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39)
1006화 Beginning (5)
.경기 결과(UCL G.Stage)
샤흐타르 0 : 5 맨체스터 시티
[골] 로드리 : 전반 1분(라힘 스털링)리야드 마레즈 : 전반 12분(김다온), 전반 41분(김다온)
일카이 귄도안 : 전반 35분(리야드 마레즈)
베르나르두 실바 : 후반 31분(케빈 더브라위너)
김다온 ? 73분 출전(2어시스트/평점 8.3)
MoM ? 리야드 마레즈(2골 1어시스트/평점 9.0)
***
결과론적으로, 노리치전 패배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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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서머튼) – BT Sports 코멘테이터
“It is Seven!! Perfect Game for Manchester City. 베르나르두 실바의 해트트릭으로 7점 앞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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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1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후반 15분
맨체스터 시티 7 : 0 왓포드
리그 최하위 팀인 왓포드를 홈으로 불러들인 오늘, 우리는 분풀이라도 하듯 상대에게 잔인한 하루를 선물 중에 있다.
전광판에 나타난 숫자를 믿을 수 없는 왓포드의 선수 몇몇은 울상이 되어 있었는데, 꿈이라면 당장 깨어나고 싶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현실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현실.
“케빈!!”
경기가 재개된 후 왓포드로부터 손쉽게 볼을 빼앗아 온 우리는 다시 공격 작업을 진행했다. 볼을 빼앗겼음에도 재탈취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왓포드는 거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케빈의 패스가 왼쪽 측면으로 빠져 있던 아궤로에게 향하고, 나는 그가 칸셀루에게 볼을 보낸 뒤에 대각선으로 침투해 들어 올 것을 예측했다.
자연스럽게 포켓(Pocket)에 둥지를 틀자 에티엔 카푸가 내게 달라붙었고, 나는 좀 더 왓포드의 선수들을 흔들고자 몸을 빙그르르 돌려 오른쪽 골포스트가 있는 쪽으로 내달렸다.
정황상 칸셀루가 길게 크로스를 보내고 파(Far) 포스트로 쇄도한 내가 헤더를 노리는 모양새처럼 보일 거다.
하지만 칸셀루는 왼쪽 델란떼로(Delantero)를 겨냥한 낮은 땅볼 패스를 보냈고, 거기로 뛰어 들어가던 아궤로가 수비에 앞서 먼저 볼을 획득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아드리안 마리아파(Adrian Mariappa)가 뻗은 발이 아궤로를 걸어 넘어뜨렸다.
“헤?이!!”
“파울이야!!”
당연히 우린 파울을 주장하며 주심을 돌아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이크 딘 주심은 아궤로를 향해 손을 뻗어 일어서라는 제스처를 보낸다.
각도가 좋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동정심인 걸까?
개인적으로 후자에 더 무게를 두기로 한 나는 항의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한다.
‘이러다 10:0이 나올 것 같거든.’
오늘 우리는 정말 잔인한 수준으로 왓포드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중이다.
“당신이 박애주의자인 줄은 몰랐는데요.”
“쉿- 경기에나 집중하게.”
“부정은 안 하시네요.”
애써 내 눈을 피하는 마이크 딘을 보며, 나는 그가 일부러 P.K를 선언하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아마도 지금쯤 저 남자의 양심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주심으로써 당연히 파울을 불었어야 한다는 양심과 이미 결정된 승부고 득점왕이나 통산 기록과 같은 부분이 걸린 것도 아닌데, 굳이 점수를 더 벌려야 하느냐는 동정심이 말이다.
축구 선수로서는 마이크 딘을 인정할 수 없지만, 인간으로서는 아예 이해 못 할 것도 아니긴 했다.
물론, 펩의 생각은 좀 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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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카니)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과르디올라의 심정도 이해가 되고, 마이크 딘의 심정 역시도 이해가 됩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런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득점을 적립하고 싶을 겁니다. 그게 결국 시즌 막바지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의 오심 하나가 그들의 순위를 결정지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마이크 딘은 본인이 휘슬을 잡은 경기에서 끔찍한 학살극이 나오길 원치 않았을 겁니다. 이미 큰 격차가 있는 시합이긴 하지만 말이죠.”
