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53)
1020화 Team Da-On
※ 2019년 11월 대한민국 A대표팀 명단
GK ? 김승규(울산), 조현우(대구), 구성윤(삿포로)
DF ? 김다온, 김민재(맨시티), 권경원, 김진수, 이용(전북), 정운(샤흐타르), 김영권(베식타스), 정승현(가시마)
MF ? 정우영, 남태희(알 사드), 이재성(볼프스부르크), 권창훈(프라이브루크), 이강인(발렌시아), 황인범(밴쿠버), 주세종(서울), 손준호(전북)
FW ?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리옹), 황희찬(잘츠부르크), 나상호(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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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명단과 관련해 답한 파울루 벤투, “홍정호가 K리그 최고의 수비수란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나의 철학과는 맞지 않다. 이승우는 우선 경기부터 뛰어야 한다.” – OSEM(한국)] [이승우, 백승호와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한 김다온, “본인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무대에서 정기적으로 뛸 수 없다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포르투갈, 그리스, 터키 등. 경쟁력을 갖춘 리그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축구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그때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본인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없다. 당장 내가 어떠한 무대에서 뛰느냐보다, 현재의 내가 어디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빅리그만 추구하는 것 역시 겉멋이다.” – 풋볼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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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발언에 답한 이승우, “각자마다 본인의 생각이 있는 법이다. 생각은 존중하지만, 난 나대로 길을 찾을 생각이다.” – 서울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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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문제로 무관중 경기가 될 레바논 원정 ? SPORTV]***
.2019.11.14. 경기 결과
레바논 0 : 1 대한민국
[골] 손흥민 : 후반 39분(김신욱).
[손흥민의 극적인 득점으로 신승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 – 스포츠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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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사정이 나빴다고 말한 황인범 ? OSEM]? 황인범, “날씨나 그라운드 사정이 정말 좋지 않았다. 무관중으로 치러진다고 들었는데, 팬들이 입장해 있더라. 심지어 담배도 태웠다. 누구도 흡연을 막지 않았다. 그래서 피치에서 뛸 때마다 담배 냄새를 맡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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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을 챙긴 것에 의미를 두는 파울루 벤투, “분명 우린 최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원정에서 승점을 챙긴 것은 만족스럽다.” – 한국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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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손쉽게 승리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다온, “분명히 말하겠다. 국가대표로서 피치 위에서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누구라고 콕 짚지는 않겠으나, 몇몇 선수들은 열심히 뛰지 않았다. 그런 선수들은 대표팀의 자격이 없다.”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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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김다온의 작심 발언, 그 배경은? – SPO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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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를 떠나는 날 만난 김다온 ? 풋볼베스트일레븐]? 김다온,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되는 선수들은 알아야 한다. 난 런던 올림픽 이후부터 대표팀에서 뛰었다. 그리고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은 전통이 있었다.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몇몇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본다.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선수들이 가장 열심히 뛰지 않는다. 그런 선수들은 다음번엔 기회가 없어야 한다.”
? 김다온, “몇몇 젊은 친구들은 겉멋이 들었다. 빅리그는 타이틀이 아니다. 본인의 실력이 그만큼 된다는 것의 증명이다. 선수는 훈련장이 아닌 피치 위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주 경기장에 나와서 뛰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좋은 클럽에 있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K리그에 있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쿼터 때문에 본인이 45분밖에 뛰지 못한다고 한탄하기보다, 쿼터를 좋은 기회로 삼아 성장할 생각을 하면 좋겠다. 만약 유럽 진출 기회나 이적을 앞두고 고민이라면, 언제든 전화를 걸어주면 좋겠다.”
