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33)
1000화 The Challenge (9)
.2019.08.24. 경기 결과(2019/20 EPL 3R)
본머스 1 : 4 맨체스터 시티
[골] 세르히오 아궤로 : 전반 15분(케빈 더브라위너), 후반 18분(다비드 실바)라힘 스털링 : 전반 43분(다비드 실바)
주앙 칸셀루 : 후반 39분(김다온)
김다온 ? 16분 출전(평점 7.4)
MoM ? 세르히오 아궤로(2골/평점 8.7)
***
(리오 퍼디난드) – BT Sports 스튜디오 펀디츠
“……마치 메시와도 같아요. 제 말은 그러니까, 과거 FC 바르셀로나가 그랬다는 겁니다. 메시가 쉴 때도 그들은 최고였지만, 팀이 어려울 때면 메시가 모든 것을 풀어 줬습니다. 오늘 경기는 다소 쉬웠죠. 과르디올라로서는 주요 선수들을 아끼고도 거둔 대승이 만족스러울 겁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다온이 있고 없고에 따른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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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데니스) – BBC 라디오 5 패널
“다온은 메시아입니다. 리버풀전 그리고 토트넘전. 저는 그 두 경기에서 다온이 아니었다면 시티가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다온은 지금 시티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다온이 뛰었을 때의 시티가 무엇이 다른지를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죠. 이제 고작 네 경기를 치렀을 뿐입니다만, 다온이지 않습니까? 이전에 그는 풀백이었지만, 지금은 공격수입니다. 아니. 실제로 뛰는 모습을 보면 공격수도 아닌 것 같아요. 새로운 종(種)입니다. 미지의 생물 말이에요. 그래서 연구에 한창입니다만, 당분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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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 더블린) – BBC 풋볼 포커스 펀디츠
“과르디올라가 또 하나의 혁신을 이뤄 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다온을 공격수로 투입하는 것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릅니다만,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감독의 손을 들어 줘야겠죠. 중요한 건, 이게 먹히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시티를 상대한 모든 팀은 전방에서 뛰는 다온을 어떠한 식으로 막아야 할지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의 포지셔닝. 그리고 풀어 나가는 방식. 우리는 리버풀전 이후 다온을 스트라이커라고 했습니다만,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스트라이커가 아닙니다. 오히려 프란체스코 토티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
2019년 8월 28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퍼스트 팀 피치.
퍽-!
…
퍽-!
…
퍽-!
오랜 기간을 쉬며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것은 프리킥 상황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흘 전 본머스와의 경기에서도 난 근거리에서의 프리킥을 처리했지만, 볼은 내가 원하는 위치로 날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난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경고지만.
팍-!
“Fuck!!”
급기야 볼의 아래쪽을 빗맞게 걷어차 버린 순간, 난 입 밖으로 삐져나오는 욕설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준이 형이 가까이 다가왔다.
“다온아, 이젠 방법을 바꾸자.”
“……후우~ 그래야 할까 봐요.”
모두가 무회전을 추구하는 와중에도, 난 계속해서 나만의 것을 고수해 왔다. 회전의 많고 적음에는 개의치 않고, 바라는 위치로 가장 강하게 차 넣는 일에 집중했다.
하지만 디딤발이 예전처럼 강인하게 버텨 주지 못하면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미묘한 차이는 전이었다면 득점이 돼야 했을 기회를 날려 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말 이러고 싶진 않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그냥 앞으론 무회전으로 가자.”
“자존심 상해요.”
“알아. 근데 결과가 좋아야지.”
“옆에서 봐줄 거죠?”
“당연하지. 기본적인 건 알지?”
“그럼요.”
강한 킥이 아닌, 힘을 조절한 무회전.
이게 나의 타협안이다.
“…….”
퍽-
“에이, 씨.”
“잠깐, 잠깐.”
접근 방식을 바꾸고 첫 번째 킥을 시도하자마자, 준이 형이 훈련을 멈추며 다가와 조언을 건네어 왔다.
발을 가져다 대야 하는 위치와 볼과 디딤발 사이의 거리. 임팩트 순간 발의 각도와 임팩트 이후 발끝이 가야 하는 곳. 그리고 이후 팔로잉에 이르기까지, 간단하면서도 핵심만을 짚어 준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그것을 참고하여 다시 킥을 시작했고, 얼추 열 개 남짓을 처리했을 땐 감을 잡아 갈 수 있었다.