(아담 서머튼)
“벌써 한쪽에서는 교체가 준비 중입니다. 두 명의 젊은 시티 선수가 곧 데뷔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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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익!
휘슬을 분 마이크 딘이 교체를 알린다.
일단 나는 계속 뛸 것 같다.
현재 교체를 기다리는 선수는 센터백 에리크 가르시아와 클럽 내에서 제2의 케빈 더브라위너로 촉망받는 토미 도일(Tommy Doyle)이다.
토미는 5살 때부터 시티의 유스 소속이었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와 마침내 프리미어리그 데뷔 기회를 잡았다.
샤흐타르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준비할 때부터 콜업 되어 팀과 함께 훈련했었는데, 여전히 부상선수가 많은 클럽 사정상 교체 명단에는 거의 포함될 거라고 여겨졌다.
물론 다음 경기부터는 올루프가 돌아올 예정이고, 컵 대회가 아닌 시합에서 도일이 기회를 잡는 것은 시즌 중 오늘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
‘기회를 붙잡아 봐.’
토미가 들어서자, 관중석에서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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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토미 도일. 소위 말하는 성골 출신입니다. 친할아버지인 마이크 도일과 외할아버지 글린 파도가 모두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서 선수로 뛰었습니다. 마이크 도일이야 뭐, 워낙에 유명한 분이죠? 시티의 레전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글린 파도도 시티의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가와 외가. 양쪽 할아버지 모두가 시티의…… 아, 지금 화면에 잡히고 있는 분이 외할아버지인 글린 파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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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는 로컬 보이들을 사랑한다. 특히나 그것이 토미처럼 할아버지 대(代)부터 시티의 전설로 남은 경우라면, 그 손자 역시 똑같이 되어 주길 바라게 된다.
나는 토미에게, 여유를 가지고 경기를 즐기라는 조언을 건네주었다.
‘뭐, 어차피 정신없겠지만 말이야.’
가족들의 앞에서 토미가 좋은 활약을 펼치기를 기도하며, 나는 다시 볼이 머무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봤다.
지금 막 에리크 가르시아에게로 패스가 연결되었고, 오른쪽 워커를 거친 볼은 마침내 토미의 발아래에 도착했다.
단순히 패스를 받아 든 것뿐인데, 팬들은 벌써 술렁이며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저러다 탈(脫)압박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우오오오-!!!”}
“오-?”
윌 휴즈(Will Hughes)를 가볍게 상대한 토미가 부드럽게 몸을 돌리면서 넓은 공간으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일종의 신고식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내게로 정확하게 볼을 전달해 왔다. 경황이 없는 와중이지만, 일단 난 볼을 부드럽게 받아 놓았다.
잠깐, 상황을 못 살폈는데.
공격수로 뛰게 된 이후, 안 좋은 습관이 하나 생겼다. 어찌나 여유로운 포지션인지, 슬렁슬렁 움직이며 다른 생각을 해도 플레이를 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생기지 않았다.
풀백으로 뛸 때는 늘 신경을 곤두세웠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어제는 공격수들과 언쟁(?)을 펼치기도 했다.
그동안 이 앞쪽에서 얼마나 좋은 꿀을 빨고 있었던 거냐며, 앞으로 수비수들에게 좀 더 고마운 마음을 가지라고 말을 하다가 대화가 살짝 길어지고 말았었다.
그렇지만 입은 비뚤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99번 실수해도 1번 성공하면 박수받는 이 포지션은 꿀 빠는 보직이었다.
지금만 해도.
“여기!!”
팡-
리턴을 원하는 토미가 나타나, 내가 멍하니 있었다는 사실을 숨겨 주었다.
축구공은 다시 토미의 발밑으로 향했고, 오른쪽을 택한 녀석이 베르나르두를 향해 패스를 보내어 보지만 이건 별로 좋은 선택지가 되지 못했다.
반대를 보고 전환할 게 아니라면, 스스로 더 드리블해서 들어가는 게 훨씬 더 나은 선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베르나르두는 측면에서 고립되어 더 공격을 진행하지 못하고 스로인을 얻어 냈다. 소유권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지만, 더 나은 가능성을 볼 수 없었던 건 아쉽다.
“토미!”
“?”
“더 넓게 봐. 지금은 반대도 있었어.”