? 김다온, “한 가지 조언이 있다면, 피지컬적으로 강하지 못하면 기술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거다. 메시나 네이마르도 굉장히 힘이 강한 친구들이다. 중심이 낮고 탄탄한 체격을 갖췄다. 체력도 중요하다. 새롭게 대표팀에서 만난 친구들을 보면, 90분 동안 같은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없어 힘을 안배하던데 그럼 절대 최고의 실력을 보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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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수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 대표팀의 전설들은 김다온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 서울스포츠]? 이영표, “누군가가 해야 했을 말이고, 누군가는 대표팀을 이끌어 줘야 한다. 김다온이 그 역할을 자처한다면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다. 모든 선수가 이번 그의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 박지성, “세 개의 발롱도르, 네 개의 빅이어가 있는 선수다. 다온이가 그렇게 말한다면, 다온이가 옳은 거다.”
? 안정환, “젊은 선수들이 겉멋이 있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한다. 요즘 대표팀 경기를 보고 있으면, 예전처럼 투지 넘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 구자철, “결국 다온이를 중심으로 팀이 뭉쳐야 한다. 사람들이 알아야 할 건, 걔가 굉장히 빡빡한 편이라는 거다. 어지간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 11월이 되어서야 이런 이야기를 한 건, 그간 많이 지켜보고 또 많이 참아 왔다는 뜻이다.”
? 기성용, “걔가 까라면 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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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로 향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브라질 대표팀과 격돌 ? SPORTV]***
2019년 11월 16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세계 각지에서 A매치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펩 과르디올라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진정한 쇄신을 꿈꾸며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수년간 쌓아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맨체스터 시티를 만들려고 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시선 속엔, 걱정 역시 존재한다.
“무리하는군.”
“하루에 다섯 번씩 미팅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잠은 자기는 한다던가?”
“본인의 말론 4시간이라더군요.”
“……그럼 2시간 정도겠군.”
“?”
“펩은 언제나 본인의 수면 시간을 두 배 정도 늘려서 말하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을 싫어해서야.”
감독실에 처진 블라인드 틈으로 내부를 바라보던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스태프와 함께 자리를 이동한다.
전이라면 걱정돼서 질문을 던졌겠지만, 지금은 굳이 그게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과르디올라의 표정이 비교적 밝은 편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피로감은 엿보였지만, 하루에 2시간밖에 자지 않는 사람에게 생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대신 베히리스타인은 식당으로 이동하여, 헤드 셰프인 모건 스틸에게 과르디올라가 힘이 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고단백으로 갈까요?”
“아니, 고향 음식이 좋겠어.”
“카탈류냐의?”
“그래. 혹시 만드는 법은 알고 있나?”
“……에이, 호르헤!!”
이탈리안과 프렌치 그리고 잉글랜드 전통 요리는 능했지만, 이베리아반도의 음식은 수(Sous) 쉐프인 호르헤 구티에레즈가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한쪽에서 손을 닦으면서 걸어온 구티에레즈에게 모건 스틸이 이야기를 전달하자, 단번에 고개를 끄덕인 그가 장을 봐 오겠다면서 준비를 시작했다.
입맛이 까다로운 과르디올라지만, 그중 가장 그가 사랑하는 것은 카탈루냐 전통 음식이다.
진한 소스에 미트볼과 문어를 더한 ‘만동기예스 암브 시피아(Mandonguilles amb sipia)’라면, 지친 과르디올라의 몸과 정신을 일깨울 수 있을 거라고 보았다.
“만동기예스. 알겠습니다.”
“부탁하네.”
“맡겨만 주세요.”
믿음직한 모습의 호르헤 구티에레즈가 식당 밖으로 나서고, 모건 스틸에게 브런치를 부탁한 베히리스타인이 안에 자리 잡고 있던 라포르트와 이야기를 나눈다.
재활의 절반 정도가 지난 라포르트는 매일같이 클럽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뭘 보고 있나?”
“오- 아는 지인이 중국에 다녀온 뒤로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요. 프랑스에 있는 친군데, 몸을 잘 챙기라고 말을 해 주고 있었습니다.”
“하하. 자네의 몸을 가장 걱정해야 하지 않나?”
“최대한 빨리 돌아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멋지군. 이 팀은 자네가 필요해.”
