몫이다.
팡-
로드리의 패스가 내 발밑을 향해 굴러오고, 난 그것을 오른발 바깥쪽을 살짝 가져다 댔다.
지금 내 뒤엔, 나비 케이타가 있다.
툭-
“??”
“…….”
조금 우스운 말이긴 하지만, 지난 1년은 어쩌면 나의 안식년(安息年)이었을 수도 있다.
쉼 없이 달려왔던 나를 되돌아보고, 몸에 쌓인 마일리지를 해소하며 이미 알고 있던 축구와 얼핏 알 것도 같았지만 애매모호했던 것들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축구의 모습을 능숙하게 설명하는 나의 모습을 보았을 땐, 응용문제를 술술 풀어낼 만큼 나의 기초가 탄탄하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
축구공이 역회전을 주는 원터치를 가져가며 나비 케이타를 따돌린 순간, 내 입꼬리는 위로 올라가 버렸다.
회전이 걸린 축구공은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리버풀의 중앙 지역은 약간 비어 있었고, 속도를 붙여 달려 나가던 중 옆쪽에서 묵직한 충격이 전해져 왔다.
쿵-!
“?!”
그래서 난 왼쪽으로 밀려나며 피치를 뒹굴었고, 잠시 뒤 자세를 가다듬은 후 고개를 들어 올렸다.
금방 날 밀어 넘어뜨린 건 파비뉴다.
리버풀의 6번.
‘역시나인가?’
지금은 잠깐 풀백에서 뛸 때의 습관이 나와 버렸다. 약간의 공간을 확인하면 그대로 속도를 붙여 달려 나가는 것인데, 이 위치에서는 완급(緩急)조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걸 생각했다면, 패스를 돌렸어야 한다.
‘다음엔 그렇게 해야겠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고 일어선 내가 벤치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연습 경기 때도 그랬지만, 펩은 내가 밀리거나 해서 넘어질 때면 예민하게 반응하곤 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도 대기심에게 항의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그를 진정시켜 줘야 했다.
내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플랜차르트가 펩에게 걸어가 그를 다시 벤치로 데려온다.
이후 프리킥을 통해서 진행된 공격에서 잠시 실수가 나왔지만, 난 바로 전방 압박을 시도해 다시 볼을 되찾아왔다.
그러자 이번에도 파비뉴가 다시 나를 밀쳤고, 또 한 번 나는 비슷한 곳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2분도 안 됐는데, 벌써 두 번째다.
‘역시 그러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빨리 땅바닥과 친해지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에는 넘어뜨리는 쪽이었는데.
이젠 정반대가 되어 버렸다.
입에 들어간 흙을 침과 함께 뱉어 낸다.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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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파비뉴의 파울을 선언합니다. 지금은 전방에서의 수비가 매우 훌륭했다고 봐야 할 것 같군요. 시티가 다시 볼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다온의 위치는 풀백이 아닙니다. HE IS STRIKER. 라힘 스털링이 있던 최전방에 자리를 잡은 상태입니다.”
(존 하트슨)
“이것은 미리 계획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시티의 벤치엔 가브리에우 제주스나 세르히오 아궤로와 같은 선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궁금한 건, 일시적인지 아니면 정말로 포지션을 바꾼 건지 여부로군요.”
(대런 플레처)
“펩 과르디올라의 생각은 누구라도 알 수 없을 겁니다. 오직 그만이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킥. 이런 상황이 리버풀에 혼란을 안겨 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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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중 대부분, 나는 있는 힘껏 달리는 일을 두려워했다. 그 초반은 어두움으로 가득했고, 그 속에 빛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뜻하지 않았던 만남이 있고 난 다음이었다.
그리고 난 그 빛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괜찮아져서, 천천히 뛰었다.
절뚝이던 나를 이끌어 준 것은 축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사그라져 버렸던 불꽃.
진창이 되어 버린 땅.
