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37)
1004화 Beginning (3)
.2019.09.10. 경기 결과
투르크메니스탄 0 : 4 대한민국
[골] 손흥민 : 전반 17분(황의조), 전반 44분(김진수)정우영 : 후반 19분(F.K)
황희찬 : 후반 24분(김다온)
김다온 ? 79분 출전(1어시스트)
***
2019년 9월 12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시즌 첫 번째 A매치 주간이 끝나고 난 뒤, 클럽으로 돌아온 나는 지금 약간의 불화를 겪고 있다.
“이해할 수 없어.”
“펩은 그저 널 보호하려는 거야.”
“그건 알아. 하지만 지금 난 보호가 필요치 않아.”
“Vamos, Amigo.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이건 진짜 말도 안 돼.”
어제 클럽하우스에 도착했을 때, 감독실을 찾아 달라는 쪽지가 내 라커에 붙어 있었다. 그래서 난 옷을 갈아입고 바로 펩을 찾았고, 다음 경기 명단 제외를 통보받았다.
이유는 관리 차원이다.
펩은 비행과 경기로 지쳐 있을 내 몸 상태를 걱정했고, 피로 누적이 부상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계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작해야 9월이고, 열흘의 A매치 주간 동안 뛴 시간이라고 해 봐야 130분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에서 정신적으로 환기됐다.
난 충분히 뛸 수 있고.
또 뛰고 싶다.
“이야기는 해 봤고?”
“당연하지.”
“그런데도?”
“이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더라.”
“그럼 어쩔 수 없네.”
물론 다음 경기가 승격팀인 노리치이긴 했다.
리그 19위이고, 쉽게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지난 브라이튼 경기에서도 결장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출전한 시간을 모두 더하더라도 87분밖에 되지 않는다.
답답함이 머리끝까지 차오르고 있다.
똑똑똑-
일정이 모두 끝난 후, 난 펩의 사무실을 찾아 문을 두드렸다. 그러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잠깐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다 몸을 돌렸다.
이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럴 거다.
복귀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이후, 서로를 신뢰하는 것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나를 의심했고, 난 그게 틀렸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펩이 내게 기회를 줘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절대 그럴 수 없다.
탁-
“후우~”
부상으로 축구를 할 수 없었을 때보다, 충분히 뛸 수 있는데도 출전할 수 없는 지금이 더더욱 힘들다. 누구보다 날 믿어 주던 이의 신뢰가 지금은 없다는 현실도 나를 괴롭게 만든다.
이런 상황이 이토록 괴로울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
무기력함을 느낀 채로, 난 기어를 당겨 퇴근길에 오른다. 오는 14일, 난 팀과 함께하지 않는다.
***
2019년 9월 14일. 맨체스터 M90 1QX, 잉글랜드. 맨체스터 국제공항.
오늘 노리치로 원정을 떠나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단이 전용기 탑승을 완료했다. 기상악화로 인한 돌풍으로 연착이 이뤄지면서, 30분 정도 전용기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과르디올라는 그 시간을 코치들과의 미팅으로 사용했고, 지금은 정리를 하는 중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더군.”
“……뭐가 말이지?”
테이블 위 전술지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펩 과르디올라가 무신경한 말투로 플랜차르트의 말에 대답했다.
그에 플랜차르트가 주변을 바라봤다.
자리를 비켜 달라는 뜻이다.
고개를 끄덕인 이들이 서둘러 정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고, 안경을 벗어 테 부분을 입으로 가져간 플랜차르트가 과르디올라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왜 그를 제외했나?”
“……마일리지 때문이야.”
“그보다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한 선수들도 있어.”
“하지만 그들은 다친 적이 없지.”
“펩.”
“…….”
플랜차르트는 조금 전 과르디올라의 발언이 실언(失言)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A매치 주간 김다온보다 많은 거리를 이동한 선수 중, 부상을 겪지 않은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긴 해도, 모두 크고 작은 흉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발언은 마치, 김다온만이 다쳐 본 사람이라는 것처럼 들렸다.