“네.”
라포르트의 어깨를 두드린 뒤에 자리를 옮긴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조금 전에 들은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최근 스페인에 있는 자신의 친척도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직후 감기 증세를 겪고 있었다. 지독한 고열과 오한 그리고 미각이 상실되는 등 고생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중국에 독감이 유행인가 보군.’
선수단에 중국에 다녀온 사람과의 접촉을 주의하도록 하는 메시지를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베히리스타인이 휴대전화를 꺼내어 들었다.
조금 전까지, 그는 펩 과르디올라의 동생인 페레 과르디올라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내용은 물론 리오넬 메시의 영입 관련이었는데, 현재 FC 바르셀로나는 7억 유로(약 9,832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 이하로는 판매하지 않을 거라 말하고 있다.
사실상 NFS 선언으로, 제아무리 맨체스터 시티라 할지라도 지불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금액이다.
하지만, 시티는 영입을 자신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의 아버지인 호르헤 오라시오 메시는 페레 과르디올라에게 몰래 계약 내용을 누출, 클럽과 선수 사이에 계약 종료 조항이 있음을 알려 왔다.
계약서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리오넬 메시는 매 시즌 종료 후 6월 30일이 되기 전까지 FC 바르셀로나에 계약 종료를 요청할 수 있고, 그럼 그 즉시 클럽은 아무 조건 없이 선수를 FA로 놓아주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즉, 메시의 이적에 한 푼도 필요치 않다는 뜻이었다.
리오넬 메시의 영입에 있어,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굳이 쓸데없는 소문을 흘려,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특히 바르셀로나를 향한 메시의 애정을 생각해 보면, 일이 복잡하게 될 경우 그냥 잔류를 선언해 버릴 수도 있다.
뜻밖에 굴러온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인 만큼, 치키는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풀리게 된다면,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의 시즌이 종료된 직후 계약 종료를 요청할 것이고 그럼 그 즉시 시티는 메시와의 계약 사실을 공표할 것이다.
그러려면 사전에 계약을 미리 체결해 두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미 오마르 베라다가 진행 중이다.
메시의 영입에 있어 또 하나의 걸림돌은 EPL의 규정으로, 맨체스터 시티는 외국인 슬롯을 비워 내기 위해 기존 비(非)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를 판매해야 한다.
현재로선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판매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였고, 실제로 베히리스타인은 은밀히 작업을 추진 중이다.
단 여기에서 중요한 건, 제주스의 구매를 원하는 클럽이 이번 판매가 메시의 영입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거다.
그렇다면 제주스 판매의 본격적인 협상은 메시의 영입이 발표된 직후 이뤄져야 한다.
지금 당장은 루머를 흘리는 한편, 문의해 오는 클럽에 제주스는 판매 대상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옳다. 그래야 의심을 피할 수 있고, 그래야 가격도 올릴 수 있다.
이적 시장은 정직한 법이다. 수요가 많을수록 가격은 오르고, 판매 의지가 높을수록 가격은 낮아진다.
‘거의 다 왔어.’
김다온과 펩 과르디올라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이, 맨체스터 시티의 기술 이사 역시 클럽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리오넬 메시의 영입이란, 희대의 역작이 될 대형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베히리스타인의 입가엔, 어느새 환한 미소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
2019년 11월 17일. 아부 다비, 아랍에미리트. 925 술탄 빈 자예드 퍼스트 스트리트. 두짓 타니 아부 다비(Dusit Thani Abu Dhabi. 925 Sultan Bin Zayed The First Street (Al Muroor Road) – Abu Dhabi ? U.A.E).
지난 베이루트에서 있었던 나의 발언들은 전부, 두 명의 젊은 선수를 겨냥하고 나온 것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 부임 초반 딱 한 번 소집 후 이후 줄곧 외면받고 있는 승우(지로나)와 2019 FIFA 폴란드 U-20 월드컵 활약을 바탕으로 선발되고 있는 강인이가 그 대상이었다.