퍽-
“그렇지-! 훨씬 좋잖아!”
“원래는 가운데로 차려고 했어요.”
“……뭐 어때, 일단 무회전이라는 게 중요하지.”
“아직 멀었어요. 다시 열 개 더.”
“좋아. 계속해 보자.”
“네.”
퍽-
기존의 방식이 아닌 타협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건 서글픈 일이지만, 풀백이 아닌 전방에서 뛰기로 결심한 순간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존심 타령을 한다는 건, 내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그건 그것대로.
‘짜증 나.’
퍽-
그래서 이렇게, 볼을 차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퍽-
“아아아악-!!”
정말 풀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이것도 곧 나아질 거다.
***
【같은 시각】
@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추첨을 하루 앞두고, 칼둔 알 무바라크가 펩 과르디올라를 방문했다.
“개인 훈련인가?”
“그렇습니다.”
“어지간히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군.”
“…….”
본머스전 프리킥을 실패한 후, 스스로에 분노하던 김다온은 제법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본인에게 그토록 실망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여 준 적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매일같이 클럽하우스에 남아 한 시간씩 프리킥을 차는 김다온은 시티의 사람들에겐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분위기가 달라졌어.”
“고작 8월입니다.”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말이야. 바로 이게 우리가 알던 시티의 모습 아니던가? 모두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생겼어. 무패를 기록했던 바로 그때처럼 말일세. 단 한 사람.”
“?”
“자네를 빼고 말이야, 펩.”
“그런 말을 하러 오신 겁니까?”
“하하. 좋은 핑곗거리였지. UCL은.”
김다온의 프리킥 훈련보다 시티 사람들에게 더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는 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잊어버린 펩 과르디올라였다.
부부싸움을 한 게 틀림없다는 것을 시작으로 바람을 피웠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이르기까지, 백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간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이 소식은 칼둔의 귀에도 들어갔고, 그는 이쯤에서 한번 클럽의 감독과 대화를 나눠 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때마침 챔피언스리그 관련으로 전달할 사항도 있었던 지라, 칼둔은 일정이 끝나기를 기다려 감독실을 찾았다.
“무엇이 문제지?”
“…….”
“사람들의 추측과는 다르게 가족 문제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네. 자넨 크리스티나와 자네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남자가 아니니까. 그래서 더 궁금하더군. 왜 집에 돌아가지 않나?”
“어제는 집에서 잤습니다.”
“그 말이 아니라는 걸 알지 않나.”
자리에서 일어선 칼둔이 소파가 놓여 있는 쪽으로 손을 뻗어, 잘 개어진 모포가 있는 곳을 가리킨다.
“자네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직원용 욕실과 화장실을 아침마다 쓴다는 건 벌써 유명한 일이 됐네. 오죽하면 백룸에서 Pep Time을 만들었겠나.”
“Pep Time?”
“그래. 자네가 매일 욕실을 이용하는 시간이라더군.”
“…….”
칼둔 알 무바라크는 클럽의 회장으로서, 팀이 최고의 모습을 유지토록 만드는 일에 책임이 있다.
현재까지 4전 전승을 기록 중인 시티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과르디올라는 팀에 언제고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감독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 상황 판단에도 영향을 준다.
경쟁이 본격화되기도 전인 8월에 벌써 이러면, 4개 대회가 모두 한꺼번에 치러질 1월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펩. 자넨 집으로 돌아가야 하네.”
집(Home)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칼둔의 말이 재미있게 들린 과르디올라다.
“그가 제게 이런 말을 했죠.”
“그?”
“다온 말입니다.”
“??”
The World Youth Cup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던 날, 펩 과르디올라는 처음으로 감독 김다온의 축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똑바로 지켜봤다.
복잡미묘한 감정에 젖어있던 과르디올라의 앞으로 김다온은 다가왔고, 이후 이런 한마디를 전했다.
[“I`ll go home, Pep. I will go home.”]당시 김다온이 말한 집이란 동료들의 곁을 말하는 것이자, 축구 그 자체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는 정작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군요.”
“……아이러니군.”
“네. 그렇습니다.”
이따금, 칼둔은 자신이 축구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원망했던 적이 있다. 경영자로서는 흠잡을 곳이 전혀 없는 그이지만, 현장에 관해서는 여전히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페란 소리아노/치키 베히리스타인과 같은 조력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클럽을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분업(分業)은 당연했지만, 가끔 칼둔은 자신이 누군가를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바로 그렇다.