물론 과르디올라의 이야기는 선수들에게 들리지 않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이상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현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건, 선수단의 균열을 초래한다.
편애(偏愛)는 질투(嫉妬)의 부인이다.
“그가 자네에게 시위했던 적이 있었던가?”
“없었지. 이번 전까진.”
“그래. 내 기억도 그래.”
“……몇 번이나 반복되는군.”
“그렇지.”
“후우~~”
두 손으로 얼굴을 매만지는 과르디올라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주변에서 김다온을 믿어야 한다고 말할 때마다 그러겠다고 다짐하지만, 며칠 지나면 같은 상황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번에도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이 뛰길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일리지를 핑계로 그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매일 같이 사무실을 찾아와 노크를 하곤 자신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 돌아가는 행동의 의미를 잘 알면서도, 그것을 애써 외면해 왔다.
“우린 그가 돌아오길 원했지.”
“그래.”
“그리고 그는 돌아왔어. 그리고 보여 줬지.”
“그것도 맞는 말이야.”
“그럼 뭐가 문제인가?”
“…….”
플랜차르트는 과르디올라를 더 몰아붙일 생각은 없었다. 이미 충분히 이야기한 데다, 계속 반복해 왔던 주제라 본인이 잘 이해했을 거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시합을 앞둔 감독을 흔들긴 싫었다.
그러나.
‘후우- 불길하군.’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는 괜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모두가 시티의 승리를 예상하지만.
‘작년에도 그런 경기를 몇 번 패했지.’
이변의 희생양이 된다는 것.
지난 시즌 시티는 몇 번이고 이를 경험했다.
플랜차르트의 불안감과 함께한 채, 시티의 선수단을 태운 전용기는 지금 잉글랜드의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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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19/20 EPL 5R)
노리치 시티 3 : 2 맨체스터 시티
[골] 세르히오 아궤로 : 전반 45분(베르나르두 실바)로드리 : 후반 43분(가브리에우 제주스)
김다온 ? 미출전(명단 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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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패배!! 3:2, 맨체스터 시티 노리치에 무너지다! – 데일리 미러]***
2019년 9월 15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충격적인 패배 뒤, 맨체스터로 돌아온 과르디올라는 다가올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티는 18일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로 떠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첫 번째 그룹 스테이지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 말은 곧, 로테이션이 필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프리미어리그 단 한 개의 대회만을 소화했지만, 이제부터는 일정이 점점 더 빡빡해질 것이다.
‘아니야.’
찌-익.
전술 노트 종이를 찢어 버린 과르디올라가 그것을 구겨 버린 후 아무렇게나 집어 던진다. 말끔했던 감독실의 바닥은 과르디올라가 버린 종이들이 차지한 지 오래다.
지난 패배를 잊고 넘어가고픈 과르디올라지만, 이번 노리치 경기 패배는 너무나도 뼈아팠다.
단 다섯 경기 만에 리그에서 패배했고, 8년 만에 승격팀에 패배하는 굴욕을 겪었다.
전술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선택한 선수들은 피치 위에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오죽하면 중계진이 선수 기용에 의문을 나타냈겠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김다온을 원정 명단에 포함하지 않은 것에도 질문을 던져 왔다.
이번 시즌 김다온은 시티가 답답한 상황에서 혈로를 뚫어 주는 존재였고, 만약 그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단 평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타블로이드/TV/라디오/인터넷 등. 프리미어리그를 다루는 모든 미디어와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이번 패배를 과르디올라의 용병술 실패로 정의 내린 것이다.
‘이것도 아니야.’
찌-익.
또 다른 전술지 하나가 구겨져 바닥을 뒹굴고, 오늘도 집에 돌아갈 생각이 없는 과르디올라는 식음마저 전폐한 채로 자신만의 세계에 완전히 몰입했다.
새파랬던 하늘이 주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그것이 보랏빛 이전 붉음을 뽐낼 무렵에야 과르디올라는 갈증을 느꼈다.