대표팀 선배로서 후배를 저격하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최근 두 녀석의 행보와 인터뷰들이 나를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물론 그 전에 성용이 형에게서 들어온,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분위기’가 가장 큰 몫을 해 버렸지만 말이다.
성용이 형이 나의 복귀까지 은퇴를 미룬 사실이야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고, 이후 형은 흥민이 형과 의조 형에게 대표팀의 맏형 자리를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둘은 사람이 너무 좋고 착한 나머지, 그때그때 싫은 말은 잘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원칙주의자’인 벤투 감독님이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눈에 띌 만한 기회가 있을 때면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 않을 땐 대충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범인데, 녀석은 몇 수 아래의 팀을 상대할 때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대충 패스를 했다.
그래서 지난번 스리랑카 경기가 끝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크게 화를 냈는데,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베이루트에서 가장 열심히 뛴 게 인범이었다.
클럽에서도 그딴 식으로 뛰냐며, 그건 팀도 팀이지만 상대를 존경하지 않는 짓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우리가 프로로서 모든 경기 때마다 최선을 다할 거라고 믿지만, 마리오 발로텔리나 델레 알리와 같은 남자의 사례에서 보듯 모두가 그렇게 뛰지는 않는다.
똑똑똑-
“응?”
침대에 누워 독서를 하던 중, 노크 소리가 들려와 문을 열었다. 앞에 있던 것은 흥민이 형과 의조 형으로, 대뜸 손을 뻗더니 나를 낚아 채려고 했다.
“으왓-! 잠깐! 잠깐!!”
“왜?”
“카드키, 카드키.”
“아-”
“됐어! 그냥 와!”
“아니, 잠깐만!”
힘을 풀고 나를 놓아주려고 했던 흥민이 형과는 달리, 그대로 날 이끌고 가려던 의조 형을 이겨 내고 가까스로 카드키를 뽑아 문밖으로 나섰다.
두 사람은 지금 외출복 차림이다.
“잠깐, 나갈 수 있어?”
“어, 감독님이 허락했어.”
“……어디 가는데?”
“바로 앞에.”
“바로 앞에 어디?”
“아~ 그냥 잔말 말고 쫌!”
인상을 찌푸린 의조 형이 내 어깨를 붙잡아 채고,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끌려가던 중 흥민이 형이 목적지를 말해 줬다.
“아이스크림 가게?”
“어. 옆에 유명한 데 있나 보더라.”
“이 시간에 먹으려고?”
“아~ 뭐 어떠냐. 내일이 시합도 아니고.”
“아니, 가면 둘만 가지. 날 왜 데리고 가는데?”
“몰라서 묻냐?”
“??”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난 얼떨결에 거기에 탑승했다.
“야, 네가 가면 서비스 차원이 다르잖아.”
“……꼴랑 그거?”
“꼴랑 그거라니! 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데!”
“…….”
뭐 조금 부끄러운 말이지만, 의조 형이 하는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국도 한국이지만, 한국을 벗어나면 그 차이가 조금 많이 체감된다.
리그 앙에서만 세 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기록 중인 의조 형과 PL 정상급 윙어인 흥민이 형은 몰라봐도, 사람들은 내 얼굴은 귀신같이 알아봤다.
이곳 아부다비 곳곳에서 내가 모델인 광고들이 번듯하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시티에 합류한 후 U.A.E에서 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솟은 상태였다.
한국인 구단주가 있는 클럽 선수들이 한국으로 찾아온 느낌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나는 이곳 아부다비에서, 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휴가지에 꼭 여기를 포함하는 거고 말이다.
“뭐 먹을 거야?”
“있어 봐, 주문이 있어.”
“주문씩이나?”
“어.”
알고 보니 내가 없는 곳에서 선수들끼리 모였던 것 같은데, 내기에서 진 흥민이 형과 의조 형이 이곳에서 선수단 전체에 아이스크림을 사기로 했던 것 같다.
