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45)
1012화 Always (2)
.2019.10.10. 경기 결과
대한민국 11 : 0 스리랑카
[골] 손흥민 : 전반 10분(김다온), 전반 45+5분(P.K), 후반 06분(백승호), 후반 08분(남태희)김신욱 : 전반 17분(이강인), 전반 30분, 후반 09분(김문환), 후반 19분(홍철)
황희찬 : 전반 20분(백승호)
권창훈 : 후반 31분(이강인)
이동경 : 후반 40분(김신욱)
김다온 ? 51분 출전(1어시스트/하프타임 교체)
***
【한국 시각】 2019년 10월 12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풋볼팬타지움.
이슈를 덮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다른 이슈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지난 며칠, 난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호르헤 오라시오 메시의 폭탄 발언이었다.
리오넬 메시와 FC 바르셀로나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는 프리 시즌 때부터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실체 없는 루머였다.
정보의 출처는 불분명했고, 메시나 그의 캠프에서 나왔다고 하는 이야기는 몇 시간 내에 부정됐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호르헤 오라시오 메시는 사람들이 알던 FC 바르셀로나는 끝났다며,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를 향한 맹렬한 비난을 이어 갔다.
그러면서 자기 아들은 더는 바르셀로나에 머물 생각이 없으며, 커리어를 위해 클럽을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공개적인 이적 요청이었던 셈이다.
“분위기는 좀 어때요?”
– 완전 난리야. 전 유럽이 뒤집혔어.
“여긴 그 정도는 아니에요.”
– 그렇겠지.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다른 소식은 없어요?”
우선 리오는 아버지인 호르헤의 발언을 부정했다. 자신은 이적을 요청한 적이 없고, 바르셀로나를 사랑하며 클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를 해고한다는 이야기는 따르지 않았다. 여전히, 호르헤 메시가 리오넬 메시의 에이전트다.
당연한 진행이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인연과 도시 전체를 향한 애정 등을 생각해 봤을 때, 그가 대놓고 이적 활동을 펼칠 리 없다.
희대의 배신자로 남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메시는 자신을 계속 선역에 놓아두고, 부친에게 악역을 부탁했다. 마찬가지로 증거는 없지만, 누구나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한 건, 메시의 맨체스터 시티 합류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 자네와 제주스를 판매할 거래.
“……예상했어요.”
– 응. 둘을 판매하면 외국인 슬롯이 비어. 오타멘디도 방출될 테니, 리오의 합류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어.
아무 문제가 없는 건 아니긴 하다.
FIFA와 UEFA가 걸린다.
현재 시티는 FFP 위반 혐의로 집중적인 조사를 받는 중이고, 여론에서는 오는 겨울이나 내년 여름부터 최대 2년 동안 선수 이적을 금지당할 거라 말하고 있었다.
유럽대항전 진출 자격 박탈은 물론이다.
“덕분에 저는 좀 편해졌어요.”
– 이곳도 그래.
전 유럽을 뒤흔든 발언 덕택에, 나와 펩의 다툼 사실은 빠르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심지어 과거 메시의 이적 관련 대화 때문에 전화 통화도 나눴다.
비록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우린 지난 일을 그냥 덮어 버리기로 했다.
– 모레 출발이던가?
“네. 여긴 지금 그것 때문에 더 난리예요.”
– 안전한 거 맞아?
“저도 몰라요. 사실, 아무도 모르죠.”
– ……망할 축구단체 같으니.
“제 말이요.”
– 후우~ 전화기는?
“Nope. 못 들고 가요.”
– 요즘 같은 시대에 믿을 수 없네.
이틀 전 스리랑카를 대파한 우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모레, 15일 평양에서 펼쳐질 월드컵 예선 2차전을 위해 북한을 찾는다.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경기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들까지 제한을 받았는데, 좌우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모든 게 반입이 금지되었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꼭 북한에서 경기해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 협회도 그랬다.
그래서 협회는 AFC와 FIFA에 중립국에서의 경기를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두 단체는 ‘남북대결’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FIFA는 축구에 정치가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FIFA는 축구로 인한 상업적 이득을 추구하는 영리(榮利)단체고, 그들은 그를 위해 분단이라는 독특한 관계인 남북대결을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FIFA는 남북의 화합과 평화에 자신들이 기여했음을 알려, IOC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고 했다.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FIFA로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이 짊어지게 되지만, 우리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것에 관심이 없고 그것을 신경 쓰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걱정이 있다.