마침내 펜을 멈춘 과르디올라가 물병을 집어 들어 보지만, 빈 병임을 깨닫곤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물과 음료수를 담아 둔 냉장고까지 걸어가기 위해서였는데, 몸을 일으키자마자 그는 자리에서 굳어 버리고 말았다.
“…….”
“…….”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김다온이 자신을 보며 서 있었다.
순간적으로 시선을 회피하고 싶은 기분이 든 과르디올라였지만, 그는 있는 힘을 쥐어짜 내어 눈을 피하지 않고 말을 꺼내는 것에 성공했다.
“……대체 언제부터.”
“10분쯤 됐어요.”
“……그렇군.”
“잘 풀리지 않나 봐요? 10분 동안 종이를 13장이나 찢어 버리시던걸요. 도와드릴까요?”
“……돕는다고?”
“네. 만약 당신이 허락한다면요.”
“…….”
사실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이 자신을 비웃기 위해 이곳으로 온 줄 알았다.
본인을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이 패배로 이어졌음을 강조하며, 다음 경기에서 투입해 달라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김다온은 자신을 돕겠다고 말해 오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에 과르디올라가 주춤했고, 김다온은 대답을 듣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화이트보드의 앞에 섰다. 그러곤 그대로 마커를 집어 들었다.
삑-
삑-
삑-
비어 있던 새하얀 배경에 검은색 글씨가 채워진다.
“No… More… Lose?”
“Yup. No More Lose.”
“…….”
이번 경기 패배로,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2위로 내려앉았다.
리버풀에 승점 3점 뒤진 2위이며, 3위를 기록 중엔 첼시와는 승점 단 1점이 앞서 있다.
물론 아직 리그는 33경기나 남았지만, 중요한 건 이번에 잃어버린 승점이 승격팀인 노리치를 상대로 나왔다는 거다. 그리고 그건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되는 승점이었다.
이번 시즌 시티의 전반기 일정은 초반이 수월하고 후반이 빡빡했고, 시즌 11번째 경기까지 30~33점의 승점을 확보해 두어야 우승 경쟁이 가능했다.
한데 불과 다섯 경기 만에, 그들이 거둘 수 있는 최대치가 마지노선까지 와 버렸다.
“제가 있었다고 해도 패했을 수 있어요.”
“…….”
“저는 신이 아니니까요. 이건 당신이 가장 많이 하던 이야기 아닌가요? 하하. 재미있네요. 제가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위기의 순간 선수들이 자신을 구원자로 바라볼 때마다, 과르디올라는 늘 자신은 신이 아님을 강조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선수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감독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결국 경기를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그들이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어야, 자신을 구원자로 바라보지 않아야 제대로 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전 메시아가 아니에요, 펩.”
지난 시즌 시티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과르디올라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김다온의 얼굴을 떠올렸다.
실제로 김다온이 느닷없이 경기장에 모습을 비췄을 때라든가, 선수단 앞에 등장했을 때, 그리고 리그 1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경기가 있었던 날 드레싱 룸에 나타났을 때 모두 그것은 효과를 봤다.
그래서 어느새, 과르디올라를 포함한 시티의 사람들은 김다온을 구원자쯤으로 여기게 되었다.
과거,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리오넬 메시를 바라보던 시각과 정확히 같은 것이다.
“전 똑같은 시티의 선수 중에 하나죠. 제가 짊어진 이 클럽의 무게는 정확히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몫과 똑같아요. 하지만 멋대로 사람들이 제 어깨 위에 더 많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죠. 정작 그것을 얹은 건 본인들이라는 것도 모르고 말이에요.”
“…….”
“하지만 그거 아세요? 전 괜찮아요.”
“괜찮… 다고?”
“네. 전 그게 좋거든요. 아시겠지만, 전 책임감을 얹어 주면 줄수록 더 잘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사실, 지금의 상황은 조금 기대가 돼요. 제가 옳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니까.”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해서, 김다온이 한 이야기의 엄청남이 뒤늦게 밀려든 과르디올라다.