펩 과르디올라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가 축구인과 축구인으로서 나눈 대화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 칼둔은 이것을 자신이 개입할 영역이 아니라고 느꼈다.
“차라도 한 잔 주겠나?”
“커피 말입니까?”
“그것도 나쁘진 않지. 잠깐 앉았다가 가겠네.”
“그러시죠.”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과르디올라를 설득하는 일을 중단한 칼둔. 하지만 그는 펩에게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면서도, 마지막 자존심을 쥐어 짜낸 한마디를 보탰다.
“그래도 역시 집으로는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네.”
“……더 노력해 보죠.”
“그래.”
호로록-
맑은 날씨의 수요일 오후, 에티하드 캠퍼스는 한가해 보이지만 나름의 불만족을 지닌 두 남자로 인해 바삐 돌아가는 중이었다.
***
※ 2019/20 UCL 맨체스터 시티 대진
Group C 편성
맨체스터 시티
샤흐타르 도네츠크
디나모 자그레브
아탈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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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 UCL 그룹스테이지 결산 ? Goal.com(글로벌)]? 죽음의 조 : Group D
-> 유벤투스/아틀레티코/레버쿠젠/로코모티브 모스크바
? 혼전의 조 : Group G
-> RB 라이프치히/SL 벤피카/리옹/제니트
? 수월한 조 : Group C
-> 맨체스터 시티/샤흐타르/디나모 자그레브/아탈란타
***
※ 2019년 9월 대한민국 A매치 대표팀 명단
GK ? 김승규(울산), 조현우(대구), 구성윤(삿포로)
DF ? 김다온, 김민재(맨체스터 시티), 이용, 김진수, 권경원(전북), 김영권(베식타슈), 김태환(울산), 정운(샤흐타르)
MF ?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 사드), 황인범(밴쿠버), 백승호(다름슈타트), 이재성(볼프스부르크),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강인(발렌시아), 나상호(도쿄), 이동경(울산)
FW ?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황의조(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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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집이 자신의 마지막 대표팀이라고 밝힌 기성용. “이젠 태극 마크를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싶다.” – OSEM(한국)]***
2019년 8월 30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미디어 존.
어제 대한축구협회 건물에서 9월 A매치 명단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시간이 지난 지금, 엉뚱하게도 들썩이고 있는 건 한국이 아닌 잉글랜드다.
브라이튼과 가질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경기의 사전 인터뷰 자리였지만, 첫 질문부터 대표팀 이야기였다.
“수비수로 뽑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네. 미리 이야기가 되었던 부분입니다.”
질문에 답하기 무섭게, 기자회견실이 술렁인다.
그래서 난 고개를 돌려 치키를 바라봤다.
“그럼, 다음 질문을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나는 대표팀에서 풀백으로 뛰게 된 사연과 이유를 답해야만 했다.
사람들이 만족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형식적인 것 외엔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질문은 없습니까?”
“…….”
“그럼 여기에서…….”
“진짜요??”
“??”
치키가 인터뷰를 끝내려고 했지만, 난 조금 어이가 없어 한마디를 보탤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을 하는 10분 동안, 내일 있을 브라이튼과의 경기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이래서야, 여기가 한국인지 잉글랜드인지 모를 지경이다.
브라이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추가로 남겨 달라는 말과 함께, 난 기자회견실을 빠져나왔다.
“어이가 없네요.”
“하하. 정말 그래.”
“제가 풀백으로 뛰기로 한 건, 결국 팀의 사정 때문인데 말이에요. 그리고 시티에서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지 않나.”
“……네. 그 말이 맞아요.”
생각보다도 더 쉽게 풀백을 포기할 수 있었던 건, 대표팀에서는 계속 수비로 뛰게 될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도 있다.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돌입한 한국이지만, 여전히 수비 쪽에서는 이렇다 할 자원이 나오고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공격 쪽도 괜찮은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공격이 수비보다는 사정이 나았고, 대표팀의 전력을 극대화하려면 내가 풀백에서 뛰어 줘야 했다.
‘하여간에, 계산적이라니까.’
대표팀에서 풀백으로 뛸 수 있단 확신이 없었다면, 과연 펩에게 공격수로 뛰겠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싶다.
처음부터 펩은 그럴 생각인 것 같았지만, 난 아직 그가 보고 있는 수준까지는 볼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건, 전보다는 더 그와 가까워졌다는 거다.
