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57)
1024화 Team Da-On (5)
Reckless Pep.
이는 작년 토트넘에 패해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후, ‘BT Sports’가 그들의 After Match Show에서 과르디올라를 겨냥해 던졌던 말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은 토트넘 원정에서 패해도 홈에서 그걸 뒤집을 거라고 확신했으나, 결과적으론 1차전의 기이한 선발 명단과 전술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말았다.
무모한 펩.
하지만 지난 시즌 비난을 받기 전까지, 사람들이 무모함이라 불렀던 모습은 과르디올라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었다.
라볼피아나(Lavolpiana)와 하프 스페이스, 포켓.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함해 과르디올라의 축구 그 자체가 된 포지션 플레이(Position Play)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것은 전부, 과르디올라의 무모한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팡-
“????”
“!!!”
“헤—이!!!”
‘그거야!’
김다온의 발끝을 떠난 축구공이 첼시의 선수들을 얼어붙게 만들며 세르히오 아궤로의 발에 안착한 순간, 과르디올라는 다음을 확신하며 불끈 주먹을 쥐어 보였다.
.
(이안 다크) – BT Sports 코멘테이터
“여기 다시 다온이 있습니다. 오른쪽에서 넓게 트리피어가 펼쳐서 있고, 첼시는 거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다온. 하지만 그의 선택은 안쪽입니다. 패스가 그대로 통과됩니다! 그리고 아궤로!! 맨체스터 시티!! An Absolutely Brilliant Goal-!”
(오웬 하그리브스) – BT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좋은 패스였습니다.”
(이안 다크)
“거기에 동의합니다. 이 패스를 좀 보시죠. 누구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세르히오 아궤로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오웬 하그리브스)
“저는 오늘 과르디올라가 다온을 쓰는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선수가 잘해 주고 있는 게 가장 크지만, 다온에게 저런 역할을 부여한 건 과르디올랍니다. 다온은 스트라이커지만, 마치 플레이메이커처럼 뛰고 있습니다. 오른쪽 풀백에서 하던 일을 전방에서 그대로 수행하는 중입니다. 비단 지금의 어시스트뿐만이 아니라, 오늘 다온의 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이안 다크)
“Manchester City One, Chelsea Zero. 전반 23분, 한발 먼저 앞서 나가는 팀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
.
.전반 23분
맨체스터 시티 1 : 0 첼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과르디올라는 그렇게 주장하는 이들이 오늘의 경기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는지가 궁금했다.
과르디올라는 오늘 유일하게, 김다온에게 전술적인 자유를 주었다.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의 원칙을 지킨다는 전제 아래, 김다온은 피치 위에서 과르디올라의 손을 벗어났다.
그리고 그렇게 되자, 재미있는 현상이 펼쳐졌다.
자유를 준 김다온은 누구보다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이상을 충실이 이행했고, 정작 전술적 틀에 갇혀 있길 원했던 선수들이 자유를 얻어 버린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훈련해 온 큰 틀을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과르디올라가 바라보는 시티의 선수들은 충분히 자유롭게 피치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득점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이런 자유를 바탕으로 한 시티의 창의성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여기!”
아래로 내려선 다온이 로드리로부터 패스를 받아드는 순간 더브라위너가 쇄도해 들어갔다.
다온은 발목의 방향을 꺾어 논스톱으로 패스를 보냈고, 그러자 첼시의 중원은 단번에 무너졌다. 후퇴를 거듭하는 센터백들을 보며, 이번엔 더브라위너가 자신의 기량을 뽐낸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던 타이밍에서, 오른발을 휘둘러 아웃프런트로 패스를 보내 버린 것이다.
그곳엔 첼시의 수비가 정신없는 틈을 타 공간을 멋지게 선점해 들어간 라힘 스털링이 있다.
‘뭐? 이 타이밍에?’
디딤발조차 제대로 디뎌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패스다. 어떻게 보면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동작이었음에도, 더브라위너의 발을 떠난 공은 정확히 스털링의 발에 도달한다.
황급히 몸을 돌리려던 아스필리쿠에타는 스텝이 엉켜 비틀거렸고, 상하로 크게 흔들리는 그의 시야는 슈팅을 시도하려는 라힘 스털링을 힘겹게 쫓았다.
절호의 득점 기회를 붙잡은 라힘 스털링의 오른발이 매섭게 돌아가고, 몸을 내던지며 손을 쭉 뻗은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이번엔 멋진 슈퍼 세이브를 선보인다.