“아, 네. 고마워요.”
“그래도 엄청나게 좋았어.”
“하하.”
확연히 막내에서 벗어난 26살을 3개월 남겨 두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Team CFG의 아이들과 함께한 탓일까.
어린 친구들이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칠 때면 흐뭇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특히나 토미의 경우, 시티에서만 13년을 보낸 성골 중의 성골이었다.
녀석의 가족 사정을 생각하면 시티에서 뛰기 위해 태어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토미와 같은 경우는 현재 시티 유스에서 뛰는 아이들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언젠가 자신도 똑같이 되겠다는 꿈을 심어 줄 게 틀림없다.
그렇기에 난 더욱더.
“토미! 뛰어!”
“?!”
“뛰라고!!”
“!!”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 출신의 2001년생 미드필드를 챙기는 데 진심인 거다.
아래로 내려와 미드필드에 숫자를 보태 준 후, 난 토미를 그대로 전방을 향해 달리도록 만들었다. 케빈과 내가 종종 하는 플레인데, 지금은 토미가 그 역할을 해 줘야 한다.
어차피 교체도 케빈과 했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토미가 시티의 10번(AM)이다.
‘좋아. 잘 가고 있네.’
토미가 제대로 된 방향을 향해 달리는 것을 확인한 후, 난 녀석이 뛰어들고 있는 공간으로 로빙 패스를 띄워 보냈다. 왓포드는 이번에도 뒷공간을 너무 쉽게 헌납했다.
점점 더 짙어지는 관중석의 기대가 소리라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을 무렵, 떨어지는 볼을 향해 발등을 벋은 토마가 트래핑을 시도했다.
처음엔 제대로 일을 하는 것 같았으나.
‘엥?’
무게 중심이 흔들렸는지 기껏 볼을 잘 받아 두고도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관중석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뚝 끊겨 버렸고, 모두의 이목을 빼앗아간 저 녀석은 위태위태한 와중에도 어떻게든 왼발을 축구공에 가져다 댔다.
툭-
멋이라곤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으나, 토미가 밀어 넣은 볼은 벤 포스터(Ben Foster) 골키퍼의 곁을 지나쳐 골라인을 향해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리고 마침내.
{“!!!!!”}
“!!!!”
‘오- 들어갔네?’
흰색 선을 통과하여, 아쉬움만 잔뜩 남을 뻔했던 팬들의 함성을 끌어냈다.
로컬 보이의 득점에, 사람들은 오늘 그 어떠한 때보다 기뻐하며 축제를 마음껏 즐기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이라도 기록한 줄 알 정도였다.
슈팅 후 볼품없이 고꾸라졌던 토미가 벌떡 일어나 어딘가로 달려가고, 난 그를 붙잡으려 뛰려던 이들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왜?”
“시꺼- 보기나 해.”
“??”
나는 토미가 현재 어디로 달려가는 것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저긴 그의 외할아버지이자, 시티에서만 300경기 이상을 뛰었던 선배가 앉은 자리의 앞이다.
머리로 손을 가져간 토미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았는데,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은 순간을 어떻게 말로 설명하겠나?
누구도 저 기분을 이해하지 못할 거다.
그저, 내가 주려고 했던 선물이 토미가 시티의 선수로 정착하는 좋은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달이 잘 되어서 참 다행이기도 하고 말이다.
‘We Love Drama.’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어딨겠나?
모두가 드라마에 열광한다.
.
(아담 서머튼)
“시티의 팬들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고 있습니다. 토미 도일이 데뷔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합니다. 8:0. 그리고 여전히 경기는 20여 분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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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2019/20 EPL 6R)
맨체스터 시티 9 : 0 왓포드
[골] 다비드 실바 : 전반 1분(케빈 더브라위너)김다온 : 전반 7분(세르히오 아궤로)
케빈 더브라위너 : 전반 12분(F.K)
니콜라스 오타멘디 : 전반 15분(세르히오 아궤로)
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19분, 후반 03분, 후반 15분(케빈 더브라위너)
토미 도일 : 후반 19분(김다온)
리야드 마레즈 : 후반 40분(베르나르두 실바)
김다온 ? 72분 출전(1골 1어시스트/평점 8.6)
MoM ? 베르나르두 실바(3골 1어시스트/평점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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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2일.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거둔 대승은 휴가라는 달콤한 보상으로 되돌아왔다.