– 다치지 마.
“……저도 그게 걱정이긴 해요.”
– 젠장. 후우~
북한은 대대로 경기 매너가 좋지 못했다. 보통 이것 하면 한국인들은 중국을 떠올리지만, 북한이 더 심했으면 심했지 중국보다 약하지는 않다.
2014년 아시안 게임 때도 북한과 결승전에서 만났었는데, 당시 참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심판이 보지 않을 때 걷어차거나 욕을 하는 것은 물론, 총살하겠다거나 발목을 꺾어 버리겠다고 말하는 등 피치 위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다.
실제 플레이도 굉장히 거칠었다.
중계권료를 더 올려 달라는 등의 갖은 핑계를 대며 중계를 허락하지 않았던 북한은, 끝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비(非)방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미디어 역시 출입이 불가하며, 전체적으론 우리보다 앞서 북한 원정 경기를 치른 레바논의 경우와 비슷할 걸로 보고 있다.
– 차라리 뛰지 않을 순 없는 거야?
“그야 벤투의 생각에 달렸죠.”
– 내가 대신 전화해 줄까?
“됐어요. 설마 진짜 그럴 생각은 아니었죠?”
– …….
– “진심이었군요. 하지만 정말 괜찮아요.”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고, 그것을 두고 계속해서 고민하는 건 성격에 맞지 않았다. 부상의 위험이 어느 때보다도 더 큰 것은 사살이지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코자 한다.
한번 걱정하면, 그것을 멈추기 어렵다.
“리오의 소식은 계속 업데이트해 줘요. 알겠죠?”
– 그래. 그럴게. 거긴 지금 몇 시야?
“오후 6시요.”
– 그렇구나, 곧 저녁을 먹겠네?
“네. 안 그래도 식당에 내려가 봐야 해요. 지각하면 벌금이 있거든요.”
– 그럼 어서 가 봐.
“네. 그럼”
-딸깍-
현재는 펩과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호르헤는 지난 사흘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페레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니까 페레 과르디올라 말이다.
호르헤 메시는 그 자리에서 리오가 아내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고, 가장 힘든 아이들을 설득하는 과정만을 남겨 두고 있다는 말을 전달해 왔다.
리오가 아내와 자식들을 끔찍이 아끼고 존중하는 남자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무리해서라도 의지를 관철할 거라고 했다.
“……리오가 와.”
나는 아직 리오와 통화를 해 보지 않았다. 적절한 시기가 있을 거로 생각하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 적기는 바르토메우의 퇴진을 요구하는 카탈루냐 사람들의 시위가 잦아들 무렵일 것이다. 만약 그때도 리오의 의지가 여전하다면, 난 적극적인 리쿠르팅을 해 볼 생각이다.
그의 입에서 확실한 답을 듣기 전까진, 지금의 루머도 몇 달 전 나눴던 대화도 전부 기약 없는 허상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끝내주네.”
리오와 함께 뛰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온몸이 짜릿해지고 아드레날린이 잔뜩 분출된다는 것이었다.
이건 내가 줄곧 꿈꿔 왔던 일이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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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는 FC 바르셀로나를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나? – 카데나 세르]? (중략) FC 바르셀로나는 예전부터 지배 세력과 그를 견제하는 세력의 균형이 잘 맞춰지던 클럽이었다. 하지만 요한 크라위프가 타계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는 산드로 로셀의 하수인이다. 그리고 이들을 견제하며 바르셀로나가 건전할 수 있도록 이끈 이가 바로 요한 크라위프였다.
위대했던 FC 바르셀로나의 전설이 사라진 지금, 산드로 로셀과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는 요한 크라위프의 흔적을 클럽 내에서 영원히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다.