팡-!
“!!”
{“아아아아…….”}
관중석에서 울려 퍼지는 장탄식에 맞춰 스털링의 손이 머리로 올라가고, 완벽한 1:1 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워하는 시티의 공격수에게 시티 선수들의 격려가 쏟아진다.
반면, 첼시 선수들은 서로에게 화가 났다.
“뭣들 하는 거야!! 정신 차려!!”
슈퍼 세이브로 소리칠 자격을 얻은 케파가 수비수들에 분명한 불만을 표출하는 사이, 도와 달라는 시선을 받은 아스필리쿠에타가 동료들을 진정시키며 분위기를 돋우려 한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시티의 코너킥에서, 첼시는 또 한 번의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한다.
코너 플랫으로 움직인 김다온이 첼시 선수들의 시선을 빼앗아 간 사이, 조용히 페널티박스 외곽으로 움직인 주앙 칸셀루가 더브라위너의 코너를 다이렉트로 걷어찬 것이다.
무척 잘 맞은 슈팅이었지만, 방향이 다소 엇나가며 그대로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하지만, 3분도 채 되지 않아 연달아 터져 나온 위협적인 슈팅으로, 시티즌(Citizen)들은 이미 잔뜩 흥이 올랐다. 아쉬워하는 것도 잠시, 그들은 손을 높이 뻗으며 노래했다.
{“We are City!! We are City!! Super City!! From Maine Road-!! We are City!! Super City!! We are City!! From Maine Roal-♪”}
그들이 Super City이며, 동시에 그들이 유일한 파랑(Blue)라고 말이다. 이는 PL의 또 다른 파랑인 첼시의 앞에서 부르는 것이라, 더 기분 좋은 것이었다.
{“The Blue is Only One!! City is Only Blue in Premier League-♬”}
경기력으로 팬들의 목소리를 끄집어내며, 맨체스터 시티는 2주 전 리버풀에 당한 상처를 잊어 가고 있다.
***
.후반 15분
맨체스터 시티 2 : 0 첼시
하프타임, 전반전에만 두 개의 실점을 허용한 첼시의 감독 프랭크 램파드는 평소 분위기를 반전시켜 온 대로 빠른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리에게 영혼까지 털린 에메르송 팔미에리를 빼고, 첼시의 유망주 중 가장 촉망받는 리스 제임스를 투입한 것이다.
그러면서 탄코가 왼쪽으로 이동했는데, 나름대로 수비를 보강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된 뒤에도 나는 집요하게 첼시의 왼쪽 수비를 공략해 나갔는데, 차이가 있다면 지금 저곳에 있는 선수가 리야드 마레즈라는 점이다.
전반전 32분 쿤이 몸의 이상을 느껴 피치를 빠져나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마레즈가 공격수 포지션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전엔 로드리 역시 올루프로 교체되었는데, 마찬가지로 부상이 원인이었고 녀석은 햄스트링 주변에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또다시 터져 나온 부상.
이젠 지긋지긋하다.
팡-!
마레즈가 쿤 대신에 들어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첼시를 공략하는 방법이 변화되었다. 또 여기엔, 프랭크 램파드가 들고나온 대처법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
램파드는 캉테를 나의 전담 마크맨으로 만들었고, 점유율을 완전히 포기하며 역습을 노리는 축구로 전환했다.
사실상의 패배 선언이다.
“리야드!”
팡.
오른쪽 측면에 고립된 마레즈에게 다가가 패스를 연결받은 후, 바로 그것을 트리피어에게 전달하곤 다시 분주히 움직여 포켓으로 진입했다.
캉테가 나에게 강제된 지금 첼시는 공격수들을 내려 수비에 가담시켰는데, 자연히 볼을 빼앗더라도 공격 전개까지 시간이 걸리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전반전에 비해 위험한 상황은 허락하고 있지 않지만, 첼시 역시 공격이 신통치 않다.
“내가 갈게!”
공격 속도가 완전히 죽어버린 첼시는 볼을 후방으로 돌리며 처음부터 다시 빌드업을 가져갔다.
지금과 같은 순간이야말로, 내가 피치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서는 때다.
활발하게 움직여 전방에서 압박을 가하고, 첼시가 강제적으로 측면으로 패스를 보내도록 하는 게 나의 임무다. 그렇게 상대가 볼을 사이드로 돌리면, 거기부터 우리의 압박은 시작된다.