코치들 포함이라 벤투 감독님도 이를 허락했던 거고, 난 그냥 얼굴마담 역할로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에?이!! @!$^#@%@!!”
아이스크림이 잔뜩 담긴 캐비닛을 사이에 두고, 나를 알아본 직원이 반색하며 손을 뻗어 왔다.
그러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인 흥민이 형이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며 직원에게 물었는데, 직원은 당연히 안다면서 연신 내 이름을 아랍 억양으로 불러왔다.
“따온! 따온!!”
만족한 듯 미소를 짓는 흥민이 형과 캐비닛 안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는 흥민이 형의 사이에서, 난 잔뜩 미소를 띠며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악수를 교환했다.
그리고 잠시 뒤, 점장쯤으로 유추되는 사람이 내게 다가와 사인과 사진을 요청해왔다.
“Su, Sure-!”
억지로 끌려왔으나 충실히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내가 여기저기로 불려 다니는 사이, 쇼핑을 완료한 두 사람이 얼른 호텔로 돌아가자면서 내게 손짓을 보내왔다.
어느새 아이스크림 가게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제야 나는 의조 형의 손에 들린 세 개의 아이스크림콘의 주인을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호텔로 돌아왔을 때, 고생해 준 경호원 세 분의 손에 콘이 각각 쥐어진 것이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아~”
엘리베이터에서 경호원들과 헤어진 후, 나는 쇼핑에 집중했던 의조 형에게 수확을 거뒀는지 물어보았다.
“당연하지. 야, 반값. 반값.”
“오~ 잘됐네. 얼마야?”
“나중에 한 2만 원만 보내 줘.”
“진짜? 그것밖에 안 돼?”
“모델이 좋았잖아.”
“……나 앞에 두고 그런 말은 말아 줄래?”
수고했다는 의조 형이 이제는 그만 가도 좋다고 말한 직후, 흥민이 형이 봉투 하나를 내밀면서 방 번호와 아이스크림 종류가 적힌 종이를 내게 건네어 왔다.
“뭐야?”
“가는 김에, 전달 좀 하라고.”
“…….”
“그리고 그 김에 화해도 하고.”
“……싸운 거 아닌데?”
“그럼 네가 잘하는 거 하든가.”
“내가 잘하는 거?”
“어. 하나로 묶는 거, 네가 좀 할 줄 알잖아. 알겠지? 그럼 나는 이쪽으로 간다?”
“…….”
흥민이 형의 반응에서 알 수 있겠지만, 내 객실이 있는 곳엔 인범이와 강인이의 객실이 있다.
애초부터, 이게 계획이었던 거다.
내기도 거짓말이겠지.
‘에이 시, 당했네.’
멋지게 당해 버린 이상, 기왕이면 뼛속까지 속아 주자는 게 나의 신조다.
언제까지고 어색한 채 있을 수도 없는 것 역시 사실이고, 이를 핑계 삼아 인범/강인이와 화해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형들이 사라진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뭐든, 혼자서 하지 말란 거지?’
어쩌면 형들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인터뷰를 하는 건 좋은데, 혼자서 짊어질 생각은 하지 말라고 말이다.
미리 말했다면, 난 분명 도움을 받았을 거다.
‘……고마워.’
속으로 형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 후, 나는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얼른 걸음을 옮겨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상호의 방문 앞에 섰다.
똑똑똑-
노크하자, 상호의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
“누구세요?”
“형이야. 아이스크림 배달 왔어.”
대표팀에서 스스로 형이라고 말하는 게 전혀 낯설지 않아진 지금, 나는 리더십이라는 것을 하나씩 배워 가는 중이다.
***
작가의 말 ? 메시의 해지 조항은 실제로 있었습니다.
2020년 8월에 있었던 법정 공방 이야기도, 저 해지 조항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메시 측은 해지 조항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발견했고, 이때의 일을 계기로 메시는 아버지가 아닌 전문 에이전트에 일을 맡겨야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