바르토메우가 회장이 된 이후 ‘라 마시아’가 급격히 몰락해 버린 게 가장 큰 증거다. 그들은 요한 크라위프의 철학 아래 성장한 선수들이 클럽의 중심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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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진화에 나서고 있는 바르토메우와 에릭 아비달. 두 사람은 리오넬 메시가 FC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일은 어떠한 때에도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못을 박았다. – 문도 데포르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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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둔 알 무바라크, “메시의 영입과 관련 어떠한 제안도 듣지 못했다. 그는 현재 FC 바르셀로나의 선수이며, 일단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를 영입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메시를 블루로 만들 것이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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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안 김일성 경기장에서 패배하지 않은 북한 대표팀. 태극 전사가 그 기록을 깨트릴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전에, 건강히 돌아오는 것이 먼저다. – 풋볼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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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 ? BBC]***
.2019.10.15. 경기 결과
북한 0 : 3 대한민국
[골] 김다온 : 전반 03분(F.K), 후반 16분(F.K)손흥민 : 후반 16분(김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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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니 인판티노, “역사적인 경기라 관중석이 가득 찰 줄 알았다. 하지만 무관중이었다는 데에서 놀랐다. 무척 실망스러운 상황이었고, 중계는 물론 외국 기자들의 출입마저 금지한 것은 상당한 문제라고 본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북한축구협회에 전달했으며, 축구가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FIF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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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김일성 경기장 패배를 안긴 후, 경기가 시작된 직후부터 귀국까지 줄곧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하는 대표팀의 선수들 ? 풋볼베스트일레븐]? 김영권, “무서웠다. 처음 북한 땅을 밟았을 땐 밤이었고, 버스에 10명의 총을 든 군인이 탑승했다. 어떠한 대화도 나눌 수 없었고, 그저 창밖만 보았다. 휴대전화도 없었다. 호텔에 들어간 뒤엔 산책도 허락되지 않았다.”
황의조, “들고 간 식자재들마저 빼앗겼다. 식단은커녕 세 끼를 밥과 김치만 먹었다. 컨디션은 당연히 엉망이었다. 사실 어떻게 이겼는지 모르겠다.”
황희찬, “북한 선수들이 계속 위협했다. 다리를 걷어차는 건 기본이고, 대놓고 욕도 해 왔다. 처음 듣는 욕이었지만, 그래도 한국어와 비슷해서 그게 욕이라는 건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러다 점수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욕은 점점 더 심해졌다. 몇 명은 내게 죽이겠다고도 했다.”
손흥민, “상대가 너무 거칠어서 다치지만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귀국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사실,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
김다온, “이번 경기 전에는 북한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었는데, 이젠 생겼다. 다음에 그들이 한국으로 오면 제대로 갚아주겠다. 그건 축구 경기가 아니었다. 북한 선수들도 무관중이라는 걸 몰랐다.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지만, 아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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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6일. 랴오닝, 중국 116033. 간징쯔 구, 다롄, 100 옝케 길, 다롄 저우수이쯔 국제공항(Dalian Zhoushuizi International airport. 100 Yingke Rd, Ganjingzi District, Dalian, Liaoning, China 116033).
악몽과도 같았던 평양에서의 이틀이 무사히 지나간 후, 끔찍했던 경험담을 토해 내기에 바빴던 인터뷰를 마친 나는 민재와 함께 전용기에 탑승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라면, 민재 외에도 흥민이 형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흥민이 형은 일단 전용기를 통해 맨체스터로 향한 후, 피카딜리역에서 기차로 갈아타 런던으로 향하기로 했다.
“에-이. 전용기도 안 주는데, 왜 뛰어?”
“그래- 시티로 오라니까?”
“얘네 또 헛소리하네.”
“헛소리라니! 진심인데?”
믿기 어렵겠지만, 경기에서 승리한 후 호텔로 돌아왔을 때 주변에서 총성이 몇 번 일어났다.
그 즉시 선수단은 호텔 내의 넓은 컨퍼런스룸에 소집되었고, 각자의 침실이 아닌 컨퍼런스룸 바닥에다 이불 등을 깔고 쪽잠을 청했다.
이튿날인 오늘 북한에서 벗어나 중국에 도착한 즉시 분노한 협회 관계자분들이 움직였는데, 정부와 협의해 밝힐 수 있는 최대한의 사실을 밝히고 AFC와 FIFA에 제소키로 했다.
때마침 호텔엔 FIFA의 회장 잔니 인판티노도 함께였기에, 제소는 무리 없이 이뤄지리라 보고 있었다.
“야, 내가 북한에 또 가면 사람이 아니다.”
“나도.”
“나도 그래.”
“어우, 씨X 진짜. 어우, 허리 뻐근해.”
“잠은 좀 잤어?”