전술의 특장점을 살리는 플레인데, 풀백과 측면 미드필드 사이쯤에 위치하는 윙백은 기본적인 위치가 높다.
상대가 측면에서 빌드업을 가져가고자 할 때 하프라인 부근에서 까다로운 위치를 선점, 전방으로 볼이 연결되는 작업을 망가뜨리기에 용이하다.
풀백으로 뛸 땐 수비적인 단점을 많이 노출해 온 주앙과 트리피어지만, 부담을 덜 수 있는 윙백에서는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이 그런 단점을 가려 주고 있다.
삑-!
“그렇지!”
짝!짝!짝!짝!
지금도 주앙이 강한 압박으로 첼시의 실수를 유도했고, 볼이 사이드라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본 나는 손뼉을 크게 두드리며 그에 만족감을 표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처음으로, 진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조르지뉴가 필사적으로 공격을 만들어 보려 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올루프가 투입된 게 첼시의 미드필드를 더욱 곤란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종합적인 역량은 로드리가 위지만, 수비적인 능력만을 놓고 보면 올루프가 좀 더 앞선다.
캉테와 역할이 바뀌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게 된 조르지뉴인데, 올루프가 피지컬을 내세워 강하게 압박하니 볼을 지키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그렇다면 첼시에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건 코바치치지만, 그 역시 오늘 컨디션이 신통치 않다.
삑-!
후반 19분, 프랭크 램파드가 리스 제임스에 이어 메이슨 마운트를 교체로 투입했다. 그 대상은 조르지뉴로, 첼시의 미드필드는 오늘 굴욕적인 경기를 펼쳤다.
“올루프!!”
“?”
“쟤는 여기저기 뛰어다닐 거야! 존을 지켜!!”
“…….”
고개를 끄덕인 올루프가 엄지를 치켜든다.
그리고 동시에.
“올루프!!”
“??”
“지역 수비로 전환해!!”
“…….”
벤치에서 펩이 나와 같은 이야기를 올루프에게 전달해 왔다. 녀석은 내게 뻗었던 엄지를 그대로 틀어 펩에게도 전했고, 다시 나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녀석의 입가에 피어 있는 묘한 미소가 살짝 거슬렸지만, 난 그것을 털어 내며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조금 전 올루프에게 지역(Zone)을 지키라고 말한 건, 메이슨 마운트가 볼 없는 움직임에 뛰어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르지뉴가 공수를 부지런히 오가는 식으로 많은 활동량을 보인다면, 메이슨 마운트는 철저히 공격을 위해 볼 없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갔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지역을 단단히 틀어막고, 마운트의 투입으로 램파드가 기대하고 있을 효과를 차단하는 게 옳았다.
어차피 기세와 흐름은 우리에게 있고, 교체를 통해 5분 안에 효과를 얻어 내지 못한다면 결국 새롭게 투입된 선수도 기존 분위기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5분.
우린 좀 더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3분 뒤.
삑-!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 교체입니다. 17번 케빈 더브라위너가 나오고, 47번 필 포든이…….”】
이번에는 케빈이 발등에 통증을 호소하여, 필 포든이 투입되었다. 졸지에 세 명의 선수가 경기 도중에 다쳐, 의도치 않게 교체 카드를 전부 써 버린 셈이다.
‘후우- 뭐야, 이거. 장난해?’
기껏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부상이 우리의 발목을 붙잡아 버렸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다온아. 긍정적으로 생각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 나는 나쁜 생각은 털어 버리기로 하며, 포든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필!!”
“?”
“저 녀석에게 뒤처지지 마!!”
“!!”
“알겠지??”
포든과 메이슨 마운트는 새로운 스티븐 제라드 VS 프랭크 램파드다.
실제로 잉글랜드 미디어가 그렇게 구도를 잡아가고 있고, 같은 포지션이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 나가고 있는 둘을 새로운 라이벌리로 만들려고 하는 중이다.
연령별 대표부터 함께해 온 둘은 제법 친분이 있는 사이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가질 수 있는 경쟁심을 이용해 보고자 한다.
“윽-!”
잠시 뒤 마운트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포든이 넘어지며 피치를 데굴데굴 굴렀고, 수비를 위해 움직이다가 잠깐 멈춰선 나는 녀석을 일으켜 세워 주며 이렇게 귓속말을 남겼다.
“마운트 1. 너 0.”
“치잇.”
내가 붙잡은 팔을 뿌리치며 달려 나가는 포든.