불완전하게 분해된 유기물은 불꽃을 틔우기엔 너무 습했고, 난 그곳에서 허우적거리지조차 못하고 갈증과 굶주림 속에 서서히 메말라 가고 있었다.
그런 내가 불길을 다시 피워 올릴 수는 없다.
그런 나를 도와준 건 다름 아닌.
‘온다.’
후방에서 진행된 빌드업은 40여 초 이상 끊기지 않은 채 이어졌고, 귄도안을 거친 패스가 케빈에게 연결되었을 때 오른편의 자네가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뒤돌아선 상태라는 걸 생각하면, 엄밀히 말해 왼쪽에서 뛰기 시작한 것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케빈은 그런 자네를 리버풀 수비의 시선을 빼앗기 위한 더미(Dummy)로 활용했다. 그에 의해 리버풀 오른쪽 수비 위치가 강요받은 순간, 왼쪽 수비도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베르나르두는 틀림없이 좋은 위치로 움직일 거다.
그렇다면 볼이 향하는 곳은 오른쪽이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케빈이라면.
팡-!
‘역시.’
케빈이 길게 보낸 전환 패스가 베르나르두에게 향함과 동시에, 나 역시 몸을 돌리면서 리버풀의 수비 진영을 바라본다.
생각했던 대로 알렉산더-아놀드는 자네의 오프-더-볼을 견제하기 위해 깊숙한 곳까지 내려앉아 있었고, 반다이크도 살짝 위치를 조절했다.
이젠 패스가 오른쪽으로 향했으니 리버풀 수비수들의 프로세스는 리커버리(Recovery)로 이어질 것이다.
베르나르두에게 고정된 시선, 와중에도 반다이크는 나를 포함한 시티 선수들 전체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냉정한 판단.
저 남자는 성벽(城壁) 그 자체다.
하지만.
탁-!
피치 위에서 골문으로 향하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만약 하나뿐이고 그것을 반다이크와 같은 수비수가 홀로 막을 수 있다면, 득점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물론 내가 거기에 있다면 더 좋은 수비를 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수비수일 때 생각해야 재미있는 것이고, 지금은 누가 더 단단한지가 아니라 누가 더 강한지를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다.
혹은, 현명한지라든가.
난 후자 쪽이다.
“베르!”
로버트슨의 수비 앞에서 베르나르두가 순식간에 안쪽으로 볼을 틀어두며 따돌리는 데 성공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 상체를 살짝 흔드는 베르나르두의 페이크 동작에 넘어간 로버트슨이 먼저 반응해 버렸기 때문이다. 아차 싶었던 그는 바로 멈춰 서려 했지만, 그 멈춰서는 불필요한 동작 하나가 차이를 만들었다.
기껏해야 0.5초도 되지 않는 짧은 것이지만, 그것이 지연(遲延)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면 낭비(浪費)가 되어 버리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 차이로 달라진다.
베르나르두가 보낸 크로스가 피치 위를 낮게 스치면서 굴러오고, 굳이 반다이크를 경쟁상대로 삼지 않은 나는 조 고메즈의 앞으로 뛰어들어 먼저 볼에 발을 가져갔다.
툭-
“?!?!”
‘늦었어.’
뒤늦게 반응한 고메즈가 발을 길게 뻗어 보지만, 그의 다리는 나의 왼발 옆을 통과할 뿐이다.
방향이 굴절된 축구공은 알리송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해 버린다. 웸블리가 순식간에 끓어오르고, 난 미리 생각해 두었던 장소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탁- 탁- 탁- 탁-
양발이 교차할 때마다 시야는 크게 들썩거렸고, 목표했던 위치까지 거의 다다른 나는 왼발에 잔뜩 힘을 주어 대지를 박차고 힘껏 날아올랐다.
그러곤 옛날 선수들의 셀레브레이션처럼 허공에서 힘껏 주먹을 휘두르며, 담겨 있는 감정을 밖으로 표출했다.