다음 일정은 카라바오 컵 3라운드고, 우리는 상대 팀은 프레스턴 노스 엔드의 홈 경기장으로 원정을 떠나게 된다. 물론, 대부분은 거기에 따라가지 않는다.
딸깍-
쿠릉-
쿠루릉-!
회복훈련을 위해 ‘Hydrowork 350’에 올라탄 내가 물을 채우며 태블릿을 조작했다.
일요일인 오늘 잉글랜드의 TV 채널은 축구 이야기로 가득한데, 그것을 보며 기기 안에서 달리기를 조금 할 생각이었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는 팀들의 소식도 궁금했다.
특히, 스탬퍼드 브리지로 원정을 떠나게 될 리그 1위 리버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집에 신청된 케이블 채널은 잉글랜드 전역의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끔 프로그래밍 되어 있었고, 난 가이드를 참고하여 머지사이드 지역의 방송을 틀었다.
다행히, 축구 관련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그렇지!’
횡재했다는 기분이 들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뒤, 난 손을 뻗어 볼륨을 서서히 높였다.
물은 아직 무릎 높이까지밖에 올라와 있지 않다.
딸깍-
딸깍, 딸깍-
현재까지 리버풀은 PL에서 패배가 없다. 그들의 이번 시즌 유일한 패배는 우리와의 커뮤니티 실드 경기뿐이며, 리그에서 5전 전승 15득점 4실점이란 훌륭한 전력을 보여 주고 있다.
클롭은 커뮤니티 실드 패배가 오히려 득이 되었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딱히 입맛이 좋지 않다.
사디오 마네가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결승까지 올랐고, 또 UEFA 슈퍼컵 일정도 끼어 있어서 초반 한두 경기 삐끗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오늘 첼시가 리버풀을 잡아 주길 기대 중이다.
‘……확실히 강해졌어.’
리버풀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지역 TV 채널에 눈을 고정해 둔 채, 나는 화면상으로 보이는 그들의 축구에 집중했다.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거의 없었음에도, 리버풀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단단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센터백 버질이 있다.
얼핏 보기에 마누라(마네/피르미누/살라)가 리버풀을 이끄는 것 같지만, 리버풀이 올 시즌 이토록 강인할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저 네덜란드 센터백 때문이다.
가뜩이나 좋았던 피지컬에 클롭의 지도까지 더해지게 되면서, 완전체 센터백으로 거듭난 것 같다.
물론 리버풀로 가기 전에도, 좋은 선수였던 건 맞다.
그러나 수비를 통째로 조율하면서도 후방빌드업과 수비에서 공격으로 단번에 찔러 주는 롱패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담당하는 모습은 예전엔 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시점, 가장 발롱도르에 가까운 남자라고 본다. 빅이어도 획득했으니 말이다.
‘저들이 과연 고꾸라질까?’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있을수록, 첼시가 저들을 잡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시즌 첫 번째 경기였던 맨유와의 대결에서 참패한 후 반등에 성공했다곤 하나, 베테랑들이 다수 떠난 관계로 리버풀과 같은 팀과의 경기에선 약점이 드러날 수도 있다.
작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우리치오 사리를 택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인데, 지난 한 해 첼시의 케미스트리는 크게 무너졌다.
그걸 수습할 책임이 있던 사리는 무책임하게 첼시를 떠났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다고 판단한 첼시의 보드진은 그들의 전설인 프랭크 램파드에게 감독직을 맡겼다.
에당 아자르/다비드 루이스의 이적과 징계라는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하기엔, 나쁘지 않은 결정이긴 했다.
하지만 그건 내겐 어찌 돼도 좋은 일이다.
중요한 건,
‘잡아 줘.’
오늘 오후 첼시 FC가 리버풀을 잡아내고 프리미어리그를 혼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느냐는 부분이었다.
노리치전 패배는 분명 우리에게 약(藥)이 되었지만, 패배 당시에 입었던 상처는 리버풀을 밀어내고 리그 1위로 올라가는 순간까지 아물지 않을 것이다.
전적 5승 1패.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다면, 나는 뒤의 숫자 1을 지우고 0을 다시 새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