녀석이 곧, 마운트에게 볼을 빼앗는다.
그러곤 내게 걸어와.
“이젠 똑같아요.”
“……그래.”
당돌한 말을 남기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포든을 바라보며, 난 짙은 미소와 함께 머리를 쓸어 넘겼다.
“후우~”
그래.
축구란 본디,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다.
.
.
.경기 종료(2019/20 EPL 13R)
맨체스터 시티 3 : 0 첼시
[골] 세르히오 아궤로 : 전반 23분(김다온)케빈 더브라위너 : 전반 37분(라힘 스털링)
리야드 마레즈 : 후반 39분(김다온)
김다온 ? 95분 출전(2어시스트/평점 8.8/MoM)
***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한 프랭크 램파드. “전술적으로 시티가 우리보다 더 나았다. 오늘의 패배는 대부분이 내 책임이다.” – BT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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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후 소감과 부상으로 교체된 선수들을 언급한 펩 과르디올라. “우리에겐 굉장히 좋은 승리였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를 보여 줬다. 아궤로는 당분간 경기에 뛸 수 없지만, 다행히도 다른 둘의 부상은 경미한 수준이다. 팀에 부상자들이 너무 많다. 남아 있는 선수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 – BT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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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DAONY DAY!! – 프리미어리그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Da-On`s game by numbers vs Chelsea
100% Shooting Accuracy (2/2)
94% Pass Accuracy (64/68)
83 Touches (Most)
22 Long Ball (Most)
9.8 km distance
6 Tackles
5 Chance Created (Most)
4 Interception
2 Assist
1 Wonder (lol)
***
【90분 뒤】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일정을 모두 끝낸 후, 잠시 본인의 사무실에 들른 과르디올라가 빠른 복기(復棋)를 가져가고 있다.
최근 흐름이 좋았던 첼시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 것은 무척 만족스러운 일이었으나, 중간에 발생한 부상자들로 연습해 온 것을 100% 끌어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그런 펩 과르디올라의 눈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잊어버리기 전에 확실히 해 두고 싶었고,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에티하드 캠퍼스로 차를 끌고 온 거였다.
부지런히 메모해가며 영상을 계속해서 보고 있을 무렵, 열려 있던 사무실의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
“?”
과르디올라가 고개를 돌린 곳엔, 김다온이 서 있었다.
“자네가 왜 거기에 있지?”
“당신의 차가 이쪽으로 왔다고 해서요.”
“누가?”
“비밀이에요. 정보원은 보호해야 하거든요.”
“……말콤인가? 잭?”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
누가 자신이 이곳으로 향한다고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김다온의 말에 동의하며, 과르디올라가 안으로 들어올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그에, 김다온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지금은 아니에요.”
“무슨 뜻이지?”
“말 그대로요. 어쨌든.”
“응?”
“65점. 이 말을 해 주고 싶었어요.”
“?!”
“당신의 노트에 적힌 점수는 얼마일지가 궁금하네요. 그럼.”
오늘의 전술에 65점이란 점수를 남기고 떠난 김다온에게, 과르디올라는 감독으로서 얼마든지 화를 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그는 그럴 생각이 없었고, 앞으로도 이런 행동 때문에 김다온에게 화낼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말이 평가(評價)가 아님을 알고 있어서다.
김다온은 지금, 두 사람이 약속했던 꿈에 도전하는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던 것뿐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김다온이 남기고 간 숫자는 메모를 이어 나가다가 잠깐 머리를 식히던 중 적은 숫자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과르디올라 역시, 오늘을 65점으로 평가했다.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건가?’
지난날 카를레스 플랜차르트가 말해 온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했다는 사실에, 과르디올라가 미소를 띠며 다시 펜을 열심히 굴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자신과 김다온은 전처럼 매끄럽지 않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현재 과르디올라의 얼굴에 피어난 표정. 이는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후우- 얼른 마무리하고 집에 가야겠어.’
리버풀이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 2:1의 승리를 거두면서, 여전히 시티는 승점 4점 뒤진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행운이면 모든 게 달라진다.
후반기 대(對) 리버풀 전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과르디올라는, 리버풀이 딱 한 번 미끄러져 주길 바라는 중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으려면, 시티는 자그마한 실수도 저질러선 안 된다.
쉽지 않은 일이 되겠지만, 현재 과르디올라는 그들의 65점짜리 축구가 100점이 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족한 35점.
이것을 채우는 일은 당분간, 펩 과르디올라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