“VA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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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Daooooooon-!! 들어갑니다!! Oh My Goodness!! 이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습니다!! 13개월의 공백!! 러시아 축구의 성지에서 끔찍한 부상을 당했던 사내가, 잉글랜드의 축구 성지에서 멋진 복귀를 알립니다!! 균형을 무너뜨리는 다온!! 그야말로, 왕의 귀환입니다!! 이런,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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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석) – SPORTV 캐스터
“김다오오오오오오오온-!!! 우와아아아-!!! 김다오오온!!! 득점입니다!! 골이에요!! 385일 만에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로 복귀한 김다온이!! 리버풀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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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하트슨)
“믿을 수 없습니다. 그는 진정한 영웅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인간 승리로군요. 누구도 복귀를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돌아와, 자신의 건재를 증명했습니다. 그것도, 풀백이 아닌 스트라이커로서 말입니다.”
(대런 플레처)
“무릎을 꿇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 그가 눈물을 터뜨립니다. 그리고 아마 많은 이들이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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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난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분명히 이곳에 있다.
그리고 느낄 수 있다.
아니, 오직 저들만이 보인다.
“다오니-!!!!”
“형—!!!!”
카르, 리언, 숀, 카이, 아마나, 크리스, 아미르, 로비, 에디, 트리스, 오케, 현준, 선우, 우진, 피터, 앨런, 칼, 파히드, 오세이, 살림.
저 20명의 아이 덕분에, 내가 이곳에 서 있을 수 있었다. 물론 그 곁에서 울고 있는 나의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영이의 배 속엔 지금, 우리의 아이가 있다.
엉엉 울거나 하며 있는 힘껏 소리를 내지르는 그들의 앞에서, 나 역시 눈시울을 붉히면서 유니폼을 들어 올린다.
그러곤 속에 입은 셔츠를 보여 줬다.
여기엔.
‘나는.’
I BEAT MYSELF.
오랫동안 신념으로 간직해 온 세 단어.
지난날 날 버티게 해 준 세 단어.
그리고 축구 선수로 성공하고 싶은 저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자 했던 세 단어가 선명히 적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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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
“만약 여러분이 지난 1년 동안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지 않았다면, 다온과 이들의 이야기를 모를 수는 없을 겁니다. 매우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그리고 다온이 다시, 축구가 무엇인지를 온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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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있을 수 있기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없는 고마운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시작은 틀림없이.
‘그래. 바로 그때부터였어.’
아마나와 눈을 마주친 나는, 내가 지어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환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난 저 아이들과 약속했다.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월드컵 결승전으로.
그리고 풀백으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1년 전에 쓰러진 내게로 돌아가 녀석을 일으켜 세워 다시 함께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휴식은 이제 충분하다.
이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겠어.’
쿵-
쿵-
피치를 힘껏 구른 내 왼발은 전혀 아프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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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19/20 FA 커뮤니티 실드)
맨체스터 시티 2 : 1 리버풀
[골] 라힘 스털링 : 전반 12분(다비드 실바)김다온 : 후반 43분(베르나르두 실바)
***
작가의 말 ? 오늘 글의 일부는 재활 파트의 첫 화에서 나온 내용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그때는 밝힐 수 없던 내용이 있어 감춘다는 느낌으로 적은 것이라 그렇습니다.
재활 파트 마지막에 언급된 것처럼, 모두의 상처는 치료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재활 파트는 김다온의 내면적 성장을 그리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상처를 입은 누군가가 그 상처를 똑바로 쳐다보고 온전히 돌볼 수 있는 과정을 담은 겁니다.
내용 대부분은 복선들이며, 그것들은 글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하나씩 회수되어서 나갈 겁니다.
다만 앞으로는 이적사가/재활과 같은 부분 없이 축구의 재미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겁니다.
이전화에서 언급드렸던 메시의 합류 여부를 논하기 위해 다음 화는 살짝 커뮤니티 실드 이전 내용으로 갑니다. 그리고 시티의 오프시즌을 살짝 보여드린 후, 다시 오늘 경기 다음 시점으로 돌아가 진행됩니다.
그럼.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