“잤겠냐?”
“나도 그래.”
기존의 출발 계획보다 4시간이나 앞당겨 북한을 도망치듯 탈출한 우린,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양고기를 파는 식당을 찾아 만찬을 즐겼다.
이틀 동안 영양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피곤한 것치곤 정말 많이 먹었다.
그런 뒤에는 이곳 다롄 공항으로 이동할 때까지 다들 버스 안에서 기절했다.
하지만 그게 편했을 리 없다.
몸 여기저기가 쿡쿡 쑤신다.
“이야~ 좋다~?”
“그게 맨시티 클라스거든.”
“아이, 씨. 이건 좀 부러운데?”
전용기 내부를 둘러보는 흥민이 형이 이것저것을 만져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다 이것이 나를 위해 커스텀되었음을 듣곤 완전히 깜짝 놀랐다.
부상으로 1년을 쉬는 동안 전용기는 한층 더 많은 손질이 가해졌는데, 회복에 도움이 되는 장비들이 내부에 설치되었다.
“미쳤네, 이거어-!”
흥민이 형이 그렇게 부러움 섞인 비명을 내지르는 사이, 나는 어느새 뻗어 버린 민재에게 모포를 덮어 주었다. 모두가 그랬겠지만, 스트레스가 정말 상당했을 거다.
그리고 나의 발걸음은 차려진 미니 뷔페의 앞에서 접시를 집어 든 흥민이 형에게로 향했다.
“진짜 생각 없어?”
“뭐가?”
“시티로 오는 거.”
“진심이냐?”
“그럼 가짜일까? 형도 알잖아. 펩이 형 좋아하는 거. 뭐, 누군들 형을 거부할까 싶긴 하네.”
“이열~ 웬일이냐?”
“진심이라니까.”
“…….”
피식하고 웃어 보인 흥민이 형이 내 어깨를 손으로 두드린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이야긴데, 실제로 펩은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흥민이 형을 시티로 데려오려고 했다.
정확히는 마레즈 이전 흥민이 형을 퍼즐의 한 조각으로 점찍었고, 치키가 토트넘과 테이블을 펼친 게 맞지만 말이다.
그리고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치키와 다니엘 레비의 전화 통화는 10초 만에 끝났다고 한다.
다니엘 레비는 흥민이 형의 이름을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 버렸고, 메시지로 NFS(Not For Sale)라는 알파벳 세 글자를 전달해 왔다.
지금은 내가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고 있지만 쿤은 이번 계약 후 은퇴할 거고 자네도 뮌헨으로 떠날 확률이 높으며, 제주스 역시 이번에 방출 목록에 오를 수 있음이 확인됐다.
사실상 시티에 남을 확정적인 공격수는 라힘과 리야드가 전부인 셈이다.
메시가 합류한다고 해도 셋.
그리고 나까지 포함해도 넷.
베르나르두가 1선과 2선을 오가긴 하겠지만, 그렇다더라도 여전히 공격수 자리는 부족하다.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럼 어쩔 수 없고.”
“하하. 쉽게 포기하네?”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고. 형이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아는데 뭐. 그냥 찔러 본 말이었어. 넘어와 주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어.”
오른쪽에 메시.
왼쪽에 손흥민.
잘은 모르긴 해도, 만약 이것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정말 근사할 거로 생각한다. 한쪽은 지공에 능하고 다른 한쪽은 속공에 능하니,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그렇지만 꿈은 꿈일 뿐.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다.
“메시 진짜 시티 가냐?”
“모르겠는데?”
“진짜?”
“어. 나도 놀랐다니까.”
“야, 좀 참아라. 그건 진짜 반칙이다.”
“나도 모른다니까, 그러네.”
“아니, 그냥. 그러라고.”
“아이 뭐, 내가 선수 영입합니까아~”
“그럼 지금은 뭔데?”
“…….”
“어?”
“와- 이거 맛있겠다.”
“야. 너 지금 말 돌렸지. 그렇지?”
“형, 이거 맛있겠다. 형도 좀 먹어.”
탁-
뭔지도 모르고 집어 든 음식을 흥민이 형의 접시에다 덜어 놓으며, 난 모르는 체 시치미를 떨었다.
비행이 시작되기 5분 전.
평온한 때가 지나가고 있다.
***
[메시의 이적 요청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단. – 마르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