김다온은 지금, 자신에게 떠밀어진 모든 기대와 짊어지지 않아도 될 부담감을 모두 이겨 내겠다며 말하고 있었다.
부담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스타의 숙명이라지만, 결국은 사람인지라 그것을 달갑게 여기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숙명(宿命)이라고 여길 뿐.
피해갈 수 없기에,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한데, 김다온은 그걸 즐기고 있었다.
“기회를 줘요.”
“?”
“제게 그것을 증명할 기회를 달라고요. 그리고 당신의 걱정이 쓸데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도요. 전 준비됐어요, 펩. 제가 했던 말이 걱정되나요? 그럼 절 당장 풀백으로 보내요. 이미 대표팀에서 뛰었고, 그 경기를 당신도 봤을 테니까. 그런데도 절 공격수로 집어넣고 싶다는 건, 당신이 본 것이 있기 때문이잖아요. Vamos! 이런 쓸데없는 줄다리기는 그만두자고요. 저를 따라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죠? 그리고 전 그것을 받아들였었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젠 철회할게요. 절 선발로 투입해요, 펩. 다른 사람들이 제 축구를 이해 못 하든 따라잡지 못하든 상관없어요. 제가 그들을 이끌 테니까.”
속사포처럼 내뱉어진 김다온의 단어는 어느새 영어에서 스페인어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기에, 과르디올라의 가슴에 더욱 잘 와닿았다.
세상의 어떠한 리더들은 뒤처진 이들을 위해 속도를 줄이고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의 신경을 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적군에게 포위되거나 조난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오히려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무모한 시도를 하고 끊임없이 병사들을 독려하여 이끄는 리더가, 전쟁에서 언제나 영웅적인 성과를 거두어 왔다.
물론 그들이라고 해서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병사들을 끌고 가려고 하지만, 그들이 발목을 붙잡는다면 더 큰 대의를 쫓는다.
그렇기에, 그 리더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전쟁에서는.
‘승자가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지. 돈도, 미녀도, 또 명예도.’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얼마나 겁쟁이가 되어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선수와 감독 시절을 통틀어 가장 완벽했던 2017/18 시즌을 보낸 뒤, 자신도 모르는 후유증을 2년 넘게 겪고 있다. 물론 이 또한 김다온이 있었다면 겪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무의미한 가정이었고, 과르디올라 역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용기를 내야 했다.
누구보다 선수들에게 무자비했던 자신이다.
펩 모드(Pep Mode)가 그것을 증명한다.
어렵고 불친절한 설명이야말로 과르디올라의 정체성이었고, 사람들은 그것에 이끌려 자신을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칭송하고 곁에 있으려고 했다.
“응?”
생각이 멈추고 정신을 차렸을 때,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앞에 뻗어진 손을 본다.
“저를 다음 경기 선발로 투입해요, 펩.”
“…….”
“당신에게, 전부 보여 줄 테니까. 제 축구를.”
“…….”
플랜차르트의 말이 모두 옳았다.
김다온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Team CFG와 함께한 시간은 김다온을 축구 선수에서 축구인으로 바꾸어 놓았고, 그는 지금 선수가 아닌 자신과 같은 감독의 입장에서 손을 내밀고 있다.
두려움이 완전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르디올라는 김다온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느낀다.
몇 번이나 머뭇거린 과르디올라의 손이 올라가고, 마침내 김다온과 똑같은 높이가 되었을 때 상대 쪽에서 불쑥 손을 내밀어와 자신의 손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 순간, 과르디올라는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을 느꼈다.
마치, 깊은 늪에서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그럼?”
“?”
“시작은 여기에서부터 하죠.”
환하게 웃으며 오늘이 시작이라고 말하는 김다온. 그런 자신의 제자를 보며, 이젠 이 남자를 진정한 친구라 불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과르디올라였다.
물론, 이 말을 하는 것은 한참 뒤의 일이 되겠지만 말이다.
노리치전 패배 뒤, 시티는 한 발 크게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