한데 요즘, 펩은 이런 나와 멀어지려고 하는 것 같다. 사이가 나쁘다는 건 아닌데, 여전히 예전 같지는 않다.
아직도 내가 불안한 걸까?
‘뭐, 그런 프리킥을 보면 그럴 만도.’
오늘도, 따로 남아 훈련을 시작해 볼까 싶다.
***
【같은 시각】 08970 바르셀로나, 스페인. 산트 조안 데스피, 아빙구다 온제 데 세템브레, s/n, 시우타트 에스포르티바 조안 감페르.
메시의 입을 빌려 빅이어를 캄노우로 가져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힌 바르셀로나지만, 시즌 초반의 분위기는 그런 야심과는 거리가 멀다.
프리시즌의 부상으로 8월 말까지 출전이 어려운 리오넬 메시. 클럽의 에이스 없이 치른 리그 개막전에서,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틱 클루브 빌바오에 0:1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문제는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지난 시즌 문제점으로 지적받아 온 부분은 그대로 팀에 남은 데 반해, 개선된 부분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홈 개막전인 레알 베티스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5:2로 승리하며 반등을 거두긴 했지만, 선제골을 허용한 후 30분 동안 끌려다녔다는 점은 팀의 현실을 설명해 주었다.
세 골 차의 승리도 사실상 선수 개개인의 능력으로 이뤄 낸 결과였고, 전술적으론 뻔한 것들뿐이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너무 예민한 것 아니야?”
“예민? 내가?”
“그래, 리오. 겨우 두 경기잖아.”
“겨우 두 경기…….”
“개막전에서 패배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앞으론 이기는 날이 더 많을 거야. 넌 재활에만 신경 쓰라고.”
“…….”
리오넬 메시가 기억하는 과거의 FC 바르셀로나는 전사(戰士)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한 번의 패배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강인한 남자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현재, FC 바르셀로나의 미래가 되어 주어야 할 앙투안 그리즈만은 태평한 모습이다.
한 번의 패배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이 이기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이 이기면 된다고?’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모든 위대한 축구 클럽엔 공통적인 DNA가 존재한다.
우승으로 향하는 본능과도 같은 것으로, 이를 보유한 클럽은 선수를 영입할 때도 특별한 원칙을 가진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경쟁심을 중요하게 여긴다.
리오넬 메시의 시대 때 FC 바르셀로나의 일원으로 참가한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제라르 피케/다니 아우베스/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막스웰/다비드 비야/하비에스 마스체라노 등.
비록 일부는 클럽의 적응 문제 및 불화 등의 이유로 클럽을 떠나긴 했지만, 최소 훈련장과 라커룸 안에서는 승리에 집착하는 DNA가 있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바르토메우 이후 클럽에 영입된 선수 중 절반 이상은 그러한 DNA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승리하기 위해 FC 바르셀로나로 온 게 아닌, 클럽이 쌓아 놓은 화려한 명성에 이끌려 온 불나방들이었다. 그런 이들은 클럽에 기생할 뿐, 도움이 되진 않는다.
재활에 충실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뿐인데, 리오넬 메시는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지는 걸 느낀다.
전이라면 기꺼이 모든 것을 감내했겠지만, 어느새 32살이 되어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전설(傳說)은 자신의 마지막 불꽃이 허무하게 쓰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를 누구보다 많이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메시지만, 그 이전에 그는 축구 선수였다.
끊임없는 승리와.
연속된 성공을 바라는.
그러나 현재 메시가 평생을 헌신해 온 클럽은 그러한 모습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며 나날이 실망을 더해 주고 있다.
‘다들 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
8월 초 메시가 팬과 동료들의 앞에서 빅이어를 가져오겠다고 말한 건, 클럽 수뇌부들의 요구도 요구였지만 그 나름대로 희망을 걸어보고 싶었던 탓도 있었다.
빅이어를 캄노우로 가져오는 일이 예전만큼 쉽지도 않거니와 현재 FC 바르셀로나가 도전자(Challenger)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현재 챔피언은 리버풀 FC다.
그리고.
‘우린 4년 동안 챔피언이었던 적이 없어.’
마지막 발롱도르기도 한 2015년을 끝으로 빅이어가 없는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그 중심인 리오넬 메시는 자신이 계속 클럽에 남기 위한 이유를 찾을 수 있기를 원했다.
만약 그게 불가능하다면,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다.
그리고.
“…….”
훈련장 저 높은 곳에서 날고 있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메시는 맨체스터에 있을 자신의 벗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